모아나2 (Moana 2, 2024)

모아나1로부터 8년 후에 개봉한 후속작. 작품 내적으로는 3,4년정도 후를 다루고 있는 듯.

그래픽은 훨씬 발전했고, 귀엽고 재미있는 캐릭터가 늘어났지만 그 뿐이다. 겨울왕국의 4원소 설정처럼 세계관을 억지로 늘린 느낌까진 아니지만, 1편에 나온 캐릭터와 설정을 최대한 재활용해서 이야기를 연장했고, 스케일은 커졌지만 위기는 1편의 테카와의 전투보다 딱히 느껴지지 않는다.

마지막에 마우이가 반신의 능력을 잃었다가 금새 다시 얻거나, 모아나가 죽었다가 조상들의 귀신이 모여서 으쌰으쌰 한번 하니 되살아나고 반신의 능력까지 얻는 등… 위기 극복과 반신이라는 개념이 너무 쉽게 다뤄지는 것 같기도 하다.

노래 부분도 나쁘진 않지만 1편처럼 중독성 있는 수준은 못되는 듯.

전체적으로 디즈니가 히트한 작품을 TV판 애니로 후일담과 추가 모험을 풀어놓는 정도의 수준과 작품성을 가지고 있다. (알고 보니 진짜 TV판을 만들다가 극장판으로 바꾼거더라)

내 평점은 3.5점. 극장에 온 가족 출동해서 비싼돈 내고 본게 아니었으면 4.0정도는 줬을지도.

위시(Wish, 2024)

그냥 평범한 회사의 평범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이었다면 뭐 볼만했네 하겠는데, 이건 디즈니의 100주년 애니메이션이잖아? 정말 좀 심각하다.

작품 속 악역인 매그니피코 왕은 모든 것을 자기가 통제하려고 하는 욕심이 가장 강한 힘을 가지려는 욕심이 되고, 결국 남의 힘을 빼앗는 욕심이 된다.

그런데 그걸 주제로 삼겠다는 디즈니가 욕심을 내다가 이 작품을 망쳤다. 주인공이 공정해야 하고, 공주는 좀 구식으로 보이니 안하고, 여성들의 훌륭한 점을 보여주고, 지나치게 폭력적이지 않고, 악역은 지나치게 나쁘기보다 권위적인 면을 보여주고, 가족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노래도 많이 집어넣고, 지금까지 디즈니 작품들을 최대한 오마주하고 등등…

그런 디즈니의 욕심 덕분에 캐릭터도 애매해지고, 이야기 전개도 애매해지고, 다 애매해졌다고 생각된다.

너희들 작품 중에 성공 모델이 있잖아. 겨울왕국. 왜 그거 발치도 못 따라가냐?

내 평점은 별 2.5개. 최근 디즈니 중 최저. 디즈니 르네상스 2탄(디즈니 리바이벌)은 끝났어.

엔칸토: 마법의 세계 (Encanto, 2021)

처음에 듣고 구두 브랜드 엘칸토인줄 알았던 애니메이션.

할아버지의 희생으로 가족을 지켜주는 마법이 생겨나고, 그 마법이 사라질 위기가 닥쳐서 주인공이 그걸 해결해 나가는 내용. 유일하게 마법 능력을 받지 않은 주인공이 사실은 그 열쇠였고, 능력 좋은 가족들도 다 두려움이 있고…등등 뭐 그런거.

제작진 좋고,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그래픽도 대단하고, 노래 좋고, 캐릭터들도 좋고…다 좋은데 재미가 없다. 전체적인 내용이 그렇게 참신한 것도 아니고, 캐릭터가 많아서 복잡하고, 무엇보다 확실한 악당과 심각한 위기(고작 평범한 마법없는 가족이 되고 집 무너진 정도)가 없어서 그런 듯.

가족들끼리, 특히 대가족인 집에서 같이 보면 무난무난할 그런 작품이다.

내 평점은 그래픽이 너무 내 취향이라 추가 점수 줘서 별 3.5개.

ps.
단편 나무 저 너머에(Far From the Tree)는 부모가 된 입장에서 무척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추천.

디즈니+ 장단점

간단히 써보면서 느낀 디즈니+ 장단점

장점

  • 디즈니 + 픽사 + 마블 + 스타워즈 + 네셔널지오그래픽 + 20세기 폭스 컨텐츠. 해당되는 영화면 최신영화도 많음
  • 넷플릭스에 비해 한국어 더빙된 작품이 압도적으로 많아 애들 보여주기 좋다.
  •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용료. 거기에 더해 카드사등과 제휴를 해서 이것저것 할인 받을 여지도 많다.
  • 디즈니나 픽사의 특별영상이나 단편이 많음.
  • 크롬캐스트 지원.

단점

  • 앱 최적화가 아직 부족하다. 불편한 점도 많고 작동이 버벅인다.
  • 웹사이트도 버벅이는데, 파이어폭스를 쓰면 몇 배로 버벅이는 듯.
  • 검색이 넷플릭스보다 부실하다. “좀비”를 넣으면 좀비물이 검색되는게 아니라 영화제목에 “좀비”가 들어간 것만 검색되는 식. 그리고 같은 검색어인데도 해당 영화가 안나오다가 다음날에는 나오기도 하고 뭔가 오작동하는 경우가 있다.
  • LTE 데이터로 스트리밍을 하면 내내 저해상도로 재생되는 경우가 많다. 모바일 데이터 사용시 넷플릭스는 데이터 사용을 최대로 설정할 수 있지만 디즈니+는 데이터 사용을 최소로 설정하는 것과 자동만 있다.
  • 10초 전후로 이동이나 원하는 지점으로 이동할 때도 버퍼링이 몇초 걸리고, 처음 재생할 때도 넷플릭스보다는 좀더 버퍼링이나 버벅임이 걸린다.
  • 오프닝이나 다음화로 건너뛰기가 없거나 애매하게 작동함. 넷플릭스에서는 이게 편했는데.
  • 자막 번역이 개판인 경우가 많다. 내가 들어도 오역인게 확실한 경우도 있고, 아예 생략해 버리거나, 비꼬거나 농담인 말을 일반대화처럼 번역하거나.
  • 해외 디즈니+에는 있는데 한국엔 없는 영화가 은근히 많다. (나중에는 개선될지도)
  • 모바일 기기에서 넷플릭스처럼 다운로드해서 나중에 보는게 가능한데, 생각보다 다운로드가 느리다. 1GB 다운받는데 1시간이 넘게 걸림.
  • 뽀로로가 없다. 뽀로로나 띠띠뽀, 신비아파트 같은 국내 유명 애니메이션이 넷플릭스에는 있지만, 디즈니+에는 없다. 뽀로로는 IPTV필수 컨텐츠라며 광고할 정도이니 단점은 단점.
  • 앱에서 영화 소개글이 아주 성의가 없다. “주인공 A와 주인공 B가 만나서 싸운다” 이런 수준.
  • 스파이더맨이 없다. 이건 소니라서, 넷플릭스에 있다.

결론을 내보자면 기본적으로 컨텐츠는 좋은데 서비스 완성도가 별로이고, 한국화가 부족하다.

뮬란 (Mulan, 1998)

추억의 디즈니 르네상스 작품들 중 하나. 요즘 뮬란 실사영화 논란이 있는 와중에 넷플릭스에 있길래 다시 감상.

이거 개봉했을 때 디즈니가 동양의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고 대대적으로 언론에서 다뤘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는 중국의 이야기인데다 서양사람들의 동양에 대한 시각이나 무지(인물들 외모라던가, 중국이 아니라 일본풍 디자인이 많이 보인다거나, 탈권위적인 점으로 훌륭한 인물임을 보여주는 방식이라던가)가 나와서 좀 에러라고 생각하며 봤었다.

하지만 전쟁을 전쟁답게 그린 점, 악당의 행동이 어울리게 잔인한 점, 주인공이 처음부터 대단한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노력으로 전투 능력을 가지게 되는 점, 주인공이 제대로 살상을 한다는 점 등, 디즈니가 기존 작품들과 다르게 변화를 주려 한 점을 높게 쳐주고 싶다.

노래와 음악의 경우는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평가가 아주 좋고 상도 많이 받아서, 역시 내 취향과 대중은 다르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애니메이션은 괜찮은 작품이었는데, 실사화에 여러 이슈가 생기고 작품성도 차이가 나서 아쉬운 작품. 못 본 사람은 꼭 애니메이션 버전으로 보시길.

내 평점은 별 4개.

ps. 실사화는 무슈와 복동이가 안나와서 망조가 낀거임 ㅋㅋㅋ

투모로우랜드 (Tomorrowland, 2015)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처럼, 동명의 디즈니의 놀이기구에서 아이디어를 따 영화로 만든 작품. 넷플릭스에서 감상.

캐릭터들도 좋고, 배우도 좋고, 스팀펑크 같은 가상의 첨단 세계와 여러 음모론을 이용한 소재도 좋다. 그런데 그걸 엮어 나간 전개가 정말 놀이기구들 이어 놓은 것처럼 엉터리다. 여기서 볼거리 보고, 관계없는 걸 억지로 엮어서 다음 볼거리로 옮겨가는 느낌.

더군다나 주인공들을 죽이지 못해 안달이던 악당도 결국 보스를 만나자 ‘사이 나빠진 친구’ 수준이고, 사태의 해결도 상당히 뜬금 없고, 아테나의 희생도 뜬금없다.

70, 80년대 어린시절을 보낸 공돌이가 어렸을 때 한번쯤 그려 봤을 21세기를 영화에서 보고 싶을 경우에만 추천. 하지만 나는 그런 경우라서 별 3.5개는 준다.

ps.

아테나 역할을 했던 아역 배우 래피 캐시디가 머리를 뒤로 묶었을 때 모습이 무척 귀엽다.

겨울왕국 2 (Frozen II, 2019)

지난 12월에 봤는데 후기 쓰는 걸 잊고 있었네.

후속편이라 임팩트가 1편만큼은 안된다는 한계는 있지만, 훌륭한 후속작.

그래픽 좋고, 캐릭터 좋고, 스토리 좋고, 노래 좋고. 더 바랄 것이 없다. 노래가 1편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노래가 좀 어려워져서 애들이 따라 부르기 좀 더 힘든 것 정도이지 그 정도면 충분히 좋다.

특히 그래픽의 향상 덕인지, 엘사와 안나의 미모가 상당히 업그레이드 되었다. 그리고 계속 바뀌는 복장도 참 잘 표현되었다. 이 모든 건 디즈니의 캐릭터 마케팅의 일환이겠지만…

개인적인 아쉬움이라면 이야기가 확장되면서 어색한 부분들이 있다는 것. 엘사의 능력을 ‘마법’이라고만 하다가 갑자기 ‘정령’ 타령이 나오니, 마법이랑 정령의 힘이 같은 건지 다른 건지…. 그리고 정령은 또 왜 전형적으로 물,바람,불,땅이여… 그리고 아렌델이 대피를 했을 때 주민 수가 왜 저렇게 적은 건지, 그런 숫자로 어떻게 거대한 댐을 만든건지 (현대 기술로도 댐은 큰 국력을 써야 하는 일인데) 등등.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데 크게 지장 가는 것은 아니지만.

내 평가는 별 5개.

ps. 노래 중에 Into the Unknown 을 최고로 꼽는 사람과 Show Yourself를 최고로 꼽는 사람들이 있던데, 개인적으로는 The Next Right Thing이 가장 뮤지컬 적이고 감정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명곡 아닐까 싶다. 노래 실력을 보면 성우가 본업이 맞는지 모를 수준이 되어가는 박지윤 성우의 노래도 훌륭했고.

알라딘 (Aladdin, 2019)

지난 토요일에 따님과 함께 더빙판 감상.

내용은 원작인 1992년도 알라딘 애니메이션과 거의 같은데, 시대에 맞춰 자스민 공주가 더 능동적인 캐릭터로 묘사 되었다. 지니의 경우 애니메이션에서는 다양한 물건과 캐릭터로 변신하는 묘사가 많았는데, 실사에서는 변신장면은 거의 없고, 대신 윌 스미스의 원래 모습으로 나오는 장면이 많다. 윌 스미스가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다 보니 지니의 비중도 많이 증가했다.

자스민 공주역의 나오미 스콧은 정말 예쁘고, 알라딘 역의 미나 마수드도 연기를 잘했다. 다만 처음에는 참 뻔뻔해서 왕궁까지 몰래 드나들던 녀석이 가짜 왕자로 변하고 나서는 소심해지는 건 왜 그런건지. 약간 각본상 문제가 있는 듯. 자파역의 마르완 켄자리는 36세라는데 30대 초반으로 보여서, 저런 ‘높은 직위의 나쁜 정치인/마법사’를 연기하기엔 안어울려 보인다. 술탄왕 역의 나비드 네가반은 할아버지 배우인 줄 알았더니 51세. 윌 스미스와 동갑이다;;;

더빙 수준은 좋다. 대사도 어색한 부분이 별로 없고, 성우도 좋고, 노래도 좋다. 자스민 공주의 성우도 원래 성악 전공이라 노래를 잘하는 것으로 아는데, 노래는 따로 뮤지컬 배우를 사용했다. 성우의 노래 방식이 안맞는다던가 이유가 있었겠지. 그래도 노래의 음색이 비슷한 편이라 튀지는 않는다.

자스민의 Speechless라는 노래는 무척 좋았지만, 뭐랄까…단독으로 나와 클로즈업 상태로 크게 부르는 노래이고, 갑자기 뜬금없는 환상?상상?이 나오는 노래이다 보니 장면이 좀 부담스러웠다.

더빙판이라 윌 스미스의 노래를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로빈 윌리암스가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윌 스미스의 지니는 능청스럽고, 노련하게 장난치는 느낌이라면, 로빈 윌리암스의 지니는 소년의 천진하고 미숙한 느낌으로 장난치는 것 같았다. 어느 것이 낫다기 보다는 그냥 그립다.

따님의 평가는 아주 좋았다. 내 평가는 별 4.5개.

ps. 알라딘과 지니가 탈출 후에 이야기를 나눌 때, 뒤에서 원숭이 아부가 모래로 성을 만들고 모래를 동그랗게 뿌려서 디즈니로고의 성을 재현한다..;;;

ps. 포스터가 너무 스타워즈 같은…형광형광하네

ps. CG로 만들어진 도시가 뭐랄까…CG티가 많이 나지는 않는데, 옛날 디자인의 도시임에도 알리타의 도시(특히 석양이 질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음…이게 요즘의 CG티인가?

아리스토캣 (The Aristocats, 1970)

레이디와 트램프의 고양이 버전 같은 작품. 여러모로 비슷한 면이 많다. 귀족처럼 자란 주인공이 어쩌다 밖에서 고생하다, 떠돌이지만 착하고 멋진 남자를 만나서 집으로 돌아오고, 마지막에 싸움을 벌이고, 해피엔딩.

넷플릭스에 있길래 다시 감상했다. 제목을 번역하자면 귀족고양이인데, 내가 어렸을 적에는 이거 ‘양반고양이’라는 제목으로 나왔었다.

역시 디즈니 답게 동물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보면서 그린 듯한 작품. 마치 연필 스케치를 그대로 남겨 놓은 듯이 원화 작업을 해서 독특한 느낌을 낸다.

레이디와 트램프와 다른 점은 주인공이 이미 애엄마라서 새끼 고양이들이 처음부터 나온다는 점. 그래서 새끼 고양이의 귀여움과 장난을 보는 재미가 있다. 또한 노래와 뮤지컬 장면이 자주 나온다. 두 주인공들이 마지막 폐가에서 지낼때 나오는 ‘모두 고양이가 되길 바래’라는 노래는 명작.

ps.
지금 생각해 보면 악당역의 하인은 참 바보인 듯. 어차피 고양이에게 유산이 간다고 해도 본인이 관리하는 것 일텐데.

레이디와 트램프(Lady And The Tramp, 1955)

저 스파게티 먹는 장면이 유명한 레이디와 트램프. 넷플릭스에 있길래 봤다. 어렸을 때 AFKN인가에서 자막도 없이 영어판만 봤는데 그래도 큰 문제 없이 이해 가능했던 기억이 난다. (영어를 알아 들은게 아니라 대사가 그리 큰 비중이 아니라는 의미) 넷플릭스에는 더빙판도 선택할 수 있다.

귀여움 받으며 컸던 부자집 암컷 강아지 레이디가 그 집에 아기가 태어나고, 주인들이 여행을 가자 벌어지는 모험. 애 보러 온 할머니가 개를 싫어해서 레이디를 오해하고 입마개를 씌우려 하니 놀라서 도망가고, 그러다 떠돌이 개 트램프를 만나 도움을 받는다. 결국 아기 방에 들어가려는 쥐를 트램프가 막아주고 둘이 친해져서 나중에는 한 식구가 된다로 끝.

1955년 작품 답지 않게 그림도 좋고, 움직임도 자연스럽다. 밤비처럼 동물들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보고 그린 것처럼 섬세하고 귀여운 점이 일품.

주인공에게 실제로 큰 위기는 없다는 것이 이야기 구조상 아쉬울 수는 있지만, 충격적인 밤비보다는 이게 차라리 동화적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