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만4천년을 살아오며 인류의 역사속에서 살아온 남자. 헤어지기 전 그의 친구들에게 만약에…로 시작한 자기 고백에서 그는 매번 10년마다 자신이 늙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채기 전에 다른 신분으로 바꿔 이주해왔다. 그는 부처의 가르침을 중동에 전하려다 본의 아니게 예수가 되어버렸다. 이 이야기는 독실한 신자인 동료의 분노를 사버린다. 그의 논리적으로 깨질수 없는 정연함에 동료들은 모두 괴로워하고, 그런 동료를 위해 주인공은 지금까지의 말이 다 픽션이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결국 주인공은 가장 나이든 동료의 옛 스승이었다는 것이 밝혀져 버린다.
이것이 90분가량인 대화만으로 이루어진 영화 “맨 프럼 어스”의 대략적인 줄거리이다. 원작은 스타트렉 작가가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쓴 SF소설이며, 영화는 그것을 줄여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이 영화는 가톨릭등의 신도들에게는 꽤 충격적이고 모욕적으로 다가올수 있는 영화이다. 실제로 그런 캐릭터가 나와서 주인공에게 분노를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의 내용은 분명 픽션이다. 만4천년을 살아온 남자는 없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주인공 존 올드맨은 부처의 가르침을 유럽과 중동에 맞춰서 바꿔 전달하고 싶었다. 간단한 100자 이내의 가르침. 자기 성찰의 중요성. 그러나 인간들은 그런 간단한 가르침을 무시하고 예수를 중시하며 신성시했으며, 없는 것을 지어내고, 기도나 교회등의 형식을 더 중시했다. 즉 영화는 신의 없음을 주장했다기 보단, 인간의 어리석은 속성에 얽힌 역사를 비판하는 것에 가깝다.
어째튼 흥미로운 영화이다.
PS.
사실 존 올드맨이 만4천년을 살았는지 아닌지는 금새 아는 방법이 있다. 입을 벌리게 해보면 안다.
아무리 그 사람이 완벽한 세포재생이 이루어지고 노화가 없다하더라도, 영구치는 재생되지 않는다. 만년이나 음식을 씹어왔으면 이빨이 아주 닳아서 없어졌거나 만신창이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