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님이 지브리 이외에 처음 본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이자, 내 경우는 ‘초속 5센티미터’ 이후 15년만에 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 넷플릭스에서 봤다. 6년 전에 이거 개봉했을 때 참 흥행해서 난리였는데 그 당시에는 세월호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아서 재난이 소재로 나오는 영화는 그다지 보고 싶지 않았다.
이 작품을 보고 신카이 마코토가 이제 흥행작을 만들 줄 알게 되었구나 싶었다. 이전에는 뭔가 현실이 아닌 일본 미소녀연애 게임에 나오는 듯한 세상에다가 비현실에 한발 걸쳐 있는 몽환적인 주인공들이 나오는 식이었다면, 이번에는 현실적인 세상과 현실적인 주인공들이 나온다. 한쪽이 이미 멸망한 과거의 인물이어서 서로 닿을락 말락하며 이어지지 않고 있는 남녀라는 점은 이전 작품들과 맥락이 같지만 러브 코메디 같은 느낌도 더해졌다.(남녀가 바뀌는 상황으로 웃기는 러브 코메디는 여러 작품이 있다) 그래서 신카이 마코토의 그림과 이야기이면서 팬들 뿐 아니라 대중들도 한번 쯤 볼 수 있는 작품이 되었다.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아마도 지진과 세월호라는 재난이 있어서, 그것이 연상되는 면이 많아 흥행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나름대로 재난을 극복하고 인연을 다시 만들어가는 그런 작품을 기획했던 것 같다.
원래는 귀멸의 칼날에만 빠져 있던 따님은 이 작품을 보고 감동해서 ‘날씨의 아이’까지 연달아 보았다. 다만 만 10살이라 아직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는 듯. 12세 관람가니까 뭐…
내 평점은 별 4.5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