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 읽기 전에 주의.
“괴물”은 재미있거나, 스릴넘치거나, 멋진 액션이 잇거나, 짜릿한 절정이 있거나, 통쾌한 결말이 있는 영화가 아니었다. 사람들은선악과 관계없이 죽어나가고, 순수한 아이들만이 제정신으로 세상을 바로보고 있고, 뭔가 보여줄거 같은 노장 변희봉은 총알 한발없어서 어이없게 죽고, 사투를 벌이던 중1짜리 고아성은 사실 이 영화의 목표점(모든 가족이 사투를 벌이는 이유)이면서도 마지막에살아남지 못한다.(가장 안습) 그래서 이 영화는 헐리우드 블럭버스터의 기준에서 보면 뭔가 꼬집기 힘들게 어설프거나 김빠지는영화이다.
하지만 단순히 어설픈 영화라기엔, 유명한 배우들이 혼신의 연기를 펼치고, 미리 인물들의 설정이나 심리표현, 영화적 장치까지세심하게 배려해 극을 전개시키는 것, 현실적인 특수효과, 등모든것이 최고 수준이다. 왜 이런 괴리가 오는 것일까. 어째서 이영화를 보면 통쾌하기 보다 마음이 찡할까.
이 영화는 결코 액션영화나 괴물/재난 영화가 아니다. 정의롭지 못한 세상, 착한 사람이 살아남지 못하는 사회, 약삭 빠른사람들만 살아남는 사회, 가족하나를 구해주긴 커녕 사회적 공포의 희생양으로 만들어버리는 사회, 정의를 커녕 악을 만들어내는미군, 공포의 실체를 밝히거나 없애기 보단 주민을 통제하고 잡아들이는데 더 능숙한 정부, 괴물이라는 현실앞에서는 산산히 흩어질어설픈 데모대 등등 모든것을 보여주는데 여념이 없는 그런 영화이다. 괴물은 그저 핵심소재나 타도할 악당이 아니라 저런 것을보여주기 위해 던진 작은 변수일뿐이다. 그래서 영화가 그런거다.
그리고 마지막 결론은, 그래도 소시민들은 밥먹고 살아야지 어쩌겠냐. 밥먹는데 집중하자로 끝이 난다.
재미있는 영화가 아니라, 가슴아프고 억울한 영화였다.
볼때는 몰랐는데 보고나서 한참 있으니까 또 보고 싶더군요..묘하게 잘 만든 영화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