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공정택 후보가 당선된거 가지고 말이 많다. 역시 사람들은 사교육을 원한다느니, 강남민심이 어떻다느니, 뭐니…
그런데 나는 이번에 한가지 무서운(?) 아줌마 통신의 위력을 느꼈다.
어제 저녁, 투표하러 가려는 나에게
어머니 : “너 어디가니?”
나 : “투표하려구”
어머니 : “누구 찍을건데?”
나 : “글쎄요. 인물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으니 정책이나 보고 뽑을까”
어머니 : “6번찍으면 큰일난데”
엥? 이건 또 무슨 소린가.
나 : “왜?”
전교조라서…라는 답이 나올걸 예상하고 한 질문이었다. 그런데 예상은 완전히 어긋났다.
어머니 : “몰라. 아줌마들이 그러더라. 5번도 마찮가지래”
나 : “….그 사람들 정책은 알아요?”
어머니 : “아니.”
이게 현실의 한 단면이 아닐까.
우리 어머니의 정치성향은 중도에 안티-한나라당에 가깝다. 고등교육도 받으셨고, 사회생활도 하셨으며, 나름 경제 감각같은것도 밝으시다. 하지만 아주머니들은 생활력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고, 그 생활력중 하나는 아줌마들의 네트워크이다. 무엇이 유리하다, 무엇이 돈이 된다, 무엇이 싸다라는 입소문은 약간씩 와전되면서도 핵심은 간직된채 삽시간에 퍼진다. 이 동네, 혹은 이 근처 아주머니들은 하나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단일화되어 움직인다. 그게 아주머니들의 생존전략이다. 네트워크 속에서는 자신의 주관이 아주 뚜렷하지 않으면 은연중에 개인이 집단에 동화되어버릴수도 있다. 무엇이든 화제가 되는 아주머니들 입앞에 선거라고 예외가 될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앞뒤 잘라버리고 6번 5번은 안된다는 말이 돌고 도는 것이리라.
나 : “엄마, 이 동네 사람들 저번 선거에 다 이명박 찍었어. ㅎㅎㅎ”
“이 사람들 이번에 이명박 찍었었어.”
….뭐, 반론의 여지가 없는 근거로군요..(….)
그리고 이번 당선자도…. ㅎㅎ (먼산)
20년후의 아줌마는 달라지리라 희망합니다.
세대교체가 됬을테니까요…
또 그렇게 되야합니다 !!
이미 상당히 달라졌는지도 모릅니다. 저희 어머님이 교류하는 아줌마들 네트워크는 사실 거의 ‘할머니 네트워크’에 가까우니까요.
논리적 사고를 하는 방법을 배우는게 바로 고등교육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나라 고등교육은 논리적인 사고보다는 고득점을 위한 교육인것도 어쩔수 없는 현실이죠. 저희 어머님 시대의 고등교육은 질적으로 부족했고…
아주머니들을 저렇게 만드는 힘의 근원이 뭔지 가끔 궁금할때가 있어요.. =_=
그동안 아줌마스러워지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들었던 여러 역사적 환경적 요인이 있겠죠.
카더라통신 + 줌마통신 = 카줌마통신 인가요 -_-;
무섭군요. ‘그들만의 커뮤니케이션’ 이라니..
대한민국에서 아줌마 파워는 원래 무섭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