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무어의 의료보험제도 고발, SiCKO (식코, 2007)

sicko

미국 비만환자들의 심각함을 보여주는 듯한 뚱뚱한 몸을 흔들거리며, 미국 사회의 부조리를 능글맞게 해부하는 마이클 무어가 돌아왔다. 이번 영화 SiCKO는 미국에서 극단적으로 발전한 의료보험의 민영화가 어떤 부작용을 낳았는지 다양한 사례를 들어가며 비꼬고 있다. 미국 내부의 문제를 다룬 영화이기 때문에 국내 개봉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기에, 토런트에서 받아서 관람했다.

이하 내용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sicko02

어떤 미국사람은 의료보험을 들지 못해 사고로 톱에 손가락 두개를 절단 당했는데, 중지 봉합에 6만달러, 4번째 손가락에 12만 달러가 들어가고, 캐나다 사람은 5손가락을 잘렸는데 전액 무료로 봉합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돈이 없어 의료보험에 들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이 의료보험에 들어도 해당사항이 안된다며 치료에 큰 돈이 들어 파산한다. 어떤 사람은 무료로 치료받기 위해 캐나다 사람과 위장결혼한다.


의료보험회사들은 엄청난 흑자를 기록하고, 정치권에 수많은 돈을 들여 로비를 하지만, 사람들의 보험료를 막기위해 한도 없이 많은 사항을 들어 지급을 거부한다. 치료비를 탄 사람들에겐 이런 저런 핑계를 대어 소송을 걸어 돈을 돌려받는다. 수술 받지 못해 사람들이 죽어간 사례도 나오고 보험회사 소속 직원들이 양심의 가책을 느껴 영화에 출연하여 증언한다.


반면 캐나다와 영국, 프랑스 사람들은 무료로 치료받고 그것을 복지를 위한 기본적인 서비스로 생각한다. 프랑스에서 임산부를 위해 가정부를 파견해주고, 의사들이 직접 집으로 왕진을 다니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미국보다 오래 사는 수명까지 일러주는 장면, 무료인게 뭐가 신기하냐며 웃는 다른 나라 국민들과 가족의 죽음에 슬퍼하는 미국인을 교차로 보여주며 마이클 무어의 비꼬기는 극에 달한다.


마지막 펀치는, 9.11테러당시 사람들을 구조 했던 영웅들이 테러당시 입은 상처와 병을 치료받지 못해 헛간 같은 사무소에서 돈을 모금하는 모습과, 그들이 마이클 무어를 따라 ‘적성국가’인 쿠바로 가서 친절하게 치료받으며 감동의 눈물을 보이는 모습이다. 영웅주의를 좋아하는 미국이 자신들의 영웅을 치료해주지 못해 적국에서 치료받게 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미국의 치부를 쑤셔버리는 그 자체이다.

물론 마이클 무어의 주장이 모든것이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미국식 의료 보험의 장점도 있을 것이고, 그의 주장중 과장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유럽각국이 과도한 복지때문에 힘들어한다 라느니, 사회주의식 의료복지가 질적 추락을 가져온다느니 하는 많은 말이 얼마나 한쪽 입장만 대변한 것인지 깨닫게 해주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국민들도 얼마나 많은 미국식 공포 전략과 나라 경제라는 무기에 휘둘리고 있는지도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어째튼 의료 복지부분은 돈 없는 사람일수록 어려운 사안이므로 힘없는 사람에게 불리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미국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미국식 제도가 시행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영화 감상을 마친다. 그리고 마이클 무어, 살빼고 오래 살아서 더 재미있는 영화를 많이 만들어 주길 바란다!

글쓴이 : Draco (https://draco.pe.kr)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You may also like...

12 Responses

  1. 랑고링 댓글:

    비트토런토면 dvd립이 되서 돌아다는건가요?

    • Draco 댓글:

      네…DVD립이라기엔 상당히 저해상도(330x…) 지만 나름대로 볼만한 동영상으로 돌아다니더군요. 미확인이지만…항간에는 마이클 무어가 주장을 퍼트릴려고 일부러 동영상을 유출시키거나 다운로드를 방조하고 있다고도 합니다.

  2. monOmato 댓글:

    미국의 의료보험 제도가 얼마나 문제인지는 스파이더맨을 봐도 잘 알수있음..

    애 수술비가 얼마나 비싸면 아빠가 탈옥까지 해서 괴물까지 되서 은행을 털까 -_-;;;;;;;;

  3. luztain 댓글:

    미국의 의료보험을 보면,
    한국의 의료보험은 축복받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상대적이지만요.)

  4. 우리나라 댓글:

    우리나라 의료보험제도도 자꾸 미국식으로 가자는 주장을 하는 정치인들도 있다죠.. 국가 의료보장제도를 민간에 위탁하자는 주장.. 미국따라 어디까지 갈런지.. 트랙백 걸고 갑니다.^^ 강추영화더군요

    • Draco 댓글:

      마이클 무어의 영화를 보고나면,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얼마나 많은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겁주는지 깨닫게 되죠. 참 걱정입니다.

  5. 가는 이 댓글:

    이 식코에 대한 포스팅을 하려다가..찾았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미국도 한국의 색깔론이 판 치는 나라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이클 무어는 그것을 공포라는 말로 대신하지만 말이죠.. 한국이 미국처럼 될 것 같다는 걱정이 저도 들었는데…^^;;;;…

  1. 2007년 7월 30일 월요일

    지난 토요일 오후..늦은 출근이었다. 포항가요제 출전을 위해 막바지 준비에 바쁜 백자 작업실에서 얼마전에 구입한 모니터용 스피커가 울리고 있었다. 좋은 스피커로 음악하니 좋은 모양이다 싶었다^^이일 저일 끄적이면서 지내고 있는데, 백자 작업실에서 울리는 소리가 음악이 아닌것 같아 물어보니 영화를 보고 있더란다. 마이클 무어..의 ‘씨코’란다. 그리고 강추란다.덩달아 일하던 걸 잠시 중단하고 영화 삼매경에 빠지기로 했다. 다른 누구도 아닌 그 ‘화씨9..

  2. 2007년 9월 11일 화요일

    마이클 무어의 다큐 중 가장 처음 본 것은 <화씨 911>이었다. 사람이 많은 극장이란 공간에서 다큐에 집중이 잘 안된 탓도 있었지만, 어쨌든 부시가 취임부터, 9.11 테러 그리고 그 이후의 전쟁에 대한 이 다큐에서 생각난 건 부시가 얼마나 허위로 가득찬 현직 대통령이구나 하는 것만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미국인이면서 자국의 대통령인 부시에 대해 집요하리만큼 비판하고 있는 이 ‘마이클 무어’라는 감독이 뇌리에 깊숙히 안 박힐 수가 없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