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즈 (Rise of the Guardians, 2012)

Rise of the Guardians, 2012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꽤 재미있게 봤다.

물론 이거 망해서 드림웍스가 큰 타격을 입은 건 안다. 그럴만도 한 것이, 자주 회상이나 말싸움이 들어가서 진행이 매끄럽지 않고, 인물 내면에 대해 너무 고민이 많는데다, 악당과 입으로 싸우는 내용이 이해하기 힘들다. 악당이 원하는게 인간처럼 물욕이나 권력욕이 아니라 ‘관심’이다. 왠지 찌질해 보이지만 이 요정들이 힘의 근원. 그런데 그걸 걸고 말싸움하니 뭔가…와 닿을리가. 마지막에 잭 프로스트가 각성하기는 하는데, 그걸로 신나게 이기는게 아니라, 잭 프로스트에 감명받은 애들이 샌디를 부활시키고, 샌디가 악당을 한방에 해결한다. 애초에 샌디는 왜 죽은거야…

캐릭터가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 다들 개성은 넘친다. 기존 이미지를 깨는 산타에, 서양이 많이 알려진 부활절 토끼(그런데 부메랑들고 동양무술 함), 벌새에서 모티브를 딴 듯한 이빨요정. 그리고 무적의 샌디맨. 동장군 역할인 잭 프로스트. 그런데 이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배경을 모르고 그냥 진행하면서 이해해야 하는 식이고, 달의 그분이라는 절대신도 이에 대한 설명도 없으니 받아들이기 애매하다. 겨울왕국은 이것에 비하면 완전하게 쉽고 가지를 다 쳐내고 직선 주행하는 애니이다.

그럼에도 재미있게 본 이유는 유쾌한 산타 캐릭터와 잭 프로스트의 표정. 이게 이 애니메이션의 절반 이상이 아닐까 싶다. 잭 프로스트의 장난 칠 때 표정, 걱정할 때 표정, 자신감 없을 때 눈을 못 마주치는 표정, 신나는 표정, 우울한 표정….그 표정 하나하나가 무척 살아 있는 느낌이랄까. 너무 밝은 기존 가디언즈와 너무 우울한 악당 사이에서, 장난기 있지만 슬픔이 있는 캐릭터 표현이 너무 잘되어서 주인공만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애니이다. 잭 프로스트의 여성팬이 은근히 있다는 이유를 알것도 같다.

전체적인 스토리도 비록 흥행이나 어린이용으로 어울리지는 않지만 주인공의 성장이라는 면에서는 잘 짜여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드림웍스 애니가 원래 어린이보단 어른용이지만, 슈렉처럼 어린이가 봐도 즐길만한 몸개그등의 요소가 크지 않았던듯.

국내 더빙에 대해 말들이 많던데, 문제긴 하다. 산타 목소리의 류승룡은 중간까지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못 내다가 나중에 가서야 어느정도 분위기를 타고, 주인공인 잭 프로스트는 이제훈이라는데 목소리는 어울리는 편이지만 성우로의 연기는 아마추어 스럽다. 오히려 조연인 한혜진(이빨 요정)이나 유해진(부활절 토끼), 이종혁(피치 블랙-악역)의 연기가 더 나아 보일 지경.

망했지만…볼만한 애니메이션이다. 추천. 특히 여자와 같이 보면 반응이 괜찮을 것이다.

ps. 이 애니의 작중 시간은 3~5일정도 지나는 것 같은데, 하늘에 떠 있는 달은 내내 ‘보름달’이다. 이 세계관에서 달은 항상 보름달인듯?

ps. 잭 프로스트가 이빨을 통해서 확인한 인간시절 기억은 이빨을 뽑은 이후의 기억인데…?

글쓴이 : Draco (https://drac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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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1. 김정아 댓글:

    이 영화 생각보다 꽤! 엄청 재밌던데 왜 안떴는지 모르겠어요!!
    더빙판은 사실 좀 별로구…
    암튼 전 무지무지 재밌게 봤어요..몇번을 봐도 재밌음..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고…
    아이들하고 봐도 너무너무 좋은 영화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