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엔 이상하게 영국 영화를 많이 보게 되는군요. 원스는 우리나라에서 의외의 성공을 거둔 영국의 초저예산 인디 영화입니다. 우리나라에서 20만명 이상 관객을 동원해서 인디영화 흥행기록을 세웠습니다. 절반정도는 크리스마스 로맨스 영화를 기대하고 갔다가 낚인거 같지만요 ㅎㅎㅎ
원스는 스토리가 재미있거나 멋있거나 아름답지도 않고, 홈비디오로 찍은 듯 어색한데다가, 영화의 90%를 차지하는 노래는 듣기 좋은게 아닌 아픈 마음을 노래하는 것이고, 스튜디오에서 다듬어진 녹음도 아닙니다. 주인공들은 이별을 한 상태이지만, 아예 헤어진것도 아니고, 서로 끌리지만 마음 이상을 나누지도 않습니다. 배우들의 외모나 연기력은 그냥 일반인 섭외 영화 수준입니다.
그러면서도 영화는 왠지 흡인력이 있습니다. 소매치기를 쫒아가더니 서로 지쳐서 동전 주워주는 장면이나, 은근히 미소 짓게 하는 인심 좋은 주변 사람들이나(특히 주인공에서 돈을 대여해주던…음악의 꿈을 가졌었던 상담원…킹왕짱), 괜히 여주인공에게 찝적거렸다가 후회하게 되는 장면, 피아노를 선물하는 장면 등, 영화는 뭔가 소시민적이고 끈적끈적하면서 풋풋한 그런 느낌을 내내 줍니다.
최근엔 알면서도 가식적인 이미지와 거짓 감동에 속아주어야 하는 영화나 음악만을 보고 들어서 그런지, 이런 재미와는 담쌓은 영화가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보고나서 잊기전에 감상문 쓰려고 했는데, 이제야 쓰는군요.
http://www.imdb.com/title/tt0907657/
클로버 필드도 볼만했습니다^^;
트랙백 걸고 갑니다..ㅎㅎ
제 방엔 덧글은 달수 없지만..(paran 정책;;)
종종 놀러올게요!
어떻게 보면 정말이지 약삭 빠르고 영리한 영화일 수도 있지요. 조금 작위적인 면도 없잖아 있지만, ‘영화’가 보여줄 모든 걸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말이지 그게 현실이라고 해도 아무도 부정할 사람 없을 정도로 절제를 잘 한 영화죠. 그야말로 ‘작품’입니다.
절제가 잘 된 영화라는데 동의합니다. 최근에는 너무 “생각했던거 다 보여주는”영화가 넘쳐나다보니 절제된 영화가 더 그럴듯하네요. 클로버필드도 그런 스타일인거 같고요.
좀 늦게 보셨군요^^ 흡인력있는 영화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페니웨이님처럼 글을 잘 쓰고 싶었는데, 저런 영화는 참 설명하기 어렵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