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다 (Hilda, 2018)

넷플릭스에서 본 영국-캐나다 합작 애니메이션. 게임 ‘모뉴먼트 밸리’가 연상되는 음악, 귀여운 그림과 함께 힐다의 따듯한 마음씨와 용기가 느껴지는 감성적인 작품이다. 치유물과 일상물, 모험물의 중간 어디쯤 있는 듯한 요소도 많다.

배경은 자동차는 있지만 핸드폰과 인터넷이 없는 19세기 정도에 트롤과 유령, 요정들이 있는 환타지 설정이다. 거기에서 괴물들을 전혀 겁내지 않고 친구 삼는 특이한 주인공 힐다가 벌이는 모험 이야기이다. 단순한 옴니버스 구성이 아니라, 매 화마다 이야기는 달라도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연출이 훌륭하다.

캐릭터들도, 심지어 인간이 아닌 캐릭터들도 현실에 사람으로 있을 법한 캐릭터라서 현실성이 느껴진다. 예를 들어 관료주의에 서류에 집착하는 요정이라거나, 자신이 다른 거인보다 작다면서 피해망상이 있는 거인, 친구들을 괴롭히는 걸 자랑으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외로운 마라 등등.

신비 아파트처럼 귀신이나 괴물과 대결해서 이기고, 자신의 부하나 결투용 카드로 삼는 것이 아닌, 서로 상호작용하는 개인으로 존중해주는 수준높은 작품. 그게 힐다였다.

시즌 2가 제작 중이라는데, 기대된다.

디지털의 발전이 살려낸 고전, 베오울프 (Beowulf, 2007)

최근의 영화는 디지털 기술 없이는 만들어 낼수가 없다. 시나리오부터 촬영, 편집, 상영까지 컴퓨터나 디지털 기기들이 사용된다. 특히 3D그래픽과 특수효과 기술은 나날이 발전해서, 기존의 방식으로는 재현이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되던 반지의 제왕의 거대한 전쟁도 무난히 표현하게 되었다. 반지의 제왕의 10만명이 나오는 전쟁장면에서 실제 배우는 2,3천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래서 누구나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 배우가 필요없는 영화가 나오게 될것이라고 예상하곤 했다. 그러나 실사영화에 특정 인물이나 괴물을 3D로 넣은 영화는 성공했지만, 완전한 3D 캐릭터가 실사 인물을 교체한 영화는 실패했다. 현실과 지나치게 닮은 3D캐릭터는 약간의 어색함이 사람들에게 더 큰 거부감을 일으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도는 계속되었는데 그 절정이 바로 “베오울프”이다.

베오울프는 풀3D 애니매이션이지만 무척 사실적으로 표현하여 실사 영화처럼 보인다. 모션캡춰 수준이 무척 높으며, 특히 표정 연기까지 살린 점이 주효했다. 영화 내용상 인간끼리의 갈등을 표현해야 하므로 표정연기는 필수였다. 영상 자체도 기술자랑적인 면보다는 자연스러운 영상에 주력했고, 액션장면도 매트릭스같은 초인적인 액션보다는 적당함을 유지했다. 칼이 녹아버리거나 용과 싸우는 장면에서는 3D로서의 장점도 살리긴 했지만 말이다. 가장 중요한건 홍보인데, 3D애니매이션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자랑하지 않고 일반 영화인척 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덕분에  3D에대해 눈썰미 없는 관객을 일반 영화인줄 알기도 했단다. 중간중간 베오울프가 좀 오버액션할때 빼곤 참 대단히 현실감 있는 그래픽이더라. (특히 안젤리나 졸리의 누드가….ㅎㅎ)

베오울프는 고대 영국의 영웅시에서 비롯되었고 여러번 영화화 되었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는 조금 다른 시도를 했는데, 바로 베오울프의 부정을 통해 3가지 전투를 하나로 묶은것이다. 원래 베오울프 영웅시의 3가지 전투중 앞의 두가지는 그렌델과 그렌델의 어미를 죽이는 것이라 연결이 되지만, 마지막 용은 좀 동떨어진 내용이다. 그런데 영화에서 그렌델의 어미를 죽였다는 내용을 그녀와 베오울프의 결탁으로 바꾸면서, 용의 습격도 바로 그 부정의 산물로 표현했다. 흐로드가르가 그렌델의 공격을 받지 않은것도 영웅시에서처럼 신의 가호보다는 흐로드가르가 그렌델의 아버지라는 암시로 풀어간다. 그 결과 단순히 초인적인 전투능력과 자기 이름을 외치는 배짱만 있는 베오울프는 인간적인 약점이 있는 현대의 영웅이 되었다. 베오울프 자신도 마지막 출정에서 왕비에게 자신을 평범한 인간으로 봐달라고 한다. 베오울프 제작진이 가장 바라던게 그거 아니었을까?

이 영화의 단점이라면 아무래도 3D 애니가 아닌 영화로서 보는 사람에게는 너무 평이한 내용과 액션이 아닐까 싶다. 멀고먼 지구 반대쪽 나라의 천몇백년전 이야기이고, 영웅담으로서의 비장함은 300이나 글라디애이터에서 충분히 봤을테고, 액션은 요즘 영화들은 날고 기니까 말이다.

베오울프 원작 :
http://en.wikipedia.org/wiki/Beowulf
http://ko.wikipedia.org/wiki/베오울프
네이버 영화 :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37236

moo.com의 MiniCards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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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Cards란 moo.com에서 서비스 하는 소형 명함의 이름입니다. 7 x 2.8cm의 보통명함의 1/3정도 크기이며, 플릭커등의 앨범서비스와 연동하여, 자신이 찍은 사진이나 공개된 디자인으로 각각의 명함을 다 다르게 꾸밀수 있습니다.

moo.com에 들어가 사진을 올리고 간단한 편집을 한 뒤에 주문을 하면 됩니다. 결제는 비자 카드나 PayPal로 가능하며, 달러,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로 결제가 됩니다만 환률때문에 달러로 계산하는게 다른것보다 천원정도 싸게 먹힐겁니다. 배송료까지 약 2만3천원 정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외국서비스라서 파이어폭스에서도 문제없이 결제가 되는게 왠지 신기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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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하고 2주정도 후에 우편물이 도착합니다. 영국 회사라 Royal Mail로 날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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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투에 약간의 완충재가 있고, 그안에 명함 케이스와 반송용 스티커 비슷한게 있는데 꼬부랑 글씨이므로 무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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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100장의 작은 명함. 크기는 책갈피로 딱 좋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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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력 테스트를 위해, 1장에는 제 블로그에 사용된 배경이미지를 인쇄해봤습니다. 배경에 찍힌 1픽셀짜리 별들과 별들의 그리스 기호까지 표현되어 있습니다. 세밀한 사진도 충분히 표현된다는 결론. 색감은 큰 오차는 없습니다만 미세한 그라데이션은 생각보다 조금 약하게 표현되었습니다.

종이는 350g/㎡짜리를 써서 아주 두껍고 탄력있습니다. 표면은 반사가 거의 없고, 지문이 남지 않는 고급 코팅이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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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도 깔끔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테스트삼아서 한글을 집어 넣었는데, 훌륭히 표현되었습니다. UTF-8이면 다 지원하는 듯 합니다. 플릭커에 있는 프로필 사진을 좀…품질 좋은걸로 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좀 어둡게 찍힌걸 올렸더니 오토레벨이 먹어서 지저분하게 표현되었네요. (원판이 지저분한건 아니에요. 정말임…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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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명함과 크기 비교입니다.

MiniCards는 튀는 패션명함, 하나하나가 개성있는 소중한 명함, 자기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명함, 오프라인에서 블로거인 자신을 알리는 명함으로 손색이 없을듯합니다. 그나저나, 제 좁은 인맥으로 100장을 언제 다 쓰죠? ㅎㅎㅎ

ps.

이 글을 포스팅하자 마자, moo.com 페이지의 오른쪽 아래에 이런 링크가 생겼네요 -_-; 대체 저 사이트는 어떻게 제가 글 쓴걸 알고 링크했을까요? 트랙백 보내지도 않았고, 구글에도 아직 검색 안되는데… 설마 구글보다 더 강력한 크롤러가 있는건가!!! -_-; 혹은 피드버너 DB를 공유하는건가? 미스테리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