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012, The Amazing Spide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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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봤다.

아기가 생기니 영화 보는 것도 쉽지 않다. 본가로 가서 아기를 부탁 드리고, 후다닥 다녀왔다.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아이스크림과,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찹쌀 도너츠 사 들고…

영화는 한마디로 재미있게 봤다.

대부분 모르는 배우들이 나와서 그런지, 기존 캐릭터에 영향을 받지도 않았고, 리부트라서 이전 스토리에 신경을 안 써도 되고, 평도 별로 안좋아서 기대도 안 했더니 더 재미있달까? 마크 웹 감독이라 그런지 로멘스 쪽의 심리묘사가 좋았고, 스파이더맨이 되어가는 과정은 그냥 설렁설렁 ‘어차피 다 알잖아?’식으로 넘어가더라.

개인적으로 이전 스파이더맨 영화에서 웹슈터 대신 생체 거미줄을 쓰는 것이 마음에 안 들었는데, 웹슈터로 되돌아와서 좋았다.(특히 팔뚝에서 두꺼운 밧줄 사이즈 거미줄이 나가는 건 좀… 이번 영화에서는 거미줄 두께도 얇아졌다.) 특수효과가 발전해서인지 거미줄을 다양하고 시원시원하게 사용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것도 좋았다. 입담이 살아 있는 스파이더맨이라는 것도 마음에 들고.

매력적인 스파이더맨이라는 히어로와 특수효과와 액션. 눈이 큰 미인 여배우. 숨쉴 틈 없는 편집. 여러모로 볼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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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 좀 있음)

영화 시나리오 완성도만 치면 아쉬운 부분이 몇 가지는 있다. 팔뚝에 문신 있는 범죄자 찾는 목적은 어느 새인가 사라졌다.(2편 떡밥?) 피터 파커는 리자드맨 혈청의 부작용은 걱정하면서, 같은 이종 유전자 결합의 결과인 자신의 부작용은 별로 고민이 없다.(원작이나 애니메이션에서는 피터가 결국 거미괴물로 변하는 내용도 있다고 들었다) 그웬의 아빠는 무슨 용기로 혼자 초인들의 싸움터에 끼어들었나도 의문. 피터 파커의 정체가 공개될까 그랬을 수도 있지만, 별로 설득력이 없다. 그리고 어벤저스도 그렇고 왜 악당들은 높은 빌딩 꼭대기에 뭔가 설치하려 하는거야…

영화에 코메디 장면이 거의 없다는 것도 특징. 유일한 코메디가 바로 스탠 리의 까메오 장면이다. ㅋㅋㅋㅋ 로멘스를 생각하면 꽤 가벼우면서, 이런 것  보면 무겁다.

ps. 그웬의 아빠역 마틴 쉰…올해 연세가…만72인데, 고등학생의 아버지라는 건 좀 그렇지 않나? ㅋ 72로 안보이지만.
마틴 쉰의 아들인 찰리 쉰은 올해  만47…

ps. 피터 파커의 아역이 너무 귀엽고 잘생겨서 극장 여기저기에서 여자들의 탄성이 나오더라 ㅋ

ps. 3D를 고려한 듯한 1인칭 시점 고공 장면들이 몇번 나오는데, 디지털로 봐서 별로 체감이… 3D로 봤으면 아찔했을 지도 모르겠다.

킥 애스: 영웅의 탄생 (Kick-Ass)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제야 봤는데 이거 참 깨는 영화로군요.

처음엔 좀 리얼+평범 계열이었다가 점차 아스트랄해 지는 것이 ㅋㅋㅋㅋ 특히 힛 걸만 나오면 아주 만화가 되버리는 군요. (원래 만화지만) 뭐랄까…어릴때의 꿈과 현실의 괴리를 다시 떠오르게도 해주고, 경쾌하다가 잔인해지기도 하고…

그나저나 힛 걸은 정말 귀여워 죽겠습니다. 클로에 모레츠는 500일의 썸머에서 나중에 뭔가 크게 될 능청스러운 연기를 하더니, 여기서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오래전에 수퍼맨으로 캐스팅 될거라는 루머가 돌았었는데, 여기에서 빅 대디라는 영웅이 되어보네요. 하는 짓은 폐륜아빠+밀리터리/만화 오덕 수준인데 딸의 사랑을 받는 독특한 캐릭터입니다. 주인공인 아론 존슨은 정말 순진해 터진 루저 고등학생을 잘 연기했는데, 실제로는 느끼할정도로 매끈한 남자로군요.

어째튼 나중에 나온다는 후속작이 기대되는 영화였습니다.

영화는 잔인한 편이니(R등급, 우리나라에선 미성년자 관람불가) 그런거 싫어하는 분은 보지 마시길. 그런데 폭력적이고 피가 튀어서 R등급인건 이해되는데, 그런 폭력 연기를 하는게 13살 꼬맹이라면 그게 좀 -_-; 그래도 되나 싶네요.

데어데블 (Daredevil, 2003)

사용자 삽입 이미지한창 잘 나갔던 미남 배우 벤 애플렉, 건강 미인 제니퍼 가너, 폰 부스에서 열연한 콜린 파렐, 덩치가 곧 카리스마인 마이클 클락 던칸. 데어데블은 이런 배우들 때문에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히어로 영화입니다. 원작 만화는 못 봤지만, 장님이 다른 감각이 예민해져서 초인이 된다는 설정은 꽤 신선했습니다. 동양 무협물에는 간혹 맹인검객이 나오지만.

우연한 기회에 이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이거…영 재미없군요? -_-;

뭐랄까…히어로물이긴 한데 초인들이 아니다보니(사실 그정도면 이미 인간을 초월했지만…영화나 만화기준으로는 그리 대단치 않은) 그리 액션도 시원시원하지 않고, 그다지 깊은 주제도 없고… 주인공이 정의를 지키려다 우연히 최종보스가 자기 아버지도, 애인도 죽인 놈이라 싸워서 이긴 후 죽이진 않았다? 음… 보통 마지막에 주인공이 악당을 살려줘도, 악당이 어리석은 짓을 하다 죽기 마련인데 그렇진 않더군요 ㅎㅎ

어째튼 전형적이진 않지만 그리 재미도 없었던, 뭔가 애매하고 평범한 작품이었습니다.

참고
http://www.imdb.com/title/tt0287978/

디지털의 발전이 살려낸 고전, 베오울프 (Beowulf, 2007)

최근의 영화는 디지털 기술 없이는 만들어 낼수가 없다. 시나리오부터 촬영, 편집, 상영까지 컴퓨터나 디지털 기기들이 사용된다. 특히 3D그래픽과 특수효과 기술은 나날이 발전해서, 기존의 방식으로는 재현이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되던 반지의 제왕의 거대한 전쟁도 무난히 표현하게 되었다. 반지의 제왕의 10만명이 나오는 전쟁장면에서 실제 배우는 2,3천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래서 누구나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 배우가 필요없는 영화가 나오게 될것이라고 예상하곤 했다. 그러나 실사영화에 특정 인물이나 괴물을 3D로 넣은 영화는 성공했지만, 완전한 3D 캐릭터가 실사 인물을 교체한 영화는 실패했다. 현실과 지나치게 닮은 3D캐릭터는 약간의 어색함이 사람들에게 더 큰 거부감을 일으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도는 계속되었는데 그 절정이 바로 “베오울프”이다.

베오울프는 풀3D 애니매이션이지만 무척 사실적으로 표현하여 실사 영화처럼 보인다. 모션캡춰 수준이 무척 높으며, 특히 표정 연기까지 살린 점이 주효했다. 영화 내용상 인간끼리의 갈등을 표현해야 하므로 표정연기는 필수였다. 영상 자체도 기술자랑적인 면보다는 자연스러운 영상에 주력했고, 액션장면도 매트릭스같은 초인적인 액션보다는 적당함을 유지했다. 칼이 녹아버리거나 용과 싸우는 장면에서는 3D로서의 장점도 살리긴 했지만 말이다. 가장 중요한건 홍보인데, 3D애니매이션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자랑하지 않고 일반 영화인척 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덕분에  3D에대해 눈썰미 없는 관객을 일반 영화인줄 알기도 했단다. 중간중간 베오울프가 좀 오버액션할때 빼곤 참 대단히 현실감 있는 그래픽이더라. (특히 안젤리나 졸리의 누드가….ㅎㅎ)

베오울프는 고대 영국의 영웅시에서 비롯되었고 여러번 영화화 되었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는 조금 다른 시도를 했는데, 바로 베오울프의 부정을 통해 3가지 전투를 하나로 묶은것이다. 원래 베오울프 영웅시의 3가지 전투중 앞의 두가지는 그렌델과 그렌델의 어미를 죽이는 것이라 연결이 되지만, 마지막 용은 좀 동떨어진 내용이다. 그런데 영화에서 그렌델의 어미를 죽였다는 내용을 그녀와 베오울프의 결탁으로 바꾸면서, 용의 습격도 바로 그 부정의 산물로 표현했다. 흐로드가르가 그렌델의 공격을 받지 않은것도 영웅시에서처럼 신의 가호보다는 흐로드가르가 그렌델의 아버지라는 암시로 풀어간다. 그 결과 단순히 초인적인 전투능력과 자기 이름을 외치는 배짱만 있는 베오울프는 인간적인 약점이 있는 현대의 영웅이 되었다. 베오울프 자신도 마지막 출정에서 왕비에게 자신을 평범한 인간으로 봐달라고 한다. 베오울프 제작진이 가장 바라던게 그거 아니었을까?

이 영화의 단점이라면 아무래도 3D 애니가 아닌 영화로서 보는 사람에게는 너무 평이한 내용과 액션이 아닐까 싶다. 멀고먼 지구 반대쪽 나라의 천몇백년전 이야기이고, 영웅담으로서의 비장함은 300이나 글라디애이터에서 충분히 봤을테고, 액션은 요즘 영화들은 날고 기니까 말이다.

베오울프 원작 :
http://en.wikipedia.org/wiki/Beowulf
http://ko.wikipedia.org/wiki/베오울프
네이버 영화 :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37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