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도: 민란의 시대 (2014)

평범한 사극 액션 영화인 줄 알았는데, 괴작? 넷플릭스에 있길래 감상.

이건 뭐랄까… 설명이 어려운데, 한국 영화에 나올법한 쟁쟁한 배우들 죄다 모아서, 의적을 소재로, 서부극 전개에 일본 사무리이 영화 액션앵념을 넣고, 쿠엔틴 타란티노식으로 연출을 하면 이 영화가 될 듯 하다. 킬빌 처럼 대놓고 유치한 나레이션부터 시작하는데, 아마 거부감 생기는 사람들 많을 듯. 심지어 음악도 서부극 음악임.

다만 워낙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재미있고 연기를 잘하는데다, 강동원의 미모(?)로 유치함이 치유되는 식이라 애매하다. 재미가 없다고 할 수는 없는데, 뭔가 스파게티 소스 넣고 비빈 전주비빔밥을 먹은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음.

시도는 좋았다. 점수는 별 3개반.

ps. 강동원이 죽이려고 난리치던 조카를 갑자기 아끼는건 뭔 개연성인가?

전우치

사용자 삽입 이미지
포스터처럼 ‘최초의 한국형 히어로무비’라기엔 좀 문제가 있습니다. 컨셉 상 전우치가 의적질 비슷한 걸 하긴 했습니다만, 영화내용에는 안 나옵니다. 히어로라기엔 지가 먹고 노는 것밖에 안 했죠. 전우치가 찾는 청동검과 청동거울도, 사실 악한 화담이 피리(만파식적) 찾는 것과 다를 바 없이 자기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전우치가 사람만 안 죽였지 사회질서 문란행위는 상당히 했죠) 전체적인 소재와 스토리도 ‘아라한 장풍 대작전’과 큰 차이는 없기 때문에 ‘최초’도 아닙니다.

하지만 현대에 도사들의 싸움이라는 컨셉도 역시 재미있는데다가, 배우들의 열연도 볼만합니다. 강동원도 능청스러운 불량 도사 연기를 잘했고, 김윤석은 타짜의 아귀가 너무 연상되긴 했지만, 악당 다운 면모를 잘 보여줬습니다. 특히 레스토랑 장면은 참 무섭더군요. 임수정은 나이가 몇 살인데 여전히 소녀 스럽군요. 유해진은….김혜수씨랑 사귀고 있다고 하니 일단 색안경 쓰고 봐 집니다만 ㅋㅋㅋ (김혜수씨는 내 초딩때 좋아하던…) 코믹장면도 이젠 뭐…한국영화에 당연하달 수 있겠지만 재미있었습니다.

권선징악밖에는 큰 주제는 없지만, 좀 생각해 볼 것도 있습니다. 자신이 원래 누구인지 잊고 지내던 초랭이나 화담이 과연 현실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까요? 우리도 사실 어렸을때…아니 가깝게는 몇년 전의 세밀한 기억도 까마득하게 잊고 지냅니다. 그렇다면 내 현재의 모습, 내가 나를 생각하는 것은 진실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진실은 아니지만 가면이나 거짓이 아닌…망각과 부분적인 환생? 음…머리 좀 돌리려니 어렵군요.

어째튼 재미있고 즐거운 영화였습니다. 아바타와 나란히 흥행할 만 하더군요.

ps.
신선들이 피리를 합칠 때, 갑자기 주변 배경이 밝아지며 밤에서 낮이 됩니다.
하지만 그 후 계속 낮인 채로 싸움을 계속 하더군요.
왜 갑자기 한밤중에서 낮이 되었는지는 영화적인 설명이 없었네요.

이조판서로 변신해 숨어 있던 쥐요괴가 왜 임수정을 납치하려 했는지도 의문입니다.
임수정한테 만파식적이 있지도 않았고, 임수정의 진짜 정체는 표운대덕이지만, 그건 아무도 몰랐으니까요.

ps.
백윤식씨가 전우치의 스승인 천관대사 역으로 나옵니다. 오랫만에 보니 즐겁더군요.

ps.
천관대사도 진짜 죽은 건지 좀 애매하게 사라졌고(요다처럼 뿅~ 옷만 남음)
화담도 죽지 않고 족자속에 봉인 되었습니다.
이거 후속편을 만들어도 스토리 상 무난하겠네요.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나.

ps.
영화 보기 직전에 식객2 광고를 하던데…
식객의 ‘요리의 의미를 찾는’ 내용이 아닌 요리대결 전문 영화인거 같아서 예고편부터 좀 실망이었습니다.

ps.
전우치 시사회때 상영한 버전에서는 청계천에서 초랭이가 쥐 요괴를 보고 “아이, 저 쥐새끼, 저거…”라고 하는 장면이 있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오늘 본 영화에서는 그 장면이 없었습니다. 아쉽군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