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2018)

마동석은 실베스터 스탤론의 오버 더 톱을 보고 10년을 준비하며 만든 영화라는데, 그래서 그런지 비슷한 점이 많다. 헤어진 가족과 다시 만드는 가족, 팔씨름, 아이… 그래도 그건 80년대 영화였고, 실베스터 스탤론은 근육 바보를 연기하더라도 본인이 엄청나게 실력 있는 시나리오 작가이자 배우였다. 마동석은 오히려 이 영화로 ‘글쎄?’ 하는 느낌만 주게 된 듯 하다.

이 영화는 두 단어짜리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 마동석의 신파극. 더 이상의 요소가 없다. 팔씨름 자체도 마동석이 자신의 조건으로 조폭이나 양아치 안하려면 뭔가 힘을 쓰는게 필요하니 넣은 중심 소재 아닌가 싶은 정도로 마동석의 이미지에 크게 기대는 영화이다. 그리고 그냥 나머지는 뻔한 신파다. 그리고 한국 영화 답게 귀여우면서 똘똘한 아역들 넣고. 끝.

자고 있는데 마눌님이 깨워서 이따위 영화를 강제 시청함. 그래서 별 1.5개.

달빛궁궐 (Lost in the Moonlight, 2016)

넷플릭스에 있어서 따님과 두번 감상.

전통적인 소재를 살린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은 좋긴 한데, 그외에 장점은 딱히 없다. 전통적인 소재를 쭈욱 나열해 놓고 억지로 이어 붙인 듯한 스토리 전개. 어색한 더빙, 어딘가에서 본 듯한 디자인 요소들.

주인공은 그냥 다른 세상에 빨려 들어가 딱히 하는 일이 없이 이야기에 휩쓸려 여기가서 신기한거 보고, 저리 가서 신기한거 본다. 마지막에 자기 의지로 약간 영향을 주긴 하지만 그 마저도 식상한 ‘의로운 주인공’식 결정이었다. 악역인 매화부인은 괜히 향나무 노인네 깨워서 자폭하고, 자잘한 악당들도 어쩌다 그냥 스스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야기 흐름이나 설정도 이해가 되게 보여주기 보다는 계속 등장 인물들이 말로 설명하고 있다. 기타 뭐하러 있는지 모르겠는 캐릭터만 수십개.

더빙한 연예인들 목소리는 아주 어색한 연기의 끝장을 보여준다. 김슬기가 그중에 그나마 발음이 좋기는 한데 굳이 김슬기를 쓰는 이유는 모르겠다. 다람쥐 목소리나 특성이 소년에 가까운데 왜 여성 연예인을 쓰지…

디자인 부분도 문제인데, 전통적인 면을 살린거 자체는 좋다. 그런데 아무래도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들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주인공이 처음 보는 신기한 장면을 표현하는 연출도 그렇고 요괴들이 액체괴물 비슷하게 되는 부분도 아무리 봐도 미야자키 하야오가 자주 쓰던 방식이다. 설사 표절이 아니라 하더라도 보는 사람이 충분히 연상을 할 수 있을만한 유사성을 많이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좋게 본 것은 음악과 산신들. 북악산신과 목멱대왕이 티격태격하면서 만담꾼 역할을 하는 점이 좋았다. 별로 이야기 흐름에 비중은 없지만.

개인적인 평가는 별 2개. 고작 이게 최선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