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2019)

대박 영화인데, 이래저래 이번에야 봤다.

웃기려는 목적 하나로 최대한 정성을 들여 만들었다는 느낌의 영화. 은근히 이것저것 패러디도 나오고, 이명박 박근혜도 돌려 까고, 배우개그도 잘 써먹는 등 디테일이 좋은 코메디 영화다. 그리고 경찰이 주역으로 나오는 코메디 영화이다 보니 투캅스의 계보를 잇는 것도 같아서 반가웠다.

다만 마지막에 최종 패싸움은 좀 식상하고, 이하늬 등 몇 명의 액션은 싸운다기 보다는 춤추는 것 같아서 박진감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뭐 그래도 그 와중에도 여러 웃음 포인트를 넣어주는 점은 좋았다.

아무 생각 없이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 별 4개.

달빛궁궐 (Lost in the Moonlight, 2016)

넷플릭스에 있어서 따님과 두번 감상.

전통적인 소재를 살린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은 좋긴 한데, 그외에 장점은 딱히 없다. 전통적인 소재를 쭈욱 나열해 놓고 억지로 이어 붙인 듯한 스토리 전개. 어색한 더빙, 어딘가에서 본 듯한 디자인 요소들.

주인공은 그냥 다른 세상에 빨려 들어가 딱히 하는 일이 없이 이야기에 휩쓸려 여기가서 신기한거 보고, 저리 가서 신기한거 본다. 마지막에 자기 의지로 약간 영향을 주긴 하지만 그 마저도 식상한 ‘의로운 주인공’식 결정이었다. 악역인 매화부인은 괜히 향나무 노인네 깨워서 자폭하고, 자잘한 악당들도 어쩌다 그냥 스스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야기 흐름이나 설정도 이해가 되게 보여주기 보다는 계속 등장 인물들이 말로 설명하고 있다. 기타 뭐하러 있는지 모르겠는 캐릭터만 수십개.

더빙한 연예인들 목소리는 아주 어색한 연기의 끝장을 보여준다. 김슬기가 그중에 그나마 발음이 좋기는 한데 굳이 김슬기를 쓰는 이유는 모르겠다. 다람쥐 목소리나 특성이 소년에 가까운데 왜 여성 연예인을 쓰지…

디자인 부분도 문제인데, 전통적인 면을 살린거 자체는 좋다. 그런데 아무래도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들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주인공이 처음 보는 신기한 장면을 표현하는 연출도 그렇고 요괴들이 액체괴물 비슷하게 되는 부분도 아무리 봐도 미야자키 하야오가 자주 쓰던 방식이다. 설사 표절이 아니라 하더라도 보는 사람이 충분히 연상을 할 수 있을만한 유사성을 많이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좋게 본 것은 음악과 산신들. 북악산신과 목멱대왕이 티격태격하면서 만담꾼 역할을 하는 점이 좋았다. 별로 이야기 흐름에 비중은 없지만.

개인적인 평가는 별 2개. 고작 이게 최선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