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오브 스틸(Man of Steel, 2013)

Man-Of-Steel-2013

“멀고 먼 우주에 중력도 대기도, 사는 동물도 다르지만, 우연히 인간과 똑같은 외모에 미국식 영어를 사용하는 크립톤 행성이 있다. 이 별은 모든 사람을 유전공학으로 각 직업에 최적화해서 만들어내는데, 가끔 오류가 있는지 과학자가 군인보다 더 잘 싸운다.(오류가 아니야..그 과학자가 사실 로마 검투사야) 게다가 군인은 우주에서 살아남기 위해 하이퍼 드라이브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뭔가 바뀐거 같은데…) 
이 종족들은 지구에 오면 태양의 에너지를 받아 초인이 되는데, 주인공은 지구 공기를 마시는 여부에 따라서 초능력이 발현되고, 그외의 크립톤인은 우주선외에만 있으면 마스크를 써도 초능력이 생기는 전혀 다른 조건을 보인다. (주인공의 친아버지인 과학자는 중력도 중요한 요소처럼 말했으나, 우주선에서는 지구인 여주인공이 멀쩡히 서있는 것으로 보아 1G에 가까운것으로 보인다)
크립톤의 기술을 놀라워서, 주인공이 주먹 한방이나 눈에서 나가는 광선으로 우주선을 쉽게 부수지만, 각자 입고 있는 옷이나 갑옷은 아무리 싸워도 손상을 주지 못하는 소재로 되어 있다.
반면 지구인들은 역시 강인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어서 슈퍼맨과 악당들이 주변을 지지고 볶는 와중에도 무척 침착했으며, 특히 메트로폴리스의 주민들은 빌딩이 무너지고 차가 터져도 가만히 서서 관람하는 질서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과학자 친구와도 주먹싸움에서 지는 군인 악당은 지구인을 협박하는거 외에는 별로 전략/전술적인 능력이 없어 보이며, 주인공의 파괴시도가 뻔한 상황에서 테라포밍을 위한 기기를 지구에 배치하는 어리석음을 보인다. 그리고 갑옷을 벗으면 더욱 전투력이 약해지는 현상을 보여준다. 마지막에는 눈에서 광선을 발사해 무고한 지구인 가족을 죽이려고 하는데, 주인공이 얼굴만 쥐고 있지만 눈동자를 굴려서 맞출 생각을 하지 못하였으며, 끝내 주인공에게 잔인하게 죽고 만다.”

이 영화를 만들 때의 컨셉은 ‘현실에 있을 법한 슈퍼맨’이었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본적이 있는데, 영화를 보면서 매우 실망했다. 영화 촬영이나 편집, 화면 색감, 소품 디자인등을 배트맨-다크나이트 시리즈에서 따오거나 현실감 있게 만들었을 뿐이었다.(슈퍼맨의 팬티가 없어진것도 중요한 현실화이지만…)  설정이나 이야기 짜임새등은 그리 꼼꼼하지 못했다. 물론 수퍼 히어로 영화는 액션이 중요한 것이며, 액션은 슈퍼맨과 적의 슈퍼파워를 잘 반영해 정말 진정한 파괴를 보여주었다. 괜찮은 리부트라고 생각하지만 기대에 비해서는 실망이었다.

헨리 카빌과 여러 배우들은 무척 잘 캐스팅 되었다고 생각한다. 에이미 아담스가 마흔의 나이라서 2편 3편과 저스티스 리그등 10여편의 작품이 나오는동안 버틸 수 있을까 걱정되긴 하지만 그동안 워낙 동안이라 괜찮을지도. 그 예쁘던 다이안 레인이 할머니 처럼 분장해서 나와서 좀 안타까웠고(아역으로 나온 작품을 봤던 배우가 늙는다는건 슬프다…).

배트맨과 슈퍼맨의 영화가 준비중이라고 하는데 일단 기다려본다.

슈퍼맨 리턴스

이 글은 스포일러가 다소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할것.

용산 CGV에서 아이맥스 3D로 슈퍼맨 리턴스를 봤다.(영어 잘하시는 이모가 항상 슈퍼맨이 아니라 수퍼맨이라고 강조하시던…ㅎㅎ) 국민학생이었던 80년대에 빠져서 봤던 영화 슈퍼맨 시리즈가 다시 만들어지다니 감개무량!

예전엔 이랬던 슈퍼맨

일부러 예전 슈퍼맨과 이미지가 비슷한 배우(브랜던 루스)를 사용했고, 내용도 슈퍼맨2와 이어져서 슈퍼맨이 고향별을 확인하러 우주로휴가 가서 5년후에 돌아오는 것으로 설정하고 있다. 미남에 대한 시대상의 변화인지, 좀더 곱상해졌다는게 변화라면 변화.

야한 영화도 아닌데 거시기를 그래픽처리로 가려야 했다는 뭐든 큰 남자! ㅋㅋ

슈퍼맨의 옷도 다소 변했는데, 디지털 HD시대에 발맞춰 옷에 세밀한 질감과 로고와 벨트의 입체감, 디테일이 추가 되었고, 망토의질도 매우 고급화 되었다. 원색의 빨간색이 다소 시대에 안맞는다고 생각했는지 조금 탁한 색을 사용한 것도 변화.

3D기술의 발달로 슈퍼맨이 날아가는 모습을 다양하게 잡아주고, 항공기를 추적할 때도 항공기의 어지러운 움직임과 슈퍼맨을 뒤섞어관객의 혼을 빼놓는다. 아이맥스로 볼때는 중간중간 안경을 썼다 뺐다 해야 하는 바람에 더 정신이 없기도 했다. 영화보기 전에훈련도 시키더라. ㅋㅋ

또다른 시대의 변화는 폭력성이다. 예전의 슈퍼맨은 쇠파이프나 권총으로 맞거나 차에 치이고 끄떡안하는 정도를 보여주었다면, 이번슈퍼맨은 개틀링건으로 맞고, 눈동자에 총알 맞고 튕기는 등의 다소 섬뜩한 것들을 보여준다. 수퍼맨이 들어올리거나 던지는 물건의사이즈도 3D기술로 몇십배가 되었다. 조폭영화도 아닌데 클립토나이트에 힘빠진 슈퍼맨이 집단 린치를 당하는 것도 다소 잔인하고비장하게 보여준다. 게다가 정의의 용사는 아무리 악당이라고 해도 죽이지 않는 것일 진데, 섬을 들어올리다가 루터의 부하들을깔려죽게 만들고, 그 아들까지 피아노를 던져 엄마를 때리는 루터의 부하를 압사시킨다. 이젠 잔챙이 정도는 죽여도 무리없는 시대가된것일까.

유부녀를 바람피게 만드는 슈퍼망토제비

로맨스를 담당하는 로이스역의 케이스 보스워스는 다른 영화는 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애엄마 하기에는 다소 앳디고 여린 외모를 가지고있는것 같다. 그리고 역시 시대적인 변화인지 전통적인 로이스 역에 비해서는 좀 말랐다. ^^; 결혼도 안하고 남자와 계약동거하며애 키우고 있는 모습도 시대적 반영일까.

솔직히 좀 실망한건 악역인 렉스 루터역의 캐빈 스페이시이다. 유주얼 서스펙트나 네고시에이터에서 보여주었던 카리스마를 기대했는데,”빌리언!!”하고 외칠때 너무 기력을 써버리셨는지, 그후로는 별다른 힘이 없다. 머리가 근육보다 쎄다고 큰소리 쳐봐야 결국슈퍼맨의 똥파워에 말려버려 초라한 10평 무인도에서 바보여자와 살게된 허무함이라니…

아 참, 반가운 얼굴이 있었는데, 슈퍼맨의 미모와 똥파워에 눌려있어야 하는 또 한명의 미남이 있었다. X-Men의 싸이클롭스,제임스 마드슨. 로이스의 위기에서도 남편이지만 슈퍼맨을 위해 초능력 발휘 한번도 못해서 얼마나 억울했을까. ㅋㅋ 슈퍼맨의 붉은광선은 예전에 비해 강렬한 느낌이 덜해서 화면을 온통 붉게 만들어버리는 싸이클롭스의 강력한 광선이 더 그리웠다.

예수의 패러디니, 미국의 오만함을 상징하는 영웅이니 하는 복잡한 고민만 하지 않는다면 영화는 전체적으로 볼만하고 즐겁다. 멋진특수효과와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존 윌리암스의 음악. 그리고 미남 미녀 열전이니까. 특히 아이맥스로 처음 SF영화를 봤는데 입체효과뿐 아니라 배우들의 면도자국이나 자잘한 볼의 솜털이나 눈의 홍채 무늬까지 보여서 또 다른 재미를 주었다.

PS.
재미있는 사진을 한장 구했다.

슈퍼맨 날아가는 장면 찍는 사진. 뒤쪽 두사람은 망토를 끈으로 잡고 있고, 아래쪽에서는 바람 뿜어주고 난리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