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적 로빈후드 (Robin Hood : Prince of Thieves, 1991)

로빈 후드에 대한 영화는 많지만, 제일 재미있는 것이라면 역시 이거다. 넷플릭스에 있길래 다시 감상.

스토리는 전형적인 로빈 후드 영화이다. 십자군 원정 다녀온 주인공이 로빈 후드가 되어 폭정을 하는 높은 놈과 싸우며 도둑질하는 내용. 거기에 로멘스 추가, 우정과 의리 추가, 유머 대량 추가, 액션 추가… 흥행할 만한 내용은 다 집어넣고도 연출이 꼬이지 않은 대단한 영화이다. 이런 연출능력을 가진 감독이 다음 작품은…

특히 유머 부분은 이 영화의 진수인데, 정말 5분 단위로 웃긴 장면이나 대사가 나오는 영화이다. 왠만한 개그 영화보다 더 많이 웃긴 것을 시도하고 비꼬는 유머도 상당해서 30년이 지난 요즘 봐도 재미있고, 크게 어색하지 않을 정도이다.

유명한 배우들도 많이 나온다. 케빈 코스트너는 말 할 것도 없고, 나는 모건 프리먼을 이 때 처음 알게 되었다. 비꼬는 유머는 대부분 모건 프리먼이 담당하고 있다. 메리언 역의 메리 엘리자베스 마스트란토니오는 어비스에서 보던 강인하고 똑똑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전투력이 안될 때는 찔끔찔금 악당을 괴롭혀 가며 주인공을 도와주는 것이 대박. ㅋㅋㅋ 악역의 알란 릭맨은 다이하드 처럼 지능캐는 아니지만 나름 밸런스 맞는 악역을 보여준다. 적당히 매력도 있고, 적당히 추악하고, 적당히 잔인하달까. 조연인 크리스찬 슬레이터도 괜찮고, 카메오 수준이지만 숀 코너리도 나온다.

옛날 영화라 못 보신 분들은 꼭 한번 보기를. 90년대 영화 중 재미만 따지면 터미네이터2에 이어 2위에 올려도 뭐라 할 사람 많지 않을 영화다.

맨 오브 스틸(Man of Steel, 2013)

Man-Of-Steel-2013

“멀고 먼 우주에 중력도 대기도, 사는 동물도 다르지만, 우연히 인간과 똑같은 외모에 미국식 영어를 사용하는 크립톤 행성이 있다. 이 별은 모든 사람을 유전공학으로 각 직업에 최적화해서 만들어내는데, 가끔 오류가 있는지 과학자가 군인보다 더 잘 싸운다.(오류가 아니야..그 과학자가 사실 로마 검투사야) 게다가 군인은 우주에서 살아남기 위해 하이퍼 드라이브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뭔가 바뀐거 같은데…) 
이 종족들은 지구에 오면 태양의 에너지를 받아 초인이 되는데, 주인공은 지구 공기를 마시는 여부에 따라서 초능력이 발현되고, 그외의 크립톤인은 우주선외에만 있으면 마스크를 써도 초능력이 생기는 전혀 다른 조건을 보인다. (주인공의 친아버지인 과학자는 중력도 중요한 요소처럼 말했으나, 우주선에서는 지구인 여주인공이 멀쩡히 서있는 것으로 보아 1G에 가까운것으로 보인다)
크립톤의 기술을 놀라워서, 주인공이 주먹 한방이나 눈에서 나가는 광선으로 우주선을 쉽게 부수지만, 각자 입고 있는 옷이나 갑옷은 아무리 싸워도 손상을 주지 못하는 소재로 되어 있다.
반면 지구인들은 역시 강인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어서 슈퍼맨과 악당들이 주변을 지지고 볶는 와중에도 무척 침착했으며, 특히 메트로폴리스의 주민들은 빌딩이 무너지고 차가 터져도 가만히 서서 관람하는 질서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과학자 친구와도 주먹싸움에서 지는 군인 악당은 지구인을 협박하는거 외에는 별로 전략/전술적인 능력이 없어 보이며, 주인공의 파괴시도가 뻔한 상황에서 테라포밍을 위한 기기를 지구에 배치하는 어리석음을 보인다. 그리고 갑옷을 벗으면 더욱 전투력이 약해지는 현상을 보여준다. 마지막에는 눈에서 광선을 발사해 무고한 지구인 가족을 죽이려고 하는데, 주인공이 얼굴만 쥐고 있지만 눈동자를 굴려서 맞출 생각을 하지 못하였으며, 끝내 주인공에게 잔인하게 죽고 만다.”

이 영화를 만들 때의 컨셉은 ‘현실에 있을 법한 슈퍼맨’이었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본적이 있는데, 영화를 보면서 매우 실망했다. 영화 촬영이나 편집, 화면 색감, 소품 디자인등을 배트맨-다크나이트 시리즈에서 따오거나 현실감 있게 만들었을 뿐이었다.(슈퍼맨의 팬티가 없어진것도 중요한 현실화이지만…)  설정이나 이야기 짜임새등은 그리 꼼꼼하지 못했다. 물론 수퍼 히어로 영화는 액션이 중요한 것이며, 액션은 슈퍼맨과 적의 슈퍼파워를 잘 반영해 정말 진정한 파괴를 보여주었다. 괜찮은 리부트라고 생각하지만 기대에 비해서는 실망이었다.

헨리 카빌과 여러 배우들은 무척 잘 캐스팅 되었다고 생각한다. 에이미 아담스가 마흔의 나이라서 2편 3편과 저스티스 리그등 10여편의 작품이 나오는동안 버틸 수 있을까 걱정되긴 하지만 그동안 워낙 동안이라 괜찮을지도. 그 예쁘던 다이안 레인이 할머니 처럼 분장해서 나와서 좀 안타까웠고(아역으로 나온 작품을 봤던 배우가 늙는다는건 슬프다…).

배트맨과 슈퍼맨의 영화가 준비중이라고 하는데 일단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