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Cloud Player 사용기

아마존에서 서비스하는 클라우드 드라이브는 5기가바이트의 무료 용량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파일 저장 서비스이다. (유료로는 더 용량을 늘릴 수 있음) 그런데 얼마 전에 아마존은 클라우드 플레이어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저 클라우드 드라이브에 원하는 만큼 MP3파일을 올려놓고(아마존에서 구매한 음악은 자동으로 들어감) 원하는 때 다운받거나 스트리밍으로 재생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당연히 저작권자들이 반대했겠지만 아마존의 강력한 유통망이 갑이므로 무시 소용없을 듯. -_-; (구글에서는 더 파격적으로 2만곡까지 업로드되고, flac등의 포멧도 지원하는 구글 뮤직을 서비스한다지만 아마존에 비해 저작권 협상은 힘들 듯 하다)

개인적으로 사용중인 스마트폰에 SD메모리 용량이 부족하므로 원하는 MP3파일을 충분히 가지고 다닐 수 없는데, 유용한 서비스라 생각해서 도전했다.

그런데 이 서비스는 저작권 등의 문제로 현재 미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게다가 안드로이드 앱은 미국 이통사에 연결되어 있어야 다운로드 가능+미국 로케일+영어 설정에서만 사용 가능. 그래서 이용하려면 별 삽질을 다 해야 한다.

아래는 그 삽질 순서.

  1. amazon.com 가입후 로그인
  2. https://www.amazon.com/clouddrive/ 에서 클라우드 드라이브 개설
  3. 안드로이드폰 마켓에서 MoreLocale2 다운받아서
    커스텀 로케일로 언어 en, 지역은 US 로 설정
  4. 안드로이드폰에서 Market Enabler 로 통신사를 미국 이통사(예:T모바일US)로 설정
  5.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Amazone MP3 앱 다운로드.
  6. Amazone MP3 앱 실행후 로그인.
    Cloud Player를 실행시키려 하면 등록이 필요하다고 함.
  7. 미국이 아닌 곳에서 아마존에 접속한 것을 속이기 위해 http://www.torproject.org/ 에서 Tor 웹브라우저 다운로드후 실행.
    (Tor는 신변 안전을 위해 추적을 막는데 사용하는 일종의 프록시 서비스임)
  8. Tor 웹브라우저 상에서 https://www.amazon.com/cloudplayer/ 에 들어가 약관 동의하고 등록.
  9. 안드로이드폰에서 실행시킨 Amazone MP3 앱을 이용.

 

웹서비스 부분은 한번 인증만 하면 미국 ip가 아니어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안드로이드 앱의 경우는 계속 로케일과 언어 설정을 체크한다. 덕분에 내 디자이어 폰을 영어 설정으로 사용해야 하는 부작용이 있지만, 구글 맵을 실행하면 일부 지명이 영어로 나오는 것 외에 별 불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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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zone MP3 앱은 간결하고 딱 필요한 기능만 있는 느낌. 플레이 리스트, 아티스트, 앨범, 음악 별로 재생을 선택할 수 있고, 재생 컨트롤은 재생/멈춤, 다음 곡/이전 곡, 셔플과 무한 반복 정도 밖에 없다. 설정에 이퀄라이저 설정이 있는데, 프리셋 중에만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다. 음질은 올려놓은 MP3와 거의 동일하다. 지원되는 포멧은 DRM없는 .mp3와 .m4a만 가능.

재생할 때 처음 곡은 약 5초 정도 스트리밍 딜레이가 있고, 그 다음 곡은 미리 스트리밍 해와서 별 문제 없는 수준이다.  스트리밍 방식이므로 네트워크가 불안정하면 재생이 불가능하다. 한번 오류가 나면 추가적인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재생이 아예 멈춰버린다. 스트리밍은 와이파이에서만 할 것인지 이통사 네트워크에서만 할 것인지, 둘 다 할 것인지 설정 가능.

신기하게 자주 듣는 곡은 스트리밍 딜레이 없이 바로 재생되는데, 데이터나 캐시 용량을 거의 안쓰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무슨 원리로 그렇게 작동하는지 모르겠다. 한두번 들은 곡은 스트리밍 딜레이가 1초정도로 줄어들기도 한다.

아직 자잘한 버그도 있다. 웹의 클라우드 플레이어 서비스에서 설정한 재생 순서가, 안드로이드 앱에서는 가끔 엉뚱하게 섞여 있다. 나중에 보면 다시 복원되기도 하고, 좀 뚱딴지 같은 듯. 앱 상에서 재생 순서를 임의로 바꾸기는 편하게 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안되었다. (HTC 디자이어의 기준으로) SD메모리를 사용하는 등의 작업을 하면 음질이 일그러지는 문제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아마존 클라우드 드라이브 자체이다. 미국 전용 서비스다보니 미국 회선에서만 최적화 되어 있는지 업로드 속도가 매우 느리다. 100MB 업로드 하는데 15분 정도 걸린다. 1기가에 2시간 반이 걸리니 무척 느리다. 자주 변경할 플레이 리스트보다는 올려놓고 꾸준히 듣거나, 가끔 듣기에 핸드폰 용량을 차지하기 아까운 음악들을 올려놓는 게 나을 듯. 다운로드 속도도 비슷한데, 그래도 음악 재생 속도보단 몇 배 빠르기 때문에 음악을 듣는데는 큰 무리가 없다.

 

결론 : 제한적인 목적으로는 쓸만한데 권하기는 좀 그렇네.

소니 MDR-XB300 헤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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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생일선물로 받았으니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 뒤늦은 소니 MDR-XB300 헤드폰 사용기입니다. 5만원정도 되는 중저가 헤드폰이지요.

이 헤드폰의 특징은 막강한 중저음입니다. 거의 밸런스가 무너질정도로 중저음만을 강화해버리는 특성 탓에 맑은 소리나 그대로의 소리를 좋아하는 분들은 싫어할 정도입니다. 중저음 특성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반대로 좋은 헤드폰이 되겠지요. 중저음에 너무 강화해서 마치 짙은 안개속에 있는 것 같은 답답한 느낌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음을 묻어버리거나 하는 정도는 아닙니다. 전체적인 음질도 좋은 편이구요.

저항이 무척 작아서, 출력이 작은 휴대용기기에서도 볼륨을 중간이상 키울 일이 없을 정도입니다. 다만 저항이 작은 대신 화이트 노이즈는 꽤 그대로 들립니다.

크기는 중간정도의 헤드폰이지만, 머리 크기를 조절하는 정도의 변형만 되기에 휴대성은 좋지 못합니다. 제가 아마 인구 1%안에 들어갈 거대한 머리를 가진 사람인데, 저에게 맞는 것을 보면 머리크기 조절은 꽤 크게 되는 편입니다.

선의 길이는 1.5미터 정도인데, 넓은 칼국수 면발 같은 스타일이기 때문에 무척 튼튼하고 잘 꼬이지도 않습니다.

내부에 있는 구조가 크고 진동에 민감해서인지, 헤드폰을 쓴 채로 걸으면 걸음걸을 때의 충격이 쿵쿵-하고 내부에서 울리는 특징이 있습니다. 걸으면서 음악 듣는 것이 주 목적인 분들에게는 좀 안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