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의 6호 (靑の6號 1998)

018d-1c

청의 6호는 GONZO에서 만들어진 4편짜리 SF장르의 OVA이다. 모 전시회 부스에서 홈씨어터와 컴퓨터를 연동시키는 장비를 선보였었는데, 그때 청의 6호를 디스플레이 용으로 상영하고 있었다. 특이한 영상미와 메카닉때문에 기억에 남았었는데, 나중에 청의 6호라는 애니매이션이라는 것을 알았다.

가까운 미래, 지구는 바다가 크게 확장되어 지구의 대부분을 덮고 있고 인류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었다. 이 일의 배후는 존 다이크라는 과학자. 그는 남극을 녹여 자신의 나라(?)를 만들고, 유전자 조작으로 새로운 바다 종족을 만들어 인류를 공격하고 있었다. 그리고 전세계는 청의 계획이라는 잠수함 계획을 만들어 이에 대항하기 시작했다.

청의 6번째 잠수함(1호 미국, 2호 영국, 3호 프랑스, 4호 독일, 5호 러시아, 6호 일본, 7호 호주, 8호 중국, 9호 싱가포르, 10호 인도)은 모 도시에서 보급을 받고, 소형 전투 잠수정 그램퍼스의 파일럿인 키노는 함장의 추천으로 하야미 테츠라는 파일럿을 포섭하러 간다. 그러나 그는 세상사를 비관하며 거절한다. 돌아오는 길에 바다에서 올라온 게 로봇의 공격을 받게 되고, 위험을 알아차린 하야미의 도움으로 키노는 청의 6호로 돌아온다. 청의 6호에서 발진한 키노와 하야미의 그램퍼스는 게 로봇을 공격해 부수고, 하야미는 게 로봇에서 탈출한 인어 같은 뮤티오를 동정해 구해주게 된다. 청의 6호는 잠수함같은 역할을 하는 무스카 고래와 교전해서 겨우 이긴다. 적의 사령선인 유령선에서 상어합성인간인 베르그는 무스카의 패전을 알고 유령선을 바다로 떠으르게 해 함포사격을 한다.

유령선의 함포사격에 해군은 큰 피해를 받고, 청의 6호는 도시를 탈출해 블루돔이라는 해저기지로 돌아간다. 거기서 존다이크는 마침내 폴 쉬프트라는 자기축을 뒤흔드는 일을 일으켜 인류를 전멸시킬 것이라는 충격적인 계획이 알려진다. 그리고 존다이크가 통신망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게 되고, 사람들은 그의 말에 적의를 품는다. 하야미의 마음이 망가진 이유는 친구(이름 잊어먹었다)와 함께 과거에 존다이크에게 화평을 청하러 단독으로 잠수정을 타고 갔다가 공격을 당해 친구를 두고 탈출한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친구는 유전자 변이를 당해 점차 바다종족화 하고 있었고, 그의 기억에 의지해 청의 잠수함들은 공격을 계획한다. 그런 와중에 블루돔은 베르그의 기습을 당해 대파되고, 하야미는 복수심에 불타 나가서 싸우다가 격침당해 표류하게 된다.

하야미는 자신이 구해줬던 뮤티오에 의해 구해졌으나, 곧 다른 뮤티오들이 배반자를 공격하러 몰려온다. 그때 거대한 초기형 무스카급 고래가 와서 구해준다. 그는 존다이크에 대해 여러 대화를 해주고, 점차 존 다이크가 미친 과학자가 아니라 다른 의미가 있음을 하야미는 깨닫게 된다. 청의 잠수함들은 겨우 블루돔을 탈출해 계획대로 소련 타이푼급 핵미사일 잠수함을 개조해 청의 0호라 이름짓고 잠수함채로 남극대륙을 핵공격할 계획을 짠다. 그리고 전투가 임박해온다.

베르그는 청의 공격을 예상하고 기습을 준비하고 있고, 곧 청의 잠수함들과 치열한 전투에 들어간다. 청의 6호 함장은 하야미의 주장을 듣고 그램퍼스를 이용해 존 다이크에게 갈수 있도록 배려한다. 결국 청의 잠수함들은 큰 희생을 치루고 베르그의 군대를 무찔렀으나 0호가 피해를 당해 그대로 핵미사일을 남극점으로 발사하기로 하고 카운트 다운을 시작한다. 하야미는 존 다이크와 대화를 통해 그가 인류의 모순과 잘못을 인류 스스로가 깨닫게 하기 위해 이러한 일을 벌였다는 것과 타종족에 대한 적의보다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듣는다. 그리고 폴 쉬프트는 핵미사일 공격을 상정해 그 에너지로 작동되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존 다이크는 죽었고, 하야미는 핵미사일 발사를 취소시키도록 알린다. 그러나 가까스로 살아남은 베르그는 아빠라고 부르는 존 다이크가 죽었다는 것을 인정 못하고 인간을 저주하며 뮤티오와 함께 바다로 사라진다.

여러 가지 의미로 흥미로운 애니매이션이다. 멋진 디자인의 메카닉, 화려한 3D의 수중 잠수함전, 아련한 뮤티오들의 노래등의 대단하고, 일본 만화에서 자주 나오던 미치광이 과학자가 결국은 나름의 철학이 있었다는 설정이나, 패를 갈라 싸우는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상대도 말이 통한다는 이해에서 시작한다는 것등의 진지한 주제도 흥미롭다. 더구나 변신하는 그램퍼스나 무수한 어뢰는 마크로스를 연상시키고, 평범한 다른 나라 잠수함과 달리 우주선 같은 청의 6호는 일본의 과학에 대한 자신감을 엿보게 한다. 어린 파일럿이나, 어린 오퍼레이터(청음소나 담당의 곰인형 안고 있는 여자애는 정말 귀엽지만, 전쟁에 맨앞에 서야 하는 역할을 저런 애에게까지 시키는 잔인함이란…), 현명함과 권위가 있는 함장, 자신을 희생하는 동료등이 나오는것도 일본 만화스럽다.

한 가지 오류가 있는데, 타이푼급 핵미사일 잠수함의 핵공격을 위해서라면 힘들게 얼음속을 비집고 남극을 기어 들어갈 필요는 없다. 잠수함채 터트리는 것은 미사일 공격보다 강할리도 없고, 미사일 사정거리가 5천 킬로미터 정도 되기 때문에 그냥 남미대륙 남쪽 정도에서 남극점을 향해 발사해도 되는 일이다.(원래 타이푼급 잠수함의 미사일은 북극해에서 북미대륙 전역을 사거리에 두기 위해 만들어졌으니 당연하다) 물론 그러면 이야기가 김이 빠지지만.

어쩌다보니 계속 잠수함 관련 작품에 대해서 연속으로 글을 써왔다. 크림슨 타이드, 붉은 10월호, 스필버그의 해저탐험, 청의 6호. 더울땐 이런 작품들 보는 것도 괜찮다. 그 밖에 특전 U보트나 U-571, K-19 같은 영화들도 봤지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따로 블로그에 쓰진 않을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