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는 홀아버지에게 창의적인 교육을 받으며 자라지만,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일찍 죽게 된다. 아버지와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천문학자가 된 엘리. 하지만 천문학은 드럼린같이 정치적 수완이 뛰어난 자나 인기있는 연구를 하는 학자만이 생존할수 있었고, 엘리같이 SETI프로그램을 하는 학자는 예산과 장비문제에 계속 시달려야 했다. 엘리는 해든이라는 모습을 숨긴 사람에게서 겨우 예산을 얻어 연구를 계속한다.
그러던중 엘리는 베가성에서 오는 신호를 접하게 되고, 그녀와 그의 연구팀은 그 신호에 인류가 처음 내보낸 “히틀러의 올림픽 연설”TV장면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신호에서 알수 없는 기호들을 분리해낸다. 해든의 도움으로 그 기호를 해석한 결과, 회전하는 고리들이 달린 거대한 장치였고, 운송장치 같은것으로 추정하게 된다.
세계 각국의 지원으로 운송장치를 완성하게 되었으나, 탑승자는 인기위주의 정책을 펼친 드럼린이 선정된다. 그러나 드럼린은 기계장치와 함께, 광신주의자의 테러로 폭발하게 된다. 엘리는 해든에게 일본이 건설한 또다른 장치가 있다는 것을 전해 듣고, 거기에 탑승하게 된다.
엘리는 장치를 통해 우주의 장대한 거리를 뛰어넘어 아버지의 모습을 한 외계인과 짧은 만남을 갖게 된다. 그러나 돌아온 엘리에게 돌아오는건 차가운 시선뿐. 그도 그럴것이, 외부에서 보기에 장치는 1초도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엘리와 배후 인물인 해든은 사람들에게 사기꾼으로 지목되게 되고, 엘리의 주장은 먹히지 않는다. 그러나 정작 엘리를 몰아세운 정부는 엘리가 찍어온 노이즈 밖에 기록되지 않은 영상이 18시간짜리라는 것을 숨기고 있었다.
콘택트는 그 유명한 천문학자이자 외계생물학자이자, 우주에 대한 진취적인 철학을 가지고 있던 칼 세이건 박사가 쓴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그가 영화 각색에도 참여했고 영화 개봉하기 몇달전에 죽었기 때문에 그의 유작으로 불립니다. 실제로 그는 SETI의 열렬한 후원자였고, 엘리만큼 무신론자였으며, 영화에 나오는 많은 내용이 그가 자신의 주장을 설명할때 쓰던 문장입니다. 그리고 그가 바라던 ‘인류의 느리고 꾸준한 성숙을 기다리는’ 지적인 외계인과도 만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엘리를 은근히 뒷바라지 하던 늙은 과학자인 해든이 그가 실제로 하고 싶었던 역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면에서 아서 클라크와 일맥 통하는 면이 있지만, 아서 클라크의 작품은 SF로서의 가치는 더 훌륭한 반면, 외계인이 인류를 아래에 두고 시험/실험하는 듯한 내용이 많아서 좀 거북한 면이 있습니다. 표현방식도 칼 세이건쪽이 좀더 순수하고 철학적이죠.)
하지만 그런면과는 반대로 영화는 엘리라는 순수하고 지적인 과학자의 입장에서 보는 모순적인 세상을 표현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합니다. 엘리의 아버지가 죽었을때 신의 뜻이라는 말밖에 못해주는 목사와, 그녀의 연구비나 깍아먹고 인기나 올리는 상사, 미국의 파워의 양면, 한심한 민주주의적 선발방식과 신을 믿지 않고 과학만 신봉한다고 선발에서 탈락하는 모습, 또 다른 믿음을 가진 사내의 테러 등 아주 많지요. 우주의 신호를 발견했다고 전파망원경(VLA) 근처로 모여든 군중들은 인류의 지저분함, 어리석음, 맹목적이면서 숫적으로 민주주의를 이용하는 인류의 어두운 면을 대변합니다. 칼 세이건이 과학자로 살아오면서 질려버린 것을 죄다 풀어놓은 듯합니다. 아빠 외계인은 그걸 흥미로운 면이고 악몽일뿐이라고 넘어가버리고 끝나지만. 하지만 그런 표현덕분에 SETI의 어려움이 알려졌고, 이 영화로 인해 많은 도움을 받은것도 사실이죠.
이 영화는 볼거리가 많은 영화입니다. 지적으로 보이는 금발 미녀가 VLA를 배경으로 피크닉하듯 연구를 하는 장면이나, 알레시보 전파망원경, 거대한 외계 기계, 웜홀 통과등의 CG등. 총쏘고 몸던지는 영화가 아니면서 이정도 볼거리가 많은 SF영화도 흔치 않지요. 게다가 한창 원숙하면서 아직 늙지 않은 30대 중반의 조디 포스터가 연구/우주탐사까지 원맨쇼를 펼칩니다. 느끼함이 절정이었던 시기의 매튜 맥커너히, 그리고 조연으로 잔뼈가 굵은 데이비드 모스와 윌리엄 피쳐 등 유명한 사람들도 줄줄이 나옵니다. 감독은 말이 필요없는 로버트 저메키스.
영화를 처음 봤을때가 제가 한 생각은, “역시 여행갈땐 시계를 꼭 차고 가야지”였습니다. 그러면 엘리에게 증거가 하나 생기는데 말이죠. 전자적인 교란이 없을 아날로그 테엽시계로.
ps. 가장 유명한 대사는 “우리 밖에 없다면 이 넓은 우주공간은 낭비다”입니다. 그리고 “별의 수 x 별에 행성이 존재할 확률 x 행성에 생명이 존재할 확률 x 생명에서 문명이 진화할 확률”이라는 고전적인 이야기도 과학연구를 관객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나옵니다. ㅋㅋ 사실은 거기에 “x 생명이 운석이나 우주적 재앙에 멸망하지 않을 확률 x 문명이 자멸하지 않을 확률 x 문명이 외계에 관심을 갖게 되어 연락해 올 확률 x 전파가 올때 하필 우연히 우리 안테너가 그쪽을 향했을 확률 x 피곤한 과학자가 그걸 노이즈로 오해하고 지나치지 않을 확률”을 곱해야 하지만요……
ps. 스필버그의 팬으로써, 그가 이 영화를 연출했다면 어땠을까 상상하곤 합니다. 아마 그였다면, 미스테리한 장면을 좀더 넣으며 조명 화끈하게 때려줬을테고, 정부의 음모로 중간 내내 떼우고, 엘리가 우주에서 (사실은 외계인 이었던) 아버지와 함께 행복하게 살며 끝나지 않았을까요? ㅋㅋㅋ
IMDB http://www.imdb.com/title/tt0118884/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Contact_%28film%29
위키피디아 한글 http://ko.wikipedia.org/wiki/%EC%BD%98%ED%83%9D%ED%8A%B8_%28%EC%98%81%ED%99%94%29
공식 사이트 http://contact-themovie.warnerbros.com/
이 영화를 처음 봤을때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마치 영화가 아니라 과학 다큐를 보는 것 같았어요. 무엇보다 ‘인류의 느리고 꾸준한 성숙’을 말해주는 장면에서는 영화가 빛이 날 정도로 멋있어 보이더군요. 마지막에 칼 세이건에 대한 추모사가 있는 것을 보고서야 ‘역시 그랬었군’하는 생각이 들었고 저메키스 감독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죠. 지금까지 몇번을 봤는지 몰라요.
워낙 러닝타임이 긴 영화라 새벽에 잘 곳 없으면 비됴방 가서 틀어놓고 자려고 해보기도 했으나 잠은 커녕 영화에 빠져 화장실도 못가고 봤었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외계문명 탐사나 화성 탐사를 함께했던 칼 세이건이 원작과 자문을 했으니 영화가 정말 리얼하고 그럴듯합니다. 과학계의 문제점이나 정치적 철학적 관점도 잘 스며 있구요.
정말 걸작영화입니다.
이영화 저도 참 재미있게 봤던 영화였습니다.
어쩌면 스필버그가 연출을 하지 않았던것이 다행이라고 생각될정도로 매우 차분하면서도 화려하지 않은, 그렇지만 매우 흥미로운 영화가 될수 있지 않았나생각되네요.^^
스필버그가 연출 하지 않은것이 다행이긴 하지만, 사실 스필버그가 화려한 표현만을 하는 감독은 아닙니다. ^^; 너무 자기식의 함의를 영화에 넣으려고 해서 문제지요.
어째튼 재미있는 영화지요.
정말 아름다운 영화였씁니다. 우주를 그렇게 아름답게 묘사한것은 정말 ㅠ.ㅠ 극장에서 봐야만 진가를 알수 있는… 흑 큰화면에서 다시 한번 보고 싶네요
큭..전 상당히 조악한 영화관에서 봤습니다. T_T 사실 그당시에 우리나라에 유명 극장 몇개빼고는 시설이 엉망이었죠.
중학교 과학시간에 접한 영화였는데 정말 감명깊은 영화죠 ㅠ.ㅠ
오..중학교 과학시간에 영화감상도 하시나 보군요. 저희때는 닥치고 판서-필기-암기 였는데 ^^;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10년도 훨씬 전에 칼세이건의 소설로 사서 읽었었구요. 칼세이건의 다큐멘터리 코스모스에 매료되어 그의 팬이 되었는데 소설을 썼다니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죠. 그리고 나중에 영화를 보니까 소설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내용이 영화로 나와서 너무 기분이 좋았고 조디포스터도 기가 막히게 딱 맞는 캐스팅이었고. 하여간 추억이 생각나게 하는 좋은 영화소개 감사합니다. Draco님 위로해주신것도 감사드려요. 좋은 하루 되세요.
칼세이건에 대한 책들을 보고 싶은데, 영어 실력은 별로 안되고, 국내 출판된건 몇가지 없더군요. 고수민님의 차가 돌아온거 정말 축하드립니다.
지적이면서 수준높은 영화중 몇안되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깊이 생각하게 해주는 작품이지요.
일종의 프론티어라고 해야 하나요? 인류차원의 꿈과 가야할 길에 대한 영화였죠.
정말 감명깊게 본 영화죠..;;
지금봐도 좋은..
네. 저도 글 쓰기 전에 잘못 기억한거 없나 확인차 다시 봤습니다. 지금 봐도 특수효과도 어색하지 않고 재미있더군요.
이런 소설을 썼던 칼 세이건이 여러 ‘초과학’ ‘신과학’ ‘유사과학’ 등을 신랄하게 비판한 책을 썼다는 것도 참 재미있지요.
뭐 이건 픽션이니까요 하하하…(먼산)
이젠 빈티지 영화가 되어가는군요…험험….ㅡㅡ;;;….저는 아마 죠디 포스터 땜에 본 기억이 나는군요…하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그리 만족하지 못한 기억이 있네요…대체 뭔 얘기야? 하며 본 기억이 있습니다…
조디 포스터가 클로즈업상태로 참 열심히 표정 바꿔가며 연기해준 영화였죠. 전 SF광이라 그런지 익숙한 주제였지만, 제 친구들도 빨간여우님처럼 별로였다더군요 ^^;
꽤나 오래전에 봐서 기억이 가물 가물하긴 해도 참 재미나게 봤던 영화였죠~ 이참에 다시한번 구해서 봐야 겠네요 ㅋ
그러고보니 벌써 10년전 영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