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콜라이트 (The Acolyte, 2024)

이정재가 나온다길래 본 디즈니+ 스타워즈 드라마.

(스포일러 주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배우도 좋고, 액션도 좋고, 특수효과도 좋은데, 이야기와 연출이 뭔가….쌍팔년도 단막극 드라마처럼 유치하다. 뒷이야기를 밝히는 과정도 그렇고, 인물들의 심리묘사도 그냥 배우들의 연기력에만 의존하는 것 같고, 이래저래 진행이 억지스럽고 공감이 안된다.

가장 중요한 캐릭터인 메이와 오샤 쌍둥이, 그 두명의 운명을 건드린 이정재가 연기한 솔, 솔과 친구이자 상사 역이지만 뭔가 정치적인 분위기 풍기는 버네스트라 로, 제다이에게 복수하려는 카이미르, 인물들은 딱 좋게 배치를 잘 했는데, 저 인물들이 전부 똑같이 착한 척하는 이기적이고 충동적인 인물들이다. 버네스트라 로와 카이미르만 좀 전략적이었을 뿐이다. 게다가 그 인물들의 관계를 그냥 대사로 퉁치고 지나가는게 너무 많다.

쌍둥이라는 스타워즈 전통이자 중요한 소재도 그냥…서로 좀 통했다. 원래 하나였다, 좀더 착한 줄 알았던 애가 흑화했다. 수준이다. 굳이 쌍둥이로 했을 필요도 없는 그런 정도의 활용이었다.

결국 오샤의 흑화도 공감이 안되고, 오샤의 흑화를 위해 많은 캐릭터를 낭비한 느낌마저 든다. 마지막 버네스트라 로의 일처리도 왜 그렇게 했는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냥 시즌2 예고편인가? 글쎄…시즌2라고 나아질까?

배우와 광선검 액션만 아니었으면 별 2개도 아까운 작품. 하지만 별 3개 준다.

덧. 오샤가 흑화할 때 쥐고 있던 파란색 광선검이 바로 빨강이 되는거였다면….아나킨 스카이워커는 오비완이랑 싸울때 파란색 유지했던게 뭐가 되냐?

로건 (Logan, 2017)

2000년 첫 엑스맨 영화부터 울버린 캐릭터를 연기한 휴 잭맨의 마지막 울버린 영화. 그동안 울버린 시리즈는 영 좋은 평가를 못 받았는데 그걸 단숨에 뒤집어 버리는 훌륭한 마무리.

사실 영화 자체는 참신하거나 그런건 아니다. 황폐화 된 세상에서 아이를 보호하며 고생하는 보호자 캐릭터 이야기는 굳이 라스트 오브 어스를 거론 안해도 몇가지 더 있었고(대부분 부모 역할 캐릭터가 희생하는 것 까지), 이야기 전개도 흔한 도망자식 스토리이다. 다만 그걸 왕년에 가장 팔팔 날아다녔던 불사의 캐릭터 울버린이 주연인데다가(그 외에도 알만한 캐릭터들이 여럿 나와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데드풀의 영향으로 성인등급 액션을 펼친다는데 의미가 있다.

게다가 울버린의 가장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상황이 영화의 중심에 깔려 있다. 노쇠하고, 먹여살릴 식구가 있고, 벌이는 마땅치 않고, 자살을 매번 생각하고 등등. 엑스맨 시리즈가 매번 비유가 직설적이지만, 울버린은 치매 노인을 데리고 있는 힘든 중년의 가장 그 자체이다. 그런데 거기에 희망이자 골치덩이인 아이가 추가되면? ㅋ

휴 잭맨의 배우 본인보다 20년은 늙어 보이는 연기도 훌륭했고, 패트릭 스튜어트의 치매 연기는 이미 경지에 오른 듯 하다. 신예 다프네 킨은 정말 미래가 기대된다. 예쁘고 재능과 끼가 넘치는 배우가 되길.

내 평점은 별 4.5.

ps. 영화 배경이 몇십년 미래라는데, 차량이 좀 첨단화 된거나 기계 의수가 실전에 쓰이는 것 외에는 현재와 딱히 다른게 안보인다. 핸드폰도 발전이 없고.

ps. 유전자 변형 식물에 대한 음모론을 활용했는데…음 그런 성분을 몰래 넣는게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