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아포칼립스 (X-Men: Apocalypse, 2016)

브라이언 싱어가 울버린이 없으면 이야기 중심을 못 잡는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가 엑스맨판 터미네이터였다면, 이번은 엑스맨판 울트론이려나? 작년에 구글 플레이 무비로 대여해서 감상.

액션도 멋있고, 특수효과도 좋고, 대단한 장면들도 많아서 볼거리는 넘친다. 지구를 파괴할 정도로 성장한 매그니토도 멋지고, 다른 배우들도 다들 연기를 잘 함. 그런데 그거 외에 장점이 없는 듯.

수 천년을 살아온 절대 강자 아포칼립스는 TV를 통해서(TV는 단방향 통신만 되는데 어떻게?) 현대 인류에 대해 순식간에 배우는데 결론은 울트론과 똑같음. -_- 그리고 나서 옛날에 하던 짓 그대로 한다고 4명의 기사를 모으고, 마지막에 그들에게 배신 당한다. (배신 당할 만도 했다. 처음엔 그들의 마음을 너무 잘 이해해서 부하로 만들더니, 결정적일 때는 부하들에게 일시키고 자신은 찰스 몸을 차지하려고만 했으니.) 그런데 결국 그를 이기는 건 갑자기 능력 해방한 진 그레이. 진 그레이에 대해 아는 사람이야 ‘우와! 피닉스다!’ 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데우스 오브 마키나일 뿐이다.

가장 재미있던 장면은 울버린 카메오 등장. 하필 거기가 웨폰X 만드는 곳이었다니. 왠지 엑스맨1편보다 나이 먹고 근육이 더 우락부락한 울버린이 나왔지만 ㅋㅋㅋ, 여러모로 의미 있는 카메오였다.

전편에서 퀵 실버의 묘기에 재미 있다는 반응이 많았는지, 이번에도 비슷한 걸 보여 주는데 나쁘진 않았지만 두 번째는 첫번째 만한 느낌은 아니였다.

내 평점은 3.5점. 영화 중에 언급 되듯이 3편은 항상 실망.

ps. 제임스 맥어보이는 이 영화에서 삭발한 이후에 엑스맨이 아닌데도 대머리 캐릭터로 등장하는 영화가 늘은 듯;;; 패트릭 스튜어트의 후계자가 될 것인가? ㅋㅋㅋ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X-MEN: Days of Future Past, 2014)

넷플릭스에 있길래 감상.

센티넬이라는 로봇이 모든 뮤턴트를 말살 하려고 하자, 미래를 바꾸기 위해 미래에서 과거로 의식이 전송된 울버린이 하는 일이 주요 소재이다. 엑스맨 버전 터미네이터.

소재가 소재이다 보니 액션도 많고, 볼거리가 많다. 과거 시리즈의 엑스맨 배우들과 새로운 시리즈 엑스맨 배우들을 같은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것도 한 재미. 또한 전작인 퍼스트 클래스에서 발생한 수많은 모순들을 절반 정도는 타임라인 리셋 효과로 해결했다는 장점도 있는 작품.

단점이라면 퍼스트 클래스에서 새로 등장한 캐릭터들을 ‘잡혀서 인체 실험 당하다 죽었다’라며 다 삭제 해버린 것인데, 그래서 결국 매그니토, 프로페서X의 대립과 울버린과 미스틱이 행동 대장인 도로 예전 시리즈와 비슷한 캐릭터 구성을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게 되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기회를 놓쳐 버린 것은 아닌지 아쉬울 뿐.

장점은 여러 뮤턴트 캐릭터들이 한두번 이상씩 자신의 초능력 최대치를 보여준다는 점(그리고 죽는다). 그 액션과 센티넬의 무서움이 잘 묘사되었다는 점이다. 퍼스트 클래스의 투닥거리는 애매한 액션과는 많이 달라졌다. 그리고 퀵 실버가 정말 멋지게 나와서 나중에 마블의 퀵실버와 비교가 될 정도이다. 시간 여행 소재인데도 어렵지 않게 연출했다는 것도 장점.

내 평가는 별 5개. 만점짜리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X-Men: First Class, 2011)

리부트인지 프리퀄인지 말이 많은 엑스맨 새로운 시리즈. 언젠가 보려고 했다가 넷플릭스에 있길래 감상.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본 엑스맨 영화이다. 엑스맨의 기원을 다루다 보니 볼 것도 많고, 프로페서X와 매그니토의 기원, 그리고 둘의 협력관계를 보는 것도 전작인 서로 대립하는 것보다는 재미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시리즈들 보다는 약간은 가볍고 밝은 분위기이다. 기존 시리즈를 열심히 봤던 사람들은 수많은 설정 구멍 때문에 고통 받겠지만.

과거 시점을 다룬 영화라 캐릭터들이 전부 젊은 배우들로 바뀌었다. 제임스 맥어보이, 마이클 패스벤더, 제니퍼 로렌스 이 세명은 좋아하는 배우들이라 만족. 케빈 베이컨도 너무 사악하게 느껴지는 연기를 해주었다.

단점이 있다면, 마지막 전투에서 밴시가 싸울 때 뭔가 어색한 느낌이랄까. 80년대 미드나 슈퍼맨 영화에서 헬기촬영의 한계상 날아다니는게 어설펐는데 딱 그런 특수효과와 비슷하다. 냉전을 다룬 시대적 배경이라 일부러 연출한 건 아니겠지?

내 평가는 별 5개.

ps. 다윈이라는 뮤턴트 죽는거 정말 개불쌍… 엑스맨 시리즈에서 불쌍하게 죽는 순위로 치면 1위 일듯. 그 다음은 엑스맨3편의 사이클롭스?


로건 (Logan, 2017)

2000년 첫 엑스맨 영화부터 울버린 캐릭터를 연기한 휴 잭맨의 마지막 울버린 영화. 그동안 울버린 시리즈는 영 좋은 평가를 못 받았는데 그걸 단숨에 뒤집어 버리는 훌륭한 마무리.

사실 영화 자체는 참신하거나 그런건 아니다. 황폐화 된 세상에서 아이를 보호하며 고생하는 보호자 캐릭터 이야기는 굳이 라스트 오브 어스를 거론 안해도 몇가지 더 있었고(대부분 부모 역할 캐릭터가 희생하는 것 까지), 이야기 전개도 흔한 도망자식 스토리이다. 다만 그걸 왕년에 가장 팔팔 날아다녔던 불사의 캐릭터 울버린이 주연인데다가(그 외에도 알만한 캐릭터들이 여럿 나와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데드풀의 영향으로 성인등급 액션을 펼친다는데 의미가 있다.

게다가 울버린의 가장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상황이 영화의 중심에 깔려 있다. 노쇠하고, 먹여살릴 식구가 있고, 벌이는 마땅치 않고, 자살을 매번 생각하고 등등. 엑스맨 시리즈가 매번 비유가 직설적이지만, 울버린은 치매 노인을 데리고 있는 힘든 중년의 가장 그 자체이다. 그런데 거기에 희망이자 골치덩이인 아이가 추가되면? ㅋ

휴 잭맨의 배우 본인보다 20년은 늙어 보이는 연기도 훌륭했고, 패트릭 스튜어트의 치매 연기는 이미 경지에 오른 듯 하다. 신예 다프네 킨은 정말 미래가 기대된다. 예쁘고 재능과 끼가 넘치는 배우가 되길.

내 평점은 별 4.5.

ps. 영화 배경이 몇십년 미래라는데, 차량이 좀 첨단화 된거나 기계 의수가 실전에 쓰이는 것 외에는 현재와 딱히 다른게 안보인다. 핸드폰도 발전이 없고.

ps. 유전자 변형 식물에 대한 음모론을 활용했는데…음 그런 성분을 몰래 넣는게 가능할까?

데드풀 (Deadpool, 2016)

Deadpool

이래저래 보고 싶었는데 늦게 봤다.

웃기고 야하고 잔인하고. 성인용 오락 영화에 필요한 요소를 딱 맞춰 나왔기에 성공한 영화. 그리고 그것에 절묘하게 맞는 캐릭터.

이 영화는 미성년자 관람 불가 히어로 영화도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고, 배우에게도 큰 터닝포인트가 되었으며, 앞으로 이 장르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망해버린 판타스틱4와 함께.

무척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이지만, 단점이 있다면 액션이 그리 많이 나오지 않고, 스케일도 그리 크지 않다. 빌런도 어벤져스를 봤던 관객에게는 거의 잡스러운 빌런이고, 아군으로 나온 히어로들도 그냥 애매한 등급이다. 예산부족이 큰 듯.  뭐 덕분에 속편 만들기에는 조금이라도 편하겠지만.

어째튼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