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젼 (Contagion, 2011)

코로나19 판데믹 상황과 비슷하다고 해서 갑자기 유명해진 영화. 영화 자체는 아마 사스와 신종플루에서 영감을 받아서 만든 듯. 구글 플레이 무비에서 대여해서 감상.

영화는 거의 다큐멘터리식 영화에 가깝다. 딱히 핵심 주인공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개인의 활약이나 액션, 스릴 같은 것은 없다. 개개인이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과정과 또 개개인이 그 바이러스를 막으려 노력하는 모습, 희생과 악용 하는 과정, 그리고 극복 등을 각각의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린다. 우리나라 영화 ‘감기’와는 무척 다르다. 감기는 흥행영화용 재난영화라면, 이건 리얼리티를 살린 쪽이다. 일반적인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이 아니라면 크게 성공하지는 못할 영화다.

그런데 정말 코로나19와 비슷하다.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유래해 중국을 통해 전세계로 대 유행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사람들은 사재기를 하고 그 와중에 돈을 벌려고 정보를 왜곡하는 사람도 있다. 여러모로 현실적인 영화라 할 수 있다.

마지막은 백신이 생산되고 점차 사회는 회복되며, 맷 데이먼의 가족이 다시 안정을 찾아가는 장면, 그리고 바이러스 저장소를 통해 이 또한 인류에게 지나가는 바이러스 중 하나…라는 식으로 담담하게 끝난다.

배우들이 정말 네임드급들이 잔뜩 나온다. 이런 영화에 이정도 투자가 가능한가? 싶기도 한데, 아마 스티븐 소더버그 영화라서 그런 듯.

내 평점은 별 4개.

솔라리스 (Solaris, 2002)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제임스 카멜론 제작, 조지 클루니, 나타샤 맥켈혼 주연. 스타니스아프 렘의 원작소설이나 거장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1972년판 솔라리스는 평이 몇배로 좋으나 못봤으니 패스.

과거에 주인공의 실수로 마누라가 자살했는데, 솔라리스라는 별의 연구용 우주선이 심상치 않아서 가보니, 그곳에서는 마음속 인물들이 되살아나는 엽기 상황. 자신의 기억을 바탕으로 불완전하지만 겉보기엔 똑같은 마누라가 부활했으니 어쩌면 좋나? 라는게 영화의 컨셉. 복제된 마누라는 ‘자살한 마누라’라는 주인공의 기억때문에 자살을 계속 시도하고, 주인공은 마누라에게 잘못한걸 되돌리고 싶은 마음에 우왕좌왕하다가 끝내 탈출하지 않고 솔라리스에게 안겨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지만 마누라랑 영원한 행복속에 엔딩이라는 결말.

캐스팅 좋고, 편집 좋고, 시나리오 깔끔한데, 뭐랄까…이루지 못하는 로멘스를, 죽어서 저승세계나 환상속에서 이루는 뭔가 맥빠지고 찝찝함이랄까, 그런 영화였다.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나 “판의 미로“와 일맥 통하기도.

부활한 마누라를 어떻게 살려서 못이룬 사랑을 이루나에 대한 로멘스 영화이고, SF적인 분위기는 그냥 배경일뿐이다. 우주선과 모니터와 유리로된 세트만으로 SF의 분위기를 만든 실력은 깔끔하지만, 역시 SF팬으로써는 아쉬운 영화다. 기대한 사람이 잘못이지만. (사실 포스터의 파란색과 보라색이 섞인 솔라리스 이미지가 너무 예뻐서 본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