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기 1위인 영화 그래비티를 결혼기념일날 3D로 관람했습니다.
한마디로 ‘3D로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입니다.
그래비티는 그렇게 짜임새가 좋거나, 작품성이 최고인 영화라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하지만 시각적인 면에서 이 영화는 최고입니다. 그리고 과학적이나 논리적으로 사실성이 있다고 하기엔 문제가 많은 영화입니다. 하지만 시각적인 사실성이랄까…시각적으로 관객이 빠져들고, 거기에서 진짜 같다고 느끼게 하는데는 최고인 영화입니다. 그 시각적인 면을 위해 모든 것이 잘 맞아 떨어지게 만들어진 훌륭한 영화입니다.
주인공인 샌드라 블럭이 사고를 당하고 귀환하기 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3시간인데, 상영시간은 90분입니다. 그리고 조연 1명을 제외하고는 등장인물이 주인공뿐입니다. 즉 별로 크게 시간이 요약되지 않고, 관객은 처음부터 끝까지 샌드라 블록과 함께 합니다. 샌드라 블록의 고생과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함께하게 되죠. 그런 점도 영화에 무척 흡인력을 주네요.
SF를 좋아하거나, 재난 액션 영화를 좋아하거나, 어렸을 때 우주에 대한 꿈을 가지셨던 분들은 꼭 보시기 바랍니다. 3D나 4D로 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부터 스포일러 주의
ps. 인공위성이나 우주유영에 대해 지식이 많은 사람에게는 참 많은 것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ㅎㅎㅎ 캐슬러 신드롬이 그렇게 쉽게 나지도 않구요, 우주정거장들이 너무 가까이 있고, 샌드라 블록이 나중에 입은 러시아 우주복은 우주유영이 원래 안되는 옷이죠. 등등. 그렇지만 다 넘어가고 집중하게 하는 흡인력이 있습니다.
ps. 죽은 조지 클루니가 갑자기 살아서 나타나는 장면은(결국 환상이었지만)…생각하면 참 말도 안되고 유치한 연출인데, 조지 클루니의 능청스런 연기와 연출로 그럴듯하게 넘어갑니다. 오히려 좋았습니다.
ps. 샌드라 블럭이 조지 클루니에게 죽은 딸에게 빨간 신발을 찾았다고 전해 달라며 살아야 겠다고 다짐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ps. 원래 조지 클루니 대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샌드라 블럭 대신 나탈리 포트먼을 섭외하려고 했었다는데, 그랬어도 캐릭터가 충분히 어울리긴 했을 듯 합니다. 특히 능글맞는 연기는 로다주가 최고긴 하죠. 하지만 너무 마블 세계관이 연상되었을 듯 하군요. 샌드라 블럭과 조지 클루니도 더할 나위 없이 연기를 잘 해주었구요.
ps. 중국 우주정거장 텐궁은 별로 당한것도 없는데 추락하네요. 이유가 설명 안되는…
ps. 아폴로 13호 영화가 다시 보고 싶어졌습니다. 에드 해리스 목소리 때문인가…
ps. 우주왕복선이 퇴역했으니, 우주왕복선이 나오는 영화는 이제 이것이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안타깝네요. 어렸을 때의 꿈의 우주선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