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엄마는 너한테 아직 해준게 아무것도 없는데”
러닝타임 내내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고도, 자신의 길을 떠나는 자식에게 저렇게 말하는 하루의 대사… 그게 모든 것을 말하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웃기고, 울리고, 아름답고, 가슴 찡하네…
부모가 되어서 보니, 감동이 배가 됨.
ps. 교훈 : 아빠는 자기 몸을 지켜야 한다.
ps. 꿩 사냥하지 말고 닭 사가란 말이야!
일상을 기록하는 블로그
시간을 달리는 소녀 만큼 애절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적당히 무게감 있으면서 명랑한 스토리의 애니입니다. 특히 인터넷 서비스와 해킹이라는 첨단(?) 위기에 그런것과는 전혀 관계없을 듯한 동양식 대가족이 뭉쳐 대응한다는 스토리는 흥미롭습니다.
뭐…애니에 나오는 오즈라는 서비스는 현실성 제로입니다만. 일본이 인터넷서비스 하나 해킹당한다고 모조리 마비될만큼 전뇌화(?ㅋㅋㅋ) 된 나라도 아니고, 전세계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 듯한 나라도 아닙니다. 인터넷 서비스 하나에 공공시설과 핵마사일까지 연결되어 있을리도 없구요. 계정=생명 이라고 생각하는 개념도 매트릭스스러운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주장하는거 같은데, 좀 어거지입니다.
그러고보니 오즈라는 서비스가 민간 서비스인지 공공 서비스인지도 좀 애매하군요. 생긴건 세컨드라이프랑 비슷하고, 로고는 우리나라 LGT의 오즈와 비슷하구요(LGT가 국내 애니매이션 홍보할때 같이 마케팅 협력을 하기도 했더군요). 고래가 날아다니는거 보면 트위터 느낌도 나구요. ^^; 게스트 계정을 제외하곤 전세계 사람들이 1인당 1계정인것과, 주인공의 해킹사고가 바로 추적되서 TV에 뜬거보면 실명제 서비스인가 의심도 됩니다 ㅎㅎㅎ
어째튼 거기서 이래저래 싸우는데, 싸움 자체는 매트릭스의 아니메 버전 + 리니지2 바츠 해방전쟁 전설(?) 느낌입니다. 약간 식상하지만, 캐릭터들의 개성과 주인공들의 성장에 맞물려서 감동을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주제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같습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행동이 되돌이킬 수 없는 잘못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슬프지만, 거기서 좌절하지 말고 포기 하지 않으면 희망과 해피엔딩이 있다는 것이죠. 거기서 고딩들이 성장하는 내용입니다.
ps.
애니중간중간 NDS라던지 아이폰, 일본의 핸드폰, 윈도 비스타등이 나오는 등 가젯 매니아들이 보기에도 꽤 디테일 합니다.
ps.
사다모토 요시우키의 캐릭터 디자인인건 무지 좋습니다만, 포스터랑 실제 애니 캐릭터들의 격차가 좀 큽니다 -_-; 최근 저분…캐릭터 디자인을 살짝 리얼계열로 가려는 경향이…. 눈도 점점 작아지고..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올해 본 애니매이션 중 단연 최고라고 하고 싶다. 반해버렸다. 주인공 마코토는 그리 똑똑하거나 정의감 넘치거나 착하거나 잘난 주인공이 아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혹은 나중에 성장해서 되돌아보면 자신의 어리석음이 부끄러워지는, 그런 평범한 여고생이다. 그런 평범한 여고생의 성장기를, 타임리프라는 평범하지 않은 능력(능력이 아니었지만)을 통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통해 잔잔히 그려나간다.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이 시간을 자신의 대단치 않은, 그러나 당시에는 중요한 목적을 위해 사용하듯이, 마코토는 타임리프 능력을 그런 목적을 위해 사용한다. 노래방에서 무한히 노래부르기 위해 사용하고, 동생이 빼앗아 먹은 푸딩을 위해 사용하고, 부끄러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사용한다. 그러다 약간의 보람을 위해 남들의 관계에 타임리프를 이용해 끼어들었다가 점점 일이 꼬인다. 친구들이 자신 대신 자전거 사고를 당할 처지에 까지 이른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혹은 자신이 의식하고 싶어하지 않았던 첫사랑과 이별을 맛본다.
제목과는 달리 일본 애니에 흔한SF나 눈에 보이는 환상을 여행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잔잔한 성장 드라마. 그게 시간을 달리는 소녀였다.
개인적으로 ‘나디아’와 ‘에반겔리온’의 일러스트레이터였던 요시우키 사다모토의 그림 스타일을 좋아한다. 이 애니매이션도 그의 그림이다. 그의 화보를 보면 서구식 SF나 환타지 인물에 강한것 같았지만, 에반겔리온 이후로는 고교생에 어울리는 풋풋하고 떼묻지 않은 인물을 그리는구나 싶다. 특히 치아키나 마코토의 동생의 모습이 왠지 인물에 어울린다.
진정한 교훈 : 내리막길에서 자전거 타고 내려오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