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맨, 재미있었습니다.

사실은 영웅물이라는게, 일반적인 SF매니아나 메카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썩 맘에 드는 설정들은 아닙니다. 기껏 나오는 과학소재라야 방사능 노출로 인한 유전자 변이정도이고, 대부분 초능력, 외계인 등에 의한 영웅들이니까요. 돈쳐바른 영웅 배트맨도 사실 메카닉 무기라곤 배트카 정도이고, 대부분은 첨단기술을 적용한 닌자무기(?)와 근육을 이용 할뿐이죠.

그런면에서 아이언 맨은 정말 흥미로운 영웅물입니다. 토니 스타크는 뭔가를 개발하기에 돈이나 능력이나 환경이나 부족함이 없는 이상적인 인물입니다. (가슴에 파편이 박혀서 원자력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패널티가 있지만) 거기에다가 최강의 파워 슈트를 개발하는 과정을 차례 차례 보여주고, 그 개발하는 작업실도 극상의 첨단을 보여줍니다. 파워슈트로 영웅이 될수 있다는 점과 그걸로 초인적인 전투를 한다는 자체도 소년의 꿈 레벨이죠. + 무려 기네스 펠트로우가 비서입니다.(중요)

그런 점 외에도 재미있는 점은 많습니다. 납치된 후 탈출하는 아슬아슬한 과정이나 개량된 아이언 맨이 보여주는 화끈한 액션도 재미있고, 여러 캐릭터와 아웅다웅 하고 농담따먹기 하는 장면도 웃깁니다. 게다가 단순히 아이언맨 영웅 하나만 보여주기보단 실드라는 마벨 세계관 요소 도입하고 있어서 후편에서 다른 영화의 영웅이 난입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연기하는 토니 스타크라는 캐릭터 자체도 워낙 시원시원하고, 섹시하고, 재치넘치기 때문에 어두운 배트맨에 비해 10배는 매력적입니다. 기네스 펠트가 연기한 펩퍼 포츠는 주인공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내조하는 것이 알프레드급입니다.(게다가 미녀. 중요함) 제임스 로드가 연기한 테렌스 하워드는 사실 원작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했던건 아니지만, 이야기 진행에 꼭 필요한 양념 캐릭터였죠. 엔드 크레딧후에 나와서 후편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는 사무엘 L 잭슨도 정말이지 억소리 나게 해줍니다. ㅎㅎㅎ

아쉬운 점이 있다면, 완성된 아이언맨의 화려한 액션이 테러리스트와 한바탕 싸운거랑 F-22와의 전투, 아이언 몽거와의 전투 정도인데, 그 양이 적다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결판인 아이언 몽거와의 전투는 출력 부족으로 쳐맞다가 얍삽이로 이기는 정도라서 아쉬워요. 악의 근원을 그저 ‘소수의 부정한 군수업자가 테러리스트에게 무기를 공급해서’ 수준으로 처리한다는 것도 이 영화의 한계입니다. 실제 무기나 군수업체보다 더 근원인 국가간의 이권다툼이나 패권주의 같은건 근처에도 안갑니다. 영웅영화에 더 이상을 바랄수는 없지만요.

눈에 띄는 것이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주인공의 회사인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로고입니다. 아시는 분은 알아보시겠지만, 록히드 마틴의 로고와 아주 비슷하죠. 록히드 마틴은 현재 미국의 최대 군수산업체로, F-22, F-117 스텔스기, SR-71 초음속 정찰기, U-2 고고도 정찰기등 시대를 초월하는 최첨단 무기를 만들어낸 회사입니다. 특히 그 첨단기술을 개발해내는 스컹크 웍스라는 연구소와 그 연구소를 지휘하는 천재들의 재미있는 일화도 매니아들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걸 보면 회사 특성도 조금 비슷하군요.

영웅물이나 메카닉물 좋아하는 분들에겐 적극 추천할 영화입니다. 별 4개쯤?

글쓴이 : Draco (https://drac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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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4개

  1. 아.. 그렇군요. 어쩐지 로보캅2에서 막판에, 공장에서 로보캅하고 더 거대화되었지만 감당이 안되던 로보캅 계량 모델하고 싸우던 장면이 계속 떠오르더군요.

    그나저나.. 자막 다올라가고 나오던 마지막 장면은 뭔가요?
    어떻게 사무앨 잭슨이 나오다 말아요?

    1. 마블세계관에서 실드라는 정부기관이 있는데, 초인들을 관리하는 기관입니다. 사뮤엘 잭슨이 실드의 수장인 닉 퓨리 역할이고, 영화 마지막에 자신의 존재와 다른 초인들을 거론하는거죠 …

  2. 점수 짜게 주기로 유명한 드라코님께서 별 4개를 주신 영화라니 더욱 기대 됩니다.
    지금이야 둘째 출산 이후 (뭐 이렇게 말하니 제가 출산 한것 같기도 하고…) 당분간 극장과는 거리가 먼지라…뭐 어쨌든 그래도 기대 되네요.^^

  3. 바로 윗 댓글에서 염장 한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브루스웨인도 부자고 멋진 비서가 있고

    토니스타크(자꾸 스타크래프트가 떠오르는건 뭥미?)도 부자고 멋진 비서가 있고……

    그런 점에선 비슷한거 아닌가 ㅋㅋㅋ

    난 크리스챤베일의 뱃맨이 더 좋앙 ㅋㅋㅋ

    1. 아무래도…
      영화를 제대로 즐기려고 일부러 사전정보를 파악 안하고 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분들에겐 손해일…그런 방식이죠. ^^;

  4. 억, 사무엘 L. 잭슨의 출연은 엄청난 스포일러란 말입니다 ㅠㅠ

    하긴, 닉 퓨리의 존재를 잘 모르는 한국팬들에게는 저게 누구야 싶기도 하겠지만 원작을 이해하는, 특히 마블 히어로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팬들이라면 이건 뭐 가공할만한 떡밥인 겁니다.

    1. 그건요…
      테러리스트 잡고 돌아가다가 전차포를 공중에서 맞고(말이 되나..)추락합니다. 일어서자 다시 전차가 포를 쏘는데, 그걸 피하고 응사해서 격파해버리는 겁니다. ^^;
      사실 제아무리 튼튼한 금속을 써도 전차포정도는 치명상이어야 하는데…하하 역시 주인공이죠;;

  5. 모든 슈퍼히어로 시리즈의 첫편이 그렇듯이, 그 탄생에 비중을 크게 두는지라, 본격적인 액션은 속편에서 기대해봅니다^^ 2010년에 속편이 나올것이라는 소식들이 있더군요.

    어찌됐든…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형님 만세 +_+..

    1. 음..정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싱크로율은 아주…높더군요 ^^;
      게다가 웃기거나 이것저것 암시하는 대사들도 너무 재미있고.

  6. 사실 f22와 맞장뜬것도 전투라기보단 적기로 오해하고 쫓아오는거 따돌리려고 막 도망가는거라 안습이죠 (게다가 그중 한대는 실수로 부딪혀서 제풀에 격추 OTL)

    스파이더맨과 마찬가지로 속편에서 더욱 강화된 액션과 드라마로 찾아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1. 정말 그랬습니다. 아무래도 F22가 진짜 괴물전투기이니…

      나중에 만화판처럼 스파이더맨도 같이 출연하는거 아닐까요 ㅎㅎㅎ

  7. 저도 이 영화 보고 싶었는데 어디선가 ‘생각보다 재미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살짝 갸우뚱 했답니다. 역시 영화는 자기가 보고 판단을 해야 하는 녀석인가 봅니다. 항상 느끼고 있으면서도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으면 거기에 살짝 귀를 기울이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는.

    혹시나 스포일러가 숨어 있을까 싶어서 타이틀만 보고 댓글 남기네요 ㅜㅜ

    1. 결정을 해야 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귀가 얇기 마련이죠 ㅎㅎㅎ 스포일러는 없도록 조심하긴 했습니다만….
      영웅물 좋아하시는 취향이라면 꼭 보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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