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논란에 대한 씁쓸함

아이폰의 출시와 아이폰이 많이 팔리는 것을 두고 말이 많습니다. 아이폰이 삼성 옴니아보다 좋네, 나쁘네. 아이폰 사용하는게 비싸네 싸네, 아이폰 써봐야 애플만 좋네 나쁘네, 삼성의 GR이 어쩌고 저쩌고… 이런 논란을 보면서 사람들의 단순하고 피상적인 논점들에 기가 찼습니다. 아니, 사실은 논점이 단순하도록 유도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아이폰 출시에서 중요한 점은 그런 점이 아닙니다. 아이폰의 출시는 이동통신 서비스 자체에 ‘다양성’을 증가시켜 주었고, 이 다양성의 향상은 모두에게 긍정적인 것입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한두가지만 있는 상황은 모두에게 좋지 못합니다. ‘다양성’은 자유경쟁시장이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되는 기본 요건중 하나이고, 민주주의가 좋은 방향으로 가게 되는 기본 요건 중 하나이죠. 인류가 원시생명체에서 지금가지
진화해 온것도 다양성으로 인해 가능한 것입니다. 한가지만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한가지 악조건에 의해 전멸하지 않았던 거죠. 근래 화제중 하나인 ‘오픈소스’도 바로 다양성의 긍정적인 면에 근간을 두고 있습니다.

일본의 이동통신은 최근 ‘갈라파고스 증후군’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뭐 크게 나을게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일본처럼 독립적인 인터넷 플랫폼에 의존적이지는 않지만, 오히려 핸드폰 사용 자체가 음성과 문자에만 의존하고 있는 낙후된 환경이었지요. 핸드폰 스펙은 세계최고이지만 그 이용실태는 원시적이었습니다. 어차피 이용할 컨텐츠도 없었구요.

아이폰의 출시는 이러한 환경에 큰 변화를 일으킬겁니다. 애플이 가져갈 작은(?) 이득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삼성이 피해를 볼 ‘작은’ 수익 감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이폰 자체의 스펙이니 OS의 아름다움(-_- 훗) 따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이폰이 기존 핸드폰과 ‘다르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아이폰 출시로 인해 사람들은 기존과 다른 세상을 엿보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핸드폰에서는 뭐가 되고 안되고 있었던 것인지, 혹은 스마트폰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나 컨텐츠가 왜 유용한지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국내 이동통신 환경이 진화하는 기폭제가 될겁니다. 안드로이드폰이나 여러 방식의 핸드폰이 선보이고, 다양한 인터넷 사용 환경에 맞춰 우리나라의 기형적인 웹환경도 바뀌게 될것입니다.

아이폰은 그러한 파문을 일으키는 작은 돌맹이, 작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그런면에서 아이폰의 출시와 성공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헛소리 하고 갈등이나 일으키는 일부 사람들… 조용히 엿이나 드시길.

ps.
더불어 제가 핸드폰을 바꾸게 될 2011년 4월에 딱 마음에 드는 안드로이드폰이 나오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