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그 영화들의 주인공의 특출함과 첨단 기술을 결합한 신형 액션이었다면, 이건 여러모로 클래식한 느낌이다. 기본 설정 자체가 80년대에나 먹힐법한 음모론이라 그런건지, 연출이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렇다.
안젤리나 졸리의 매력과 추격전이 있는 전반부는 개성은 없어도 나름 재미는 있지만 뒤로 갈 수록 너무 뻔하게 다음 장면이 보이는 영화가 되어 간다. 반전을 넣었다지만 어딘가 많이 본 내용들 같고, 어딘가 유치하고… 마지막은 말도 안되는 ‘정의를 위해 진범이 아닌 것 같은 용의자 놔주기’…음..대통령까지 죽은 마당에?
게다가 안젤리나 졸리의 행동이 여러모로 이해가 안되는 점도 있다. 양쪽을 속여야 했다지만 굳이 그렇게 까지 해야 했나? 싶기도 하는 장면도 있고, 남편이 죽임 당하니 그때서야 빡쳐서 복수하나 싶기도 하다.
어째튼 애매하고 재미있다가 만 영화. 안젤리나 졸리가 없었다면 망작이었을 듯. 내 평가는 별 2개 반.
보세요. 주변 극장에서 아직 상영하고 있으면 꼭 보세요. 이건 극장에서 봐야 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저는 사실 애니메이션은 실사 영화보다 디테일이나 현장감이랄까 그런게 덜해서 꼭 극장가서 봐야 한다고 생각 안하는 편입니다만, 이건 극장에서 봐야 해요. 정말 화려하고 색채감 넘쳐요. 그것도 만화적으로. 정말 만화(카툰)의 특징을 잘 살린 애니메이션입니다.
이해가 안가는게, 한국에서 12월 12일에 개봉했단 말입니다. 그런데 19일에 이미 상영시간이 조조와 심야밖에 없어요. 그리고 21일에는 이미 서울 CGV는 전멸하고 메가박스만 하루에 1회 상영하더라구요. 아무리 크리스마스 시즌에 돈 될 영화를 상영해야 한다지만, 이런 걸작을, 그것도 스파이더맨을, 너무 합니다!
오랫만에 별 5개짜리 스파이더맨이에요. 스파이더맨이 여럿 나오니 어벤져스 안부럽구요, 아무리 같은 스파이더맨들이라도 개성이 넘쳐요. 스토리는 약간 뻔하지만 캐릭터들의 성장이 재미있어요. 일부러 진부한 만화적 설정과 진행을 넣어놓고 캐릭터들끼리 진부하다고 깐다거나, 싸우는 도중에 쫑알대는 것도 스파이더맨답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서 말했듯이 비주얼이 정말 멋져요. 색상이 하나하나 그래피티 같고 화려합니다. 페니 파커나 스파이더 햄, 그리고 만화적 연출들은 애니메이션이 어떤 부분에서 실사영화보다 우월한지(특히 만화 원작 캐릭터를 다룰때) 확인시켜 줍니다.
황석희씨의 특징은 찰진 번역인데, 여기서는 찰진 번역이라기 보다는 각 캐릭터의 특성이나 분위기를 잘 살리는 식으로 번역한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설정을 많이 알아야 하는 작품들은 황석희씨가 최대한 맡아 주었으면 좋겠네요.
코믹스러운 장면도 꽤 많아서 신나게 웃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쿠키영상에 미래의 스파이더맨이 60년대 TV시리즈로 차원이동해서 삿대질 개그를 하는게 참 웃겼네요. 데드풀2에서 라이언 레이놀즈가 자신의 흑역사를 지우러 다니던 쿠키영상도 연상되고. 스탠리가 중간에 까메오 출연하는데, 무척 웃기는 장면이었지만 그의 유작이라 슬펐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스파이더맨 좋아하신 다면 꼭 보세요. 기존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좋아하셨다면 연상되는 장면도 많이 나옵니다. 무엇보다 그 시리즈를 뛰어넘을 유일한 스파이더맨 명작입니다. 듣도 보도 못한 흑인 꼬맹이가 스파이더맨으로 나오는게 걸린다고요? 이거 보고 나면 그를 스파이더맨으로 인정하게 될걸요?
소니가 시리즈로 계속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ps. 그웬 스테이시가 아주 매력적입니다. 목소리 연기한 헤일리 스타인펠드도 매력 넘치는 배우이자 가수죠.
ps. 니콜라스 케이지는 몇번째 슈퍼 히어로죠? ㅎㅎ
ps. 극장들이 이 작품을 조기 종영하는게 아니라 가늘고 길~~게 가기로 한것 인듯 합니다. 1월 초인데 계속 1~3회 상영은 유지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