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 (Ralph Breaks the Internet, 2018)

어제 따님과 같이 극장에 가서 봤다. 따님이 반년을 기다린 작품.

경고!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다. 전작처럼 추억을 되살리는 것은 아니더라도, 인터넷의 다양한 양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잔재미는 수없이 널려 있다. 유명 인터넷 기업들(포스터처럼 한국 서비스는 안보이지만)이 잔뜩 나오고, 디즈니 캐릭터들이 카메오로 잔뜩 출연하다보니 그걸 보는 재미도 좋다. 거의 끝에 랄프가 공주옷 입는 장면은 빵 터짐.

다만 이전에도 이 오락기 저 오락기 왔다 갔다 하느라 정신 없는 점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더 정신 없다. 뭐…인터넷을 헤매니 당연히 그렇지.

친구의 꿈을 이해해 준다거나, 인터넷의 ‘좋아요’나 댓글 문화에 대해 비꼰다거나 하는 여러 주제는 괜찮지만, 주요 갈등이 친구사이의 이해에 대한 것이고 터보같은 악당이나 반전이 등장하지 않다 보니 좀 긴장감이 없는 것이 단점. 갈등 자체도 뭐 의외로 원만하게 말로 해결되기도 하고…

이거 진짜 스포일러 경고!

무엇보다 바넬로피가 터보가 된다!!! 1편에서 터보가 사고를 친 이후 본게임을 벗어나 다른 게임으로 가는 문제 캐릭터를 오락실 주민들이 극혐하며 터보라고 부르게 되는데, 바넬로피가 딱 그거다. 자신의 게임이 지루해져서 백성들(바넬로피는 그 게임 나라의 공주다…)을 버리고 다른 살벌한 디자인의 게임으로 옮겨가는 꿈을 이룬다. 그걸 랄프가 친구로서 이해해 주는 것은 괜찮지만, 설정 파괴에 거의 근접했다.

쿠키 영상은 2개가 있다. 엔드 크레딧 중간에 나오는 것은 예고편에 있던 아기버전 모아나 닮은 아이가 팬케이크 먹고 터지는 토끼 이야기. 예고편보다는 약간 볼륨이 추가되었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 엔드 크레딧 다 끝나고 나오는 것은 ‘겨울 왕국 2 예고편’이라고 하더니 그냥 랄프가 아렌델 왕국 같은데서 노래나 부르는 것이다. 별 다른 내용이 없어서 딱히 볼 필요는 없는 듯…;;

제 점수는요. 별 3.5개. 감독이 주토피아 감독이라고 해서, 다 주토피아 수준으로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ps. 카메오 출연한 캐릭터들의 더빙 성우까지 원작 더빙 성우를 최대한 캐스팅한 정성은 정말 높게 쳐주고 싶다. 물론 그러다보니 베넬로피=엘사, 라푼젤=안나 등등 겹치는 성우가 좀 되지만 ㅋㅋㅋ

ps. 메리다가 제작사…가 다르다고 다른 디즈니 공주들에게 따 당하고 있는 듯..ㅋㅋㅋ

주먹왕 랄프(Wreck-It Ralph, 2012)

소소한 일상의 아이템에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존재들의 삶이 있고, 그들이 갑작스러운 사고와 갈등을 통해 성장한다는 건 토이스토리의 컨셉인데…

어째튼 토이스토리의 오락실 버전 디즈니 애니이다.

배경의 추억의 오락실이기도 하고, 역할간의 갈등이나 시대에 뒤쳐진 자의 발악 같은게 소재로 나오기 때문에 어른들에게도 통할 이야기.
게임마다 분위기가 다른 배경과 캐릭터, 그리고 자잘한 재미가 많은 작품이다.

약간은 복잡한 구성이라 따님이 성장하고 나서 보여줬는데, 현재 따님이 가장 좋아하는 디즈니 애니 중 하나이다. 모아나, 겨울왕국 다음 일듯.
바넬로피의 꼬맹이 목소리의 성우가 겨울왕국 엘사와 같은 성우라고 알려줬더니 따님 표정이 ?…
(소연 성우가 폴리에서 진과 스쿨비 성우여…)

랄프의 한국어 더빙에 대해 불만글이 좀 많던데,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성우가 아닌 것에 비하면 정준하가 의외로 연기를 잘한거 같은데 나만 그런가?

미국에서는 지금 후속편이 개봉한 듯 한데, 우리나라는 내년에 개봉한다는 듯. 벌써 따님이 기대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