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디카 지역별 이름 비교표

캐논 디지털 카메라중에는 지역별로 이름이 다른 놈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캐논 EOS 400D의 일본 내수제품 이름은 Kiss Digital X입니다. 이런것 때문에 유저들끼리 착각을 하기도 하지요.

캐논 저가형 DSLR 시리즈

사진 기타 지역 북미 일본
2003_eos-kiss_d
2003, 9
EOS 300D EOS Digital Rebel EOS Kiss Digital
2005_eos-kiss_dn_sv
2005, 3
EOS 350D EOS Digital Rebel XT EOS Kiss Digital N
2006_eos_kiss_digital_x_l
2005, 9
EOS 400D EOS Digital Rebel XTi EOS Kiss Digital X
2008, 1 EOS 450D EOS Digital Rebel XSi EOS Kiss Digital X2

캐논 IXUS 시리즈

사진 기타지역 북미 일본
2000_ps-ixy-d
2000, 5
DIGITAL IXUS PowerShot S100 DIGITAL ELPH IXY DIGITAL
2001_ps-s300
2001, 4
DIGITAL IXUS 300 PowerShot S300 DIGITAL ELPH IXY DIGITAL 300
2001_ps-ixy-d200
2001, 5
DIGITAL IXUS v PowerShot S110 DIGITAL ELPH IXY DIGITAL 200
2002_ps-ixy-d300a
2002, 4
DIGITAL IXUS 330 PowerShot S330 DIGITAL ELPH IXY DIGITAL 300a
2002_ps-ixy-d200a
2002, 4
DIGITAL IXUS V 2 PowerShot S200 DIGITAL ELPH IXY DIGITAL 200a
2002_ps-ixy-d320
2002, 10
DIGITAL IXUS v3 PowerShot S230 DIGITAL ELPH IXY D320
2003_ixy-d400
2003, 3
DIGITAL IXUS 400 PowerShot S400 DIGITAL ELPH IXY DIGITAL 400
2003_ixy-d30
2003, 5
DIGITAL IXUS II PowerShot SD100 DIGITAL ELPH IXY DIGITAL 30
2003_ixy-dl
2003, 10
DIGITAL IXUS i PowerShot SD10 DIGITAL ELPH IXY DIGITAL L
2004_ixy-d500
2004, 3
DIGITAL IXUS 500 PowerShot S500 DIGITAL ELPH IXY DIGITAL 500
2004_ixy-d450
2004, 3
DIGITAL IXUS 430 PowerShot S410 DIGITAL ELPH IXY DIGITAL 450
2004_ixy-d30a
2004, 5
DIGITAL IXUS II s PowerShot SD110 DIGITAL ELPH XY DIGITAL 30a
2004_ixy-d50
2004, 10
DIGITAL IXUS 40 PowerShot SD300 DIGITAL ELPH IXY DIGITAL 50
2004_ixy-d40
2004, 10
DIGITAL IXUS 30 PowerShot SD200 DIGITAL ELPH IXY DIGITAL 40
2004_ixy-dl2
2004, 11
DIGITAL IXUS i5 PowerShot SD20 DIGITAL ELPH IXY DIGITAL L2
2005_ixy-d55
2004, 10
DIGITAL IXUS 50 PowerShot SD400 DIGITAL ELPH IXY DIGITAL 55
2005_ixy-d600
2005, 3
DIGITAL IXUS 700 PowerShot SD500 DIGITAL ELPH IXY DIGITAL 600
2005_ixy-d700
2005, 9
DIGITAL IXUS 750 PowerShot SD550 DIGITAL ELPH IXY DIGITAL 700
2005_ixy-d60
2005, 9
DIGITAL IXUS 55 PowerShot SD450 DIGITAL ELPH IXY DIGITAL 60
2005_ixy-dl3
2005, 10
DIGITAL IXUS i zoom PowerShot SD30 DIGITAL ELPH IXY DIGITAL L3
2005_ixy-d_wrless
2005, 12
DIGITAL IXUS WIRELESS PowerShot SD430 DIGITAL ELPH WIRELESS IXY DIGITAL WIRELESS
2006_ixyd -70_l
2006, 3
DIGITAL IXUS 60 PowerShot SD600 DIGITAL ELPH IXY DIGITAL 70
2006_ixyd-80_l
2006, 3
DIGITAL IXUS 65 PowerShot SD630 DIGITAL ELPH IXY DIGITAL 80
2006_ixyd-800-IS_l
2006, 4
DIGITAL IXUS 800 IS PowerShot SD700 IS DIGITAL ELPH IXY DIGITAL 800 IS
2006_ixyd_1000_l
2006, 2
Digital IXUS 900 Ti PowerShot SD900 IXY DIGITAL 1000
2006_ixyd_900is_l
2006, 10
Digital IXUS 850 IS PowerShot SD800 IS IXY DIGITAL 900 IS
2006_ixyd_l4_l
2006, 10
Digital IXUS i7 PowerShot SD40 IXY DIGITAL L4
750
2007, 2
Digital IXUS 75 PowerShot SD750 IXY DIGITAL 10
700
2007, 2
Digital IXUS 70 PowerShot SD1000 IXY DIGITAL 90
m-ext-i1
2007, 5
Digital IXUS 950 IS PowerShot SD850 IS IXY DIGITAL 810 IS

2007, 9
Digital IXUS 960 IS PowerShot SD950 IS IXY DIGITAL 2000 IS

2007, 9
Digital IXUS 860 IS PowerShot SD870 IS IXY DIGITAL 910 IS

IXUS 시리즈는 일본의 경우 IXY라는 귀여운 이름을, 북미에서는 파워샷 Elph라는 이름을 써왔습니다. 뒤의 숫자들이 공통이 안되기 때문에 상당히 혼돈이 있을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IXY 40은 IXUS 40이 아니라 IXUS 30이고, IXUS 40은 IXY 50이죠;;) IXUS 시리즈는 화소수와 연관있는 숫자를, 파워샷은 버전업을(작은 변화인 기종은 작은숫자를 올리고, 큰 변화는 100자리를 올리고) IXY 는 시리즈와 관련있는 숫자를 붙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참고 사이트

http://www.canon.com/camera-museum/index.html

http://web.canon.jp/imaging/BeBit-e.html

마음에 드는 캐논의 고집 IXUS (IXY)

2008년도 PMA 쇼를 맞아 각 카메라 메이커들이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삼성의 센서를 사용한 펜탁스의 K20D나 캐논의 EOS-450D등이 이미 블로거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지요. 자세한 정보는 dpreview.com 같은 정보 사이트에서 보시면 됩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런 멋진 DSLR들이 아니라, 항상 제 마음을 흔들어 놓는 IXUS 신제품입니다.

신제품 Canon IXUS 80IS

저 은색, 네모난 몸매, 튀어나오는 렌즈, 고집을 피우며 남겨놓는 실상식 뷰파인더를 보십시오. 다른 브랜드는, 심지어 니콘마저도 작은 몸체를 위해 뷰파인더 없고, 렌즈가 튀어나오지 않는 이너줌 디카를 만들어내는데, 캐논은 혼자 고집스럽게 초기의 IXUS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IXUS의 초기 제품, 일명 S100

캐논은 과거에 이미지 프로세서 개념을 최초로 도입해 디카로서의 장점을 극대화한 반면, 최후까지 CF메모리를 쓰며 SD메모리로의 전향을 늦게한 고집불통 회사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많이 팔아먹고, 각종 제품 트러블에, 마케팅적인 제품 라인업으로 욕을 먹고 있지만… 저놈의 IXUS의 디자인만큼은 신제품 나올때마다 제 마음을 흔들어 놓는군요.

관련글 : 내가 사랑했던 디지털 카메라들

 

삼성디카, 2010년 세계 1위?

요 몇일 사이, 일간지란 일간지, 각종 매체에서 일제히 “삼성 디카, 2010년에 캐논 제치고 세계1위”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이 기사를 읽으며,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삼성은 5년전까지만 해도 디카는 죽을 쑤고 있었다. 세계 10위권에도 못들어갔을 것이다. 제품은 구린정도가 아니라 쓰레기여서 누가 산다고 하면 아는 사람들은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며 말릴지경이었고, 디자인마저 독창성이 없었다. 그런 회사가 회장이 지시하니까 대폭 투자를 해서, 제품이 일제와 큰 차이 없을정도로 품질이 나아지고, 작년에는 세계 5위 매출, 올해는 세계 3위나 4위가 예상된다. 참 무서운 회사다.

하지만 삼성 디카가 과연 2010년 세계 1위를 할 수 있을까? 몇가지 걸림돌이 있다.

우선 세계 3위가 되는 것과 1위가 되는 것은 천지차이이다. 사실상 1위인 캐논과 2위인 소니는 20%중반대 점유율을 가지고 있지만 3위부터 도토리 키재기로 10%도 안되는 점유율을 보이는게 세계시장의 현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상태로 1위가 되기 위해선 거의 30%라는 무시무시한 점유율을 보유해야 한다. 아니면 캐논과 소니를 눌러서 10%대로 만들어버리던지. 하지만 캐논은 DSLR과 몇가지 장비, 소니는 매니아들이라는 고정 수요가 있다. 그건 상당히 큰 벽이다.

“내년도 디카부문 경영목표는 매출 2조2000억원(판매수량 1750만대). 또 2010년에는 2800만대 판매에 3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디카 부문 세계 1위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라는데, 그러면 2010년까지 대당 평균 매출이 12만원으로 꾸준히 유지되야 한다는 이야기다. 디카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고 DSLR이 그 보루가 되고 있는 디카 업계에서 과연 삼성은 어찌할지 의문이다.

DSLR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삼성은 DSLR이 없다. 뭐? 팔고 있다고? 아니, 그건 사실 펜탁스가 만들어서 삼성에게 OEM 공급한 것이다. 물론 펜탁스에게 상당한 자금이 지원되었지만. 삼성이 만들고 있는건 렌즈 몇개가 전부다.

세상은 DSLR추세다. 보급형 디카는 너무 저가화 되어 수익이 악화된 상태이고, 이미 사진 좀 찍어보겠다 싶은 사람들은 전부 DSLR을 사고 있다. DSLR의 명가지만 보급형 디카에서는 별로 재미를 못보던 니콘이 최근 DSLR 호조에 의해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 DSLR은 대당 수익도 아직 좋은편이고, 렌즈와 각종 악세사리 판매 수입도 짭잘하다. 삼성이 독자모델(이거 재작년까지 개발한다느니 작년까지 개발한다느니 하는 보도자료는 계속 있었는데…)이 없는 이상 DSLR붐은 큰 걸림돌이다. DSLR은 카메라뿐 아니라 렌즈도 수십가지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올림푸스마저도 독자개발을 했으나 아직 큰 인기를 못 얻고 있고, 소니마저 독자개발에 실패하고 미놀타를 인수했다. 카메라/전자 기술은 최상이지만 DSLR개발을 포기한 회사는 수도 없다. 즉, 돈으로 되는것도, 기술로 되는 것도 아니다.

삼성도 펜탁스를 인수해서 기술 개발을 더 적극적으로 시키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OEM은 돈도 크게 안될뿐더러, 워천 기술 확보와  마케팅을 고려한 개발도 힘들다. 게다가 펜탁스는 우수한 렌즈와 바디 크기등 단지 몇가지 면에서 훌륭해서 매니아들이 있을뿐, 사실 DSLR의 기본인 이미지 화질이나 기기 퍼포먼스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다.

기사에는 “이를 통해 HDTV, HD카메라, HD캠코더, MP3, 노트북 PC, 음향기기(AV), 홈시어터 등이 서로 연결되고 통합 콘트롤을 시도함으로써 제품 상호간 시너지를 높인다는 것.”이라고 되어 있지만, 삼성은 저 각분야에서도 1위가 아니고, 전문 브랜드나 명품 브랜드의 이미지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브랜드 이미지와 매출액은 닭과 달걀처럼 선후관계는 모호하지만, 닭없는 달걀은 없듯이 필요충분 관계이기도 하다. 삼성은 3위가 된것과는 달리 1위가 되기 위해선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이러한 많은 걸림돌을 극복해야 삼성은 디카 1위가 될수 있다. 그렇지 않고 단기적인 반짝 매출로 1위를 노린후에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다시 굴러떨어지는 일도 금방일 수 있다. 삼성이 목표로 하는 캐논 자체가 그러한 일을 만들어오며 자신의 라이벌을 굴러떨어트린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기술개발과 생산, 마케팅으로 니콘과 다른 업체들을 밀어버리고 10년넘게 카메라 업계 1위를 하고 있는 캐논은 보통이 아니다.

Canon EOS-1D Mark III 리콜?

원문 http://www.dpreview.com/news/0710/07103002eos1dm3recall.asp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아닌 모양인데, 영국 캐논이 Canon EOS-1D Mark III를 출하를 멈추고 판매중인 물건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정보는 위의 링크에서 계속 업데이트 될거라고 하는 군요.

참고로 설명드리자면, Canon EOS-1D Mark III는 본체가 400만원대인 고급 디지털 SLR카메라이며, 풀프레임 센서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워낙 바디 성능과 신뢰성이 높고 연사가 좋기 때문에 프레스(보도사진)용 바디로 가장 많이 보급된 EOS-1D시리즈의 최신모델입니다. 그런데 최근 커뮤니티들을 중심으로 초점이 잘 맞지 않는다는 등의 문제점이 거론되고 있던 참입니다.

캐논 디카 A530과 A540의 안전성관련 결함

캐논은 파워샷 A530과 A540의 배터리 수납부 도어의 금속제 스프링에 설계상 결함이 있어 회로가 단락될수 있다고 공지했습니다. 이 경우 배터리가 과열되거나 배터리 수명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파워샷 A530과 A540모델 중 시리얼 넘버가 21, 22, 23, 24로 시작되는 모델은 캐논에 문의해보시기 바랍니다. 캐논 USA에서는 보증기간에 관계없이 수리해주기로 공지가 나왔습니다. 링크

캐논 코리아에서는 아직 공지하지는 않았지만 해당 시리얼의 제품을 수입했다면 곧 공지가 있을겁니다.

내가 사랑했던 디지털 카메라들

지금까지 수백개의 디지털 카메라를 테스트하느라고 수백장씩 촬영을 하거나, 빌려서 개인적인 촬영에 사용했었다. 하지만 내가 내 돈으로 구입한 ‘사랑스러운 내 디카’는 3개에 불과하다. 이 3개의 디카는 나름대로 유명한 것이라 객관적인 정보는 인터넷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이번에는 내가 디카를 쓰면서 받은 느낌을 중심으로 추억을 정리해보고 싶다.

Canon IXUS-V

내가 디카를 처음 구입한 것은 2001년 가을이다. 기종은 캐논의 컴팩트 카메라인 IXUS-V.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라는 광고 카피로 유명한 IXUS시리즈의 두번째 기종.

IXUS-V시절 광고를 못구해서 V3시절 광고. 어딘가 저장해뒀었는데...

처음 찍어보는 디카는 정말 재미있었다. 필름카메라와 달리 결과가 바로바로 나온다. 필름 넣는다고 고생할 필요없다. (대신 배터리가..;;) 작아서 항상 가지고 다닌다. 결국 세상이 달라보인다. 무엇이든 멋져 보이고 무엇이든 찍는다. 지나가는 똥개도 찍고, 사무실 양초도 찍고…

그리고, 사람들은 그걸 휴대용 TV나 1회용 카메라인줄 안다…..;; 2001년도엔 디카는 커녕 디지털 카메라라는 단어도 사람들에겐 익숙하지 않았다. 어떤 방송촬영 하는 현장을 찍었다가 스탭이 달려와서 찍으면 안된다고 필름을 달라고 우기기도 했다 -_-; 이건 디지털이라 지우면 된다니깐!! 어떤 할머니는 학생 그거 TV야? 지금 무슨 드라마 하나?라고 묻는다. 누군가는 시장 아줌마를 찍었다가 아줌마가 화를 내길래 바로 귀에 가져가서 여보세요? 하면서 핸드폰인척 했다고 한다.

IXUS-V는 익시패밀리라는 카메라 동호회를 처음 접하게 만들어준 카메라이기도 하다. 웹디자이너에서부터 애니매이션 작가까지 많은 재능있는 사람들이 있었던 이 동호회는 김주원님 같은 사진가를 배출하기도 했다.(김주원님은 IXUS-V로도 정말 멋진 사진을 찍곤 했다) 젊은 사람들이 죄다 조그만 첨단 기기를 들고 몰려다니며 이것저것 찍어대는 것도 당시엔 진풍경이었다.

IXUS-V는 200만화소에 감도도 조절못하는 완벽한 자동카메라였다. 귀여운 담배각 규격에 스테인레스로되어 요즘 디카에서는 느낄수 없는 단단하고 무겁고 매끄럽고 차가운 감촉을 주었다.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고, 어두운 사진에 노이즈가 많은 것이 다소 흠이었다. 일상을 찍는 재미를 알려주는 예쁜 소형 자동카메라, 그리고 그외에는 부족한것이 많은 카메라였다.

누군가 적어놓은 귀여운 광고
출근하다 만난 안개

Canon PowerShot S30
자신의 어설픈 실력을 카메라탓으로 돌리고, 카메라의 기능을 탐하는 초보자 답게 IXUS-V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음 카메라로 물색한 것이 파워샷 S30이다. IXUS에 비하면 두배나 크고 두배나 두꺼운 카메라였다. 그러나 다양한 수동기능, 빠른 작동, ISO 800까지 올라가는 감도, 적은 노이즈, RAW파일 지원, 당시로선 큰 1.8인치 고화질 LCD, 깔끔한 알루미늄 바디…정말 매력적인 카메라였다. 320만화소에 3배줌, 슬라이딩 렌즈 커버를 가지고 있었다.

이 카메라는 아버지에게 혼날까봐 비밀로 하고 말없이 썼었는데,, 한동안 식구들은 이 카메라와 IXUS-V를 구별하지 못했던것이 매우 재미있었다.

이 카메라의 가장 큰 매력은 ‘색’이었다. S30은 지금까지 나온 캐논의 디카 중에 파워샷 G1과 함께 가장 강렬한 색감을 표현했다. 특히 푸른 하늘과 녹색 바다, 빨간 노을을 원색으로 표현하는데 장기가 있었다. 풍경사진을 찍을 때 날 즐겁게 해준 카메라.

그 당시에는 흔치 않은 RAW파일을 지원하기 때문에 원하는 가상의 색감으로 조절하기 매우 쉬웠다. 노이즈도 적어서 리터칭에 가장 적합한 컴팩트 디카였다.

다른 매력은 수동기능. 고급 수동 디카와 동일한 기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야경촬영이나 다양한 연출을 사용하기 편했다. 야경촬영에 빠져서 툭하면 어딘가로 촬영가기도 했다. 수동기능 덕분에 카메라의 이론적인 공부를 제대로 하게 되었다.

초당 3장의 연사와 빠른 반응속도 등은 의외의 순간을 쉽게 포착할 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S30의 유저들은 매우 많아서 다양한 보조 기기가 개발되었다. 외장플래시 연결용 브라켓, 보조 렌즈를 장착하는 아답터, 보조 배터리 등등. 그래서 S30이 다른 수동 카메라에 비해 부족한 점이 확장성이 었지만 의외로 쉽게 해결되었다.

S30은 촬영하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고, 카메라를 공부하게 해주었고, 리터칭을 알려준 카메라였다. 2002년 봄부터 최근까지 장기간 사용했고, 약 8만장의 사진을 찍었다. 너무 혹사시켜서 렌즈 기어와 셔터부분이 마모되어 8번의 A/S를 받았다. 배터리도 수명이 다되어 7개나 사용했다. 지금은 친한 지인에게 무기한 임대된 상태이다.

Canon EOS-20D
카메라에 대한 전문적인 일을 하게 되면서, 아쉬웠던 것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사진을 찍는 예술적인 감성. 이론과 기술에 의존하는 공학도에게는 매우 힘든 부분이었다. 또 하나는 너무 컴팩트 카메라만 잘 안다는 것. SLR카메라를 환상적으로 생각하지는 않고 이론적으로 장단점과 작동을 알고 있었지만, 실제 SLR카메라를 사용하고 싶었다. 노후화되어 수시로 고장나는 S30 때문에 사진을 찍는데 장애를 느끼면서 이러한 아쉬움은 더 컸다.

EOS-20D를 구입할때는 정말 큰 결심이 필요했다. 내 생애에 가장 큰 300만원이 넘는 돈을 쓰는 순간이었다. 그리고는 SLR카메라의 뷰파인더에 빠져버렸다. EOS-20D가 SLR카메라 중에 뷰파인더가 좋은 기종은 아니지만, 찍히는 모습 그대로가 LCD가 아닌 실상으로 보인다는 매력은 대단한 것이었다. “잘찍은 사진 한장”의 윤광준님이 “SLR카메라를 처음 사용하는 사람은 파인더로 들여다보는 사물의 아름다움에 매혹당한다”라고 했는데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EOS-20D는 준전문가급 디지털 SLR카메라로 매우 우수한 성능과 좋은 화질을 가지고 있다. 초기에는 버그나 렌즈 핀 문제로 논란이 된 기종이기도 하다. 840만화소와 1/8000의 셔터속도, ISO 3200까지의 감도, 초당 5장 연사, 마그네슘합금 바디, 적은 노이즈와 긴 배터리 사용시간 등이 특징이다.

여러모로 좋은 카메라, 단점이 적은 카메라이지만 캐논의 DSLR기술이 거의 완성되었을 때 나온 것인지라 마치 공부만 잘하는 우등생처럼 실력만 좋고 개성과 재미가 없는 카메라이다. 게다가 캐논 특유의 단순한 조작, 단순한 메뉴가 그런 점을 더 부추긴다. 그렇게 좋으면서 재미가 없으면 사진을 찍는 사람이 재미있게 찍으면 될텐데, 한창 일에 치여서 수십개의 디카에 둘러 쌓여 있을 때 구입해서 그런 여유가 없었다.

나는 아직 사진의 초보다. 카메라는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할 수 있지만 사진만은 초보다. 사진은 평생 배워나가고, 그 배워 나가는 중에 찍은 사진들이 내 기억을 기록해줄 것이다. 내 EOS-20D는 이미 후속기종이 나온 구형 디카가 되어 버렸지만, 당분간 내 옆에서 그 과정을 도와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