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캐논의 고집 IXUS (IXY)

2008년도 PMA 쇼를 맞아 각 카메라 메이커들이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삼성의 센서를 사용한 펜탁스의 K20D나 캐논의 EOS-450D등이 이미 블로거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지요. 자세한 정보는 dpreview.com 같은 정보 사이트에서 보시면 됩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런 멋진 DSLR들이 아니라, 항상 제 마음을 흔들어 놓는 IXUS 신제품입니다.

신제품 Canon IXUS 80IS

저 은색, 네모난 몸매, 튀어나오는 렌즈, 고집을 피우며 남겨놓는 실상식 뷰파인더를 보십시오. 다른 브랜드는, 심지어 니콘마저도 작은 몸체를 위해 뷰파인더 없고, 렌즈가 튀어나오지 않는 이너줌 디카를 만들어내는데, 캐논은 혼자 고집스럽게 초기의 IXUS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IXUS의 초기 제품, 일명 S100

캐논은 과거에 이미지 프로세서 개념을 최초로 도입해 디카로서의 장점을 극대화한 반면, 최후까지 CF메모리를 쓰며 SD메모리로의 전향을 늦게한 고집불통 회사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많이 팔아먹고, 각종 제품 트러블에, 마케팅적인 제품 라인업으로 욕을 먹고 있지만… 저놈의 IXUS의 디자인만큼은 신제품 나올때마다 제 마음을 흔들어 놓는군요.

관련글 : 내가 사랑했던 디지털 카메라들

 

나도 시사저널 같은 일을 당한적이 있다

시사저널 사태가 결국 파국으로 가면서 기자들이 전부 참언론실천시사기자단으로 독립해버리는 결과까지 이르렀다. 이런 것을 보니 뭐 그정도로 심각한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무서웠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2004년, 전해듣기로는 이건희 회장이 직접 삼성 테크윈과 삼성 전자에 각각 디카와 MP3P를 육성하도록 명령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추상같은 명령에 삼성 직원들은 전력을 다했고….결국 이런게 나왔다.

2-01

삼성 디카 변신의 시작, U-CA 3

당시 나는 모 하드웨어 관련 사이트의 디카 리뷰를 담당하고 있었고, 많은 디카들을 제품 출시 전에 받아 테스트해볼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삼성의 U-CA3도 미리 받아서 테스트할수 있었다. U-CA3는 기존의 투박하고 기능과 화질이 떨어지던 삼성 디카의 변신을 알리는 시작이었다. 디자인도 이쁘고, 크기도 작고, 음성녹음등의 다양한 기능도 있었고, UI나 처리속도도 당시 일제 카메라보단 못하지만 기존 삼성 디카들에 비하면 혁명이라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디카 기본 기능에 문제점들이 있었다.

비교

당시에 나온지는 2년넘은 같은 300만화소 디카인 캐논 S30과 같이 자동으로 찍은 사진이다. 한눈에 봐도 어느것이 더 나은 사진인지는 뻔하다. 게다가 U-CA3는 그냥 그자리에서 여러장 찍어도 매번 다른 사진을 보여준다.

4-02

이게 같은 카메라로 두번씩 찍은 사진이다. -_-; 화이트 밸런스, 노출, 초점까지 제각각이다.

U-CA3는 이정도로 화질이 불안정한 카메라였다. 그 외에 몇 가지 문제점이 더 있었다. 나중에 펌웨어 업데이트 등으로 기능이 개선될지 여부는 삼성측에서 밝혀주지 않았지만, 이대로라면 차라리 같은 가격의 일제 카메라를 사는것이 더 유리했다.

내 리뷰에는 이러한 사실들을 빠짐없이 기록했고, 의견을 듣기 위해 그 초고가 삼성측에 제공되었다.

그리고 삼성측에서 보스에게 전화가 왔다. “이번 제품 출시는 회장님과 사장님까지 주목하고 있다. 이런 내용은 곤란하다”는 것이었다. 회장님이 보고 계시다라…

회장님이보고계셔

이런 느낌?

우리나라 어떤 기업인이 이건희 회장이 주목하고 있다는걸 무시할 수 있을까? 결국 10일 가까이 고생했던 U-CA3리뷰는 공개불가가 되었다.(삼성측은 대폭 수정을 원했는데, 여러 사정으로 우리회사 보스가 공개불가 처리를 결정했다고 들었다) 물론 시사저널 기자분들 처럼 회사를 뛰쳐 나오지는 않았지만,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삼성디카 리뷰는 당분간 맏지도 않았던 기억이 난다.

곧이어 다른 하드웨어 사이트에는 일제히 U-CA3에 대한 칭찬 일색인 리뷰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삼성 디카들이 일제와 동급이나 그 이상으로 좋으니 좋다고 쓸 수 있지만, 그당시 똑같은 샘플 U-CA3을 받고 좋다고 쓴 리뷰어들은 무슨 사정이었던 것일까?

우리나라의 표현의 자유는, 이미 대통령에게 막말을 할수 있을정도로 변화했다. 하지만, 삼성에 대한 글은 그보다는 훨씬 쓰기 어렵다. 그게 바로 우리나라의 한계일지도 모르겠다.

디지털 카메라 이미지 안정 기능의 종류

최근 디카에는 “흔들림 방지”니 “흔들림 감소”니 “이미지 안정”이니 하는 기능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런 기능은 어두운곳에서 촬영 하거나 망원 촬영을 할때 손떨림이나 카메라의 불안정함을 교정하여 이미지를 선명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흔히 이런 기능이라고 말하는 것은 3가지 종류가 있다.


1. 렌즈 파트를 이용한 이미지 안정
캐논과 니콘등이 사용하는 광학식 방법으로 렌즈 내부에 자세를 감지하는 자이로장치와 교정렌즈를 둔다. 렌즈의 이동을 초당 수천번 감지하여 미리 예측 지점으로 교정렌즈를 움직이는 방법으로 화질을 보정한다.
장점은 렌즈의 사양에 맞는 고성능의 안정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특히 기술을 적용한지 오래된 캐논의 Image Stabilization은 그 보정성능이 상당한것으로 알려져 있다. 렌즈에 적용하기 때문에 디카가 아닌 필름 카메라에서도 이 기술이 적용된 렌즈는 같은 성능을 이용할 수 있다.
단점은 해당 기능을 가진 렌즈가 구조가 복잡하고 비싸진다.


2. 이미지 센서의 움직임을 이용한 이미지 안정
미놀타와 미놀타를 인수한 소니의 DSLR, 그리고 펜탁스가 사용하는 광학식 방법으로 이미지 센서 자체를 흔들리는 카메라에 맞춰서 움직여 화질을 보정한다. 미놀타가 처음 개발해서 Anti-Shake라는 이름을 붙였다.
장점은 바디에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장착하는 렌즈에 상관없이 이미지 안정기능을 갖게 된다.
단점은 바디가 복잡해져서 패턴 노이즈가 생긴다던지 하는 결함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초망원렌즈 같은 경우는 충분한 흔들림 감소를 실현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상당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기술이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3. 고감도 이미지 센서를 이용하는 전자식 방법
이 방법은 고감도 실현에 탁월한 수퍼 CCD센서를 이용하는 후지필름 카메라가 주로 적용한다. 이미지센서에 신호 증폭을 시켜 고감도를 달성하고, 셔터속도를 빠르게 하여 이미지를 안정화시킨다.
장점은 셔터속도 자체가 빨라지기 때문에 광학식 안정장치에 비해 움직임이 있는 피사체를 촬영하기 좋다.
단점은 고감도덕분에 노이즈가 심해지거나 노이즈 제거 알고리즘을 과하게 사용하여 이미지 화질자체는 망가지게 된다.


디카 정보 사이트인 dpreview.com에서는 Stop misleading ‘image stabilization’ labels라는 글에서 3번의 전자적인 방법이 1번이나 2번의 광학적이고 물리적인 방법과 특성과 원리가 전혀 다른데도 같은 기능인것처럼 오도된다고 밝힌바 있다. 노이즈가 심해져서 이미지 화질자체가 나뻐지면서 이미지 안정기능이라고 하는 자체가 오도이기도 하고, 삼성의 보급형 디카등과 같은 광학적 안정장치의 노하우가 없는 회사 제품들이 겨우 ISO 800이나 ISO 1600정도를 구현해놓고 “흔들림 방지”라고 소비자를 속이는 경우가 많다. 위에 설명한 방식별 장단점과 이러한 문제점을 잘 인식하고 제품을 구입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