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이렇게 뽑으면 어떨까.

지지율 1위가 대통령이 되는 선거 제도가 바로 현행 선거제도이다.

단점은, 현재 투표율이 워낙 낮기 때문에, 지지율 1위가 국민 다수의 지지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반대하는 사람도 그만큼 많고, 정책을 실천하는데 부딪치는 문제도 많다.

될리는 없지만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국민 1명당 도장을 한번만 표에 찍을수 있는건 현행과 똑같다. 단지 다른것은 찬성표(+1)을 찍을수도 있고, 반대표(-1)을 찍을수도 있다. 찬성표와 반대표를 둘다 할수는 없다. 예를 들어 특정후보가 찬성 10표를 얻고, 반대 8표를 얻으면 2표를 얻은것으로 친다.

그렇다면 찬성과 반대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후보는 대통령이 되기 힘들고, 다들 반대하지 않는 무난한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후보는 없어도, ‘저 놈만은 대통령이 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해도 투표할 동기가 생기게 된다. 정치인과 후보들은 자신들을 지지하는 국민들만을 위하지 않고, 반대하는 사람들도 누그러트리려 두배로 노력해야 한다.

최소한 이런 방식이라면 이명박은 대통령이 되지 않았을것이다.

PS. 저 방식대로 투표제도를 했다면 누가 대통령이 되었을까? 정동영? 이회창? -_-….  어부지리로 엉뚱한 놈이 1위할수 있다는게 이 방식의 단점이겠다. 이렇게 생각하니 생각보다 별로인가….

미국소고기 100분 토론의 하이라이트

“미국산 쇠고기 안전한가”라는 주제로 100분이 아닌 200분간 펼쳐진 100분토론.

하지만 결국은 찬성측이나 반대측이나 인터넷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 기회가 될뿐이었다. 찬성측은 확률과 통계상의 믿을수 있음을 근거로 하고 있고, 반대측은 100%가 아님에 대한것과 정부에 대한 불신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입장을 바꾸지 않는 이상 답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의외의 복병은 시청자 전화에서 나왔다.

어떤 아저씨가 중간에 전화걸어서 대뜸, 뭐하러 그런걸 걱정하냐는 말투로
“삶아 먹으면 되는거 아닙니까?”

….. 순간 싸늘…

손석희씨가 삶아먹어도 안되니까 문제가 되는거라고 설명해주자 그 아저씨는 무려 일반인임에도 엄청난 임기응변실력을 발휘해서 이야기를 바꾼다. 확률이 몇만분의 일인데 무슨 문제냐고, 그리고 주절주절 하다가 별로 색다른 주장도 아니어서 호응이 없는 듯하자 “십만분의 1확률이라도 내가 먹어주겠다!” 라며 오바를 시작했다.

진중권을 비롯한 패널들이 웃기 시작하고, 그 아저씨는 같은말 반복하다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웃으면서 지나치긴 했지만, 이거 참 생각해볼만한 일인것도 같다. 그 아저씨는 분명 미국 소고기 수입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가지고 전화를 했다. 물론 그 찬성 근거는 삶아먹으면 된다는 잘못된 지식에 근거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 근거가 깨졌음에도 주장은 바꾸지 않았다. 자존심 때문이었을까?

사람들은 이미 이것을 정치적인 수준으로 받아들인것 아닐까. 현재의 정부나 정권을 믿는 사람, 혹은 수입에 대해 이익이 있는 사람은 믿는 것이고, 원래 신뢰를 잘 안했거나 위험을 느끼거나 손해인 사람은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대중의 찬성과 반대는 대부분의 과학이나 의학, 외교등을 면밀히 검토했다기 보단, 더 추상적인 정보나 사회적 믿음, 개인적 이익, 성향에 근거한 것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째튼 재미있게 돌아간다.

그리고 이번 토론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미국 주장을 그대로 대변하는 정부 인사의 주장이었다. 미국은 원래 ‘합리적’으로 돌아가는 나라이다. 그 합리적이라는 것은 단기적인 큰 이득과 작은 손해를 뜻한다. (우리나라는 실용이라고 번역 할지도 모른다) 미국은 우리나라에게도 큰 이득과 작은 손해를 권했다. 그 자체는 나쁜게 아니다. 하지만 그 작은 손해에 대해서도 0으로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고 미국식 합리성 자체를 받아들여 버린 정부가, 그 손해에 대해 용서나 대응책을 구하는게 아니라 다시 그 합리성 자체를 국민에게 설득하는, 마치 이미 맹신자가 되어버린 신도같은 느낌을 받았다면 오바일까? 어째서 국민에게 정부의 기준이 아닌 남의 기준을 가지고 설명하는가? 참 한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