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돼지(紅の豚, 1992)

천공의 성 라퓨타로 대표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절정기 때, 자기 자신의 취향과 생각을 가장 많이 담아낸 작품.

전직 군인이지만 조국과 사람들에게 환멸을 느낀 파일럿 포르코 롯소는 돼지의 모습으로 아드리아해에서 현상금 사냥을 하면서 살아간다. 포르코의 오랜 친구인 지나는 아름다움으로 모든 파일럿들의 연모의 대상이자, 호텔 아드리아노의 운영자이다.

어느날 공적연합은 계속 포르코에게 당하는 것을 만회하고자 미국의 에이스 파일럿 도널드 커티스를 고용하고, 비행기를 수리하러 가던 포르코는 커티스에게 기습을 당해 격추 당한다.

포르코는 걱정하던 지나에게 “날지 않는 돼지는 그저 돼지일 뿐이지”라는 전화나 해서 지나를 화나게 한다. 포르코는 단골 항공기 제조사인 피콜로 사에 가서 새 비행기를 제작 의뢰하게 되고, 설계기사인 사장의 손녀 피오를 만나게 된다.

비행기는 준비되어 가지만, 이탈리아는 끝내 협조하지 않는 포르코를 체포하려 하고, 도망치기 위해 급하게 비행기를 이륙시키게 된다. 피오는 비행기의 완성 겸, 형식적인 인질이 되기 위해 포르코와 비행기에 같이 타 여행길을 떠나게 된다.

옛 전우의 도움으로 아드리아해에 돌아온 포르코는 커티스와 피오를 걸고 리턴매치를 약속하게 된다. 그날 밤 포르코는 전쟁당시 친구들을 잃은 이야기를 피오에게 들려준다.

다음 날 무인도에서 공적연합의 주관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앞에서 포르코와 커티스의 대결이 펼쳐지고, 총알까지 다 쓴 둘은 주먹싸움까지 하게 된다. 겨우겨우 포르코가 이겼을 때, 지나의 비행기가 와 공군이 습격하려 오고 있다는 것을 알려 행사는 끝난다. 포르코는 피오를 지나의 비행기에 태워 보내는데 피오가 기습적으로 포르코에게 키스를 하며 떠나고, 포르코는 모자로 얼굴을 숨긴다. (사랑의 키스를 받은 동물로 변한 주인공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클리세를 연상시키려는 듯)

그 이후 각자 인물들의 뒷 이야기를 소개하며 이야기는 끝.

정말 미야자키 하야오가 좋아하는 소재들로 가득한 작품이다. 비행기, 악의는 없는 악당, 순수하고 능력있는 소녀, 구름, 바다, 그리고 전쟁과 파시즘에 대해서는 반대하지만 남자들의 로망인 공중전과 총질은 좋아하는 그런 작품. 이런 소재들을 세상에 지치고 사람이 싫어 은둔하는 중년 남자의 시각과 로망으로 그려냈다. 주인공이 소년 소녀가 아닌 얼마 안되는 작품. 그래서 그런지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중에서 가장 남성 취향적이고, 중간중간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작품이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얼마나 비행기를 좋아하는지 알 수 있는 것이, 이 작품에는 항공기를 장인정신을 가지고 제작하는 과정이 나오고, 공중전도 실제 공중전 전술에 맞게 세밀하게 그려지고 있다. 심지어 항공기와 구름들과의 상관관계도 상당히 세밀하게 묘사 된다. 포르코가 아니라 하늘을 나는 붉은 비행기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

그밖에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인터뷰나 그의 친구를 모티브로 포르코를 디자인 했다는 것, 지나의 성우를 담당한 카토 토키코라는 가수의 배경 등을 보면 작품내에 자신이 생각한 여러 의미를 함축하려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가벼워 보이고 웃기는 상황이 많은 작품이면서도 깊이가 있어 보이는 지도.

음악은 역시 히사이시 조가 담당해서 명랑한 장면과 세상을 등진 주인공의 고독함이 왔다갔다 하는 느낌을 잘 살리고 있다.

ps. 이 작품은 90년대에 친구와 처음 보았는데, 그 친구와는 얼마전 크게 싸워 멀어지고 말았다. 애석하다.

ps. 어렸을 때 사람들 사이에서 돼지가 돈까스를 먹는다!라고 말이 나왔던 장면

고기 결로 봐서는 돈까스보다는 생선까스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ㅎㅎㅎ

ps. 9살인 따님이 얼마전에 넷플릭스에서 감상하고 무척 재미있어했다. 돼지가 주인공이라는 점이 재미있었던 듯.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ルパン三世 カリオストロの城, 1979)

전부를 본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평으로 루팡 3세 극장판 중 가장 재미있으면서 완성도 높을 작품이랄까.

초반 자동차 추격전도 대단하고, 중간중간 잠입과 액션 연출, 개그씬도 훌륭하다. 루팡이 좀 미래소년 코난과 스파이크 스피겔을 반반 섞은 것 처럼 묘사되지만 캐릭터들도 꽤 괜찮게 나왔고.

미야자키 하야오 다운 폭력적이지만 잔인하지 않은 연출이나, 오버액션, 만화적인 메카닉 연출 등이 있지만, 작품과는 잘 어울리니 패스. 70년대 작품인걸 생각하면 오히려 리얼리티 쩌는 것일 지도 모른다.

 

넷플릭스에 떴다. 안보신 분들은 꼭 보기를. 자막은 한국어가 있지만, 음성은 영어와 일본어 뿐.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만화판

미야자키 하야오 / 학산문화사 / 전 7권 / 정가 3만5천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첫 극장판 애니매이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는 자연의 위대함과 그 앞에선 인간의 어리석음과 나약함에 대해 강렬한 인상을 주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주인공 나우시카가 희생을 통해 자연의 분노를 잠재우고 메시아로 부활하는 장면을 클라이막스로 연출하고 있지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직접 그려서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만화는 매우 다른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은 비슷하지만 1권 중간부터 점차 애니매이션과 다르게 나가기 시작합니다. 크샤나 공주는 벌레에게 당한 불구도 아니고 증오의 화신도 아닙니다. 오히려 나우시카의 지지자이고, 부하를 아끼는 용기와 결단있는 지도자입니다. 유파는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행동하는 수사관이며 희생을 하여 모두를 지키는 ‘간달프’에 가깝게 묘사됩니다. 그리고 내용상의 위협은 크샤나나 토르메키아와 페지테의 갈등이 아니라 애니매이션에서는 나오지 않은 토르크라는 아랍분위기의 제국이 과거의 기술로 만들어낸 유전공학적인 괴물과 재해입니다.

주인공 나우시카도 다르게 표현됩니다. 그녀의 여정은 당장의 계곡사람들 구하려는 애니에서의 길보다는 모든 문제의 근원을 알아내서 세상의 사람들을 구하려는 쪽에 더 가깝습니다. (그러고보니 바람계곡은 거의 등장하지 않아요) 나우시카의 즉흥적이고 자비가 넘치는 성격은 그대로지만 잔혹한 현실들을 깨닫고 점차 성장해가는 부분도 다릅니다.  그녀는 결국 부해나 곤충같은 거대한 자연도 과거의 인간들에 의해 창조된 무기였으며, 현재 살아남은 인간들도 유전적으로 만들어져 독에 어느정도 견딜수 있게 만들어진 것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토르크에 남아 있는 유물은 부해가 세상을 다 정화하고 나면 새로운 인류와 문화를 만들어낼 장치였고요. 나우시카는 그런 운명을 거부하고 남겨진 유물들을 파괴해버립니다. 설사 현재 인간들이 개조된 인간이고 멸망할 운명이라고 해도 생명은 그런것이 아니라고 외치면서요.

만화판은 애니매이션처럼 대놓고 인간은 나쁘고 자연은 위대하다고 외치지 않습니다. 자연의 순리를 주장하지만, 인간도 그 자연의 순리임을 나지막히 말하면서 여러 용기를 표현합니다. 특히 애니매이션처럼 ‘운명’이나 ‘예언’에 지나치게 묶여있지 않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스케일이 더 크고, 더 다양한 인물들과 나라들이 묘사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구요. 다만 토르크 제국 내에서는 상당히 징그러운 묘사들이 많아서 “미야자키 하야오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을 기대하는 분들에겐 비추입니다. 그리고 ‘마음을 통해 대화하는 방법’이나 여러 초능력들을 가면 갈수록 연출을 위한 편의도구로 남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도 전체적인 완성도에 비하면 좀 아쉽습니다.

ps.
살이 썩어서 떨어져 내리는 거신병이 나우시카를 ‘엄마’라고 부르며 보호해주고, 적을 초토화 시키고 다니는건 참 괴기스럽습니다. “라퓨타”에서 시타를 지키던 로봇 이미지와 에반겔리온의 초호기 이미지를 그대로 합성시킨듯한 모습이지요. 나우시카 만화판을 보면 에반겔리온이 ‘거신병’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더 잘 느낄 수 있습니다.

ps.
마지막 권 에필로그에서 나우시카가 토르크에 머물르다 계곡으로 돌아갔다느니 숲으로 들어갔다느니 하는 글은, 반지의 제왕 소설판 부록에서 아라곤이 죽은 후의 아르웬을 표현한 글과 왠지 느낌이 비슷하군요. 좀 슬픈 느낌입니다.

게다가 결혼이나 남자친구에 대한 언급이 없는걸로 보아 처녀로 늙은거 같아요…-_-;

벼랑위의 포뇨를 늦게 보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벼랑위의 포뇨를 뒤늦게 봤습니다. 거의 끝물이라 극장들이 별로 안 돌리더군요. 겨우겨우 작은 스크린의 극장에서 더빙판을 봤습니다. 100명정도 들어갈 극장인데, 8명정도와 같이 봐서 좀 추웠습니다. ^^;

일단 무척 재미있게 봤습니다. 캐릭터들의 귀여움은 역대 미야자키의 작품들 중에서 꼽아봐도 토토로 뺨칠정도로 최강습니다. 무엇을 해도 귀엽고, 햄 편식인 포뇨와, 포뇨가 좋아 지켜주는 소스케, 그리고 때로는 귀엽지만 강할때는 강한 엄마까지. (아빠가 안들어온다고 엄마가 투정부리는건…..정말 귀엽습니다…빠가빠가빠가빠가~~)게다가 이야기도 평이해서 생각하는 영화를 싫어하는 여친에게 보여주기 딱이었구요.

더빙판을 들어보니, 포뇨와 소스케는 아이들이 녹음했고, 그 외에는 유명한 정미숙씨(소스케 엄마)등 프로 성우들이 녹음했더군요. 그런데 막상 아이들을 오디션 해서 녹음시켰으면 좀 아이들 같은 성우를 쓸것이지, 이미 연기력과 목소리까지 탁 트여서 프로 성우라고 해도 될정도인 애들을 썼더라구요. 그게 좀 아쉬웠을뿐, 더빙은 훌륭했습니다.

아, 놀랐던것은… ‘소스케’라든지 하는 일본 이름이나 일본 글자들을 전혀 바꾸지 않고 더빙을 한것이었습니다. 더빙판이라는걸 어렸을때 주로 TV를 통해서 봐와서 적응이 안되더군요 ^^;

하지만 많은 분들이…벼랑위의 포뇨는 호불호가 갈릴거로 예상됩니다. 우선 ‘손으로만 작업했다는’ 작화가 정감있고 자연스럽고 귀엽기는 하지만, 그동안 미야자키 하야오가 계속 발전시켜 왔던 정교함과는 조금 거리가 멉니다. 토토로보다도 더 동화책같은 느낌의 그림이에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고 기대하셨던 분들은 실망하실수도 있겠습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의 공통점은 요리하고 먹는 장면과 할머니들 나온다는 것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이야기가 너무 평이한 것도 문제는 문제입니다. “벼랑위의 포뇨”가 아무리 아동 애니매이션을 추구했다지만, 스릴이라고는 소스케가 바람에 잠깐 날린것과 포뇨가 졸려서 쓰러지는 것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애니매이션이 요즘 애들에게 재미를 줄지는 미지수입니다. 주제도 뭘 이야기 하려는지 좀 애매했습니다. 자연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인건 알겠는데…

그래도…뭐 이래저래 불만은 써놨지만….저는 웃으면서,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극장에서 나왔습니다.

포뇨~ 포뇨~ 포뇨~ 아기물고기 저 푸른 바다에서 찾아왔어요!
포뇨~ 포뇨~ 포뇨~ 오동통통 볼록한 배에 예쁜 물고기~

ps.
여자친구는 계속 둘리랑 헤깔려서 “포뇨~ 포뇨~ 포뇨~ 아기공룡 포뇨”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_-

천공의 성 라퓨타 (天空の城ラピュタ,1986)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광산에서 일하던 소년 파즈는 어느날 밤 하늘에서 빛을 내며 천천히 떨어지는 소녀를 구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시타’. 가문에서 전해지던 하늘을 날게 해주는 보석 ‘비행석’때문에 무스카라는 군대 지휘관에 의해 납치되었었다. 그러다가 도라 일당이라는 공중해적들의 습격에 의해 비행선에서 떨어진 것. 파즈는 시타를 도와서 도라 일당과 군인들에게서 도망치다가 끝내 군에 잡히게 된다.

무스카는 시타를 협박하여 파즈를 돌려보내고, 그녀를 이용해 천공의 성 라퓨타로 갈 생각을 한다. 그녀는 사실 라퓨타의 왕가의 공주였으며, 비행석은 그 징표로 라퓨타를 깨어나게 하는 힘을 가진것이었다. 그러나 비행석을 깨우는 과정에서 라퓨타의 로봇이 깨어나 군의 요새를 폭격하게 되고, 도라 일당과 파즈의 협력으로 시타를 구해내게 된다.

무스카는 시타를 빼앗겼지만, 남아 있던 비행석을 이용해 라퓨타로 향하고, 도라 일당과 손잡은 파즈와 시타는 그 뒤를 쫓는다. 그 과정에서 폭풍에 휘말려 도라의 비행선은 난파하고, 파즈와 시타는 라퓨타에 착륙하게 된다. 오랜세월 사람에게 버려진 라퓨타는 이미 나무와 풀로 뒤덮힌 상태였다. 무스카는 라퓨타를 작동시켜 군을 배신하고 세계를 정복할 야욕을 불태우고, 파즈는 다시 잡힌 시타를 구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결국 파즈와 시타는 라퓨타를 파괴하는 주문을 써 무스카를 물리치고 다시 광산마을로 향한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지브리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만든 첫작품이 바로 “천공의 성 라퓨타”이다. 라퓨타는 유명한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공중에 떠 있는 섬인데, 여기에 고대 초과학 문명설과 성경, 인도 전설등을 결합해서 모티브로 사용되었다. “천공의 성 라퓨타”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가 좋아하는 비행, 파란 하늘, 구름에 대한 동경이 최대한 녹아있는 작품이다. 80년대 작품이지만, 하늘과 구름을 가장 잘 표현한 애니매이션으로 유명하다. 그외에 라퓨타의 붕괴장면도 CG가 없던 시절로서는 대단한 표현중 하나다.

천공의 성 라퓨타가 다른 그의 작품과 다른 점은, 여주인공이 보호만을 받는 존재라는 점과 남자주인공의 비교적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미래소년 코난에서 처럼 ‘초과학의 열쇠가 되는 여주인공’과 ‘그녀를 지키는 용기있고 순수한 마음의 소년’이라는 주인공 설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파즈가 코난보다 좀 지적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사실 상당히 닮은 꼴에 닮은 행동을 보인다.

라퓨타에서 기술은 동경하지만 인간미를 잃지 않는 주인공들은 라퓨타의 붕괴에서 살아남고 그렇지 못했던 악당은 스스로나 서로 서로 죽게 된다. 아무리 성을 하늘에 띄우는 기술로도 땅이 없이는 살수 없다는 결론과 마지막의 거대한 나무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나우시카와 미래소년 코난에서 보여준, ‘자연으로의 회귀’라는 주제를 드러낸다. 하지만 그에 도달하기 까지 그려진 수많은 비행기와 전쟁무기, 전투, 그러면서 피 한방울 그리지 않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자연과 평화가 좋지만 비행기와 무기는 동경해”라는 그와 수많은 매니아들(나를 포함)의 모순을 대변하기도 하는 것일까?

라퓨타의 음악은 히사이시 조가 담당해서 라퓨타의 신비로우면서 아련한 슬픔을 잘 표현하고 있다.

훗날 안노 히데야키 감독이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 ‘라퓨타’와 ‘비행석’, 설정을 그대로 따서 해저2만리와 창세기, 아틀란티스 전설등과 합쳐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를 완성하기도 했다.

덧. 2020-10
만8살인 우리 따님이 넷플릭스에서 재미있게 감상 함.

미래소년 코난


제가 유치원 시절에 보고 자랐던 애니매이션이니…정말 추억이 ….T_T

 

‘홀로 남은 섬’에서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살고 있던 소년 코난은 어느 날 표류해 온 라나를 ‘로켓작은집’으로 데려온다.아름다운 고향 ‘하이하버’를 그리워하며 상실감에 빠져 있던 라나는 할아버지와 코난의 따뜻한 배려와 밝은 웃음을 되찾기 시작한다.그러던 어느 날, 인더스트리아의 비행정 파르코가 이 작은 섬을 침입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할아버지는 이 와중에 중상을 입게 되고라나는 파르코의 포로가 된다.할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섬을 떠난 코난는 야생소년 지무시(포비)와 만나 친구가 되기도 하고, 선장 다이스의배 바라쿠타호를 타고 긴 항해 끝에 ‘인더스크리아’에 도착한다. 한편 인더스트리아로 잡혀간 리나는 최고위원회로부터 인더스트리아의존속을 위해 꼭 필요한 태양에너지 기술을 보유한 라나의 할아버지 라오 박사를 찾는데 그와 텔레파시 교신이 통하는 협력을요청받는다. 하지만 라나는 그들의 요청을 거절하고 삼각탑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코난은 갈매기의 위치를 보고 라나의 위치를확인한다. 이후 둘은 건보트의 포격 등 온갖 시련을 겪은 후에 인더스트리아를 빠져 나오는데 성공한다.

인더스트리아를 빠져 나온 코나는 파르코의 탐색을 피해 지친 라나를 업은 채 사막을 건너고 그 와중에 지친 코난도 쓰러지게된다. 지쳐 쓰러진 둘은 애꾸눈 거구 파치의 손에 구조되는데 바로 파치가 라나의 조부 라오 박사다. 파치는 곧 예전의 대변동이다시 한번 있을 것이라고 예견하고 라나와 코난을 데리고 ‘플라잉머신’을 탄 채 머신의 부품을 구하기 위해 인더스트리아로 떠난다.

인더스트리아로 온 라오박사와 라나는 지하의 코아 블럭에 잠입하고, 다이스 선장과 코난은 잡혀 있던 포비와바라쿠타호 선원들을 구한다. 또한 전투원들에게 쫓기고 있던 라나를 구한 코난과 포비는 또 다시 박사마저 구출해 플라잉머신을 타고인더스트리아를 탈출해 녹색의 섬 하이하버로 향한다. 녹색의 섬, 하이하버에 도착한 일행은 비로소 평화롭고 근면한 삶을 경험하면서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인더스트리아의 건보트가 침공한다. 하지만 갑자기 밀어닥친 대해일로 인해 마을의점령위기를 무사히 넘긴 박사와 코난은 지하도시의 주민들을 걱정하며 다시 인터스트리아로 떠난다. 인더스트리아에 도착직전 파르코의총격을 받아 비행머신은 불길에 휩싸이고 코난과 라나는 서로 헤어지게 된다. 행정국원들의 추격을 피해 지하거주구역으로 피신한라나와 포비, 다이스 선장 3인은 루케를 비롯한 지하주민들과 합류한다.

라오 박사를 붙잡은 후 위원회를 페쇄하고 독재자가 된 레프카는 태양에너지 획득 야망으로 불타고 있었다. 지하거주구역을수몰시켜 라나를 생포하려는 레프카에게 몬스리가 진언한다. 그러나 레프카는 몬스리에게 사형선고를 내린다. 붙잡혀가는 코난을 구한몬스리는 결국 행정국원의 총탄에 쓰러진다. 레프카의 간계에 빠진 라나는 삼각탑에서 라오 박사와 다시 만나게 된다. 라나는 박사를설득하라고 협박하는 레프카에게 냉정하게 거절한다. 화가난 레프카는 하늘위의 안테나판에 라나를 올려놓고 고문을 가한다.

점차 의식이 사라지는 라나의 귀에 코난의 목소리가 들린다. 라나의 눈아래 장갑셔터가 천천히 열리고 있었다. 해방된지하주민들이 노도와 같이 태양탑으로 몰려 들었다. 라나를 인질로 잡고 플라잉머신으로 도망가려는 레프카도 코난의 발차기에쓰러진다. 지하주민들은 해방의 기쁨에 잠기고, 라오 박사는 위원들에게 지시하여 태양에너지를 부활시킨다.

세월이 흘러 하이하버에서는 마을사람들의 축복속에 다이스 선장과 몬스리의 결혼식과 바라쿠타호의 진수식이 펼처진다. 신랑신부의손으로 진수되어 바라쿠타호는 장대한 물보라를 날리며 희망의 바다로 항해를 시작한다. 순조로운 항해가 계속된 후 마침내 눈 앞에나타난 것은 대변동으로 인해 솟아오른 광대한 신대륙의 일부분인 홀로남은섬의 모습이었다. 코난은 소리치며 라나를 번쩍 들어 올린다.

미래소년 코난 줄거리 :
출처 http://www.tojapan.co.kr/culture/ani/pds_content.asp?number=9

미래소년 코난은 1978년에 미야자키 하야오가 만든 TV 애니매이션입니다. 오래된 작품이고 상당한 장편 애니매이션인데다가 액션 장면이 많은데도, 대단히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주고 인물들의 표현도 크게 변하거나 하지 않으며(일명 작화가 무너지지 않는다라고 하던가) 수준이 높습니다.

미래소년 코난은 인류가 자신들의 힘을 남용하여 자연을 파괴하면 결국 인간에게 돌아온다는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매이션 전통의 메시지가 내용 전반에 깔려 있습니다. 과거 인간의 어리석음의 상징인 유물의 힘을 되찾으려는 절대악 레프카, 되돌아갈 고향과 이상향의 이미지인 하이하바, 순수함과 용기를 가진 아이들, 미워할수가 없을 정도로 귀엽고 순박한 악당(다이스와 바라쿠타호)…;; 이 컨셉은 라퓨타에서도 그대로 사용되죠.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18번인 드넓은 바다와 하얀구름이 둥둥 떠다니는 푸른 하늘은 정말 수시로 등장합니다. 이 만화에 가장 많이 쓴 색은 아마 파랑일 듯;;

코난의 괴력과 단순함, 라나의 지적이면서 연약함, 포비의 의리, 바라쿠타호 사람들의 인간미가 주인공들의 믿음으로 뭉쳐서 매력적인 라인을 형성합니다. 그 힘에 악랄했던 몬스키도 동화되어 착해지고, 마을사람들도 용기를 얻고, 레프카 일당은 괴멸하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처음 코난과 라나가 만났을 때, 코난이 잡은 상어가 입을 벌리고, 라나는 그것을 보고 다시 기절해버립니다. 나중에 코난과 라나가 표류하다 섬에 흘러갔을 때 코난이 다시 같은 장난을 치죠.

라나가 바다에 묶인 코난을 구하려고 공기를 머금고 잠수해서 코난 입에 불어넣어주는 장면도 명장면입니다. 라나의 체력이 다해서 기절하자 열받은 코난이 다시 괴력을 발휘해 수갑을 끊고 라나를 집어올려 날아오르죠;;(정말 날아오릅니다;;)

코난과 코비의 첫만남과 대결도….정말 멋집니다. 드래곤볼에서 손오공이 어렸을때 칼쓰는 꼬맹이를 만나는데 왠지 비슷한 느낌으로 나오기도 했죠.

미래소년 코난은 여러 작품에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라퓨타에 많은 인물과 상황이 그대로 사용되고, 나우시카의 크샤나와 몬스키는 성격과 아픈 과거까지 붕어빵입니다.(나우시카의 우주선을 놓고 크샤나와 마을사람들이 대치하다 오무의 습격을 당하는 것과 코난에서 바라쿠다호를 놓고 몬스키와 코난이 대치하다 해일의 습격을 당하는 것이 일맥통하죠) 나중에 우리나라 애니매이션이던가..버뮤다 삼각지대 비슷한 애니매이션에서 코난을 상당히 이용해서;;; 스토리가 짜여지기도 했구요.

코난은 여러 이미지를 다른 작품에서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과거의 과학유산을 상징하는 삼각탑은 매트로폴리스인가 옛날영화에서 영향을 받아 디자인된거 같습니다. 거대한 첨단 구조물과, 지하에 사는 하층민.

언젠가 미래소년 코난이 DVD로 출시되었었는데, 구입하지 못했습니다. 꼭 구입하고 싶은 DVD였는데 아쉽네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최근 “미래소년 코난”을 다시 감상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어렸을 때 코난을 보며 코난과 라나를 걱정하고 즐거워하며 봤던 추억이 되살아 나고 있지요. 그래서 겸사겸사해서 추억의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매이션들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처음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입니다.

어느 미래, 불의 7일간이라는 전쟁으로 모든 문명과 자연이 파괴되고 천년이 지났습니다. 세상은 곰팡이와 비슷한 균류식물들이 지배하고 있고, 부해라는 이 균류의 숲은 맹독을 뿜어내어 거대곤충만이 살수 있고, 인간은 전멸의 직전에 있습니다. 숲을 인간이 태우려 하면 오무라는 거대한 벌레가 폭주해 인간들을 파멸시켜버립니다. 이 오무의 껍질은 너무 단단해 인간의 무기로는 죽일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들은 전멸의 공포에 휩싸여 계속 부해를 태우려하고 서로 죽이고 죽이는 전쟁을 일삼습니다.

바람계곡이라는 계곡은 바다 바람의 영향으로 독기운이 닿지 않으며, 맑은 지하수가 나와 인간들이 경작을 하며 평화롭게 지내는 소왕국입니다. 부해가 근처에 있지만, 거기에서 평화롭게 필요한 재료를 얻을 뿐, 부해를 건드리지는 않습니다. 그런 조그만 나라의 공주가 나우시카입니다. 나우시카는 어려서 부터 곤충과 부해와 친하게 지내는 능력이 있었으며, 용기와 무용이 뛰어납니다.

그런데, 군사대국 도르키메니아의 수송선이 바람계곡을 지나가다 추락을 하고 맙니다. 추락현장을 달려간 나우시카에게 페지테라는 나라의 공주인 라스텔이 죽어가며 짐을 태우라고 유언을 남깁니다. 그리고 곧 도르키메니아의 군대가 들이닥쳐 바람계곡을 점령해버립니다.

그들은 페지테를 습격하여 과거 불의 7일간에 사용했던 거신병(에반겔리온이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의 고치를 꺼내오려다가 수송선이 바람계곡에 추락했고, 군대가 그것을 되찾으러 온 것입니다. 나우시카의 아버지가 살해당하고, 나우시카는 인질이 되어 도르키메니아로 끌려가게 됩니다. 그 도중에 페지테의 왕자 아스벨이 비행정들을 습격 하게 되고 나우시카와 아스벨은 부해에 추락을 합니다. 그리고 헤매던 도중, 두 사람은 “부해가 세상에 남은 오염을 정화시켜 맑은 물과 흙을 만들어내고, 그 과정에서 부산물로 독을 뿜는것일 뿐이다”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인간과 전쟁이었던 것 뿐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나우시카의 소형 비행글라이더를 수리해 돌아가게 되고, 도르키메니아의 크샤나는 거신병을 부활시켜 권력을 찾으려 하고, 페지테는 오무를 화나게 하여 도르키메니아 군대가 있는 바람계곡을 파멸시켜 복수하려 합니다. 나우시카가 인간의 원죄와 부해의 의미를 설명해도 아무도 듣지 않고, 거신병의 공격에도 오무는 계속 전진하고, 바람계곡의 앞에 도달합니다. 나우시카는 오무의 화를 막으려 달려드는 오무의 앞에 서고, 깔려 죽고 맙니다. 하지만 오무는 그녀의 희생을 알고 멈추게 되고, 그녀를 부활시켜 줍니다. 그녀의 희생으로 인해 다시 바람계곡에는 평화가 찾아옵니다.

1984년작, 감독/원작/시나리오 미야자키 하야오, 제작 타카하타 이사오, 음악 히사이시 조.
원래 이 애니매이션은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가 개인적으로 연재하던 장편 만화인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애니매이션화 한것입니다.

인간의 자연파괴와 자연의 역습이라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계속되는 주제를 담고 있으며, 내용과 등장인물, 몇몇 장면이 미래소년 코난과 매우 흡사하기도 합니다. 7일간의 전쟁, 나우시카의 희생과 부활등은 구세주의 모티브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미야자키 하야오가 꾸준히 보여주는 비행에 대한 갈망도 잘 나와 있죠. 그래서 칼과 갑옷으로 싸우는 시대에도 항공기술만은 수준급인 세계입니다. 제 친한 친구는 어렸을 때 나우시카의 제트엔진 달린 글라이더가 좋아서 항공대를 지워했고, 나중에 꼭 제작하겠다는 꿈을 꾸기도 했지요.

저는 이 애니매이션을 고등학교때 몇몇 인쇄물로 보았고 대학생때 나우누리의 모 애니매이션 동호회 상영회때 처음 보았습니다. 작년인가 극장에서 상영을 하기도 했죠. 84년작 답지 않게 훌륭한 액션과 꾸준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전개, 인물들의 갈등을 짧은 시간에 적절히 표현하는 멋진 영화입니다.

명탐정 번개


이 애니매이션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내 또래이거나 재방송 본사람들일것이다.
84년도 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86년인가 87년인가에 방송했다.
그림체를 보면 알수 있듯이 그 유명한 미야자키 하야오가 감독이며, 역시 유명한 “셜록 홈즈”시리즈를 각색한 작품이다. 그만큼 전체적인 완성도와 설정이 뛰어나다.
(원제는 “명탐정 홈즈”인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명탐정 번개로 이름을 바꾸었을까? 정말 개이름같이 되버렸다)

사람을 전부 개로 바꾼것 자체가 설정이 독특하고, 다양한 액션과, 항상 이래저래 유용하게 개조해 쓰는 구형 자동차, 친구이자 조수인 왓슨, 하숙집의 허드슨 부인(부인이 아니라 거의 아가씨 수준으로 나온다!! 종은 푸들이었던가;;), 악당 모리아티 교수등…
정말 어린마음에 재미있게 봤었던 TV시리즈 애니매이션.
특히 당시의 나는 홈즈를 전체 60편중에 50여편을 다 읽었을정도의 홈즈 매니아였기 때문에…(불행히도 지금은 기억이 하나도 안난다;; 명작은 너무 어렸을때 읽지 말자. 다시 읽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긴다. ㅡㅡ;)

이 애니매이션의 구성과 완성도는 아마 지금 방영해도 손색이 없을듯하다.
개들만 나와서 결론은 개판(?)이라는 점이 유일한 단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