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Shang-Chi and the Legend of the Ten Rings, 2021)

디즈니 플러스로 뒤늦게 본 샹치.

종합적으로 재미있기는 한데, 뭔가 좀 애매하긴 하다. 일단 MCU에 곁다리로 추가할 히어로의 시작을 다루다 보니 기존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세계를 하나 추가해서 어쩔 수 없지만, 텐링즈는 기존 세계관에서도 떡밥은 많이 뿌려놨는데 그에 비해서 너무 따로 논다.

마지막 결판도 전혀 그동안 언급되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의 마을, 영혼을 먹는 새로운 악당과 동양의 용 등등… 요즘 마블은 엉뚱한 새로운 요소를 집어넣는데 아무런 고민을 하지 않는 듯. 그런데 완전 환타지 세계를 엉뚱하게 묘사하는 것 치고 CG는 끝내주더라.

대신 배우들은 무척 매력적이다. 샹치 배역인 시무 리우가 너무 사람 좋게 생긴(어느 분 닮았다는 말도 있지만 글쎄.) 것을 제외하고는 좋고, 케이티도 감초로 딱 좋고, 양조위도 다스베이더 역(???)으로 좋고, 양자경 아줌마도 배역에 어울리고, 다양한 훌륭한 조연들이 양념도 잘 쳐준다.

액션은 뭐 홍콩 액션영화를 자주 본 사람에게는 평범할 수 있지만, 헐리우드 영화치고는 아주 잘 소화해 냈다. 무술 액션의 완성도는 매트릭스가 다시 연상되기도 하고, 성룡의 액션을 오마주 한 것도 중간중간 보여서 좋았다. 아무리 못 봐줘도 뮬란보다야 뭐 ㅋ

아쉬운 점은 있지만 지나가듯 보기엔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 내 평점은 3.5.

아이언맨 3 (Iron Man 3)

iron man 3

구글 무비 입점기념으로 본 아이언맨3. 위의 예고 이미지가 너무 멋있어서 기대했던 3편이었습니다만, 여러모로 아쉽네요.

역시 이번에도 토니 스타크는 고생뒤에 인간적으로 성숙해지고 발전하고, 여러 가지 웃기는 장면이 넘칩니다. 한번 쓰고 버리던 슈트중에 나름 아쉬워하는 애착을 느끼는 마크42의 존재도 괜찮았구요(컬러링은 별로였지만). 하지만…

벤 킹슬리는 연기는 훌륭해지만 그냥 배우의 인기를 이용한 그자체가 낚시인 캐릭터였을 뿐이었고요, 모름지기 히어로 영화는 악당이 멋져야 하는 법인데 가이 피어스는 그저 복수심만 가진 찌질한 악당일 뿐이었죠.  드라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제임스 뱃지 데일도 그냥 여기서는 잘 싸우는 악당부하1일 뿐이군요. 명분도 없는 찌질한 악당을 단순히 다친거 원상회복시켜 줬다고 해서 냉혈한 부하가 되서 살인까지 저지르는 것도 좀 이해가 안되고, 해킹당해 빼앗기기만 하는 워머신도 실망스럽고….

만화속에 나왔던 수십개의 슈트가 나오는 마지막 전투 장면은 멋집니다만, 싸우는 건 그냥 아이언맨2에서 미키 루크가 썼던 해머 드론 아이디어일 뿐이고요(역시 대를 이어 아이디어를 훔치는 스타크 가문). 여러모로 참신함도 떨어졌네요.

이젠 그냥 즐기기 위한 프렌차이즈 영화, 그 이상은 아닌 듯한 아이언맨 시리즈입니다. 액션과 코믹함은 최상이지만.

ps. 그런데 아크 리액터와 연결이 안되어 있어도 리펄서 건이 발사 가능한건 설정 오류 아닌가요? 마크 42야 분리되는 형식으로 설계된거니 그렇다 쳐도, 마지막에 기네스 펠트로우가 아크 리액터를 박살내고 팔을 뜯어서 장착한 다음 리펄서를 쏜건 무슨 에너지로 쏜겁니까….

ps. 헐크와 힘으로 호각으로 싸우던 토르가…아이언맨 마크6 슈트를 손으로 조금씩 으그러 트리는 장면이 어벤져스에서 나오죠. 즉, 강도가 그정도인데, 아이언맨3의 악당들은 고열로 두부자르듯 그걸 자르네요. 게다가 티타늄은 열에 강한 소재 아니었나? 이것도 좀 밸런스 오류인듯.

ps. 아이언맨이야 그렇다 쳐도, 쟈비스가 명령만 있으면 인간(적)을 죽일 수 있군요. 사실 이게 가장 충격입니다. 로봇3원칙 같은거 없는 수십개의 아이언맨 슈트를 조종 가능한 AI니…. 어벤져스2에서 울트론과 쟈비스가 연관이 있다는 떡밥이 있던데, 과연?

ps. 와이프님 말씀으로는 영화가 1,2편에 비해 이해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저는 문제 없었지만. 뭐랄까, 1,2편은 좀 직설적으로 장면을 보여주는데, 이번 3편은 알만한 클리세는 넘어가 버리는 경우가 많군요. 예를 들어 제임스 뱃지 데일이 대통령에게 아이언 패트리어트를 입혀 납치하고 본인은 비행기에 남아 있는데,  대통령에게 슈트를 입히는 장면은 안나오고 아이언 패트리어트가 날아가는 장면만 보여줍니다. 대부분은 그렇군…하고 넘어가지만, 와이프께서는 ‘왜 저 악당이 비행기에 남아있지? 날아간거 아닌가?’ 하게 되었던 것… 감독이 바뀌어서 영화적 화법도 바뀐듯 합니다.

ps. 토니 스타크가 생물학/유전자학적인 연구 결과를 척척 보고 이해하고, 문제의 해결방법도 안다는 설정은 좀 오버 같은데… 보통 공돌이는 생물학쪽은 잘 모르지 않나. 하긴 어벤져스에서도 하루밤새 전문 지식을 습득하는 천재성을 보여줬죠.

ps. 엔드 크레딧 후에 쿠키 영상이 역시 있는데, 배너박사(헐크)를 와이프께서 못 알아보더군요. 그것도 그럴 것이…헤어스타일도 다르고, 수염도 덥수룩 하고 모습이 너무 다릅니다. 그냥 배우를 잠깐 불러서, 분장도 안하고 찍은 듯.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