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 2022)

오래전에 봤는데 요즘 게을러서 글을 안 썼다. 디즈니 플러스에 나오고 나서 본 닥스2.

일단 재미있다. 멀티버스에 대해 다양한 설정이 나왔고, 프로세서X나 캡틴 카터를 비롯해 다양한 멀티버스 인물이 나오고, 그래픽도 화려하고 새로 나온 아메리카 차베즈의 캐릭터도 귀엽고, 등등. 장점을 말하라면 그것 만으로 30분은 떠들만한 영화이다.

다만 닥스1편과 너무 영화의 느낌이 달라진 것이 아쉽다. 감독이 바뀌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마법에 대해 참신함이 가득했던 1편에 비해 2편의 마법들은 대단할지는 몰라도 참신하진 않았다. 마법 뿐 아니라 장면의 느낌, 이야기의 진행 방법, 캐릭터들의 깊이 등등 모든 것이 다르다. 1편과 비슷하게 유지 된 것은 닥터스트레인지가 묘수로 자신보다 막강한 적을 이겼다는 점 정도이다.

재미있게 봤으나 1편에 비해 좀 감점해서 별 4.5개.

ps. 1편의 씬스틸러였던 비행 망토의 활약이나 개그도 거의 없어서 아쉽.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Spider-Man: No Way Home, 2021)

넷플릭스에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올라와서 감상. 마블이 다 디즈니로 되돌아 갔어도 소니와 넷플릭스의 관계 덕분에 스파이더맨은 올라오는 듯. 코로나19와 관람료 인상이 무서워서 극장에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마운 넷플릭스이다.

(스포일러 경고)

영화는 전편에서 미스테리오와 조나 제임슨에 의해 엿먹은 상황에서 이어진다. 피터가 스파이더맨인에 노출되고, 친구들과 함께 수사 대상이 된 상황. 그것을 해결하려고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갔으나 스파이더맨의 주둥이에 적응 못한 닥터는 주문이 삑사리 나서 더 꼬이는 상황이 반복. ㅋㅋㅋ 그걸 핑계로 시작된 올드팬을 위한 서비스 – 바로 스파이더맨 전 시리즈의 빌런과 스파이더맨들이 총 출동하는 것이다!

그래 이거지.

확실히 이전 스파이더맨들을 모르는 경우 재미가 반감할 영화이다. 영화의 절반이 바로 향수 팔아먹기라서. 하지만 난 그걸 다 봤으므로 인정.

결국 해결은 했지만, 피터는 여친을 포함해 모든 지인을 잃었다. 불행으로 끝나는 스파이더맨은 여전한 듯. 게다가 피터 파커를 사람들이 잊었을 뿐이지 스파이더맨이 미스테리오를 죽였다라는 의심 자체는 남아 있는 듯. 영화가 더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시나리오 작가는 좀 고생 하겠다.

액션이 좀 아쉽다는 말이 있던데, 음…보통정도는 되지만, 스파이더맨 영화로서는 좀 화려함이 부족하긴 하다. 나는 캐릭터들이 넘치고 넘쳐서 그냥 넘어감.

강추. 내 평가는 별 5개.

ps. 에이션트원이 공간을 휘고 물건을 뒤틀고 하던 건, 도르마무의 힘을 빌려서 한걸로 알고 있었는데, 도루마무의 힘을 안 쓰는 닥터 스트레인지도 비슷하게 하네? 닥터의 힘이 강한건가, 아니면 설정오류인가?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Shang-Chi and the Legend of the Ten Rings, 2021)

디즈니 플러스로 뒤늦게 본 샹치.

종합적으로 재미있기는 한데, 뭔가 좀 애매하긴 하다. 일단 MCU에 곁다리로 추가할 히어로의 시작을 다루다 보니 기존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세계를 하나 추가해서 어쩔 수 없지만, 텐링즈는 기존 세계관에서도 떡밥은 많이 뿌려놨는데 그에 비해서 너무 따로 논다.

마지막 결판도 전혀 그동안 언급되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의 마을, 영혼을 먹는 새로운 악당과 동양의 용 등등… 요즘 마블은 엉뚱한 새로운 요소를 집어넣는데 아무런 고민을 하지 않는 듯. 그런데 완전 환타지 세계를 엉뚱하게 묘사하는 것 치고 CG는 끝내주더라.

대신 배우들은 무척 매력적이다. 샹치 배역인 시무 리우가 너무 사람 좋게 생긴(어느 분 닮았다는 말도 있지만 글쎄.) 것을 제외하고는 좋고, 케이티도 감초로 딱 좋고, 양조위도 다스베이더 역(???)으로 좋고, 양자경 아줌마도 배역에 어울리고, 다양한 훌륭한 조연들이 양념도 잘 쳐준다.

액션은 뭐 홍콩 액션영화를 자주 본 사람에게는 평범할 수 있지만, 헐리우드 영화치고는 아주 잘 소화해 냈다. 무술 액션의 완성도는 매트릭스가 다시 연상되기도 하고, 성룡의 액션을 오마주 한 것도 중간중간 보여서 좋았다. 아무리 못 봐줘도 뮬란보다야 뭐 ㅋ

아쉬운 점은 있지만 지나가듯 보기엔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 내 평점은 3.5.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Avengers: Infinity War, 2018)

정말 재미있었다.

(여기부터 스포일러 주의)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액션으로 가득 차 있고, 여러 영웅들이 나름 골고루 출연해서 볼거리가 많다. 다소 긴 러닝 타임 동안 지루한 적이 없을 정도.

특히 아이언맨과 닥터 스트레인지의 전투는 아주 화려하다. 닥터는 이제 실력이 상당해졌고(손이 묶이면 마법을 못쓰는 약점도 드러났지만), 아이언맨은 혼자 300년정도 미래를 다녀온 것처럼 발전된 기술로 싸운다. 그동안 우주 히어로나 와칸다의 히어로가 기술이 지구를 초월하는 바람에 아이언맨의 기술적 위상이 애매했는데, 이제 아쉬움이 없을 정도.

영화가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자막 번역이 개판이긴 하다. 이건 유명해서 하도 여기저기서 다루고 있으니 더 자세히 적지는 않겠다.

둘째로 타노스의 악행의 근거를 이해하기 어렵다. 일종의 멜서스의 인구론과 비슷한 주장인데, 이 문제는 기술로 많은 부분이 해결되서 무효화 된 낡은 이론이다. 아직 환경 문제는 해결 못했지만, 타노스는 분명 환경이 아니라 자원이나 식량 문제로 인구를 감소시켜야 한다고 발언했다.

셋째로 타노스가 가모라를 아낀다는 것이야 워낙 여기저기 영화에 나왔지만, 가모라를 그렇게 가장 사랑하는 존재라는 것과 그 이유는 나오지 않아서 그 행동이 이해하기 어렵다. 소울스톤의 취득조건이 좀 어색한 것과 맞물려서 더 그런 듯. 다른 마블영화의 빌런들보다는 타노스의 심정이 더 많이 묘사 되긴 했지만, 그런 점에서 깊이가 부족했다.

어째튼 정말 영화 내내 자연스럽게 빠져서 본 영화는 오랫만이다. 적극 추천…안해도 다 보겠지.

ps. 헐크와 비전이 전투력을 발휘 못한 것이 패배 요인 중 하나 아니었을까

ps. 닥터는 참 훌륭한 마법사이다. 스타워즈의 누구는 공중부양하고 전투 몇 합 했다고 과로사하는데, 닥터는 공중부양하며 1400만번 이상의 전투를 경험하다니 ㅋㅋ

ps. 비전과 스칼렛 위치의 로맨스는 달달한 시간이 부족해서 안타깝다.

ps. 블랙 오더들이 의외로 지구측 히어로들에게 고생을 하는데, 전투종족(?) 아스가르드인들 절반이 쉽게 전멸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ps. 번역 문제는 이미 엄청 유명해진 듯. 극장 내에서 여러 사람들이 동행한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있더라.

ps. 지나가는 사람들도 이 영화 이야기하고, 식당에서도 사람들이 이야기 하고, 버스에서도 이야기 하고….대단한 영화다.

ps. 그동안 영화 후기를 블로그에 쓸 때는 배우들 이름을 태그로 적었는데…적기 힘들다.

ps. 타노스가 할려고만 했으면 10년전에도 스톤을 모을 수 있었을 듯 한데, 왜 안한겨? 뭐 그렇게 따지면 오딘도 모을 수 있었을 듯 하지만…

ps. 묠니르에 이어 망토가 사라졌다!! 닥터가 부활하면 같이 살아날테지만… 그래도 타노스가 찢을 때는 허억 싶었다. 그가 없어지면 닥터 스트레인지의 유머를 누가 책임진단 말인가.

ps. 헤임달이 위기에 처한 주군인 토르가 아니라 헐크를 지구로 보낸 이유가 애매하다. 이왕이면 주군을 살리는게 우선일텐데. 평소 지구를 보다 헐크빠가 되었거나, 지구에 경고를 하기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을까?

ps. 니다벨리르 같은 곳이 있었다면, 왜 토르는 라그나로크 때 여길 안들르고 아스가르드로 바로 쳐들어갔는가?

넷플릭스, 서던 리치: 소멸의 땅(Annihilation, 2018)

‘테세우스의 배’라는 역설이 있다.
유명한 테세우스가 타던 배를 낡아서 다른 나무로 교체하다가, 전부다 교체를 하면, 그것은 여전히 테세우스의 배가 맞는가?
절반쯤 교체 했을 때, 남은 재료와 새 나무로 다른 배를 만들면, 어느 것이 진짜 테세우스의 배인가?
우리 신체도 몇 년이면 대부분의 세포와 원소가 새 것으로 교체되기 때문에, 존재에 대한 같은 역설이 존재한다.

이 영화는 그 역설을 SF적으로 풀어낸 것 같다.
영화 제목은 멸종인데, 원작 소설이 서든 리치이고, 1부 제목이 소멸의 땅이라고 한다. 하지만 원작 소설은 보지 못했으니 원작 재현 부분 판단은 패스.

영화는 다소 지루하다. 전작을 보면 알렉스 가랜드 감독 특유의 템포인 듯, 아주 느리고 몽환적으로 흘러가며, 긴장이 있어야 할 장면도 다소 멍한 느낌으로 처리된다. 약간 열린 결말이긴 하지만 결말도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게 끝난다. 흔한  외계인 침략이나 재미있는 SF 영화라고 보기엔 무리이다. 스토리나 액션, 주제보다는 몽환적이고 기괴한 비주얼이나 느낌을 위해 만들어 진 영화이다.

나탈리 포트만의 평소 행동을 보아, 왠지 주인공들이 전부 여자라서 참여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제니퍼 제이슨 리의 나이든 모습은 다소 충격. 이제는 할머니 느낌이네.

ps. 나탈리 포트만, 오스카 아이작, 테사 톰슨, 베네딕트 웡이 마블에서 배역을 했던 사람들이다.
마블 세계관에 참여한 배우들이 워낙 많다 보니, 이제 마블과 관련 없는 영화여도 마블 배우들 몇 명씩 나오는 것은 기본인 듯하다.

마션 (The Martian, 2015)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조연 배우들, 인터스텔라 조연 배우들이 무더기로 출연하는 SF판 캐스트 어웨이 영화. 구글 플레이 무비에서 신년 이벤트로 500원에 대여해서 봤다.

원작 소설이 워낙 치밀하게 고증을 해놔서 SF로서의 장점도 많고, 재미도 있는 영화였다.

인터스텔라에서 혼자 떨어져 외로움에 민폐를 끼치는 박사역을 했던 멧 데이먼이 또 비슷한 역을 한다. 이번에는 악의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매니아들이 보면 재미있는 요소들이 정말 많은 영화. 특히 숀 빈이 있는데서 반지의 제왕 엘론드의 비밀 회의 드립을 칠 때 정말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다.  ㅋㅋㅋㅋㅋ 숀 빈이 안 죽는 반전도 대단하고…;

예전 같으면 원작 소설부터 대뜸 사서 읽고 이 영화를 봤을텐데, 요즘은 책을 별로 못 봐서, 사놓고 못 본 책들이 한가득이다. 큰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