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와 운명의 사원 (Indiana Jones And The Temple Of Doom, 1984) 인디아나 존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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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년, 인디아나 존스 박사는 상하이에서 라오 일당에게 만주족 시조인 누루하치의 유골병을 다이아몬드로 바꾸려다 일이 꼬여서, 쇼걸인 윌리와 꼬마 조수인 쇼트와 함게 비행기로 탈출하게 된다. 그러나 비행기는 라오의 소유였고, 인디아나 존스 일행은 낙하산 대신 고무보트를 타고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뛰어내려 인도로 흘러든다. 하늘에서 내려온 그들을 구원자로 여긴 인도의 마을 사람들은 그들에게 판코트 성에서 훔쳐간 마을의 상카라 돌을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판코트성은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평범한 신흥 왕국처럼 보였지만, 속으로는 살아 있는 사람을 제물로 바치고, 아이들을 노예로 이용해 땅속에 묻힌 전설의 돌들을 모으고 있는 비밀 종교 집단이었다. 비밀통로를 찾아낸 인디아나존스 일행은 부비트랩들을 피해 돌들을 훔치다 사로 잡히게 되고, 인디아나 존스는 세뇌되어 윌리를 제물로 바치려 하게 된다. 그러나 쇼트의 용기있는 행동으로 인디아나 존스는 제정신을 차리고, 윌리와 노예로 잡힌 아이들을 구해 도망친다. 결국 인디아나 존스는 추적해온 종교 제사장을 물리치고 돌을 되찾아 마을에 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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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나 존스와 운명의 사원”은 “레이더스“에 이어서 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등 같은 제작진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속편이다. 속편이지만 스토리 상, 레이더스보다 1년 이전을 다루고 있어서 프리퀄이라고 할수 있다. 우리나라는 간략화를 위해 뒤의 설명을 빼고 “인디아나 존스”라고 개봉해서 1편으로 오해하는 분들도 있다. 배경은 전혀 다른 인도지만, 레이더스와 같이 인디아나 존스는 모자에 셔츠와 가방을 매고(황당하게도 다른 옷을 입고 있다가도 액션을 하려고만 하면 어느새 갈아 입는다) 채찍을 휘두르는 그대로의 인디아나 존스를 보여주며, 여전히 혐오동물 뒤덮기와 부비트랩, 시체등(벌레나 함정 나오는게 상황과 전혀 다르게 쌩뚱 맞더라도)이 상습적으로 나오며 시리즈라는 것을 강조한다. 칼을 휘두르는 적을 비웃으며 총으로 쏴버린 1편을 패러디해서, 총으로 쏴버릴려고 하니 총집에 총이 없다라는 유머 장면도 보여준다. 이 패러디는 전통이 되서, 3편인 “인디아나 존스와 최후의 성전”에도 독일군 부하들을 총으로 쏴서 해치우는 장면이 나온다.(적의 숫자가 1편에서는 1명, 2편에서는 2명, 3편에서는 3명인 점이 주목할 점. 4편에서도 이 패러디를 사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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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나 존스와 운명의 사원”은 전편에 비해 유머와 특수효과가 훨씬 증가하면서 제대로 된 블럭버스터 흥행영화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히로인인 윌리도 우스꽝스러운 짓에 가세해 인디아나 존스와 같이 웃긴 장면들을 연출하고, 여기저기 등장하는 악당 조연들도 단순히 악당이라기 보단 하나 같이 유머가 내제되어 있다. 모두 만화 캐릭터같이 쓰러진다거나, 바보스럽다거나, 과장되어 있다. 발로 탄광 운반차를 멈춰서 뜨거워 “물! 물!”그러는데 멀리서 홍수가 다가오는 모습이란… 특수효과도, 전편이 마지막 성궤를 여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특수효과가 보조적인 수단에 머물렀다면, 운명의 사원에서는 여러 탈출장면이나 제물을 바치는 의식 장면, 탄광 운반차 추적, 홍수를 피하는 장면, 다리에서의 전투등에 높은 수준의 아날로그 특수효과들이 쓰였다. 탄광 추적장면과 홍수장면은 후에 다른 영상들에서 많이 응용되기도 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영화와 “스타워즈”의 닮은 장면이다. 인디아나 존스가 천정이 내려오며 외부에서 조작해서 구해줘야 하는 부비트랩 방 장면은 스타워즈에서 벽이 눌리는 쓰레기 처리장 장면과 비슷하다. 인디아나 존스가 적의 잔당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몰아세우다가 더 많은 지원군에 놀라서 다시 도망치는 장면도 스타워즈에서 한 솔로로 똑같이 연기 했다. 그밖에 “내 잘못이 아니야”라거나 “느낌이 안좋은걸” 등의 대사는 영어 원문은 조금씩 다르지만 두 영화에 상습적으로 쓰인다. 제작자가 조지 루카스이고, 배우가 한 솔로 역을 했던 해리슨 포드라는 점을 보면 결코 우연이라고 할수 없는 부분이다. 처음 장면에서 인디아나 존스와 윌리가 창에서 뛰어내릴 때 얼핏 보인 클럽 이름도 “오비완 클럽”이다 -_-;

영화의 재미있는 요소는 몇배로 늘어났지만, 이 영화는 흥행영화의 문제작으로서 비평가들이나 대중에게 수시로 씹히는 영화이기도 하다. 헐리우드 영화들은 아시아를 지나치게 신비하게 그리거나 미개하게, 혹은 사실과 다른 자신들만의 상식으로 그리는(아시아 사람들은 항상 갓을 쓰고 대나무로 된 집에서 살고 있다거나) 경우가 잦다. 이 영화도 인도를 상당히 미개하고 위험한 동네로 묘사하고 있다. 날아다니는 과일 박쥐떼를 흡혈 박쥐로 묘사하고, 괜히 성안에서 벌레들이 우글거리고, 사람들이 원숭이 골 디저트와 눈알 스프를 먹고, 살아 있는 사람으로 제사를 지내는 등의 묘사등도 문제이다. 스필버그는 논점을 피해가기 위해 영화를 더 코믹하게 처리했지만, 모든것을 다 가릴수는 없었다. 뭐 우리도 미국 주요도시를 괴물이 날뛰기 좋은 도시로 표현하고, FBI와 미군이 괴물에 대응 못하는 걸로 표현했으니 피장파장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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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슨 포드는 영화배우로서는 늦게 성공한 경우기 때문에 당시 43세였는데, 1편보다도 훨씬 듬직한 근육질 몸매를 보여준다. 그래서 그런지 자주 웃통 벗고있는 장면을 보여준다. 쇼트역에는 계휘관(Ke Hui Quan or Jonathan Ke Quan)이 출연해서 귀엽고 땍땍거리는 중국식 영어를 쓴다. 당시 14살이었는데, 덩치큰 서양사람들 사이에서 연기해서 그런지 10살 내외로 보인다. 나이에 비해 열심히 연기해서 나중에 “구니스”에서 꼬마 발명가 데이터로 다시 출연했다. 윌리역의 케이트 캡쇼는 이 영화에서 전편인 마리온과는 달리, 손톱이나 옷같은 외모만 신경쓰고 비명만 계속 지르는 여자로 나온다. 아마 우주전쟁의 다코타 패닝 다음으로 ‘비명만 지르고 고집만 쎈 바보 금발머리 여자 역”2위 일것이다. 그녀는 영화 출연을 여러개 더 했지만, 그보다는 나중에 감독인 스필버그와 결혼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이전 남편과 낳은 딸 한명과 스필버그 아래에 6명의 아이를 더 두는 대가족을 만들어낸다.^^;

IMDB http://www.imdb.com/title/tt0087469/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Indiana_jones_and_the_temple_of_doom

레이더스 (Raiders of the Lost Ark, 1981) – 인디아나 존스 1
인디아나 존스와 운명의 사원 (Indiana Jones And The Temple Of Doom, 1984) – 인디아나 존스 2
인디아나 존스와 최후의 성전 (Indiana Jones And The Last Crusade, 1989) – 인디아나 존스 3

 

레이더스 (Raiders of the Lost Ark, 1981) 인디아나 존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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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나 존스4가 제작중이라고 한다. 내년에 개봉 예정이라는데, 존윌리암스의 인디아나존스 주제곡을 다시 극장에서 듣는다니 정말 꿈만 같다. 그래서 인디아나 존스의 추억을 다시 꺼내보려고 한다.

1936년 페루에서 인디아나 존스 박사는 함정과 미로를 뚫고 고대 유적지에서 유물을 꺼내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배신자와 함정때문에 고생하는 동안 원주민들을 속인 라이벌 악덕 고고학자 벨록에게 유물을 빼앗기게 되고, 인디아나 존스는 원주민들에게 쫓겨 도망치게 된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도중, 인디아나 존스는 정보부 사람들의 방문을 받게 된다. 정보부 사람들은 나치의 “타니스에서 발굴작업을 하는데, 지팡이가 필요하다. 에브너 레이븐우드”라는 무선을 듣고 에브너 레이븐우드 박사의 제자인 인디아나 존스를 찾아온것. 모세가 십계명 석판을 보관한 성궤가 이집트 왕에 의해 타니스의 ‘영혼의 우물이라는 곳에 숨겨져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전세계의 종교 유산을 차지하려는 나치들은 그것을 발굴하고 있고, 성궤에 대해 전문가인 에브너 레이븐우드가 가지고 있는 지팡이 장식이 필요했던 것. 인디아나 존스는 정보부의 요청으로 레이븐우드의 딸이자 애인이었던 마리온을 찾아 네팔로 간다. 거기서 마리온은 술장사를 하고 있고, 레이븐우드 교수가 죽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인디아나 존스는 마침 접근한 나치 일당과 지팡이 장식을 놓고 싸우게 되고, 인디아나 존스는 마리온과 지팡이 장식을 지켜내서 이집트로 간다. 한편 나치 일당은 싸움중 뜨거운 지팡이 장식을 집으려다 손에 화상을 입게 되는데, 나치와 손잡은 벨록은 그 화상의 모양을 보고 장식의 모조품을 만들어 발굴을 진행한다.

이집트에서 인디아나 존스는 나치의 흉계로 마리온을 납치당하게 된다. 지팡이 장식을 해석한 인디아나 존스는 나치가 장식의 한쪽면만 읽고 잘못된 장소를 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발굴장에 잠입해서 몰래 성궤를 발견한다. 그러나 역시 들통이나 벨록에게 성궤를 빼앗기고, 인디아나 존스와 마리온은 뱀들이 우글거리는 영혼의 우물에 갖힌다. 영혼의 우물에서 빠져나온 인디아나 존스는 성궤를 나르려는 비행기를 폭파시키고, 성궤를 나르는 트럭을 쫓아서 끝내 탈취하는데 성공한다.

미국으로 성궤를 나르려는 배에서 인디아나 존스와 마리온은 서로 다시 사랑하는것을 확인하지만(줘도 못먹는 인디아나 존스;;) 독일의 유보트에 의해 성궤와 마리온을 다시 빼앗기게 된다. 유보트에 매달려서 나치들의 비밀기지가 있는 섬에 잠입한 인디아나 존스는 성궤를 폭파하려고 위협해 마리온을 돌려받으려 하나, 고고학자의 욕심때문에 성궤를 파괴하지 못하고 아예 잡히고 만다. 나치의 일당과 벨록은 유대인 의식을 치룬후 성궤를 개봉하지만, 성궤에서 나온 에너지에 의해 전부 녹거나 불타버리고, 인디아나 존스와 마리온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는다. 인디아나 존스는 성궤를 미국으로 가져오나, 성궤는 최고군사기밀로 분류되어 어느 창고에 숨겨진다. 그 창고에는 같은식으로 분류된 상자들이 수없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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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돈많은 천재들.

“조스”, “미지와의 조우“라는 대작과 “1941”이라는 괴작(?)을 감독한 스티븐 스필버그와 “스타워즈”로 한창 유명세인 조지 루카스…두 명의 아이디어 만빵인 감독과 제작자가 뭉쳐서 머리 맞대고 비듬 턴 영화가 바로 레이더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이다. 그래서 이 영화에는 두 사람이 잘 사용하는 특수효과, 전형적인 캐릭터, 유머, 다양한 배경과 영화적 장치, 나치에 대한 패러디 등이 풍성하게 드러나는 영화다. 괜히 강인한 여성 캐릭터들 세워놨다가 나중에 용두사미 되는것까지 그대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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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굴꾼(?) 인디아나 존스

레이더스는 처음에는 시리즈로 기획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인지 레이더스에는 인디아나 존스라는 시리즈 타이틀이 붙어 있지를 않다. 하지만 스티븐 스필버그는 찢어진 와이셔츠에 모자를 쓰고 권총와 채찍을 들고, 가스마스크 가방을 맨, 지적이고 현명하지만 착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인디아나 존스라는 캐릭터를 인상적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영화 처음에 캐릭터의 얼굴보다 모자와 채찍을 먼저 보여주고, 칼을 든 무사가 덤비면 멋진 결투보다 총으로 쏴버리는 등의 파격적인 연출도 캐릭터 형성에 일조를 했다. 원래 인디아나 존스 역에는 당시의 TV 모 유명 텔런트가 내정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TV출연 때문에 거절을 해서, 조지 루카스와 친분이 있는 해리슨 포드에게 행운이 돌아갔다고 한다. (해리슨 포드가 유명해진 스타워즈의 한 솔로 역도 사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을 쓰려고 했는데, 배우들 오디션에서 대사를 맞춰주던 해리슨 포드가 워낙 캐릭터 표현이 좋아서 그를 썼다고 한다. 대타로 대박난 인생?)

영화 마지막에 수없이 많은 군사기밀 상자들 사이로 성궤를 숨긴 상자가 사라지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나중에 X파일에도 비슷한 FBI의 증거물 은닉 보관실이 등장하고 레이더스를 연상하기도 했다. 정부 음모론은 예나 지금이나 좋은 양념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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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 알렌이 연기한 마리온. 용두사미 스필버그식 여주인공의 표본. 인디아나 존스에게 주먹날리고, 나치 졸병들에게는 기관총 날리지만, 일단 잡히고 나면 인디~인디 하고 부르는 훌륭한 인질밖에 못한다.

이 영화는 참 화려한 스텝을 자랑한다. 주연은 해리슨 포드이고, 감독은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은 조지 루카스와 프랭크 마샬, 각본은 로렌스 캐스단, 원작은 조지 루카스와 필립 커프만, 편집에 마이클 칸, 음악은 존 윌리암스이다. 조연에 존 리스 데이비스(반지의 제왕의 난쟁이 김리;; 사실은 키 190짜리 뚱보 아저씨지만)도 나온다. 이들 대부분이 아직은 당시 신출내기거나 막 주목받던 상태였지만, 이런 작품들에 바글바글 모여서 일하며 대작들을 만들어내 거물로 커간것이다.

IMDB http://www.imdb.com/title/tt0082971/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Raiders_of_the_Lost_Ark

레이더스 (Raiders of the Lost Ark, 1981) – 인디아나 존스 1
인디아나 존스와 운명의 사원 (Indiana Jones And The Temple Of Doom, 1984) – 인디아나 존스 2
인디아나 존스와 최후의 성전 (Indiana Jones And The Last Crusade, 1989) – 인디아나 존스 3

우주전쟁 (War of the Worlds,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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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때, 학교 도서관에 SF전집이 있어서 탐독하곤 했다. 그중 가장 유치했던 제목이 바로 ‘우주~’가 붙는 제목들이었다 “우주전쟁” “우주소년” “우주대소동”… 그중 우주전쟁은  화성인이 처들어오고, 인간은 대포로 막아내려고 발버둥치는 식의 유치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엔딩은 마음에 들었다. 첨단 무기를 가진 화성인이 고작 세균들에게 전멸 당하는 것은 그야말로 참신하고 충격적인 ‘반전’이었기 때문에. 이 소설은 많은 리메이크 소설과 만화, 영화등으로 만들어졌고, 외계인이 지구를 쳐들어오는 수많은 소설과 영화의 시조이며, 한때는 라디오에서 극화했다가 실제상황인줄 알고 시민들이 대피하는 소동까지 일으켰다(순진한 시대였군…)

스티븐 스필버그는 2005년에 이 영화를 리메이크한다. 50년대에 만들어진 같은 제목의 영화는 특수효과 능력이 부족해서 엉뚱한 UFO로 출연시켰지만, 스필버그는 원작소설대로 ‘삼발이’로봇을 등장시켰다. 그것도 아주 기능적이면서 유치해보이지 않게 개조해서. 게다가 스필버그의 특기인 ‘추격전’을 넣고,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제대로 멋진 도망치고 생존하기 스킬을 보여준 탐 크루즈를 기용해서 제대로 달리게 했다. 확실히 추격전과 외계인의 무시무시함은 대단했다.

하지만, 2005년에는 19세기식 반전 스토리는 개그였을 뿐이었다. 사람들은 “마스 어택”의 ‘노래로 화성인 죽이기’는 개그로 웃어주었지만, “우주전쟁”의 심각한 분위기에서 세균과 바이러스에 의해 허옇게 말라죽는 외계인은 허무한 엔딩으로 치부했다. 우주전쟁에 대해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의 평은 죄다 “엔딩이 어이없어”였다. 사실 몇백만년을 인류와 지구를 감시하며 침략을 준비했다는 외계인이, 고작 면역을 생각못해서 전멸당했다는건 좀 어이없긴 하다.

게다가 당시 최강의 귀여운 소녀 배우였던 다코타 패닝은 왜 그리 빽빽 소리지르는 것밖에 할줄 모르고, 반항기 아들은 오지랖 넓어서 지가 뭘 하겠다고 군대만 나오면 따라가서 싸울려고 아무것도 눈에 안보인다. 주변에 있는 인물들은 죄다 저만 살겠다고 주인공들을 위협하거나, 엉뚱하게 레지스탕스를 하겠다고 하질 않나, 이쁜 소녀가 보이니까 데려갈려고 하질 않나, 하나도 도움이 안되는 놈들 뿐이다. 헐리우드에서 말썽쟁이라는 탐 크루즈가 영화에서는 불쌍하게 보일 정도다. ‘반지의 제왕’에서 나즈굴 대장도 잡던 미란다 오토는 그냥 처음과 끝에만 잠깐 얼굴을 보여준다. 아쉽다. 임신만 안했으면 외계인 부대장정도는 때려 잡아줄텐데.

고전을 리메이크한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여러가지로 진부한 영화이기도 했다. 인간을 먹이로 삼고, 큰 소리지르는 삼발이 로봇은 ‘주라기공원’의 공룡의 이미지 그대로이고, 외계인의 내시경 같은 장비를 주인공들이 피하는 모습도 ‘주라기 공원’의 랩터의 눈을 피하는 장면 그대로이고(심지어 거울-반사되는 주방 문짝-의 동일함까지), 과도한 조명 사용은 스필버그의 외계인 표현의 18번이고, 외계인의 외형은 정말 진부함의 극치이다. 영화의 특수효과와 편집은 더할나위없이 깔끔했고, 삼발이와 붉은 식물등의 원작의 요소를 잘 살린 영화지만, 여러가지 의미로 ‘보기로 기대한 것만 확실하게 보여준’ 영화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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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까 다음 영화부터 출연 안시키지...

 
IMDB http://www.imdb.com/title/tt0407304/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War_of_the_Worlds_%282005_film%29

미지와의 조우 (Close Encounters of the Third Kind,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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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단순 고용인이 아닌, 자신의 작품을 만들수 있는 위치에 있는 거장 영화감독에게는 한두개정도 자신의 자아를 표현한 듯한 영화가 있다. 예를 들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붉은 돼지”같은것 말이다. 스필버그에게 그런것을 찾는다면, 바로 ‘미지와의 조우’이다. ‘미지와의 조우’는 ‘죠스’의 대성공을 바탕으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동원해서 자신이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든 경우였다. 영화사에 시나리오를 보여줄때도 당시 꺼려지던 장르인 SF인걸 속여서 관철시킬 정도 였고, 시나리오 작가들이 다듬은 시나리오도 스필버그 자신이 도로 다시 썼으며, 촬영때도 실내 스튜디오에서 철저한 보안속에 촬영을 했다. 나중에 시일과 예산문제로 자신이 원하는데로 편집하지 못하고 개봉한 것을 아쉬워해, 감독판이나 스페셜 판, DVD울티메이트판 등으로 여러번 편집을 교정해서 내놓기도 했다. 영화의 내용은 그 자신이 어렸을때 만들었던 UFO 단편 영화에 뿌리를 두고 있고, 나중에 만들어진 ‘ET’나 ‘테이큰’도 결국 이 ‘미지와의 조우’의 변주곡에 해당할정도로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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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수리공인 로이는 가정에서 정신없는 아이들에게 치이고, 살림살이에 힘든 아내에게 구박당하는 힘없는 남편이다. 그는 어느날밤 정전 소식에 차를 타고 수리를 갔다가 강력한 빛에 휩싸여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빛을 내는 UFO들은 그날 그 도시에 대규모 정전을 일으키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다. 로이는 그날 이후 무언가의 강한 이미지에 홀려 계속 탑같은걸 만들려 하고, 그의 변화에 두려운 가족들은 친정으로 떠나버리는 등 문제가 심각해진다. 로이는 때때로 정신을 차려 가정을 되돌리려 하지만 역부족. 한편 로이와 같이 UFO를 구경했던 싱글맘 질리언도 같은 이미지에 시달린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UFO와 함께 자신의 아기까지 사라진다. 이 둘은 그 탑 이지미가 와이오밍주의 데빌스타워 라는 산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곳을 향한다.
그러나 이미 그곳은 정부가 외계인을 만나기 위해, 가짜 가스 누출 사고를 일으켜 주민들을 몰아낸 후였다. 로이와 질리언은 그곳에 도달하지만 끝내 군부대에 잡히고 만다. 그곳에서 만난 랑콤 박사는 그들이 진짜 외계인에게 초대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지만, 정부가 하는 일을 되돌릴수는 없다. 로이와 질리언은 끝내 그곳을 탈출하고, 군부대에게서 도망치며 겨우 산정상을 넘는다. 그곳에서는 UFO와 정부측 기지가 접촉을 하고 있었고, 화려한 외계인들의 모습들 사이로 납치된지 수십년된 사람들이 그때 그 모습으로 되돌아 온다. 질리언은 자신의 아이를 찾고, 로이는 정부측에서 선발된 특수요원들을 제치고 외계인들에게 선택되 아름다운 우주선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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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처음에 주인공 로이 니어리의 가정문제(아버지로서의 권위가 문제되는 스필버그식 가정)로 시작해서, 그가 빛나는 UFO를 만나 매달리면서 가정이 깨지는 장면을 마치 긴급출동 SOS처럼 가까이에서 자세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외계인을 위해 국민들의 기본권을 당연하다는듯이 침해하는 정부와 군, 그 거짓에 쉽게 휩쓸리는 국민들, 그와중에 진실을 추구하는 주인공과 여주인공(납치된 아기 엄마)의 모습등은 이후 많은 미스테리 영화의 클레셰로 재활용된다. 그리고 스필버그가 특수효과 담당에게 “빛으로 가득찬 도시”라고 주문했던 마지막 하이라이트 UFO의 모습과 정부측과 외계인의 음악 교류는 정말 몽환같고 다른 세상 풍경인것처럼 아름답게 영화를 마무리한다. 특히 인간과 외계인이 음악을 주고 받으며 통신하다가 합주를 하는 모습은 마치 Electric Dreams 에서 여주인공과 컴퓨터가 음악을 주고 받다가 합주하며 사랑이 싹트는 장면처럼 멋지고 감동적이라 할수 있다.

‘미지와의 조우’라는 한글 제목은 영화의 신비감, 즉 미지의 요소와 만난다는 내용을 반영하고 있지만, 원제를 전부 살리고 있지는 못하다. 원제의 ‘Close Encounters of the Third Kind’를 번역하면 ‘세번째 종류의 근접 조우’인데, 첫번째가 목격이고, 두번째가 증거입수, 세번째가 직접 대면이라는 미스테리나 UFO현상등의 분석에 쓰이는 사건 프로세스를 가르키는 용어이다.

‘미지와의 조우’는 스필버그가 ‘죠스’의 성공으로 최고의 기대주일때 제작되었기 때문에, 당시 망해가던 컬럼비아 영화사로서도 2천만 달러라는 거액을 극장가에서 선매방식으로 끌여들여 제공했고,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등의 특수효과를 맏은 더글라스 트럼벨등의 스텝들과 제작 전반에 대한 재량권을 감독 스스로가 휘두를수 있었다. 신비롭고 강렬한 음악에는 조스와 함께 유명해진 존 윌리암스가 맡았다.

주연 배우는 ‘죠스’부터 ‘영혼은 그대 곁에(올웨이즈)’등에서 후에 스필버그와 함께하는 리처드 드레이퍼스, 그리고 정부측 지휘자로 프랑스인 박사 역을 맡는 프랑스와 트뤼포(이 사람, 작가, 감독, 배우, 제작등을 상당히 많이한 유명한 프랑스 사람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84년에 죽었다.)가 연기했다. 배우들도 스필버그가 평소에 맘에 두던 사람들 모아 놓고 찍은 티가 난다고나 할까…

이 영화를 보면, 스필버그가 단순히 오락영화의 귀재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고 그것으로 부터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주제와 아름다움을 어떻게 이끌어가는지 알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단순히 특수효과 잘써서 눈요기만 잘 보여주는 감독(심모씨 같은)이 아니라 쉰들러리스트 같은 무게있는 영화부터 인디아나존스 같은 한없이 가벼운 영화까지 폭넓은 영화를 만들면서, 꾸준히 깊이 있는 캐릭터 표현과 독창적인 소재를 추구하고, 그 둘 사이에 끈끈한 이어짐을 잘 그려냈던 감독이다. 그의 대표작 ‘미지와의 조우’는 그의 영화 가운데 내가 가장 좋아했고 가장 먼저 감상문을 쓰는 영화이다.

IMDB http://www.imdb.com/title/tt0075860/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Close_Encounters_of_the_Third_Kind

스필버그의 해저탐험 (SeaQuest DSV)

tv21

SeaQuest DSV는 96년인가 우리나라에 “스필버그의 해저탐험”이라는 이름으로 방송되었던 TV시리즈입니다. 가까운 미래, 세계 연방정부가 세워지고, 거기서 국제연합 해양기구를 통해 건조된 최첨단 대형 잠수함을 이용해 해저 탐험을 한다는 내용으로, 스타트렉의 바다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SF 시리즈죠.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자로 참여해서 우리나라에는 그런 제목으로 시청자를 낚으려는 시도를 했습니다만, 스타트렉과 함께 인기가 바닥이어서 시즌1정도만(2도 했나?) 방송한것으로 압니다. 원래 시즌 3까지 있는 듯합니다.

선장역에 영화 조스에서 인상적인 주인공 연기를 했던 로이 샤이더가 연기하고, 다른 출연진들도 이래저래 낮이 익은 배우들입니다. 특히 천재 소년 과학자 루카스역인 조나단 브랜디스는 미소년으로 많은 여성팬들이 있었는데, 안타깝게 몇년전에 자살했더군요.

SF를 좋아하는 저도 방영시간이 좀 안맞아서 자주 못본 시리즈입니다. 길다란 오징어 같은 모양의 잠수함이 기억나고(특히 잠수함 근처를 돌아다니며 빛을 내는 탐사기들은 스필버그의 UFO디자인에서 영향을 받은 냄새가 팍팍 나죠), 몇몇 적대적인 단체 잠수함과의 전투장면, 몇번 해저 환경이나 사고로 위험에 빠졌던 일, 루카스가 함내에서 기르는 귀여운 돌고래와 통역장치를 만들어서 대화하던 장면이 기억에 나네요.

seaquestdsv_plans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SeaQuest_DSV

IMDB http://www.imdb.com/title/tt0106126/

영화 터미널을 보다

요즘 안그래도 살기 힘든데, 먼가 따듯하고 미소가 지어지는 영화가 보고 싶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비록 그것이, 스티븐 스필버그식의 뻔한 휴머니즘을 다룬 것이라 할지라도,
보고 있는 중에는 극장 밖의 세상을 잊게 해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