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분들은 알겠지만, 내가 좀 소심한 놈이냐. 욕이라고는 ‘바보 멍청이’ 정도 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인터넷으로 말싸움 몇번 한적과 쥐박이와 딴나라당등 몇몇 정치인을 씹은적이 있지만 그외에는 선량하게 사는 사람이다. 트위터에서 쓰는 글도 잡담이나 혼잣말외에는 별 내용이 없다.
그런데, 나에게만 저런 소리 쓸려고 트위터 계정을 만든 사람이라니, 참 갸륵하지 않은가? 마치 내가 유명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기념으로 아껴둔 맥주라도 꺼내 축배를 들까? ㅎㅎ
예를 들어 ‘악플’이 그렇다. 악플은 분명 잘못된 것이고, 그 악플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지만, 악플은 없앨 수가 없다. 오히려 증가할 것이다. 실명제고, 사이버 모욕죄고 뭐고 도입해봐야 그런 흐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악플러를 비난해봐야 효과는 없다.
스팸같은 것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스팸을 막는 방법은 발달하고 있지만, 역시 스팸을 뿌리는 방법도 발달하고 양도 늘어나고 있다. 어떠한 법이나 기술로도 이 흐름은 바꿀 수 없다.
그럼 어쩌라구? 최선의 방법은 자신이 필요한것만, 믿을 수 있는 것만 가려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하면, 인터넷 시대에, 인터넷 상에서 “책임”을 강조하는 것 자체가 공염불일 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이다. 그리고 정보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정보를 읽고 판단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최근 ‘대가’를 받고 핸드폰 리뷰를 써준 파워 블로거들의 책임 논쟁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을 비난한다고 그런 일이 없어질까? 블로그 스피어가 쓸모없다고 판단되지 않는 이상, 영향력 있는 매체를 가만히 놔둘 자본주의가 아니다. 앞으로도 상업적인 정보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우리는 기성 언론과 블로그의 구별이 애매해졌다고 생각했듯이, 기존 신문의 제품 소개 기사와 블로그 포스트의 구별, 광고와 리뷰의 구별도 애매하다고 판단내리는 것이 필요할지 모른다. 그렇게 보면 블로거에게 기성 신문이상의 순수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블로그 글은 “사실”이나 “진실”이 아닌 “정보”로 보고, 우리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많은 소문과 음모론도 그렇다. 정보의 진실성은 매우 주관적이고 상대적이다. 미네르바는 어떤 사람에게는 예언자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사기꾼에 불과하다. 우리는 덥석 맛보았다가 맛을 보고나서 미끼를 던진 사람에게 화를 내기보다, 한발짝 물러나서 의심하며 곰곰히 생각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