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함무라비 법전의 맹신자들

용산 철거민 참사, 촛불 시위, 이명박, 연쇄살인범 얼굴공개 논란, 최근 블로거 상업성 논란등 요즘의 이슈에서 내가 배운게 있다면, 바로 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이 가지는 저열한 복수심이다.

함무라비 법전은 그 자체로 역사적 의의가 크지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단어로 유명하다. 상대방이 잘못을 저질렀으면, 그에 맞먹는 벌을 내린다는 원칙을 세운것은 오늘날까지 통하는 점이다. 하지만 한가지 통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벌을 내리는 수단이다. 오늘날에는 눈을 멀게 했다고 가해자의 눈을 뽑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우리 스스로가 잘 판단해보면, 똑같은 수단으로 벌을 주었을때 더 나은방향으로 일이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동기가 있다고 그것과 똑같거나 더 이상의 수단으로 대응을 하면 일종의 “피는 피를 부르고 복수는 복수를 낳는” 상황이 반복되게 된다.

오늘에는 함무라비 법전을 따르는 사람들은 없지만, 우리 마음속에 누구나 그 돌판으로 된 법전이 하나씩 자리잡고 있다. 바로 복수심이다. 연쇄살인범이 큰 죄를 지었다고 현재의 법에 맞춰 벌을 주지 않고, 그 얼굴이나마 까발리고 욕을 해주고 싶은 복수심. 이명박이 잘못된 결정을 해서 우리의 목숨에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생겼으니 그 앞을 막는 경찰에게 폭력을 가하는 일부 시위자들의 복수심, 경제를 살리기 위해라며 자신에게 맞서는 자들을 모두 무력화 시키겠다는 이명박과 딴나라당의 복수심, 한 재벌의 제품을 대가를 받고 좋게 글 써줬고 그것을 옹호했다고 비인간적인 적대행위를 하는 일부 블로거의 복수심, 자신들을 궁지로 몰았다고 화염병을 던져 저항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복수심, 거기에 화염병 몇개 날라왔다고 바로 모든 방법의 진압도 정당화해버리는 경찰의 복수심….우리는 한없는 함무라비 법전의 맹신자들이다.

그리고 그런 복수심의 결과들이 결코 좋지 못했고, 오히려 상대방이 또 다른 복수의 동기가 되고, 핑계가 되고, 근거가 되었음은 분명하다.

동기로 인해 수단을 정당화하면 모든 수단을 정당화 할수 있다. 이명박의 경제논리도 전부 수단의 검증없이 경제 회복이라는 동기만으로 가득 차 있다. 히틀러는 자신의 민족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유태인을 학살했다.

나는 지금까지 내가 어떤 식으로 내 행동을 정당화 해왔는지 한번 되돌아 봐야 할거 같다.

ps.
정당방위는 직접적인 생명의 위협을 당하기 전에는 합리화 되지 않는다. 간접적이거나 광의의 정당방위따위는 없다. 인터넷상에서 “정당방위”를  주장하는 많은 분들은 생명의 위협이 아니라 자존심의 위협에 대응한 경우가 많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고.

ps.
어떤 블로거가 내 주장을 “방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세상의 모든 잘못에 맞서 그에 맞는 앙갚음을 해주는 책임감에 사무쳐 있는 듯하다.

리뷰는 리뷰를 비판하는 자를 위한 글이 아니다

요즘 모 리뷰 블로그에 대한 말들이 많은데, 그와 관련해서 제 경험이 연상되서 글을 써 봅니다. 제가 한때는 자알 나가던 디지털 기기 리뷰어였거든요. 블로그라는게 뜨기 전이라 아쉽습니다만.

제가 주로 글을 쓰던 사이트는 디아이진이라는 곳이었습니다. 이 곳에는 여러 종류의 리뷰와 글, 사진 갤러리 등이 혼재된 곳이었습니다만, 당시 중심이 되는 것은 두가지 디지털 카메라 리뷰였습니다.

하나는 “네이비블루”님이 작성하던 “스페샬리뷰”. 이것은 디아이진의 사이트 차원에서 대기업의 제작비 후원을 받아 신제품 디카를 리뷰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인 분석을 하는 리뷰일 경우, 제품의 단점을 노출시키지 않을 수 없기에 그것을 싫어하는 삼성이나 소니등의 회사들을 위한 코너였죠. 디카를 분석하기 보다는 디카를 가지고 여행을 다니며 찍은 사진으로 만들어가는 스타일있는 잡지 같은 느낌의 리뷰입니다.

두번째는 저 “Draco”가 작성하는 “심층분석”이라는 코너였습니다. 이 리뷰는 dpreview.com 같은 스타일로, 상세 스펙부터 제품의 메뉴나 기능, 화질 분석, 장단점 나열까지 다루는 ‘요즘에 흔한 스타일의’ 리뷰였습니다. 업체에게는 제품 대여외에는 아무런 지원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작성하는 리뷰였죠.

결론부터 말하면 항상 제 “심층분석” 리뷰가 문제였습니다.

“스페샬리뷰”의 경우는 좋다 나쁘다를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논란거리는 없었습니다. 본질적으로 이 코너는 “네이비블루”님의 엄청난 내공과 쨍한 해외 풍경으로 인해 안좋은 카메라도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사기’를 였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사람들에게 그 제품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주고, 사진을 찍는데에 대한 자신감을 주었죠.

제 “심층분석”은 항상 시끄러웠습니다. 제품이 좋게 평가되면 왜 단점 갯수가 적으냐. 리뷰어가 캐빠(캐논 빠돌이란 뜻….사실 캐논이 디카초기엔 기술적으로 타회사보다 앞섰었죠.)다. 별의 별 악플과 반론이 달렸습니다. 제품이 안좋게 평가되면 그 제품이나 브랜드의 동호회가 우르르 달려와서 비난을 해댔습니다. 장점과 단점의 비중이 비슷하면, “기계적인 밸런스”를 억지로 맞춘 리뷰라며 비난이 날라왔습니다. 사실 제품 출시 직전이나 출시 직후에 발표한 리뷰일 경우 일반인은 사용 경험이 있을리가 없는데도, 사용을 해본 리뷰어의 정보를 비난해댄다는 건 참 뭐라 할말이 없긴 합니다. 물론 제 어설픈 작업과 대응도 한역할 했습니다만.

그런 식의 진행이 꽤 오래되다보니, 두가지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리뷰는 그것을 정보로 참고할 사람들을 위해 쓸 글이지, 그 리뷰 자체를 분석하고 비판하려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도저히 맞출수가 없다.”
“악플도 무플보다는 100배 고맙다” (별로 인기있는 사이트가 아니었기에…)

리뷰어는 리뷰를 쓰며 해당 제품에 일정한 가치를 매기게 됩니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는 리뷰어가 감정사같은 권위가 있을리도 없고, 다른 사용자도 그만한 리뷰를 쓸 수 있기도 하죠. 단지 전문 리뷰어란 좀더 경험이 많고 제품을 접할 기회가 많을 뿐입니다. 게다가 리뷰의 방향이나 초점을 어디에 맞추느냐는 사람마다 다 다르지요. 결국 리뷰어의 목소리도 여러 목소리 중 하나가 되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공감을 일으키게 될뿐, 전체를 만족시키긴 불가능합니다.

물론 비판이 불필요하다거나 해서는 안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그것은 리뷰의 내용에 대한 근거있는 반론이 되어야지, 그 리뷰어 자체나 리뷰의 배경을 가지고 따진다면 결론 안나는 싸움을 하자는 것 밖에 안된다는 말입니다.

저도 워낙 삼성이 홍보 방식에 대해 안좋은 일을 당해봐서 이번에 삼성의 블로거들에 대한 행동이 그리 좋게 보이진 않습니다만, 그 리뷰 블로거들에 대한 분위기 자체도 마음에 안들긴 마찬가지네요.

인터넷 시대에 책임을 강조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

세상에는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라는게 있다.

예를 들어 ‘악플’이 그렇다. 악플은 분명 잘못된 것이고, 그 악플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지만, 악플은 없앨 수가 없다. 오히려 증가할 것이다. 실명제고, 사이버 모욕죄고 뭐고 도입해봐야 그런 흐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악플러를 비난해봐야 효과는 없다.

스팸같은 것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스팸을 막는 방법은 발달하고 있지만, 역시 스팸을 뿌리는 방법도 발달하고 양도 늘어나고 있다. 어떠한 법이나 기술로도 이 흐름은 바꿀 수 없다.

그럼 어쩌라구? 최선의 방법은 자신이 필요한것만, 믿을 수 있는 것만 가려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하면, 인터넷 시대에, 인터넷 상에서 “책임”을 강조하는 것 자체가 공염불일 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이다. 그리고 정보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정보를 읽고 판단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최근 ‘대가’를 받고 핸드폰 리뷰를 써준 파워 블로거들의 책임 논쟁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을 비난한다고 그런 일이 없어질까? 블로그 스피어가 쓸모없다고 판단되지 않는 이상, 영향력 있는 매체를 가만히 놔둘 자본주의가 아니다. 앞으로도 상업적인 정보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우리는 기성 언론과 블로그의 구별이 애매해졌다고 생각했듯이, 기존 신문의 제품 소개 기사와 블로그 포스트의 구별, 광고와 리뷰의 구별도 애매하다고 판단내리는 것이 필요할지 모른다. 그렇게 보면 블로거에게 기성 신문이상의 순수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블로그 글은 “사실”이나 “진실”이 아닌 “정보”로 보고, 우리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많은 소문과 음모론도 그렇다. 정보의 진실성은 매우 주관적이고 상대적이다. 미네르바는 어떤 사람에게는 예언자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사기꾼에 불과하다. 우리는 덥석 맛보았다가  맛을 보고나서 미끼를 던진 사람에게 화를 내기보다, 한발짝 물러나서 의심하며 곰곰히 생각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마 앞으로 더욱 더 필요해질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의심은 해야지...바보.

요약 : 남탓 하지 말고 자기가 가려 읽자.

블로그와 광고수입의 단순계산

요즘 왠일인지 변방의 비인기 블로거인 나한테까지 블로그의 광고수익에 대해 묻는 사람들이 생겼다. 물가는 오르고 경제는 불안하다보니 한푼이라도 아쉬운건가? 이런 질문에 일일이 답하기는 그렇고, 돈문제 이야기 하는데 대충 답하기는 그렇고…그래서 간단히 글을 정리해서 일이 생길때마다 보여주기 위해 이 글을 쓴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블로그에 글을 써서 버는 돈이 실제로 일하는 것만큼 보람(?)이 있으려면 얼마나 되어야 할까?
 
간단히 대략적으로 계산해보자. 우선 몇가지 가정을 한다.

  1. 수입은 에드센스만 생각한다. 가장 보편적이니…
  2. 내가 대충대충 글 쓰는데 30분은 걸리니 다른 사람들도 훌륭한 글 한개 쓰는데 한시간은 걸릴것이다.
  3. 블로그에 하루 1시간 걸려 1개의 글을 쓰며, 1시간을 들였으니 하루동안 4천원을 벌면 보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4. 환률을 앞으로 좀 내려갈거 생각해서 1200원으로 가정하자.
  5. 에드센스의 유효 노출당 비용(eCPM)을 1달러로 가정하자. (eCPM은 1000회 노출당의 비용이다. 구글과의 계약에 의해 본인의 실제 수치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1달러면 중간정도 활발히 들어오는 경우가 될것이다.)

4천원이면  3.4달러이다. 3.4달러를 eCPM 1달러로 계산하면 유효 노출이 3천400회가 필요하다. 즉 3천에서 4천의 유효노출을 확보하면, 시급 4천원짜리의 알바 1시간 뛰는정도의 금전적 보람을 얻을수 있다. 이건 한달에 12만원이고, 매달 100달러의 구글 수표를 받을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만약 전업 블로거로서 수입을 생각한다면? 월급으로 300만원은 벌어야 할테고, 위의 예에서 25배를 벌어야 한다. 4천번의 유효노출회수의 25배는 10만번이다. 10만번의 유효 노출회수를 꾸준히 유지할수 있는 블로거란 우리나라에 얼마나 될까? 가장 유명한 서명덕기자의 블로그가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5만 내외의 방문자(노출수는 방문자숫자와 좀 다르지만)를 유지하는게 현실이다. 에드센스만으로 전업을 하려면 상당한 노력과 여러 사이트에서 방문자를 모으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게 바로 현실적으로 “블로그로 돈을 벌수있다”라는 말을 할수 있는 조건이다. 실제는 단순계산보다 낙관적일수도 있고 비관적일수도 있지만, 저 정도는 각오를 해야 한다.

대한민국 블로거 컨퍼러스 후기와 아쉬운점.

대한민국 블로거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주최하신 분들은 2500명이 목표셨다는데 경품추첨 번호로 보아 천명남짓만 온거 같아서 무척 아쉽네요. (전에도 말했지만 신청 방법이 블로그에 따라 너무 세분화되고 복잡했던거 같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홍보와 신청방법에 좀더 신경써주시기 바랍니다.) 역시 호텔과 붙어 있는 행사장소라서 아주 화려하고 서비스가 좋더군요. 유명한 포탈과 유명한 소프트뱅크에서 후원해서 그런지 첫행사인데도 행사 진행이나 준비도 철저했습니다. 도우미 분들도 예쁘고. 하하. 특히 방명록 시스템이 참 귀엽고 흥미로웠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을 호소하시는 분도 계셨고, 여러 유명 블로거분들을 만나뵐수 있었습니다. 서명덕님도 또 뵙고, 라디오키즈님, 제닉스님, 다인님 등등…뭐 검색만하면 바로 나올 유명 블로거분들이 수두룩. 귀여운 낚시꾼 옐님도 빼놓을 수 없군요. 하지만 좀 친한척 해보려다가 꽤 오해를 받고 다니기도 하고…그랬네요. -_-;

아쉬운점이 몇가지 있는데, 우선 강사분들의 자질이야 특급이라 할수 있겠지만, A트랙의 강연들은 블로거와는 별로 관련 없는 교양과목 느낌일 뿐이었고, 나머지 강연들도 인터넷에서 좀 간접 경험으로 알수 있는 내용과(물론 직접 듣는건 좀 다릅니다만) 특정 제품 홍보가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블로거만의 경험이나 동질감을 느낄수 있는 내용들이 부족했어요. 그리고 20분이나 40분간격의 강연들 덕분에 강사들도 이야기를 다 못하거나 너무 빠른 페이스로 말해야 했고, 블로거들도 바쁘게 여기저기 왔다갔다 해야했습니다.

두번째로 블로거들끼리 커뮤니티를 이룰수 있는게 사랑방 정도였는데, 물론 이것은 좋은 시도지만 강사와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소수를 위한 공간이었습니다. 포스트잇 소개도 사실 A트랙에 가서 앉아 있어야 누릴수 있는 것이었구요. ‘컨퍼런스’로서의 형식의 한계는 있지만 좀더 만남의 장소나 기회를 아이디어로 보완할 방법은 많이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ID카드만 인쇄해줄게 아니라, 조그많게 뜯어서 사용할수 있는 즉석 명함을 인쇄해주는건 어떨까요? 아이디와 블로그 제목/주소 정도만 넣어도 됩니다. 명함같은게 있으면 모르는 사람끼리 말트기 좋습니다.

세번째로는 즐길수 있는 여건인데요. 사실 점심식사와 경품추첨/공연 정도외에는 즐길만한 여지가 없는 행사였습니다. 물론 컨퍼런스라 그런거겠지만, 블로거들이나 UCC 제작자들중에 작은 공연같은걸 할수 있는 분들도 있을텐데 그런걸 구석에서 같이 진행해보는건 어떨까 싶네요. 먹고 마시는것도 비싼 4만원짜리 다 식어버리고 양 적은 도시락보다는, 간단한 도시락과 풍부한 간식+음료가 있는 것이 블로거들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간식이 사랑방에만 소수 배치되어 있었고, 그마마도 과자류는 항상 부족했던거 같습니다.

피플웨어의 류한석님이 진행하시면서 블로그에 좋은 글 써줘야 다음 행사를 할수 있다고 부탁하셨는데, 제가 그런말 들을 블로거가 아니라는건 뭐 다들 아실테고 -_-….하하…

올블로그를 믿지 말지어다

올블로그라는 사이트는 블로그 메타 사이트입니다. 비슷한 종류의 사이트들 중에서는 가장 인기있는 사이트죠. 이 사이트의 유저들에게는 재미있는 반응이 있는데, 뭔가 이슈가 되는 주제가 있으면, 그 이슈가 확대 재생산되어 수십개의 비슷한 주제의 글이 올라온다는 것입니다. 어제와 오늘은 MBC의 대통령 관련 다큐멘터리(MBC 스페셜 대한민국 대통령 1부 – “청와대 사람들”) 덕분인지, 혹은 신문의 말도 안되는 사설의 반작용인지, 노무현 대통령의 퇴임에 대한 아쉬움이나 그의 재평가, 긍정적인 평가에 대한 글들이 연속으로 올라왔습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잠시후면 그런 주제에 대한 반박글들(노무현은 여전히 안좋은 대통령이라든지)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왜 블로그스피어가 편향적이냐며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옵니다. 이런 과정들은 거의 수순이라고 할정도로 반복됩니다. 디워라든가, 2MB라던가, 특검이라든가, 다른 각종 이슈에 대해서도 마찮가지죠.

이런 현상에서 일부 블로거분들이 너무 앞서나간것은 “올블로그 = 블로그스피어 = 네티즌 = 여론”라고 보는 것입니다. 올블로그는 블로그 스피어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가장 인기 있는 메타 사이트지만, 그것은 블로그 전체에서 극히 일부만을 커버할 뿐이며(가장 큰 네이버 블로그중 몇%나 올블로그에 가입했겠습니까?), 블로그는 전체 활동 네티즌 중 극히 일부일 뿐이고, 네티즌의 반응은 여론의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여러분은 노란 잎이 달린 나무 2그루를 보고 가을이 왔다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저 물이 조금 부족할 뿐인데 말입니다.

올블로그내에서 조차 이슈를 만드는 블로그는 극히 일부입니다. 예로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글은 사실 100개 남짓밖에 되지 않습니다. 2일동안으로 제한하고 주제가 다른글을 빼고 한사람이 중복되서 쓴글들을 빼고 하면 반으로 줄어듭니다. 올블로그에 등록된 14만개의 블로그중에 극히 일부가 쓴글입니다. 올블로그에서는 한두명의 파워블로거가 좋은 글을 쓰거나, 몇명이 상황에 맞는 낚시성 글을 쓰기만해도 인기글이 된다는 것은 알것입니다. 그리고 그 글들이 어느정도 공감이나 재미를 일으킨다면 다른 블로거들이 비슷한 글을 쓰는 것을 견인하게 됩니다. 그런 상황은 곧 “블로고스피어는 지금”이라는 이슈 키워드에 선정되게 되고, 이 때부터는 하루나 몇일간의 폭발적인 반응이 시작됩니다. 그 이후는 이 글의 맨처음에 적은 것과 같게 됩니다. 그저 재채기로 시작된 눈사태…그게 올블로그입니다. (숭례문 사건이나 기름 유출 사건등에 바로 애도의 배너를 다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런 올블로그의 방향성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올블로그의 시스템이 잘못되어 그렇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올블로그는 네이버의 인기 검색어처럼 극히 이슈에 민감하도록 시스템이 고안되어 있을 뿐입니다. 다양성 문제등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이슈를 증폭시키는 자체는 올블로그의 방향성에 해당합니다. 올블로그는 지금까지 각종 개편때마다 그러한 방향성을 더 확고히 해나갔습니다. 올블로그에게 이슈 시스템 자체를 바꾸라는 주장은, 마치 민노당에게 서민 위하는 정책은 마음에 들지만 다른건 싫으니 보수화 하라거나, 디씨 인사이드의 커뮤니티는 마음에 들지만 진지함이 없는게 싫으니 완전실명화 하자거나 하는 정체성을 뒤엎어 다 바꾸라는 주장일지도 모릅니다. 올블로그에 주로 방문하는 자신은 이슈만 눈에 들어오는게 싫다고 말하면서도 이미 그런 시스템에 중독되어 있는겁니다. 이슈를 증폭하는 시스템은 올블로그의 장점이자 한계입니다.


역시 검색어등의 각종방법으로 이슈를 이용하는 네이버.
여기서도 ‘노무현’ 키워드는 급상승중.

올블로그를 이용하되, 믿지는 마십시오. 올블로그의 추천받은 글과 “블로고스피어는 지금”은 그저 ‘이게 조금 더 커서와 키보드를 유혹했더라’에 불과합니다.

블로거들의 잠적? 실종?

웹초보의 Tech 2.1 이라는 블로그가 기억 나시나요? 웹초보님은 외국 인터넷에 나온글을 소개하시는 경우가 많기는 했지만, 상당히 넓은 발로 왕성한 활동을 하시던 블로거셨습니다. 다른 블로그에 댓글도 많이 달아주시고 하셨는데, 지난 2007년 3월 16일 “비스타의 Wow 캠페인을 패러디한 맥 OS X”라는 글을 마지막으로 갑자기 활동을 중단하셨습니다. 아무런 공지가 없이 잠적하셨기에 개인적으로 무척 궁금하고 걱정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블로그에 들어가보니 내용이 아무것도 없는 텍스트큐브로 블로그가 바뀌어 있더군요. 다시 활동을 하시려는지 궁금하군요.

가깝고 좁디 좁은 블로그 세상이지만, 우리는 갑자기 활동을 중단한 블로그에 대해 별로 알지 못합니다. 이 사람이 블로그에 회의를 느껴서 그만둔건지, 바쁜건지, 문제가 생긴건지…개인적인 연락처가 없다면 알 도리가 없죠. 그리고 관심도 별로 없습니다. 방명록에 “잠적하셨어요?”라든가 새해 인사가 전부죠. 그러는 사이에 많은 블로그가 활동을 중단하거나 없어집니다.

HIGHMAC’s라는 블로그도 제가 종종 들르던 블로그였는데, 갱신된지 참 오래되었습니다. 토시의 행복론, 이 분은 전에도 소개했던, 제가 이글루스에 블로그를 시작할때 한창 뵙던 분이었는데 얼마전에 블로그를 접으셨어요. 여러분도 잘 아시는 성인용품 쇼핑몰 주인의 블로그도 무척 신선하고 적나라한 표현으로 즐거움을 주시는 블로그였는데 여러문제로 2007년 2월에 접으셨죠. 그러고보니 열을 올리던 몇몇 정치적 논조의 블로그도 조용하군요. 구글에 대해 여러가지 소식을 전해주시던 팔글-인사이드 구글 블로그도 요즘 몇달 침묵하고 계십니다. 그외…기억하기 힘들게 조용히 사라지신 분들까지 치면 아주 많습니다.

혹시 교통사고라도 당해 세상을 떠났는데도 블로그에는 여전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글이 달리고 있으면 저승에서도 어이없을거 같습니다….여러분들 주변에는 어떤 블로그가 활동을 멈추었나요? 그런 블로그에는 어떤 관심을 가지는게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