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Star Wars: The Last Jedi, 2017)

내가 영화를 봐온 40년 가까운 세월중에 스타워즈의 팬이었던 것이 35년 쯤 된다.  스타워즈는 나의 덕질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리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기 힘들었다. 나와 같은 골수 팬들은 다 이해할 것이다. 정말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보았다.

에휴…수많은 문제점들을 타이핑하느니 그냥 나무위키 링크를 걸겠다. 많은 분들이 열심히 정리해 놨다. [나무위키 평가 링크]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스타워즈의 새로운 팬들을 유입시키려면 골수 팬들을 떠나게 해야 했는가?
여성의 힘을 보여주려면 남성 캐릭터를 바보로 만들어야 했는가?
원하는 그림을 만들려면 그렇게 억지 상황을 만들어야 했는가?

역사가 있는 프렌차이즈 영화를 그 오랜 팬들에게 존경심이 없이 만들면 망한다. 깨어난 포스는 문제가 많았지만 그래도 제작진의 팬심 하나는 확실히 보이는 영화였다. 그런데 라스트 제다이는 반대다. 이건 일부러 다 망하고 새 역사를 쓰겠다고 작정한 영화 같다.

다음 9번째 편은 깨어난 포스처럼 JJ가 감독한다고 한다. 과연 이걸 수습할 수 있을까 싶다.

 

블랙 팬서(Black Panther, 2018)

이래저래 어벤져스3 인피니티 워보다 늦게 보게 된 영화. 시빌워에 등장했던 블랙 팬서가 국왕으로 자리잡는 과정을 다룬 영화이고, 주요인물들이 죄다 흑인이어서 흑인들의 차별받는 입장을 영화 전체에 넣은 것이 특징인 영화. 재미있기는 한데 여러 작은 단점들이 많은 영화이기도 했다.

액션은 화려하고 멋진데, 마지막 광산 전투장면이나 몇몇 군데에서 CG캐릭터와 배경 묘사가 부자연스러웠다. 뭔가 완성도 높이는 마지막 처리를 하나 빼먹은 듯한 느낌? 3D게임에서 렌더링된 액션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악역의 행동이 뭔가 어설프다. 흑인들을 위해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원대한 생각까진 이해한다 쳐도, 와칸다를 차지하는 계획 자체가 어설프다. 클로 시체를 가져왔다고 원래 클로와 일당이었던 자를 도와 자기 친구인 왕을 죽이고 쿠테타를 하도록 하는 와칸다의 신하도 이상하고 말이다. 그리고 와칸다를 차지한 후에 고작 스파이들에게 무기를 보내는 걸로 세계정복이 가능? 어벤져스가 날뛰는 세계에? 오히려 비브라늄 무기들이나 뺏기지 않을까? 스파이들이 한 수천만명에서 몇 억쯤 되나??

슈리도 그정도 과학기술 가지고 연구소 빼앗기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게, 아이언맨3와 비교하면 너무 차이난다. 로스 요원도 그냥 ‘와칸다 관광객이었다가 얼떨결에 주인공편에서 싸우는 인물1’ 일뿐, CIA로서 해야 할 일이 그것 뿐인가? 싶다.

이런 식으로 따지고 들면 한 두개가 아님. 아무래도 어벤져스3와 이어지는 영화이다 보니 어거지 진행해야 하는 것이 많아서 그런지도. 그래도 재미는 있었다. 적당한 주제와 적당한 액션. 그리고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많다.

ps. 이제 마블이 캐릭터숫자가 많은 것은 걱정하지 않는 다는 것도 알 수 있는 영화이다. 단순히 블랙팬서 영웅하나 이야기 만드는데도, 등장하는 캐릭터 숫자나 전투 규모가 상당히 크면서 이야기 진행이 매끄럽다. (우리 마눌님은 누가 누군지 얼굴을 잘 구별 못하긴 했지만…)

ps. 로스 요원을 와칸다로 데려가서 비밀이 유출될까 겁나면, 그냥 마취로 계속 재우면 되지 않나? 슈리는 그 와중에 깨우난 로스에게 기술 자랑질.

ps. 뭔가 아프리카나 흑인 사투리같은 영어가 많이 나오는데, 같은 나라에서도 사투리가 꽤 다양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