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팬서(Black Panther, 2018)

이래저래 어벤져스3 인피니티 워보다 늦게 보게 된 영화. 시빌워에 등장했던 블랙 팬서가 국왕으로 자리잡는 과정을 다룬 영화이고, 주요인물들이 죄다 흑인이어서 흑인들의 차별받는 입장을 영화 전체에 넣은 것이 특징인 영화. 재미있기는 한데 여러 작은 단점들이 많은 영화이기도 했다.

액션은 화려하고 멋진데, 마지막 광산 전투장면이나 몇몇 군데에서 CG캐릭터와 배경 묘사가 부자연스러웠다. 뭔가 완성도 높이는 마지막 처리를 하나 빼먹은 듯한 느낌? 3D게임에서 렌더링된 액션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악역의 행동이 뭔가 어설프다. 흑인들을 위해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원대한 생각까진 이해한다 쳐도, 와칸다를 차지하는 계획 자체가 어설프다. 클로 시체를 가져왔다고 원래 클로와 일당이었던 자를 도와 자기 친구인 왕을 죽이고 쿠테타를 하도록 하는 와칸다의 신하도 이상하고 말이다. 그리고 와칸다를 차지한 후에 고작 스파이들에게 무기를 보내는 걸로 세계정복이 가능? 어벤져스가 날뛰는 세계에? 오히려 비브라늄 무기들이나 뺏기지 않을까? 스파이들이 한 수천만명에서 몇 억쯤 되나??

슈리도 그정도 과학기술 가지고 연구소 빼앗기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게, 아이언맨3와 비교하면 너무 차이난다. 로스 요원도 그냥 ‘와칸다 관광객이었다가 얼떨결에 주인공편에서 싸우는 인물1’ 일뿐, CIA로서 해야 할 일이 그것 뿐인가? 싶다.

이런 식으로 따지고 들면 한 두개가 아님. 아무래도 어벤져스3와 이어지는 영화이다 보니 어거지 진행해야 하는 것이 많아서 그런지도. 그래도 재미는 있었다. 적당한 주제와 적당한 액션. 그리고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많다.

ps. 이제 마블이 캐릭터숫자가 많은 것은 걱정하지 않는 다는 것도 알 수 있는 영화이다. 단순히 블랙팬서 영웅하나 이야기 만드는데도, 등장하는 캐릭터 숫자나 전투 규모가 상당히 크면서 이야기 진행이 매끄럽다. (우리 마눌님은 누가 누군지 얼굴을 잘 구별 못하긴 했지만…)

ps. 로스 요원을 와칸다로 데려가서 비밀이 유출될까 겁나면, 그냥 마취로 계속 재우면 되지 않나? 슈리는 그 와중에 깨우난 로스에게 기술 자랑질.

ps. 뭔가 아프리카나 흑인 사투리같은 영어가 많이 나오는데, 같은 나라에서도 사투리가 꽤 다양한 듯?

호빗 : 뜻밖의 여정 (The Hobbit: An Unexpected Journey,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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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뜻밖의 여정. 2시간 49분의 긴 러닝 타임동안 너무 재미있게 봤다.

일단 이야기가 좀 늘어지는 감은 있다. 반지의 제왕 영화는 2천페이지는 될 소설을 3부작 영화로 만드느라 이것저것 빼고 들어냈지만, 호빗은 300여페이지짜리 한권을 3부작으로 늘려서 영화화 하는 것이다. 그래서 소설에 없는 것이 더 들어가거나 세부적인 묘사를 하곤 한다. 리벤델이라던가 라다가스트라던가 등등. 그래서 이야기가 설명이 많고 맥이 끊긴다.

하지만 역시 원작은 어디 안가서, 좋은 스토리와 뉴질랜드의 풍경, 발달된 특수효과로 충분히 재미있었다. 전투 장면도 꽤 많이 나와서 볼만하다. 와이프의 평가로는 고블린 소굴을 간달프와 드워프들이 싸우며 탈출하는 장면들과 화려한 에레보르 왕국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듯.

드워프들이 13명이나 되니 구분도 안가고 혼란스러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다들 개성이 있고, 영화상에서 캐릭터를 세워주려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난장판인 초반 식사 장면이나, 여행중 행동과 대화에서 많은 공을 들인 티가 난다. 그리고 너무 개성적인 헤어스타일들도…-_-

여성이 너무 안나오는 영화. 원작에는 아예 여성이 없어서, 억지로 갈라드리엘을 출연시킨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 장면은 드워프 원정에 참여한 간달프의 전략(드래곤을 제거함으로 북왕국 방어선 구축)이 너무 일찍 노출되어서 김을 빼게 만드는 것 아닐까 싶다. 게다가 당시엔 아직 타락하기 전의 사루만이 간달프에게 딴지만 거는 현명하지 못한 노인네 처럼 묘사된다. 그 장면은 일종의 사족 같은 느낌.

“Far over the misty mountain cold”로 시작하는 드워프들의 노래는, 드워프의 노래 답지 않게 너무 서정적인데, 마음을 파고 드는 슬픈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잃은 고향 그리워하는 노래니 그럴지도) 와이프는 이 노래 무섭다고 싫어한다.

어째튼 환타지를 좋아하는 사람들, 반지의 제왕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꼭 봐야할 영화.

 

ps. 와이프가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한 첫 평은 “프로도는 언제 모험에 합류해?”
…내가 이미 60년전 한세대 전 이야기라고 설명해 줬었는데 -_- 빌보가 샘인줄 알았다고…

ps. 글람들링과 오르크리스트가 빛이 나지 않는 것은 아쉽다. 반지의 제왕 영화에서 스팅만 빛이 나는걸 그대로 계승한 듯 한데, ‘엘프가 만든 검은 오크 근처에서 빛이 난다’라는 설명과 ‘오르크리스트는 오크를 죽이는 검’이라는 설명과 배치되는 것이라 더욱… 만약 세개의 검이 빛이 났다면 스타워즈 분위기가 났을지도.

ps. 빌보와 같이 떨어진 오크를 골룸이 죽이자, 빌보의 스팅이 빛이 꺼지는데, 마치 형광등처럼 깜빡이며 꺼진다. ㅋㅋㅋ

ps. 번역은 아쉽다. 아니, 그냥 엉터리가 아니라, 오래전에 나왔던 국내 번역본을 참고한 듯한 느낌도 있다. 글람들링을 설명할 때 적을 두두리는 망치라고 한다거나, 네크로맨서를 강령술사라고 하는 등의 표현이 그런 느낌을 준다. 어째튼 톨킨의 세계관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로 번역했다. 기대하는게 나쁜 것일지도.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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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원래 정신 없고 큰 줄거리가 없는 블랙유머 덩어리의 작품이다. 게다가 라디오 시리즈, TV시리즈, 각종 책, 게임 등 다양한 작품이 다 달라서 원작자인 더글러스 애덤스 본인도 미처 정리를 못했다. 따라서 나는 이게 영화로 나올 것은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나온 결과물은 웬 걸. 역시 정신 산만하고 전체적인 주제가 뭔지 모를 괴작이지만 한 없는 웃음을 주는 작품이 되어버렸다. 수시로 나오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애니매이션은 다시 보고 다시 봐도 질리지 않는다.

하지만 워낙 양놈 센스의 유머에다가, 책을 보지 않았다면 이해가 불가능한 내용(왜 피츄니아 화분이 떨어지면서 그런 소리를 했는지, 타월이 왜 중요한지 등등)이 많이 나와서, 다른 사람에게 권하기에는 좀 그런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매니아들의 입을 타고 소문이 나서 우리나라 영화관에서 연장상영을 한 역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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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나에게 조이 디샤넬의 귀여움을 알게 해준 영화이다.(그러나 이젠 아줌마…) 아서 데트역의 마틴 프리먼, 마빈 목소리를 낸 알란 릭맨, 슬라티바트패스트 -_- 역의 빌 나이 모두 러브 액츄얼리에서 봤던 배우라 반가웠다.

참고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41130
http://www.imdb.com/title/tt0371724/
http://ko.wikipedia.org/wiki/은하수를_여행하는_히치하이커를_위한_안내서_(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