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Aladdin, 2019)

지난 토요일에 따님과 함께 더빙판 감상.

내용은 원작인 1992년도 알라딘 애니메이션과 거의 같은데, 시대에 맞춰 자스민 공주가 더 능동적인 캐릭터로 묘사 되었다. 지니의 경우 애니메이션에서는 다양한 물건과 캐릭터로 변신하는 묘사가 많았는데, 실사에서는 변신장면은 거의 없고, 대신 윌 스미스의 원래 모습으로 나오는 장면이 많다. 윌 스미스가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다 보니 지니의 비중도 많이 증가했다.

자스민 공주역의 나오미 스콧은 정말 예쁘고, 알라딘 역의 미나 마수드도 연기를 잘했다. 다만 처음에는 참 뻔뻔해서 왕궁까지 몰래 드나들던 녀석이 가짜 왕자로 변하고 나서는 소심해지는 건 왜 그런건지. 약간 각본상 문제가 있는 듯. 자파역의 마르완 켄자리는 36세라는데 30대 초반으로 보여서, 저런 ‘높은 직위의 나쁜 정치인/마법사’를 연기하기엔 안어울려 보인다. 술탄왕 역의 나비드 네가반은 할아버지 배우인 줄 알았더니 51세. 윌 스미스와 동갑이다;;;

더빙 수준은 좋다. 대사도 어색한 부분이 별로 없고, 성우도 좋고, 노래도 좋다. 자스민 공주의 성우도 원래 성악 전공이라 노래를 잘하는 것으로 아는데, 노래는 따로 뮤지컬 배우를 사용했다. 성우의 노래 방식이 안맞는다던가 이유가 있었겠지. 그래도 노래의 음색이 비슷한 편이라 튀지는 않는다.

자스민의 Speechless라는 노래는 무척 좋았지만, 뭐랄까…단독으로 나와 클로즈업 상태로 크게 부르는 노래이고, 갑자기 뜬금없는 환상?상상?이 나오는 노래이다 보니 장면이 좀 부담스러웠다.

더빙판이라 윌 스미스의 노래를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로빈 윌리암스가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윌 스미스의 지니는 능청스럽고, 노련하게 장난치는 느낌이라면, 로빈 윌리암스의 지니는 소년의 천진하고 미숙한 느낌으로 장난치는 것 같았다. 어느 것이 낫다기 보다는 그냥 그립다.

따님의 평가는 아주 좋았다. 내 평가는 별 4.5개.

ps. 알라딘과 지니가 탈출 후에 이야기를 나눌 때, 뒤에서 원숭이 아부가 모래로 성을 만들고 모래를 동그랗게 뿌려서 디즈니로고의 성을 재현한다..;;;

ps. 포스터가 너무 스타워즈 같은…형광형광하네

ps. CG로 만들어진 도시가 뭐랄까…CG티가 많이 나지는 않는데, 옛날 디자인의 도시임에도 알리타의 도시(특히 석양이 질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음…이게 요즘의 CG티인가?

브라이트(Bright, 넷플릭스 2017)

MK1_5359.CR2

넷플릭스에서 만든 현대 LA배경에 현대 환타지 종족들이 뒤섰여 살아간다는 설정의 영화. 예상 가능하게도 엘프는 상류층이고, 오크는 무시 받는 하류층.

쥬토피아처럼 진지한 주제를 가지기 보다는 좀더 가벼운 이야기이다.

마법봉이라는 최고의 무기를 두고 모두 탐내서 주인공들을 추격하지만, 결국은 올바른 길을 가려던 주인공들이 바로 역사를 만드는 예언의 그들이었다는 이야기.

마지막은 좀 유치하지만 그냥 한번 보고 말기엔 적당한 완성도를 가진 영화이다. 윌 스미스 같은 거물 배우를 데려다가 그정도 안하면 그것도 이상하잖아?

ps. 다크 로드가 부활이 가능하다면, 왜 천년간 대비를 안하고 일개 경찰관들이 고생하는거지. 아니면 현대 무기의 발전 정도로 보면 의외로 부활한 다크로드가 벙찔지도..

ps. 자코비가 오크라고 마구 구박하는 윌 스미스…라는 구도가 좀 특색있다. 흑인배우가 백인배우 종족 치별 하는거라 ㅋ

맨 인 블랙 시리즈(Men in Black, 1997, 2002, 2012)

가볍게 볼 수 있는 코믹 액션 영화 시리즈. 흔히 퍼져 있는 외계인 담당 특수기관에 대한 도시전설을 비틀어 주요 소재로 사용한 영화다.

넷플릭스에 1,2,3이 다 있길래 오랫만에 감상했다. 역시 스토리는 너무 뻔하지만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의 쿵짝은 역시 최고.

1편 내용은 묘하게 킹스맨 1편과 비슷하다. 비밀기관에 최고의 나이든 요원이 남들 보기엔 아니지만 재일 개성있고 가능성 있는 신참을 데려다 키우고, 본인은 은퇴(?). 후속편에 복귀 하는 것 까지.

2편은 1편 내용을 답습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3편은 스스로를 패러디 하면서 시리즈를 잘 마무리 한것 같다.

특이하게 마블의 출연 배우들이 많다.

K역인 토미 리 존스는 캡틴 아메리카1에 나왔고, 젊은 K역의 조시 브롤린은 타노스와 케이블 역으로 나오고 있고, 바퀴벌레 외계인 역의 빈센트 도노프리오는 넷플릭스 마블 드라마 시리즈의 킹핀이고, 로라 공주 역의 로자리오 도슨은 역시 넷플릭스 마블 드라마에서 클레어 템플역이고, 마이클 콜터는 역시 같은데서 루크 케이지 역이다.

원작이 마블 만화책이라 맨인블랙 영화에 한번 출연하면 마블의 인재로 등록된 사람들이라 재사용해서 그런가?

핸콕, 슈퍼히어로 영화가 아닌 로멘스 영화?

※ 경고 : 이 글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토요일날 용산 CGV에서 핸콕을 봤습니다. 여친이 늦어서 10분이나 늦게 입장했는데도 광고를 하고 있더군요. 광고는 길고, 런타임은 짧은(92분) 그런 영화입니다. -_-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블로거들의 평이, 처음에는 제대로 독창적인(?) 꼴통 알콜홀릭 슈퍼히어로로 나가다가 나중에 재미없어진다라는 이야기가 지배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다르게 봤습니다. 이 영화는 슈퍼 히어로의 틀을 이용한 로멘스 영화네요.(다른 슈퍼 히어로 영화도 로멘스는 필수지만, 대체로 보조적인 부분이죠.) 아무리 대단한 사람도 사랑하는 사람앞에서는 그저그런 평범한 연인이 되어버립니다. 서로 상처를 주고 받고, 주변 환경때문에 상처를 받는 그런 연인이지요. 핸콕은 그런 사랑을 그린 영화입니다. 운명적으로 만날수 밖에 없는 사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다치는…

문제는 그런 로멘스 이야기도 예상할수 있는 범주인데다가, 진행이나 결론도 좀 진부합니다. 샤를리즈 테론도 슈퍼라는 것도 반전이라기엔 표정에서 복선이 너무 많았고, 슈퍼 히어로라는 소재로 너무 빙 돌아갔죠. 진부하지 않았던건 영화 앞부분의 홈리스스러운 윌스미스의 똘아이 슈퍼맨짓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거기에 너무 무게중심을 두고 영화를 보다가 실망하는 것 같습니다. ‘똘아이 슈퍼맨짓’이 예고편에 나왔던 장면들이 전부라는 것도 문제였구요.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안들었던 것은, 영화가 마치 TV드라마처럼 지나친 클로즈업+흔들리는 카메라를 쓴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맥스 스크린에 윌스미스와 샤를리즈 테론이 이마에서 입술까지 꽉차는 걸 보는건 좀 부담스럽더군요. 덕분에 표정연기 하나는 확실히 관찰했습니다…

제 여친은 윌 스미스가 죽어가는 샤를리즈 테론을 구하기 위해 멀리 떨어지려 사력을 다해 날아오르는 장면을 보고 감동해서 윌 스미스 팬이 되었습니다 -_-; (뭐 한달 후면 ‘윌 스미스’라는 이름 자체를 망각하고 ‘그 슈퍼맨 흑인’으로 기억할게 분명합니다만…) 원래 윌 스미스가 좀 사회 부적응자로 출발해서, 아이같은 유머와 장난도 한두번 날리고, 영웅이 되어가는 역이 전문이죠.

어째튼 즐겁고 가볍게, 혹은 심각하게도 볼수 있지만, 뭔가 12%정도 아쉬운 그런 영화였습니다.

PS. 절대 다치지 않는 슈퍼 히어로는 어떻게 면도를 하나? 에 대해 궁금했는데, 답이 나오는 영화군요 ^^;
자신의 손톱으로 한다는…
그럼 손톱은 어떻게 깍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