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 2022)

오래전에 봤는데 요즘 게을러서 글을 안 썼다. 디즈니 플러스에 나오고 나서 본 닥스2.

일단 재미있다. 멀티버스에 대해 다양한 설정이 나왔고, 프로세서X나 캡틴 카터를 비롯해 다양한 멀티버스 인물이 나오고, 그래픽도 화려하고 새로 나온 아메리카 차베즈의 캐릭터도 귀엽고, 등등. 장점을 말하라면 그것 만으로 30분은 떠들만한 영화이다.

다만 닥스1편과 너무 영화의 느낌이 달라진 것이 아쉽다. 감독이 바뀌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마법에 대해 참신함이 가득했던 1편에 비해 2편의 마법들은 대단할지는 몰라도 참신하진 않았다. 마법 뿐 아니라 장면의 느낌, 이야기의 진행 방법, 캐릭터들의 깊이 등등 모든 것이 다르다. 1편과 비슷하게 유지 된 것은 닥터스트레인지가 묘수로 자신보다 막강한 적을 이겼다는 점 정도이다.

재미있게 봤으나 1편에 비해 좀 감점해서 별 4.5개.

ps. 1편의 씬스틸러였던 비행 망토의 활약이나 개그도 거의 없어서 아쉽.

아토믹 블론드(Atomic Blonde, 2017)

넷플릭스에서 종료예정작에 올라왔길래 본 작품.

샤를리즈 테론을 주인공으로 007류의 첩보물을 여성 버전으로 찍고, 존 윅 같은 현실과 환타지에 양다리 걸친 듯한 액션을 넣으면 이 영화일 듯 하다.

스토리는 그냥 평이하다 보니 쟁쟁한 배우들을 보는 맛으로 보는 영화이다. 샤를리즈 테론이야 워낙 대단하고, 제임스 맥어보이는 깐족거리는 빡빡이에 어울리고, 토비 존스는 흑막같았지만 그냥 무능한 상사였고, 존 굿맨은 아이작 아시모프와 비슷한 수염이 어울린다. 소피아 부텔라가 나오길래 한 액션 할 줄 알았더니 그냥 본드걸 역할.(노출도가 꽤 높다) 충직한 보조 역할을 해준 빌 스카스가드도 반갑다.

액션은 샤를리즈 테론 혼자서 여러명 때려 잡는데, 여성으로서의 한계(체중과 힘의 부족)은 확실히 반영해서 밀릴 때는 밀리고 쳐 맞을 때는 확실히 맞는 식이다. 그리고 경찰 수준이 아니라 적 요원 수준과 몸싸움 할 때는 1:1도 버거워 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물론 주인공이 이기지만. 그리고 원테이크로 연출한 전투 장면이 꽤 나온다.

또 다른 특징은 시대적 배경은 동독이 무너진 90년대인데 영상미는 확실히 감각적인 21세기식이고, 샤를리즈 테론이 워낙 스타일이 좋다보니 동독스러운 고물차나 TV같은게 나오지 않는 이상은 90년대 같지를 않다. 다만 최근의 첩보 액션물에 비하면 약간 한박자씩 느린 편인데 큰 문제는 없지만 차가 부서져 구를 때라던지 조금 답답할 때가 있더라.

다른 배우였으면 별 2개짜리였을 영화. 배우들 덕에 별 3개반. 마눌님은 보면서 계속 주무심;;;

올드 가드(The Old Guard, 2020)

샤를리즈 테론이 주인공인 넷플릭스 영화.

울버린이나 데드풀과 비슷한 힐링팩터를 가진 주인공들이 용병일을 하다 겪는 일을 다룬 액션 영화이다. 힐링 팩터를 가진 불멸자가 나오는 작품의 뻔한 클리세들이 나온다. 수많은 역사에서 등장한다거나, 주인공이 인간세상 따위 관심없다면서도 아이를 구하려 하는 등 착하다거나, 상처 치유능력을 이용해 전투하거나, 불멸을 노리는 자들에게 노려진다거나, 과거에 마녀로 오해받아 각종 사형을 당한다거나, 신으로 추앙받기도 했다거나 등등.

문제는 그 소재과 캐릭터를 연출에서 다 못 살린다. 뻔히 예상 가능한 전개 + 애매하지만 볼만한 정도의 액션이 반복되고, 2편이 나올것을 암시하며 어중간하게 끝난다. 캐릭터들도 나름 자기들의 고민들이 있는데, 그것도 딱히 신선하지를 않다. 전부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서 힘들어서 그랬어’ 수준.

주인공이 아니라 그 주인공을 연기한 샤를리즈 테론의 매력이 9할인 영화. 여러모로 익스트렉션과 비슷하다. 넷플릭스에서 일부러 이렇게 만드나?

별 3개.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Snow White And The Huntsman, 2012)

넷플릭스에 있길래 본 영화.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비주얼 장인. 비주얼만 너무 신경쓰다 이야기는 망함… 같은 제작진이 공각기동대 헐리우드판을 만든거라는데…역시 라는 말이 나올 지경. (비슷한 장면도 좀 나온다. 하얀거 뒤집어 쓴 누님 장면 이라든가…)

일단 백설공주가 베이스 스토리인데, 주인공들 이름과 포지션 빼고는 딱히 관계 없음. 거울이 여왕보다 공주가 예쁘다고 해서 죽이려 한다…정도만 같다. ( 크리스틴 스튜어트 외모가 좀 썩어서 아무리 봐도 샤를리즈 테론이 더 예쁘게 보이는데… ) 주제가 뭔지 모르겠고, 그냥 배우들의 외모와 특수효과 볼거리를 위해 영화를 만든 것 같다. 그런데 특수효과나 장면도 다 어디선거 본 것 같다는게 문제. 사람이 까마귀로 변하는거야 뱀파이어 나오는 영화에서 자주 써먹은 거고, 신비한 사슴 모양 신령이 나왔다가 공격 받는건 원령공주 같고…

캐스팅이 쓸데 없이 화려하다. 샤를리즈 테론은 원톱이고,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크리스 헴스워스가 조연 같아서 문제지. 심지어 지나가는 난쟁이들도 네임드급 배우들임. (닉 프로스트는 형이 거기서 왜 나와 급 …)

이거 나름 흥행해서 후속작도 나왔던데, 이러니까 헐리웃이 호화 캐스팅과 특수효과만 쳐바르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우리나라 제목도 영화 컨셉에 맞게, 영어 발음대로 써서 폼만 잔뜩 잡았다…

ps. 마눌님은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정말 예쁘다고 10번 칭찬 하심… 난 샤를리즈 아줌마를 칭찬하려다 평화를 위해 참음.

ps. 좋아하는 배우들이라도 나와서 내 평가는 별 2개.


핸콕, 슈퍼히어로 영화가 아닌 로멘스 영화?

※ 경고 : 이 글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토요일날 용산 CGV에서 핸콕을 봤습니다. 여친이 늦어서 10분이나 늦게 입장했는데도 광고를 하고 있더군요. 광고는 길고, 런타임은 짧은(92분) 그런 영화입니다. -_-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블로거들의 평이, 처음에는 제대로 독창적인(?) 꼴통 알콜홀릭 슈퍼히어로로 나가다가 나중에 재미없어진다라는 이야기가 지배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다르게 봤습니다. 이 영화는 슈퍼 히어로의 틀을 이용한 로멘스 영화네요.(다른 슈퍼 히어로 영화도 로멘스는 필수지만, 대체로 보조적인 부분이죠.) 아무리 대단한 사람도 사랑하는 사람앞에서는 그저그런 평범한 연인이 되어버립니다. 서로 상처를 주고 받고, 주변 환경때문에 상처를 받는 그런 연인이지요. 핸콕은 그런 사랑을 그린 영화입니다. 운명적으로 만날수 밖에 없는 사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다치는…

문제는 그런 로멘스 이야기도 예상할수 있는 범주인데다가, 진행이나 결론도 좀 진부합니다. 샤를리즈 테론도 슈퍼라는 것도 반전이라기엔 표정에서 복선이 너무 많았고, 슈퍼 히어로라는 소재로 너무 빙 돌아갔죠. 진부하지 않았던건 영화 앞부분의 홈리스스러운 윌스미스의 똘아이 슈퍼맨짓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거기에 너무 무게중심을 두고 영화를 보다가 실망하는 것 같습니다. ‘똘아이 슈퍼맨짓’이 예고편에 나왔던 장면들이 전부라는 것도 문제였구요.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안들었던 것은, 영화가 마치 TV드라마처럼 지나친 클로즈업+흔들리는 카메라를 쓴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맥스 스크린에 윌스미스와 샤를리즈 테론이 이마에서 입술까지 꽉차는 걸 보는건 좀 부담스럽더군요. 덕분에 표정연기 하나는 확실히 관찰했습니다…

제 여친은 윌 스미스가 죽어가는 샤를리즈 테론을 구하기 위해 멀리 떨어지려 사력을 다해 날아오르는 장면을 보고 감동해서 윌 스미스 팬이 되었습니다 -_-; (뭐 한달 후면 ‘윌 스미스’라는 이름 자체를 망각하고 ‘그 슈퍼맨 흑인’으로 기억할게 분명합니다만…) 원래 윌 스미스가 좀 사회 부적응자로 출발해서, 아이같은 유머와 장난도 한두번 날리고, 영웅이 되어가는 역이 전문이죠.

어째튼 즐겁고 가볍게, 혹은 심각하게도 볼수 있지만, 뭔가 12%정도 아쉬운 그런 영화였습니다.

PS. 절대 다치지 않는 슈퍼 히어로는 어떻게 면도를 하나? 에 대해 궁금했는데, 답이 나오는 영화군요 ^^;
자신의 손톱으로 한다는…
그럼 손톱은 어떻게 깍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