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마블 (Captain Marvel, 2019)

마블이 좀 타락하기 시작한거 아닌가? 하고 고민하게 된 영화. 타락이 아니라면 좀 머리가 어떻게 되었거나. 이게 페미니즘 영화로 포장을 한 모양인데, 어디가 페미니즘인지 모르겠다. 여자인데 킹왕짱 쎄서?

히어로들은 그들이 히어로인 합당한 이유들이 있다. 캡틴 아메리카는 슈퍼솔저인 것이 큰 이유이지만, 그보다는 그의 이상과 정의에 대한 의지가 더 큰 이유이다. 스파이더맨도 역시 초능력과 거미줄이 큰 이유이지만, 10대 소년에서 어른이자 히어로로 점차 성장하는 점이 스파이더맨인 이유이다. 데드풀은 그의 입담일까? 어째튼 그 이유들은 그 히어로의 아이덴티티이다.

캡틴 마블은 왜 히어로일까? 왜 캐럴 댄버스가 캡틴 마블일까? 뭔가 상당히 애매하게 표현한다. 강한것도 알겠고, 의지가 강한 것도 알겠고… 강해지는 과정도 다른 히어로들보다는 거의 꽁으로 힘을 얻은 느낌이다. 폭발에 휘말린게 그녀가 아니라 다른 사람(혹은 남자)이었으면 그 사람도 힘을 얻지 않을까? 물론 진정한 풀파워를 봉인해제하는 과정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것도 좀 애매하다. 억압된 여성이 본래의 힘을 얻는다. 그림은 좋다. 하지만 그 힘이 운으로 얻은 것이다.

애매한 느낌이 들게 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강한 주인공에 비해서 악당이 빈약한 것도 크다. 주드 로라는 대배우를 갖다 놓고 그녀가 특별해서 데려와 기억을 지우고 부하로 쓰더니, 셈이 나서 포톤캐논 쓰지 말고 싸우라고 개소리나 하는 찌질남으로 묘사해 놨다. 결국은 그냥 한방감으로 이긴다. 대표적인 악당 종족인 스크럴은 MCU에서는 그냥 우주난민일 뿐이었고, 힘 좀 보여줄까 싶었던 로난도 주인공이 힘 한번 쓰니 도망가는 찌질남2이다.

또한 지구를 중심으로 하는 외계인들의 역학 관계를 보여준 것은 좋은데 결국은 주인공들 앞에서는 피라미들…이다. 음…. 그 정도로 쎈 주인공이라면, 그 후 수십년 동안 우주에서 뭘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 악당들 같은 크리 제국 좀 주물러 주고, 잔다르가 위기에 있을 때 로난도 처리하고, 우주에 자기 씨앗 심고 다니는 에고도 한대 치고, 타노스도 정신병원에 집어넣고…경찰 놀이 좀 하면 안되나?

마블 영화들이 개연성이 훌륭한 건 아니지만, 여러모로 개연성에 문제도 많은 영화. 물론 마블 영화답게 특수효과와 개그, 액션, 디자인 등은 훌륭하다.

별 3개. 극장에서 보지 않아서 다행.

어벤져스: 엔드게임 (Avengers: Endgame, 2019) 후기 (스포주의)

이래저래 아쉽지만, 괜찮은 마무리 랄까? 재미있었고, 감동 있었다. 스토리는 다 예상 가능한 진행이었지만, 마지막 전투에서 지원군이 포털을 열고 우르르 나올 때는 울 뻔 했다.

예상대로 아이언맨 사망, 캡틴 아메리카가 은퇴했는데, 블랙 위도우는 예상 밖. 늙은 캡틴은 약간 클린트 이스트우드 느낌? 그리고 그 은퇴를 위해 아이언맨과 캡틴의 비중을 많이 신경 썼지만, 그외 캐릭터의 비중은 많이 애매해진 듯 한 느낌이다. 시리즈마다 찌질거리고 늠름해지고를 반복했던 토르는 여전히 찌질해지고 늠름해짐. 똥배는 그대로지만. (우주 최강자도 똥배는 금방 어쩌지 못한다…) 호크 아이의 도쿄 학살은 굳이 영화에 필요없는 사족 같은 느낌이었고(에임핵 유저의 무서움을 느낄 수 있다는 보람 정도?), 헐크는 갑자기 왜 그렇게 되었는지 말로만 때운다. 캡틴 마블은 혼자 수퍼맨 놀이 하고 있고, 나머지 캐릭터들은 한 숟가락 얻기. 중간에 여성 슈퍼히어로 한 프레임에 잡기는 ….의도는 알겠다만 과한 연출인 듯.

개연성도 여기저기 구멍이 많다. 시간 여행 소재답게 다중 우주 개념으로 치면 수많은 모순이 생긴다. 아이언맨의 고민도 이유가 애매하고, 갑자기 시간여행을 개인의 욕심 해소에 사용한 캡틴 아메리카도 이해 안되고. 그리고 단순히 인피니티 스톤들이 필요했으면 왜 그렇게 멀리 과거로 가야 하는지 이상. 그냥 타노스가 정원행성으로 숨어 들어간 그 당시를 노리면 되지 않나? 그러면 인피니티 스톤을 돌려주니 뭐니 고민할 필요도 없고 간단한데.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의 드라마를 위해 복잡한 연출을 사용한 것 같다.

무엇보다 최종 전투 자체가 스케일은 크지만, 이전작인 인피니티 워보다는 긴박감이나 재미가 덜한 느낌이다.

자잘한 개그나 팬들이 즐길 요소가 많은 것은 좋았다. 캡틴 아메리카의 어벤져스 어셈블이나, 하일 하이드라 등 여러 재미가 많았고, 그동안 아이언맨의 아픔이었던 것도 잘 마무리 되었고. 아이언맨의 죽음도 감동적이었고.

어째튼 그동안 벌인 판을 잘 마무리한 재미있는 작품.

내 평점은 별 4.5개

ps. 타노스한테 앤트맨1에 나왔던 사람을 곤죽 만드는 무기를 쓰면 안통하려나

ps. 토르가 우주선만 이용하고 스톰브레이커의 비프로스트를 이용하지 않는건 좀 이상. 하긴 스파이더맨 홈커밍에 언급된 메긴기요르드도 사용하지 않았다.(허리 사이즈가 달라져서 못 썼다거나…)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 (Scott Pilgrim vs. the World, 2010)

에드거 라이트의 병맛 영화. 원작 만화는 안봐서 잘 재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화와 게임 느낌을 섞어서 최대한 병맛을 내고 있다. 병맛 외에는 설명이 불가능한 영화.

넷플릭스에 있음.

워낙 병맛 영화라 미처 생각 못했지만 출연진들이 쟁쟁하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야 워낙 미모로 유명하고,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에 캡틴 마블(브리 라슨)에 전직 슈퍼맨(브랜던 라우스)도 나온다. 크리스 에반스와 브랜던 라우스는 정말 슈퍼수퍼 왕재수 캐릭터로 나온다. 보다보면 남여주인공이 더 재수 없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