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Miss Peregrine’s Home for Peculiar Children, 2016)

팀 버튼 다운 영화이지만, 가장 중요한 ‘신기한 초능력 유전자를 지닌 아이들을 보호하는 학교라’는 소재는 이미 엑스맨에서 봤던거라 애매했던 영화. 넷플릭스에서 감상.

학교 뿐 아니라 가장 자주 나오는 불과 공기를 다루고, 괴력을 내거나, 투명인간이 되는 초능력도 딱히 신기한게 아니다. 그나마 무생물에 심장을 넣어서 조종하는게 신기했던 정도.

후반부에 나오는 악당들과의 전투도 그냥 TV시리즈 물의 에피소드 한개 정도의 액션일 뿐, 대단하지도 않다.

그래서 이 영화는 에바 그린의 마력과 에이사 버터필드의 외모로 끌고가는 영화일 뿐이다. 테런스 스탬프 할아버지는 내가 예스맨과 겟 스마트 이후로 오랫만에 봐서 반가웠고, 크리스 오다우드도 IT크라우드 이후로 봐서 반가웠다.

뭔가 매력이 엄청 있으려다 만 영화. 별 3개. 마눌님은 보다가 20분만에 잠드심.

캡틴 마블 (Captain Marvel, 2019)

마블이 좀 타락하기 시작한거 아닌가? 하고 고민하게 된 영화. 타락이 아니라면 좀 머리가 어떻게 되었거나. 이게 페미니즘 영화로 포장을 한 모양인데, 어디가 페미니즘인지 모르겠다. 여자인데 킹왕짱 쎄서?

히어로들은 그들이 히어로인 합당한 이유들이 있다. 캡틴 아메리카는 슈퍼솔저인 것이 큰 이유이지만, 그보다는 그의 이상과 정의에 대한 의지가 더 큰 이유이다. 스파이더맨도 역시 초능력과 거미줄이 큰 이유이지만, 10대 소년에서 어른이자 히어로로 점차 성장하는 점이 스파이더맨인 이유이다. 데드풀은 그의 입담일까? 어째튼 그 이유들은 그 히어로의 아이덴티티이다.

캡틴 마블은 왜 히어로일까? 왜 캐럴 댄버스가 캡틴 마블일까? 뭔가 상당히 애매하게 표현한다. 강한것도 알겠고, 의지가 강한 것도 알겠고… 강해지는 과정도 다른 히어로들보다는 거의 꽁으로 힘을 얻은 느낌이다. 폭발에 휘말린게 그녀가 아니라 다른 사람(혹은 남자)이었으면 그 사람도 힘을 얻지 않을까? 물론 진정한 풀파워를 봉인해제하는 과정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것도 좀 애매하다. 억압된 여성이 본래의 힘을 얻는다. 그림은 좋다. 하지만 그 힘이 운으로 얻은 것이다.

애매한 느낌이 들게 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강한 주인공에 비해서 악당이 빈약한 것도 크다. 주드 로라는 대배우를 갖다 놓고 그녀가 특별해서 데려와 기억을 지우고 부하로 쓰더니, 셈이 나서 포톤캐논 쓰지 말고 싸우라고 개소리나 하는 찌질남으로 묘사해 놨다. 결국은 그냥 한방감으로 이긴다. 대표적인 악당 종족인 스크럴은 MCU에서는 그냥 우주난민일 뿐이었고, 힘 좀 보여줄까 싶었던 로난도 주인공이 힘 한번 쓰니 도망가는 찌질남2이다.

또한 지구를 중심으로 하는 외계인들의 역학 관계를 보여준 것은 좋은데 결국은 주인공들 앞에서는 피라미들…이다. 음…. 그 정도로 쎈 주인공이라면, 그 후 수십년 동안 우주에서 뭘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 악당들 같은 크리 제국 좀 주물러 주고, 잔다르가 위기에 있을 때 로난도 처리하고, 우주에 자기 씨앗 심고 다니는 에고도 한대 치고, 타노스도 정신병원에 집어넣고…경찰 놀이 좀 하면 안되나?

마블 영화들이 개연성이 훌륭한 건 아니지만, 여러모로 개연성에 문제도 많은 영화. 물론 마블 영화답게 특수효과와 개그, 액션, 디자인 등은 훌륭하다.

별 3개. 극장에서 보지 않아서 다행.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Spider-Man: Far From Home, 2019)

7월 8일 월요일에 메가박스 이수에서 관람.

꽤 재미있었다. 역시 10대 소년인 스파이더맨이 어떻게 성장하느냐를 보여주고 있고, 10대답게 학교 생활과 몰래 영웅일을 하는 것에 대한 갈등과 책임에 대한 고민등을 잘 섞어 놓았다. 반쯤은 개그로 바꿔 놨지만. 엔드 게임 이후 세상을 보여주는 점에서 여러 궁금증을 해결 해 주고, 아이언맨의 부재에서 오는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액션도 화려하고, VR과 다름 없을 정도로 진화한 AR로 공격하는 묘사도 좋았다. 만화속의 유치한 빌런일 수 있는 미스테리오를 현실적으로 재설정 한 것도 좋았다.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는데, 우선 아이언맨이 아직 어린애인 스파이더맨에게 그런 무시무시한 무기의 권한을 넘긴다(?)는게 다소 이해가 안된다. 그리고 미스테리오와 악당들이 자기소개(?)하는 장면도 좀 뜬금 없었다. 스파이더맨이 스파이더 센스를 각성하는 장면도 홈커밍에서 힘을 각성 하는 장면에 비해 너무 급하게 넘어갔다.

개연성 부분에서도 조금 아쉬운데, 이디스를 사용중인 피터의 시야에 미스테리오는 왜 ‘전 스타크 인더스트리 홀로그램 개발자’로 나오지 않았던 걸까? 닉 퓨리(가짜였지만)는 왜 진실을 알면서 스파이더맨을 끌여들여야만 했고, 스파이더맨의 정체가 노출되는 위험은 왜 예방하지 않는 걸까? 마지막 전투 전 본인이 수 많은 드론들과 싸워야 한다는 것을 아는 상태에서 슈트를 제작할 때, 최대의 전투력을 낼 수 있는 아이언 스파이더맨형 슈트가 아니라 천으로 된 전통적인 스파이더맨 슈트를 제작하는가? (뭐 그게 더 스파이더맨 다우니 그렇게 영화를 만든 것 이겠지만.)

그리고 마블의 히어로들은 다 정체를 밝히고 활동하는 히어로라서, 스파이더맨 만큼은 비밀 활동에 대한 스릴을 연출 해 주길 바랬는데, 이 영화는 이제 그거 글러먹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아쉽다. 안그래도 워낙 많은 사람들이 정체를 알고 도와주고 있었지만 말이다.

어째튼 작은 단점 몇 개는 있지만, 홈커밍과 같이 재미있는 영화였다. 별 5개.

ps. 피터 시점으로는 홈 커밍에서 얼마 안되었을 것 같은데, 벌써 새 여자친구를 사귀네? 능력자…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Kingsman: Secret Agent, 2015)

여러모로 같은 감독의 작품인 킥 애스와 쌍둥이 같은 영화다. 비밀스러운 악당과 대치하는 비밀스러운 히어로, 빠르고 잔인하고 아크로바틱한 액션, 비밀 무기, 만화 같은 설정, 영웅이 되고 싶어하는 어린티 나는 주인공, 주인공보다 100배 멋진 선배 히어로가 나와 주인공을 돕다가 나중에 죽음을 당하고 주인공이 각성한다는 점, 히어로 앞에서 똥폼 잡다가 쉽게 쉽게 발리는 잡졸 악당들, 비도덕적으로 보일 수 있는 훈련이나 테스트 기타 등등. 수없이 나열 할 수 있을 정도로 두 영화는 닮았다. 감독의 취향인듯.

킹스맨만의 특징이라면 고전 스파이 영화들을 마음껏 패러디 하고 있다는 것. 아마 제임스 본드 같은 것들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볼듯하다. 그리고 영국식 영어 발음(잘은 모르겠지만 콜린퍼스등 귀족이 쓰는 영국 영어가 다른 영국 영어와 다른듯 하다)으로 도배된 영화라는 거 정도?

단점이라면 사무엘 잭슨이 에코 파시즘을 주장하는 악당으로 나오는데, 그런식의 인류 청소에 세계 상류층들이 찬성하는 개연성이 너무 없다. 사실 그 상류층들은 자신들을 정치/경제적으로 떠 받쳐주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인데, 사람들을 없애서 무슨 이득이 생길까?

뭐 어째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고전스타일 스파이 액션물임에는 확실하다.

ps. 마크 해밀, 참 바보 연기도 잘하네

ps. 소피아 부텔라가 정말 멋지다. 콜린 퍼스와 대결했다면 더 멋졌을 것 같은데… 주인공 보정에 당함.

ps. 마크 스트롱, 이 사람도 참 변신 영역이 넓구나.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Captain America: The Winter Soldier, 2014)

captain america winter soldier poster

이거 뭐 초딩 방학숙제도 아니고…또 관람 한지 한참 후에 밀려서 쓰는 감상기.

캡틴 아메리카의 첫 번째 편은 어벤져스를 위한 캐릭터 소개였다면, 이번 편이야 말로 어째서 ‘캡틴 아메리카’가 캡틴 아메리카인지 알려주는 작품이다. 미국 국기를 유니폼으로 입고 있지만, 미국의 이상을 추구하고 패권을 경계하는 진정한 보수적인 영웅이랄까. 적의 총구가 눈앞에 있어도 그의 활약에 감동한 사람들이 ‘캡틴의 명령이다’라면서 적의 지시를 거부하는 장면은 꽤 잔잔한 감동을 준다.

의미 있는 주제와 함께, 인질구출, 개인격투, 첩보전, 본 아이덴티티 같은  도망, 공중전함들의 싸움까지 볼거리도 다양하고 특수효과도 좋다. 캐릭터 설정도 좋고 심리묘사도 좋고… 욕심을 많이 낸 블럭버스터가 이정도 완성도를 가지기 힘든 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아이언맨3보다도 훨 좋았다.

무식하게 기관단총을 들고 쏘며 열맞춰 걸어다니는 악당 엑스트라들이나, 유리로 된 바닥공간에 중요 회로를 담아두는 공중전함들, 전치 1년은 될 상처들도 하루만에 거의 나아 작전에 참가하는 닉퓨리랑 블랙위도우(영화에선 얘들은 초인이 아니라는 설정일텐데) 기타등등…어거지가 좀 보이지만, 워낙 전체적으로 훌륭해서 무시해도 될정도다.

다시 보고 싶다.

ps. 마블 세계관이 점점 너무 미래화 되는것 아닌가 싶다. 공중을 나는 항공모함도 그렇고, 팔콘의 비행장치도 그렇지만, 블랙위도우가 사용한 홀로그램 변장 장치나 벽을 가득 채운 유리 디스플레이등…
이렇게 되면 아이언맨1편 당시 토니스타크의 작은 홀로그램 설계장치나, 차고의 기기들, 아이언맨 슈트 마크1등은 1세기나 전의 물건들로 보일 지경.

ps. 고도 왠만큼 올라가서는….전함 3척으로 미국 대륙도 커버하기 힘들텐데. 프로젝트 인사이트의 컨셉 자체가 좀 에러. 그와중에 스트레인지의 이름이 나오는 걸로 봐서는 닥터 스트레인지 영화화가 기획중인듯.

ps. 스칼렛 요한슨은 포스터처럼 늘씬한 미녀라기 보단 풍만한 미녀인데… 포스터 왜곡 쩌네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