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Troy, 2004)

트로이 전쟁은 누구나 아는 그리스 신화의 이벤트지만, 여느 신화들이 그렇듯이 어른이 되서 생각해 보면 좀 유치하다. 일국의 왕자씩이 되는 놈이 다른 나라 왕비 납치하고, 그거 땜에 다국적 군대와 전쟁이 시작되고, 왠지 현실적으로는 무리인 듯한 잠입 작전하며…

이 영화는 그 유치한 전쟁을 그럴 듯하게 현대전 요소를 가미해서 재현해 놨다. 그리고 진짜 신의 아들인 듯하게 무쌍을 찍는 아킬레우스도 재현해 놨다. 브레드 피트는 거기에 딱 맞는 버릇없는 능력자 이미지가 풀풀 풍기고. 놀랍게도 영화 끝까지 죽지 않는(!) 숀 빈이 오디세우스 역을 에릭 바나가 헥토르 역을 멋있게 연기한다. 그 당시 레골라스역으로 한창 이미지 좋던 올랜도 블룸은 최고의 찌질이 파리스 연기를 보여준다. 아주 발암할 정도다. ㅋ

말 많은 헬레네 역의 디아네 크루거는 안 예쁜건 아닌데 미모 방향 자체가 그리스에 전혀 안어울린다. 사람들 말처럼 로즈 번이 더 어울렸을지도.

현대전 요소를 가미했다고 했는데, 정말 수많은 배들과 상륙 과정을 보면 2차 세계대전을 참고해서 만든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리스 시대에 저정도 규모와 장비로 전쟁을 했을까 싶은 장면이 많다. 뭐 영화는 영화니까.

개인적인 평점은 별 4개.

ps. 작년에 넷플릭스에서 본 것 같은데, 이번에 다시 검색해 보니 넷플릭스에는 없다. 역시 넷플릭스에 보고 싶은 영화가 뜨면 1년 이내애 봐야 함.

타이탄(Clash of the Titans, 2010), 타이탄의 분노 (Wrath Of The Titans, 2012)

뭔가 좀 애매한 영화.  일단 시리즈 두 영화 다 진행이 너무 똑같다. 최종 보스가 무식하게 크기만 하고 주인공에게 별다른 위협이 못 되며, 주인공이 필살 무기 한방에 끝내버리는 것 까지.

중간중간 액션은 좀 볼만 하지만, 글쎄… 최종 보스가 애매해서 그닥.

신들은 도덕이라곤 없는 개판들이고, 인간이 거기에 대항해서 일어나서 싸우고, 페르세우스가 인간편이 더 좋다면서 괴물들을 무찌르는 것이 주제인듯? 그런데 결국 페르세우스도 제우스의 무기 지원과 버프를 받아야 임무를 완수 할 수 있었고, 바람둥이 제우스는 갑자기 자식 사랑하는 멋진 아빠인척 하는 등, 뭔가 주제를 표현하는데 심하게 꼬인다.

그리고 이래저래 기존 그리스 신화와 이야기가 많이 다르다. 뭐 재미를 위한 각색은 어쩔 수 없겠지만, 그것도 그리 크게 재미있지는 않아서…

그냥 시간 때우며 적당히 보는 영화인듯.

ps. 매즈 미켈슨이 멋지게 나온다. 게다가 젊어. 배역 이름은 Draco (응??)

ps. 메두사 CG인거 너무 티나

ps. 1편과 2편의 안드로메다역 배우가 다르다;; 공주님에서 여왕님으로 업글하면서 바뀐…

ps. 진(정령)이라고 나오는 아저씨는 왠지 스타트렉 리부트 시리즈에서 스카티의 사이드킥으로 나오는 Keenser와 닮았다 ㅋㅋㅋ

퍼시 잭슨과 번개 도둑 (Percy Jackson & The Olympians: The Lightning Thief, 2010)

본격! 왜 미국에 죄다 몰려 있는지 모를 그리스신들이 인간들과 바람피워 낳은 애들 때문에 세상이 이 모양 이 꼴이라는 내용의 영화. 그냥 하다보면 모든게 해결된다는 뻔한 그리스 신화의 영웅 스토리를 잘 계승한 연출. (저 포스터는 낚시. 주인공이 저런 똥폼 잡는 장면 하나도 없음.)
감독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흥행감독 버전의 후계자 크리스 콜럼버스. 영화 보다보면 딱 저 감독 냄새가 남. 가볍고 술술 풀며 볼만한 영화.
늙어가며 점점 망가지다 이젠 다리가 네개나 달린 피어스 브로스넌과 여전히 한 탱탱 하시는 우마 서먼 아줌마, 최근 눈에서 독기가 사라져서 고귀한 역으로 자주 나오는 숀 빈 아저씨가 까메오로 나옴.
가족 영화로 볼만하지만, 주인공 설정이 마음에 안듬. 그리스 신들의 아이들은 보통 아버지의 능력을 이어 받지 않는다. 그런 설정이었다간 원래 그리스신들이 죄다 친척 형제 자매들이라 난장판될테니. 원작 소설을 안봐서 모르겠지만 영화에서는 좀 어설픈 설정이 많다. 아이들이 쉽게 퀘스트하라고 친절하게 네비게이션되는 지도까지 나온다.ㅋ
별 5개 만점에 2개 쯤 주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