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 더 문(Over the Moon, 2020)

넷플릭스 3D 애니메이션. 처음에 예고편만 보고는 ‘발전된 중국의 애니메이션인가?’ 했는데 미국 애니메이션이었음. 그것도 디즈니 애니메이터 출신 감독의 작품.

등장인물이나 소재, 노래가 좀 중국중국하지만, 그렇게 막 거부감이 들 정도는 아니다. 동양사람이라면 한번 쯤 들어봤을 듯한 항아 신화를 한발 담그는 정도라.

감독이 디즈니 출신이라 그런지 캐릭터들의 디자인과 움직임이 어디서 많아 본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다만 색감이 너~~무 다 야광인데다 10분에 한 번씩 나오는 노래 덕분에 좀 적응이 안됨. 노래는 중국노래 분위기와 K팝 아이돌 느낌을 약간 가미한 짬뽕 같은 뮤지컬이라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

한국 더빙 성우는 엄청난 호화스러움을 자랑한다. 노래가 많다보니 역시 노래 잘 부르는 박지윤이 주연. 다만 아빠가 장민혁이다보니 초반에는 크리스토프가 아빠고, 안나가 딸인 이상한 느낌이 들게 된다. ㅎㅎㅎ

우리 아이들은 엄청나게 재미있게 봐서, 막내가 한번 더 틀어 달라고 울고, 첫째는 내일 또 보자고 약속을 할 정도였다.

내 평가는 별 3개반. 주제는 이해하겠지만, 악당이 없는 작품이다 보니 모험 부분도 허술하고, 뜬금없는 노래가 너~무 많다.

마우이 “너 혹시 노래할꺼면 나 확 토한다”

돌돌이 욕조캡 이거 물건이네

작가이자 영화 리뷰어로 유명한 듀나님의 트위터 글을 보고 지른 아이템. 개당 4천원 정도 하고, 카피 제품은 천원대인 것도 있는 듯.

이거 정말 물건이다. 씻고 나서 머리카락에 막힌 욕조 구멍을 보고 귀찮았다면 추천!

그냥 끼워놓고, 막히면 뽑아 머리카락을 쉽게 빼서 버리고 다시 끼우면 된다. 내 똥꼬보다 더 더러울 것 같은 구멍에 손가락 넣고 탐험을 하지 않아도 된다.

대만족.

샤오미 스마트 멸균 가습기 사용기

샤오미에서 공식 국내 출시된 스마트 가습기.

가격 4.9만원. 쿠폰이든 뭐든 해서 실구매가는 대충 4만원 중반대 정도. 10월 21일에 주문해서 26일에 받았다.

예쁜 외형 디자인과, UV 살균, 스마트폰 앱과 구글홈으로 음성 제어가 특징. 저소음이라고 하는데 그냥 평범한 초음파가습기 정도 소음이 난다. 분무량은 시간당 300cc이고, 물통은 4.5리터이므로 대략 15시간 사용.

물통 윗부분이 잠기지 않는 올려놓는 뚜껑(마치 냄비뚜껑 같은) 식이라서 열고 물을 보충할 수 있는 것이 편리한 점이지만, 물통채로 옮겨야 할 경우는 물을 엎을 수 있어서 다소 조심스럽다.

물 분무 방향이 위쪽으로 향해 있어서, 습기를 확산시키기는 좋지만, 방향을 설정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그리고 물통에 500cc이상의 물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물이 바닥났다고 꺼지는 것도 문제점.

또한 같은 위치에 있는 온습도계나 공기청정기 보다 습도를 20퍼센트나 높게 측정하는 경향이 있다. 강도를 임의로 설정했을 때는 문제가 안되지만 항습 모드로 작동하면 60퍼센트를 목표로 움직이는데 그게 실제로는 40퍼센트라면 골치아픈 문제다.(최근에 70%까지 목표를 정할 수 있어서 이 문제는 일단은 개선되었다. 70% 목표로 작동하면, 가습기 센서는 74%정도까지 올라가고, 실제 습도 53%정도 왔다갔다 한다.)

미홈 앱에서 자동화 설정도 한계가 있는데, 공기청정기에 비해 조건이나 액션이 너무 적다. 특히 가습기이면서 습도를 조건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에러. 예를 들어 습도가 몇%보다 낮으면 켜라 하는 식의 자동화가 불가능하다.

단점들도 있고 초음파 가습기 치고 싼편은 아니지만, 예쁘고, 스마트 기능이 되니 나쁘진 않다.

ps. 2개월 이상 사용 후 추가.

  • 물통에서 증발구간으로 물을 옮길 때 물을 중력으로 떨어트리는게 아니라 기계적으로 밸브를 열어 빨아들이는 방식을 사용한다. 따라서 물이 출렁 떨어지는 소리는 안나지만, 위이잉 하는 작은 모터 음이 들리긴 한다.
  • 딱 한번 해당 밸브가 정상적으로 닫히지 않아 물이 계속 보충되어 넘친적이 있었다. LED등이 빨간색이 되며 자동으로 꺼졌고, 건조 후 다시 사용하니 정상이 되었다. 아직가지 같은 현상이 재발하지 않았다. 원인도 불명.
  • 가습기가 위쪽으로 긴 모양라 애들이 넘어트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난리가 난다…
  • 살균 자외선 램프가 물을 보충하는 구간이 설치되어 있지만, 이상하게 그쪽에 물때가 많이 낀다. 자외선 램프가 있어도 기본적으로 초음파 가습기라 자주 청소가 필요하다.
  • 좁은 실내에서 가습을 강하게 틀었을 때, 내부에 바람을 불어 올리는 팬이 습기를 먹어 풍량이 줄어들고, 습기가 위로 올라가지 못해 방바닥이 물난리가 나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하루 건조하고 작동시키면 다시 정상화.

Vultr의 VPS로 블로그 이전

3년간 사용하던 iwinv 의 호스팅에서 Vultr 의 VPS로 이전했다.

아무래도 한달에 600원이면 되는 가성비는 iwinv를 따라올 수가 없는데, 자잘한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것이 짜증이났다. 게다가 계정을 쓰는 것이라 서버를 못 건드리니까, ‘문제를 해결 할 줄 아는데 손을 쓸 수가 없는’ 상황이 어마어마한 스트레스.

Vultr에서는 한달에 5달러짜리 서울 리전을 쓰고 있다. 가상 CPU 1개와 1GB램, 25GB SSD, 1TB 밴드위드 사양이다. 세금까지 하면 한달에 6200원 정도 할 듯하다. iwinv에서도 비슷한 가상서버를 4800원에 서비스중이긴 한데, Vultr 쪽 웹 관리자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덜컥 지름.

아직 최적화는 덜 되었지만, 성능도 기능도 마음에 든다. 물론 돈 10배를 쓰고 이정도 안나와 주면 곤란하지만.

위의 배너를 눌러 Vultr에 가입하면 서버를 몇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ps. 서버 설정 가지고 놀다가 포스트를 몇개 날려먹었다. 포스트는 복원했지만, 이글에 달려 있던 댓글이 날아가서;; 댓글 달아주신 분께 죄송하다.

샤오미 홍미노트 8T, 안드로이드10+MIUI12 업데이트

어제 홍미노트 8T에 메이저 업데이트가 적용 되었다. 이것으로 안드로이드는 출시당시 9에서 10으로, MIUI는 출시당시 10에서 11을 거쳐 12까지 업데이트 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MIUI 12의 화려한 애니메이션이다. 런처나 설정 메뉴등에 자잘한 애니메이션이 많이 늘었고, 디자인도 더 예뻐졌다. 저장용량을 보여주는 곳은 깨알같이 물이 차오르는 방식으로 남은 양을 보여준다. 제어센터라고 상단 퀵세팅 부분을 대체하는 컨트롤 화면이 있는데, 이건 너무 애플스러워서 차마 못쓰겠더라.

그외에 설정 메뉴가 상당히 바뀌었다. DNS를 설정할 수 있고, 앱들의 권한을 세세하게 분류해서 볼 수 있는 것은 정말 좋다. 하지만 데이터 사용량 제한등 몇몇 메뉴는 깊이 들어가거나 간소화 되서 쓰기 어려워졌다.

보안 업데이트도 2020년 10월 것이 적용되어 있다.

다소 늦은 업데이트이지만 이정도면 만족스럽다.

ps. tasker에서 가끔 오동작을 하고 있다.
AutoNotification 앱에서 노티를 못 읽는다거나, 음성에 넣을 변수가 꼬여서 엉뚱한 말을 한다거나 -_-

단테스 피크(Dante’s Peak, 1997)

피어스 브로스넌이 한창 멋진 영화들을 많이 찍던 시기의 추억의 재난영화. 린다 헤밀턴 누님도 여주인공으로 나옴. 오랫만에 마눌님과 넷플릭스에서 감상.

전형적인 90년대식 재난영화로, 전문성을 가진 주인공의 재난 예측 vs 재난을 믿지 않는 높으신 분들로 진행되다가 나중에는 엄청난 재난의 특수효과를 보여주고 재난을 피하는 액션이 주를 이룬다. 중간중간 발암 캐릭터와 아이들이 나오는건 필수요소. 여주인공인 마을의 최고 높은 시장은 주인공을 믿어주고 사랑까지 하게 된다는 점이 차이점.

후반부에 나오는 화산의 폭발과 마을이 파괴되는 장면, 그리고 흙탕물이 다리를 무너트리는 장면 등등 여러 재난 장면이 꽤 멋있다. 분명 CG는 많이 사용되기 힘든 시기이니 주로 미니어처일텐데 진짜 같은 특수효과가 많다.

무난하고 재미있지만, 이 영화가 나올 당시에는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안다. 그냥 제작비를 약간 상회하는 정도로 번 듯.

피어스 브로스넌은 아직도 모든게 007스럽던 시절이다. 린다 헤밀턴은 다른 작품에서는 항상 마음고생이 심한 역인데, 이 영화속에서 여유롭고 행복해 보여서 보는 내내 좋음. 여러 영화에 조연으로 많이 나왔던 찰스 할러한 아저씨의 유작. 하필이면 여기서도 화산에 의해 죽는 역할이다. 여주인공의 귀엽고 똘똘한 딸로 나온 제이미 르네 스미스는 당시에 기대주라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나중에 별로 유명한 작품은 출연 못한 듯 하다.

내 평가는 별 4개.

LG 트롬 스팀 의류 건조기 RH16VTC 사용기

  • 8월에 주문해서 9월에 받고, 한달 정도 사용했다.
  • 163만원정도에 구매. 1등급 가전 환급을 받아 실제 구매가는 147만원 정도.
  • 외관과 크기는 완전히 세탁기와 동일하다.
  • 세탁실 구조가 협소해서 거실에 놓고 사용 중이다.
  • 거실에 설치했기 때문에 진동과 소음이 다소 크게 느껴진다. 밤에는 절대 못 돌릴 정도.
  • 세탁기와는 달리 전체 작동시간동안 최대속력으로 돌리기 때문에 진동과 소음이 더 크게 느껴지는 점도 있다. 건조가 오래 걸리기도 하고.
  • 거실에 설치했기 때문에 물통을 비워야 하는데, 의외로 물의 양이 상당해서 놀라게 된다.
  • 건조 후에 나오는 먼지량도 놀라울 정도.
  • 매번 사용 후 물통을 비우고 먼지통을 청소하는 것이 아주 귀찮다. 세탁기가 사용 후에는 문짝 열어두는 것 외에는 사후관리가 별로 필요 없는 것에 비해 불편함. 물론 빨래를 너는 것에 비하면야 훨씬 낫지만.
  • 가장 불편한 점은 왠만한 건조에 1시간 30분에서 2시간 30분 이상 소모된다는 것.
  • 그래도 수건과 옷을 세탁하고 건조기에 넣고 돌리면 3~4시간이내에 사용이 가능한 점은 좋다.
  • 들인 돈에 비해서 크게 효과 있었는지는 의문이지만, 어째튼 삶의 질은 올려주는 제품이다.
  • 수건의 경우 뽀송뽀송하고 따듯한 결과물이 나와서 무척 만족.
  • 옷의 경우는 천이 줄어드는 부작용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대상이 한정적이다. 성인 남성 면티의 경우는 위아래 길이 기준 3~5cm까지 줄어든다.
  • 이불이나 침대보를 세탁하지 않고 먼지만 털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 먼지와 머리카락이 모이는 양을 보면 기절할 지도.
  • 한달이나 사용했지만 건조후 결과물에서 새 기계 냄새(기름 냄새라기 보다는 새 차나 새 운동화에서 나는 냄새 같은) 같은게 난다. 처음에는 너무 심해서 수건을 쓰기 꺼려졌을 정도인데 이제는 참을만 해진 정도.
  • 끝났을 때 나오는 알림 멜로디가 세탁기와 완전히 똑같다. 같은 LG라 해도 10년전에 산 세탁기와 구별도 안되는건 너무 전통을 중시하는거 아닌가 ㅋ
  • 스팀 기능은 생각보다 잘 안쓰게 된다. 굳이 필요없으면 기능이 없는 저렴한 제품을 사도 될듯.
  • 주변 권유로 16Kg짜리를 샀지만, 딱히 그렇게 까지 살 필요가 있나 싶다. 수건과 옷만 돌릴 사람은 더더욱 필요없고, 퀸사이즈 침대 이불도 얇은 것만 쓴다면 넣어도 절반도 안찬다. 매뉴얼에는 이불을 넣을 때 한개만 넣으라고 되어 있으니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 스마트폰 앱과 연동하는 기능도 안써 봄

KT모뎀이 자주 연결이 끊긴다

Sep 30 08:07:10 pptp[2103]: Modem hangup
Sep 30 21:29:36 pptp[1205]: Modem hangup
Oct 3 08:26:28 pptp[10790]: Modem hangup
Oct 5 06:53:48 pptp[3516]: Modem hangup
Oct 6 13:06:54 pptp[18816]: Modem hangup
Oct 7 17:38:37 pptp[9761]: Modem hangup
Oct 9 00:10:15 pptp[29602]: Modem hangup
Oct 10 04:15:04 pptp[14082]: Modem hangup
Oct 11 10:48:14 pptp[5111]: Modem hangup
Oct 12 15:01:13 pptp[24189]: Modem hangup
Oct 13 21:40:01 pptp[13621]: Modem hangup
Oct 15 01:49:32 pptp[21092]: Modem hangup

공유기 로그에 나온 모뎀 끊김.
이정도면 거의 매일 1회 문제 발생하는 격인데, 매번 1분 10초정도 지속되는 걸 보면 리부팅 되는 듯.

이 모뎀이 얼마전에 비슷한 문제로 교체받은 건데도 또 이런다. -_-
하여간 KT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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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 (2020)

귀여운 분위기의 독특한 학교 퇴마물. 넷플릭스에서 감상.

이 세계관에서는 유령이나 요괴, 정신에너지가 젤리같은 물질(엑토플라즘?)으로 묘사되는데, 그게 또 보이는 사람들에게만 보인다. 그게 보이는 능력자들끼리 비밀결사 조직이나 기업 같은게 있어서 가족이라고 서로 부르고, 자기들끼리 이익을 추구하는 뭔가 있는 듯.

그리고 그 젤리들이 대부분 귀엽다. 총천연색 젤리, 하트젤리 모양이거나 우무문어 같이 생겼다. 거기에 그 능력자 중 하나인 보건교사 안은영이 젤리들이 이상하게 많은 학교에서 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분위기가 한없이 귀엽고 장난끼 있는 분위기가 되다가 인물들의 과거 이야기나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 끼어 들어가면 한없이 우울한, 양면을 오고가는 것이 특징이다. 배경에 노래도 “보건교사다, 잽싸게 도망가자, 죽게 생겼다, 잽싸게 도망가자” 라든지…하여간 웃긴 노래와 우울한 노래가 섞여 있다.

주인공은 30대 보건교사 안은영과 20대 한문교사 홍인표로 캐릭터도 재미있는 조합이고, 배우들도 연기를 잘해 어울린다.

다만 어두운 이야기 부분의 끝이 애매하고 이상하다. 악당 분위기 풀풀 풍기던 매캔지도 엄청 강적인 줄 알았더니 안은영이 한번 거처를 뒤집으니 물러나고, 마지막도 잔뜩 죽어나갈 것 같은 분위기더니 학교 한번 부수니 끝난다. 그것도 다음 장면에 다 고치고… 뭔가 의외로 쉽게 해결하지만 확실하게 끝내지 않는 느낌.

내 평가는 별 3.5개.

ps. 예쁜 모델 출신 20대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데 화장을 거의 안한 경우가 많아서 그냥 고딩으로 보인다. 특히 옴잡이 백혜민역으로 나온 송희준. 얼굴은 고딩인데 안은영과 나란히 섰을 때 키가 엄청 커서 놀라게 됨.

ps. 안은영역의 정유미를 보면 항상 목에 눈이 간다. 긴 원통형 목에 작은 머리가 얹어져 있는 특이한 외모이다.

에놀라 홈즈 (Enola Holmes, 2020)

소녀취향으로 써놓은 셜록 홈즈 팬픽 같은 영화. 넷플릭스에서 감상.

진짜 “소녀취향으로 써놓은 셜록 홈즈 팬픽” 이상 완벽한 비유가 없을 것 같다. 모든것에 재능이 있는 소녀가 갑자기 모험을 떠나고, 꽃미남 귀족 청년을 만나 구해주고, 자기를 숙녀로 키우려는 큰 오빠와 학교 선생을 골탕먹이고, 자기를 도와주는 작은 오빠는 세계관 최고의 두뇌플레이어이면서 잘 생긴 근육남이고, 모든 주제가 페미니즘을 향한다. 심지어 주인공은 관객에게 직접 설명까지 하고(데드풀…), 사건을 오빠들보다 먼저 해결하며, 귀족 청년에게 고백까지 받는다.

배경도 그냥 옛날 영국이 아니라 살짝 순정 소설버전 영국 같은 느낌이다. 몇몇 묘사를 제외하고는 의외로 깨끗한 런던이 나오고, 흑인에 대한 차별도 거의 없어 보이고, 의외로 인도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경감이거나 기숙학교에 학생이거나 하다.

캐릭터를 보면 주인공 에놀라 홈즈는 그야말로 셜록 홈즈의 소녀 버전이다. 어린 여성으로서의 사회적 편견이나 체력적 약점, 경험치를 제외하면 능력치는 셜록 홈즈와 동급이다. 셜록 홈즈는 모든 사람을 개무시하는 원작과는 달리 여동생에게 깊은 애정을 보이며 친절하기까지 하다. 그냥 셜록 홈즈 설정의 이상적인 오빠이다. 배우가 핸리 카빌이라서 옛날 옷으로도 감출 수 없는 터질듯한 근육까지 가지고 있다. 마이크로프트 홈즈가 가장 피해자인데, 가부장 적인 남성 악역을 위해 원작과는 완전 달라졌다. 편견과 가식과 찌질함으로 가득한 꼰대이며, 모든 것을 알고 있던 원작의 통찰력도 없다. 중요 인물인 귀족 청년은 그야 말로 꽃미남인데, 진짜 꽃을 사랑하고, 편견없이 주인공을 봐주고, 주인공에 의해 좋은 방향으로 변화한다.

여기까지 보면 정말 닭살 생성용 영화에 가까운데, 그에 비해서 나는 재미있게 봤다.

일단 배우들이 아주 훌륭하다. 일레븐이었던 밀리 바비 브라운도 반갑고 다 연기력이 좋다. 그리고 이야기 진행이 느린 이유는 캐릭터 설명도 해야하고, 엄마도 찾아야 하고, 갑자기 주인공의 목적이 바뀌었다가 기숙학교도 보여주고, 주인공의 어린시절도 계속 설명하는 등 이야기가 너무 많기 때문인데, 그런 것 치고는 선방을 했다. 크게 지루하지는 않았고 요소요소 재미있는 점들이 많았다.

내 평가는 별 3개 반. 셜록 홈즈 골수 팬이라면 피하시라.

ps. 몇분 안나오는 이 영화에서도 미쳤다는 소리 자주 듣는 역의 헬레나 본햄 카터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