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 2022)

오래전에 봤는데 요즘 게을러서 글을 안 썼다. 디즈니 플러스에 나오고 나서 본 닥스2.

일단 재미있다. 멀티버스에 대해 다양한 설정이 나왔고, 프로세서X나 캡틴 카터를 비롯해 다양한 멀티버스 인물이 나오고, 그래픽도 화려하고 새로 나온 아메리카 차베즈의 캐릭터도 귀엽고, 등등. 장점을 말하라면 그것 만으로 30분은 떠들만한 영화이다.

다만 닥스1편과 너무 영화의 느낌이 달라진 것이 아쉽다. 감독이 바뀌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마법에 대해 참신함이 가득했던 1편에 비해 2편의 마법들은 대단할지는 몰라도 참신하진 않았다. 마법 뿐 아니라 장면의 느낌, 이야기의 진행 방법, 캐릭터들의 깊이 등등 모든 것이 다르다. 1편과 비슷하게 유지 된 것은 닥터스트레인지가 묘수로 자신보다 막강한 적을 이겼다는 점 정도이다.

재미있게 봤으나 1편에 비해 좀 감점해서 별 4.5개.

ps. 1편의 씬스틸러였던 비행 망토의 활약이나 개그도 거의 없어서 아쉽.

완다비전 (WandaVision, 2021)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작품. 그래서 그런지 아이디어도 좋고 완성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계속 잃어온 완다의 슬픔과 또 다시 이별을 하는 슬픔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활약을 별로 못하고 최후를 맞은 비전의 또다른 면을 많이 볼 수 있는 작품.

다만 옛날 미국 시트콤 형식이 1,2화 배경인데, 굳이?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물론 완다가 부모와 즐긴 작품이라는 배경설정이 있긴 한데, 내가 미국 시트콤을 본건 80년대 이후라 그 이전 감성은 공감이 안되기에.

그리고 역시 다른 MCU 조연들이 여기서도 조연으로 나오기 시작하는 것은 좋은데 모니카 램보의 경우는 캡틴 마블을 본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름까지 기억하지 못하면 갑툭튀에 해당하고, 왜 그리 열심히 하는지 이해되지 않기 때문에 좀 그랬다.

설정상으로도 완다의 초능력은 스톤에 의해 얻은 단순한 현실조작/염력으로만 알았는데, 갑자기 그게 마법이었다라고 몰아가는게 좀 억지스럽기도 했다.

다만 핵심인 완다의 스칼렛 위치로의 성장, 현실도피 후 비전, 두 아들과의 헤어짐으로 완결되는 내용은 만족. 특히 두가지 비전이 서로 싸우면서 테세우스의 배 이야기가 나온 것은 정말 적절한 비유 같다. 개인적으로 스타트렉의 데이터 소령을 좋아하다 보니 비전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다.

내 평점은 별 5개.

어벤져스: 엔드게임 (Avengers: Endgame, 2019) 후기 (스포주의)

이래저래 아쉽지만, 괜찮은 마무리 랄까? 재미있었고, 감동 있었다. 스토리는 다 예상 가능한 진행이었지만, 마지막 전투에서 지원군이 포털을 열고 우르르 나올 때는 울 뻔 했다.

예상대로 아이언맨 사망, 캡틴 아메리카가 은퇴했는데, 블랙 위도우는 예상 밖. 늙은 캡틴은 약간 클린트 이스트우드 느낌? 그리고 그 은퇴를 위해 아이언맨과 캡틴의 비중을 많이 신경 썼지만, 그외 캐릭터의 비중은 많이 애매해진 듯 한 느낌이다. 시리즈마다 찌질거리고 늠름해지고를 반복했던 토르는 여전히 찌질해지고 늠름해짐. 똥배는 그대로지만. (우주 최강자도 똥배는 금방 어쩌지 못한다…) 호크 아이의 도쿄 학살은 굳이 영화에 필요없는 사족 같은 느낌이었고(에임핵 유저의 무서움을 느낄 수 있다는 보람 정도?), 헐크는 갑자기 왜 그렇게 되었는지 말로만 때운다. 캡틴 마블은 혼자 수퍼맨 놀이 하고 있고, 나머지 캐릭터들은 한 숟가락 얻기. 중간에 여성 슈퍼히어로 한 프레임에 잡기는 ….의도는 알겠다만 과한 연출인 듯.

개연성도 여기저기 구멍이 많다. 시간 여행 소재답게 다중 우주 개념으로 치면 수많은 모순이 생긴다. 아이언맨의 고민도 이유가 애매하고, 갑자기 시간여행을 개인의 욕심 해소에 사용한 캡틴 아메리카도 이해 안되고. 그리고 단순히 인피니티 스톤들이 필요했으면 왜 그렇게 멀리 과거로 가야 하는지 이상. 그냥 타노스가 정원행성으로 숨어 들어간 그 당시를 노리면 되지 않나? 그러면 인피니티 스톤을 돌려주니 뭐니 고민할 필요도 없고 간단한데.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의 드라마를 위해 복잡한 연출을 사용한 것 같다.

무엇보다 최종 전투 자체가 스케일은 크지만, 이전작인 인피니티 워보다는 긴박감이나 재미가 덜한 느낌이다.

자잘한 개그나 팬들이 즐길 요소가 많은 것은 좋았다. 캡틴 아메리카의 어벤져스 어셈블이나, 하일 하이드라 등 여러 재미가 많았고, 그동안 아이언맨의 아픔이었던 것도 잘 마무리 되었고. 아이언맨의 죽음도 감동적이었고.

어째튼 그동안 벌인 판을 잘 마무리한 재미있는 작품.

내 평점은 별 4.5개

ps. 타노스한테 앤트맨1에 나왔던 사람을 곤죽 만드는 무기를 쓰면 안통하려나

ps. 토르가 우주선만 이용하고 스톰브레이커의 비프로스트를 이용하지 않는건 좀 이상. 하긴 스파이더맨 홈커밍에 언급된 메긴기요르드도 사용하지 않았다.(허리 사이즈가 달라져서 못 썼다거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Avengers: Infinity War, 2018)

정말 재미있었다.

(여기부터 스포일러 주의)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액션으로 가득 차 있고, 여러 영웅들이 나름 골고루 출연해서 볼거리가 많다. 다소 긴 러닝 타임 동안 지루한 적이 없을 정도.

특히 아이언맨과 닥터 스트레인지의 전투는 아주 화려하다. 닥터는 이제 실력이 상당해졌고(손이 묶이면 마법을 못쓰는 약점도 드러났지만), 아이언맨은 혼자 300년정도 미래를 다녀온 것처럼 발전된 기술로 싸운다. 그동안 우주 히어로나 와칸다의 히어로가 기술이 지구를 초월하는 바람에 아이언맨의 기술적 위상이 애매했는데, 이제 아쉬움이 없을 정도.

영화가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자막 번역이 개판이긴 하다. 이건 유명해서 하도 여기저기서 다루고 있으니 더 자세히 적지는 않겠다.

둘째로 타노스의 악행의 근거를 이해하기 어렵다. 일종의 멜서스의 인구론과 비슷한 주장인데, 이 문제는 기술로 많은 부분이 해결되서 무효화 된 낡은 이론이다. 아직 환경 문제는 해결 못했지만, 타노스는 분명 환경이 아니라 자원이나 식량 문제로 인구를 감소시켜야 한다고 발언했다.

셋째로 타노스가 가모라를 아낀다는 것이야 워낙 여기저기 영화에 나왔지만, 가모라를 그렇게 가장 사랑하는 존재라는 것과 그 이유는 나오지 않아서 그 행동이 이해하기 어렵다. 소울스톤의 취득조건이 좀 어색한 것과 맞물려서 더 그런 듯. 다른 마블영화의 빌런들보다는 타노스의 심정이 더 많이 묘사 되긴 했지만, 그런 점에서 깊이가 부족했다.

어째튼 정말 영화 내내 자연스럽게 빠져서 본 영화는 오랫만이다. 적극 추천…안해도 다 보겠지.

ps. 헐크와 비전이 전투력을 발휘 못한 것이 패배 요인 중 하나 아니었을까

ps. 닥터는 참 훌륭한 마법사이다. 스타워즈의 누구는 공중부양하고 전투 몇 합 했다고 과로사하는데, 닥터는 공중부양하며 1400만번 이상의 전투를 경험하다니 ㅋㅋ

ps. 비전과 스칼렛 위치의 로맨스는 달달한 시간이 부족해서 안타깝다.

ps. 블랙 오더들이 의외로 지구측 히어로들에게 고생을 하는데, 전투종족(?) 아스가르드인들 절반이 쉽게 전멸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ps. 번역 문제는 이미 엄청 유명해진 듯. 극장 내에서 여러 사람들이 동행한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있더라.

ps. 지나가는 사람들도 이 영화 이야기하고, 식당에서도 사람들이 이야기 하고, 버스에서도 이야기 하고….대단한 영화다.

ps. 그동안 영화 후기를 블로그에 쓸 때는 배우들 이름을 태그로 적었는데…적기 힘들다.

ps. 타노스가 할려고만 했으면 10년전에도 스톤을 모을 수 있었을 듯 한데, 왜 안한겨? 뭐 그렇게 따지면 오딘도 모을 수 있었을 듯 하지만…

ps. 묠니르에 이어 망토가 사라졌다!! 닥터가 부활하면 같이 살아날테지만… 그래도 타노스가 찢을 때는 허억 싶었다. 그가 없어지면 닥터 스트레인지의 유머를 누가 책임진단 말인가.

ps. 헤임달이 위기에 처한 주군인 토르가 아니라 헐크를 지구로 보낸 이유가 애매하다. 이왕이면 주군을 살리는게 우선일텐데. 평소 지구를 보다 헐크빠가 되었거나, 지구에 경고를 하기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을까?

ps. 니다벨리르 같은 곳이 있었다면, 왜 토르는 라그나로크 때 여길 안들르고 아스가르드로 바로 쳐들어갔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