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완 케노비 (Obi-Wan Kenobi, 2022)

마눌님이 매주 한편씩 나오는 애콜라이트를 기다리기 지쳐서 비슷한거 보자고 해서 본 드라마. 스타워즈 에피소드 3에서 10년 후, 4편과 로그원 전 루크와 레아가 아직 어린이인 시점을 다루고 있다.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잘 보았다. 오비완이 죄책감과 세월로 약해졌다가 다시 극복하고 강해지는 것도 좋았고, 왜 에피소드4에서 다스베이더가 아나킨을 죽였다고 표현했는지, 레아가 왜 오비완을 믿고 의지하는지 여러가지를 알게 해주는 면이 많아서 좋았다. 인퀴지터들을 제외하고는 뜬금없는 외전의 인물들이 등장하지 않아서 더 좋았다.

아쉬운 점은 새로운 점은 딱히 없다는 것. 이미 정해진 영화들 사이의 이야기라서 그렇겠지만 한계가 많은 작품이었다. 다스베이더와 오비완의 결투도 사실상 억지로 집어넣은 것이기도 하고. 세번째 자매가 스토리를 만든 것인데도 그렇게 비중이 많지도 않고, 나머지 인퀴지터는 심지어 싸우지도 않는 병풍이라는 것도 아쉽다. 이왕 집어 넣은 김에 제대로 변주를 줬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이래서는 그냥 빼고 스톰투르퍼들에게 쫒긴다고 다를게 무엇인가.

가장 인상적인 점은 광선검인데, 이제 에피소드 7부터 보여준 LED광선검을 제대로 사용해서 제대로 빛의 향연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배경을 만달로리안 처럼 디스플레이를 두른 스튜디오를 사용해서 정말 외계행성 같은 분위기도 잘 만들었다.

내 평점은 별 4개. 사족으로 만든 드라마치고는 좋았다.

블랙 호크 다운(Black Hawk Down, 2001)

제리 부룩하이머 제작과 리들리 스콧 감독외에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싶은 전쟁 영화. 1993년에 실제로 있었던 모가디슈 전투를 재현한 영화이다. 치열한 현대전을 실제처럼 다루기 때문에 여러 영화와 게임에 영향을 주었다.

영화 내용은 소말리아 군벌 지도자 아이디드가 구호물자를 빼돌리자 미국은 그를 체포하려 특수부대를 보내는데, 적 민병대가 쏜 RPG에 블랙호크 헬기가 격추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 결국 빠르게 치고 빠지려는 작전이 난전이 되고 하루를 넘기며 사상자가 늘어나는 것을 다루고 있다.

영화를 보다보면 정규군+특수부대에게 민병대는 상대가 안된다는 것. 그럼에도 쪽수는 무섭다는 것, 그리고 군인에게 장비라는 건 중요하다는 것을 수십번 느끼게 된다. 영화에 워낙 유명한 배우들이 수십명 나오는데, 전부 짧은 머리에 군복에 헬맷을 써서 구별이 안된다는 점도 압권. 특히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처럼 아랫사람 챙기는 노련한 군인이라는 비슷한 역할로 나오는 톰 시즈모어 아저씨가 계속 눈에 띈다.

이 작품은 2001년에 친구와 함께 극장 개봉시에 봤는데,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후로 충격과 함께 감상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마지막에 상당히 실망을 했는데…

“이 전투에서 1000명이 넘는 소말리아인이 죽고, 19명의 미군이 목숨을 잃었다.”

왜 소말리아인은 그냥 죽은거고, 미군은 목숨을 잃은걸까? 표현 참…

어째튼 영화는 걸작. 내 평점은 별 5개.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 2017)

16년전 걸작 애니메이션의 리메이크.

기존과 거의 같은 스토리와 노래에 실사에서 구현 가능한 화려한 세트와 의상, 유명한 배우들, 특수효과를 더하고, 기존 애니메이션에서 조금 빈약했던 개연성을 강화했다. 특히 인물들 과거나 심리 묘사를 좀더 늘렸다.

워낙 원작이 유명했고, 기존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실사화가 애매해서, 망할 줄 알았더니 의외로 준수하게 리메이크 되었다.

엠마 왓슨의 연기가 조금 어설픈 면도 있기는 한데, 상당분량을 혼자 연기해야 하고, 책 좋아하는 똑똑하고 당돌한 아가씨라는 벨의 컨셉에 누구보다 어울릴 배우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진 않았다.

이리저리 구르고 넘어지는 개그 연기를 가장 많이 한 케빈 클라인 아저씨에게 엄지 척.

구글의 연말 이벤트로 500원에 빌려서 봤는데, 지난 여름에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를 본 우리 6살 따님이 무척 재미있어 하며 감상했다.

더빙판으로 봤는데, 성우의 연기나 뮤지컬 배우들의 노래들 다 좋았지만, 뮤지컬 영화의 더빙 특성상 입모양하고는 잘 맞지 않아서 아쉬웠음.

ps. 엠마 톰슨도 훌륭한 배우지만, 안젤라 랜스버리가 그립다.

ps. 루크 에반스를 개스통으로 한건 최고의 캐스팅인 듯. 나이는 좀 많아 보이지만.

ps. 추가된 요소들이 대체로 마음에 들지만, 마지막에 마법사가 나타나서 야수를 왕자로 돌려 놓는 것은 좀 사족 같다.

ps. 인종균형을 위해서인지 흑인들이 대거 나오는데, 이왕 역사 무시할 거였으면 아시아인이나 남미 사람들 다 넣지? 오히려 흑인들만 잔뜩 나오니 어색.

더 임파서블(The Impossible, 2012)

동남아 대지진과 쓰나미로 수십만명이 죽었을 때, 한 가족에게 있었던 실화를 다룬 영화.

생각해 보면 여러 위기속에서도 운이 좋았던 가족인데, 그 운이라는 것을 사랑과 의지로 놓치지 않은, 그런 이야기 되겠다.

나오미 왓츠가 자신이 죽어가면서도 자식에게 사랑을 가르치는 정말 대단한 엄마로 나온다. 톰 홀랜드는 정말 잘 뛰어다니고, 실질적인 주인공이었다. 연기 잘한다 했더니 이제 곧 스파이더맨으로 글로벌 스타가 될듯. 이완 맥그리거는 다른 영화에 비해선 별 고생 안한듯. ㅋㅋㅋ 전화 빌려쓰는 장면에서는 역시 연기 잘한다 싶었다.

가족에 대한 감동적인 영화이고, 기회 된다면 한번 보면 좋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