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호크 다운(Black Hawk Down, 2001)

제리 부룩하이머 제작과 리들리 스콧 감독외에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싶은 전쟁 영화. 1993년에 실제로 있었던 모가디슈 전투를 재현한 영화이다. 치열한 현대전을 실제처럼 다루기 때문에 여러 영화와 게임에 영향을 주었다.

영화 내용은 소말리아 군벌 지도자 아이디드가 구호물자를 빼돌리자 미국은 그를 체포하려 특수부대를 보내는데, 적 민병대가 쏜 RPG에 블랙호크 헬기가 격추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 결국 빠르게 치고 빠지려는 작전이 난전이 되고 하루를 넘기며 사상자가 늘어나는 것을 다루고 있다.

영화를 보다보면 정규군+특수부대에게 민병대는 상대가 안된다는 것. 그럼에도 쪽수는 무섭다는 것, 그리고 군인에게 장비라는 건 중요하다는 것을 수십번 느끼게 된다. 영화에 워낙 유명한 배우들이 수십명 나오는데, 전부 짧은 머리에 군복에 헬맷을 써서 구별이 안된다는 점도 압권. 특히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처럼 아랫사람 챙기는 노련한 군인이라는 비슷한 역할로 나오는 톰 시즈모어 아저씨가 계속 눈에 띈다.

이 작품은 2001년에 친구와 함께 극장 개봉시에 봤는데,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후로 충격과 함께 감상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마지막에 상당히 실망을 했는데…

“이 전투에서 1000명이 넘는 소말리아인이 죽고, 19명의 미군이 목숨을 잃었다.”

왜 소말리아인은 그냥 죽은거고, 미군은 목숨을 잃은걸까? 표현 참…

어째튼 영화는 걸작. 내 평점은 별 5개.

퓨리(Fury, 2014)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이 슈어사이드 스쿼드와 브라이트를 감독하기 전에 감독한 영화. 전쟁영화로서 꽤 준수한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박진감 있는 전투 장면, 주인공의 성장, 캐릭터들의 개성, 전쟁의 참상, 주인공들의 적절한 영웅적 희생 , 등등을 잘 엮어 넣은 종합선물세트.

브래드 피트, 샤이아 러버프, 존 번설, 마이클 페냐등 쟁쟁한 배우들이 꽤 나오는데, 캐릭터에 맞는 배우들을 섭외한게 아니라 배우들의 이미지를 활용해 캐릭터를 짠것 같은 정도의 연기를 보여준다. 샤이아 러버프의 유태인관련 유머도 꽤 비중이 많고. 로건 러먼도 퍼시 잭슨에서는 그저 그랬는데, 여기에서는 제대로 연기력이 나온다. 제이슨 아이작스도 상관으로 지나가듯 나온다. 잠깐 주인공과 매춘을 한건지 사랑을 한건지 애매하게 나오는 독일 배우 알리치아 폰 리트베르크… 예쁨.

밀리터리적인 고증에 대해서는 아는 한도에서는 조금 애매한 것 같다. 실물 티이거나 여러 실물 무기들이 나오는 등 큰 부분은 잘 고증했는데 세세한 부분에서는 놓친게 많은 느낌. 예광탄이 파랗고 초록색이고 해서 광선총 처럼 나가는건 왜 그렇게 했는지 이해 안되고, 서부전선에서 SS친위대의 티이거가 왜 매복이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정면으로 M93 고속철갑탄 맞고 버티는 것도 이상하고..

단점이 있다면 21세기 전쟁 영화치고는 좀 뻔한 전개를 보여주고, 최후의 전투는 너무 영웅적이다. 이상보다는 현실이라고 생존을 위한 전투를 강조하던 인물들이 갑자기 죽기를 각오하는거…좀 애매. 마지막에 주인공을 보고도 살려준 어린 SS 병사는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려고 넣은거 같은데, 너무 비현실적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내 평점은 별 4개.

이벤트 호라이즌(Event Horizon, 1997)

넷플릭스에 있길래 마눌님과 같이 감상. 대학생 때 이 영화 포스터가 여기저기 붙어 있고, 쥬라기 공원의 주인공이 나온다며 엄청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SF공포물이라는 생소한 장르라 주변에서 아무도 안봤던 기억이 난다.

지금 봐도 좀 애매하긴 하다. 독특하고 어두운 우주선 디자인과 인테리어, 기괴하게 죽어가는 승무원들, 다른 차원을 통과하는 초광속 운행이 사실은 지옥을 통과하는 것이었다는 설정 등 독창적인 면이 많지만, 거기서 끝. 캐릭터들도 전형적이고 결론이나 공포도 전형적이다. 공포영화에서 흔하게 범하는 ‘아이디어는 정말 좋은데 그걸 잘 못 살린’ 케이스라 할 수 있겟다. 그래도 이 영화는 후에 많은 SF영화나 게임에 영향을 주었다나.

배우는 유명한 샘 닐과 로렌스 피쉬번. 주연 뿐 아니라 조연들도 아직 참 잘 생겼던 시절. 제이슨 아이작스도 젊어서 흡혈귀 같은 매력이 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