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앤 드래곤 온라인을 몇일 해보고

현재 던전 앤 드래곤 온라인(Dungeons & Dragons Online)이 국내 오픈 베타 서비스 중이다. 사람들끼리 모여 주사위 굴려 가며 하는 아날로그 게임의 궁극의 진화판이라고 생각되는 D&D(Dungeons & Dragons)룰을 온라인에 그대로 접목시킨, 이색적인 게임이다. 덕분에 복잡한 계산과 여러개의 주사위에 머리 썩힐 필요없이 빠르고 쉽게 D&D를 즐길 수 있다. 몇일간 오픈 베타 서비스를 해본 소감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겠다.

게임 시스템
D&D룰에 대해서는 발더스 게이트나, 네버윈터 나이트의 성공으로 PC 게임을 하는 사람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을것이다. 하나의 직업이나 종족으로 지존이 되고 만렙이 되는데 익숙한 우리나라 RPG게임에 비해 파티 시스템에 최적화 된 그야말로 RPG(Role Play Game 역할 분담 게임)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강한 전사도 힐러 없이는 던전이 두렵고, 강한 전사와 마법사도 도둑 파티원이 없어서 게임을 진행하는데 고생할 수도 있는 게임이 바로 이것이다.
DDO는 그런 면에서 D&D룰을 꽤나 충실히 적용했으며, 여러 수백가지 퀘스트와 던전을 적용해 완성도 면에서 아주 만족할만 하다. 게임의 그래픽도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있어서 낮은 사양에서도 잘 돌아간다.
다만 역시 온라인 게임이다보니 사람들의 레벨업 폭주와 슈퍼아이템들의 쏟아짐은 어쩔수 없는 일이다. 발더스 게이트 같은 경우는 상상도 할수 없는 좋은 아이템들이 경매장에 쏟아진다. 일반 D&D룰 상태에서는 명검이라고 생각할 +3 무기들이 팔아치워 돈이나 벌 아이템 취급받을 정도다.

서버 운영
DDO는 이미 미국에서 1년여간 운영해온 온라인 게임이다. 따라서 그 노하우를 이어 받으면 쉽게 서버 안정화가 이루어 질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맵한번 이동하는데 엄청나게 걸리는 로딩 시간, 필드형 던전의 필수 몬스터나 NPC가 없어지는 버그, 수시로 걸리는 랙이나 서버 다운, 접속 불량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문제가 그대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플레이어 검색 기능으로 인한 랙을 기본옵션으로 처리하지 못해서 레벨검색을 제한(12-12로 설정하라는) 공지를 내보내고 있는것도 생각해보면 한심하다. 그렇게 확실히 문제가 된다면 기본옵션으로 처리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도 모르고 그냥 랙이 심한 채로 게임한다.

한글화
북미 서버를 해봤을때 가장 큰 문제는 영어의 압박이었다. 여러 NPC의 대화와 DM메시지로 이어지는 퀘스트 진행을 더듬더듬 절반정도만 이해하며 넘어가면 재미가 참 없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한국판 DDO의 한글화는 매우 잘된 편이다. 그 많은 방대한 번역을 대부분 분위기에 맞게, 말투가 달라지거나 끊어지는 어색함이 별로 없이 잘 완성되어 있다. 하지만 광역 공격에 대한 내성굴림을 표현하는 Reflex 를 반사 내성이라고 직역해 놨다던지, 어디서는 아크비샵”이라고 해놓고 어디서는 “대주교”이라고 번역한다던지 하는 게임상의 기준을 잘 정하지 않아 실수한 부분은 눈에 많이 띈다. 몬스터가 파티원을 발견해서 외치는 문장도 가끔 영어를 섞어서 말하거나, NPC이름이 “뭐뭐?” 이런식으로 글자가 깨져서 물음표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플레이어

대충 예상한 바지만, 이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 DDO는 파티 중심적인 온라인 게임이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의 문화가 게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플레이어들의 대부분은 DDO를 이상하게 몰아가고 있다. 몇가지를 꼽아 보자면

  • 빠른 성장만을 바라는 플레이. DDO에는 레벨마다 약 10~20여개의 퀘스트가 있음에도 사람들은 급수장, 스팀, 탱글루트, 귀란, 스톰, 델레라, 6인의 숭배자, 쓰레날, 레이드같은 경험치나 아이템이 좋은 퀘스트만 있는 것처럼 플레이 한다. 그 외의 퀘스트는 파티도 구하기 힘들다. 다른 퀘스트로 파티를 만들어도 사람들이 그런게 있었냐거나 어디서 하는지도 모른다. 드로우를 만들려고 평판 작업하는 사람이나 몇가지 간단한 퀘스트를 할뿐이다. 더 심한 경우는 파티에 들어와 놓고 “그거 별로니까 스톰이나 가자”는 식의 사람도 많다.
  • 빠른 플레이만 강요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퀘스트 수행에 있어서도 스토리를 즐기기는 커녕, NPC와의 대화는 그냥 넘기고, 선택 수행 목표도 그냥 넘기고, 전투보다는 달려서 돌파하고, 길을 찾기는 커녕 공략집 보고 하고, 길 아는 사람의 뒤꽁무니를 따라가며 빨리 깨서 경험치와 아이템을 먹는 것만 최대 목적이다. 늦게 따라오는 사람은 기다리지도 않고 진행하기도 한다.
  • 너무 공략에 의존한다. 공략 사이트에 없는 퀘스트는 하지도 않고, 파티의 리더가 이미 길을 잘 알거나 공략을 참고하지 않으면 망할 파티 취급을 한다. 심지어 선봉에 설 파이터나 바바리언이 탱커나 데미지 딜러로서의 역할 보다는 던전 공략을 얼마나 잘 아느냐를 최대 덕목으로 여긴다. 던전 길 모른다고 하면 인사도 없이 파티를 나가버리는 경우도 흔하다.

DDO의 현재 만렙(더 이상 올릴수 없는 한계 설정 레벨)은 12로 다른 게임에 비해 낮은 편이다.(D&D룰은 레벨이 좀 낮다. 26레벨인가가 이모탈이라고 해서 반쯤 신격화 할 수 있는 수준이다) 12레벨은 1,2주쯤 훼력을 발휘하면 달성할 수 있을 정도의 레벨이다. DDO의 설정상 레벨이 높으면 지나간 하위 레벨의 던전은 제대로 즐기지 못하도록 제한이 많이 걸려 있다.(파티원들에게 경험치가 안나온다) 그걸 그리 즐기지도 않고 전력질주 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빨리 올려서 레이드나 하려는건가?

DDO의 오픈베타는 아직 계속 되고 있고, 곧 다른 모듈도 업데이트 될 예정이라고 한다. DDO의 오픈 베타는 완성도 높으면서 우리나라 게임과는 또 다른 퀘스트 중심의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여러 문제가 해결되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기를 바란다.

Wii 컨트롤러로 PC게임 하는 동영상

Wii 컨트롤러를 블루투스 장비로 인식시키고 커스텀 드라이버로 하프라이프2를 조작하는 장면.

관련 페이지 http://carl.kenner.googlepages.com/glovepie_download

저정도 조작감으로 PC용 카운터스트라이크 같은 정확도와 스피드가 동시에 필요한 게임을 마우스로 할때 만큼 잘 할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하지만 MS나 로지텍같은 곳에서 PC용으로 제대로된 모션컨트롤러가 나오고 게임들이 지원하기 시작하면 흔하게 저런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수요만 있다면 특허야 돈내던지 사던지 할 회사는 많을테고…

메크워리어2 (MechWarrior 2: 31st Century Combat)

내가 가장 즐겁게 한 게임 베스트10을 고르라면 들어갈 메크워리어2다. 이 게임은 비행시뮬레이션 처럼 로봇의 조종석에 앉아 직접 조종하는 FPS나 시뮬레이션 형식을 가지고 있다. 로봇(게임에서는 메크라고 부름)의 설정이나 세계관은 배틀테크라는 외국 보드게임에서 가져와 사용하고 있다.

이 게임의 특징은 수많은 메크와 무기를 직접 설계하고 개조하여 사용할 수 있으며, 수많은 캠페인에서 다양한 작전을 펼칠 수가 있다. 단순한 파괴에서, 순찰, 돌입, 호위, 구조, 대결. 등 많은 미션이 존재하며, 이것을 혼자서 할 수도 있고 다른 AI 메크들을 지휘하며 임무를 완수 할 수도 있다.

메크의 묵직함과 파트별 손상, 냉각시스템, 재장전 속도등 여러면에서 리얼리티를 추구하고 있으면서도 전투는 박진감이 넘치는 밸런스 조절이 잘 된 게임이다.

나중에 가면 조종 할 수 있는 팀버울프(매드캣이라고도 불림. 위 이미지.) 메크가 너무 화력이 좋아서 만능이 되어버리긴 했지만, 이 메크도 내 취향에 맞춰 개조할 수 있는게 너무 좋았다. 잘 날아가 버리는 팔에는 냉각장치를 몰아 놓고, 무기는 몸통에 주로 달고…;; 나중에 팔 떨어지면 조금만 무기를 쏴도 셧다운 되버리는 문제가 있지만 그래도 무기라도 있으니 다행..;;

머셔너리라는 프리랜서 입장에서 게임을 하는 버전과 메크워리어 3등의 후속편이 계속 등장했지만, 메크워리어2가 가장 풍부한 내용을 가지고 있고 즐겁게 게임을 했던거 같다.

위키피디아 정보 : http://en.wikipedia.org/wiki/MechWarrior_2:_31st_Century_Combat

2007년 기대되는 게임 3가지

Command & Conquer 3

웨스트우드가 없어지고 EA에서 만들어지는 최초의 본편 C&C이자, 최후의 C&C 스토리가 기대되는 게임. 케인 그분이 오신다!! 지금까지 보여준 그래픽을 보면 상당한 PC요구 사양을 자랑할 듯. 부디 C&C의 그 느낌이 사라지지 않았기를. 그리고 암울한 결말이 아니기를.

Supreme Commander

마우스 유닛 컨트롤이 아닌 전략과 전술, 전력을 사용하는 진정한 전략게임이 될것으로 기대되는 게임. 토탈 어나이얼레이션의 제작자가 만들고 있으니 더더욱 기대된다. 세세한 부분을 신경쓰는 스케일이 아니라서 10년간의 스타크래프트 광풍을 밀어내기엔 무리가 있을 듯.

Settlers VI

세틀러 시리즈의 팬이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는 게임. 5말고 2나 3를 이어주는 게임이면 좋겠지만….안그럴려나.

모두 전략 게임들에, 모두 지금 가진 PC로는 어림도 없는 게임들이다..;;

토탈 어나이얼레이션 (Total Annihilation, 1997)

1997년 케이브독 엔터테이먼트에서 만들어진 토탈 어나이얼레이션은 제대로 성공한 게임중 최초의 3D 실시간 전략게임이다. 개인적인 기준으로, 실시간 전략게임의 3대 걸작 시리즈가 웨스트우드의 C&C시리즈,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스타크래프트 시리즈라면 마지막 하나가 바로 이 토탈 어나이얼레이션이다.

토탈 어나이얼레이션은 그 당시 전략게임 중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독창성을 많이 가지고 있다. 많은 부분은 C&C에서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그 C&C를 입에 낼수 없을 만큼 훨씬 초월하고 있는 게임이다. 그 특징을 대충 정리하자면…

1. 스케일이 큰 게임 – 대부분의 전략게임이 10~50개의 유닛, 유닛간의 상성과 컨트롤로 결판을 내는데 반면 토탈 어나이얼레이션은 규모가 200유닛을 넘어가기도 하며(컴퓨터 사양 때문에 숫자 제한을 걸어놓고 있지만 제한을 풀고 무한히 생산할 수가 있었다) 컨트롤 보다는 물량과 생산력위주의, 전술보다는 전략에 의존하는 게임이다.

엄청난 대량의 유닛을 다루는 토탈 어나이얼레이션

유닛의 숫자만 무한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종류도 수도 없이 많았다. 기본적으로 육해공별로 수십가지의 유닛이 있고, 인터넷으로 개성있는 추가 유닛을 받을수 있었다. 건물들도 일반적인 생산 건물부터 자원 창고, 방어 건물, 포대, 초장거리 전략포대와 핵무기 까지 생산이 가능했다. 베리타 캐논이라는 맵의 끝과 끝를 사정거리로 하는 초장거리 포를 만들어 적진에 사격하는 거나 지축을 뒤흔드는 핵미사일을 발사하는건 감동 그 자체.

상황이 이렇다보니, 게임을 어느정도 한 유저들도 적의 상성에 맞는 유닛을 만들기 보다는 적의 유닛이나 건물을 보고나서야 “저건 또 뭐야?”하는 재미(?)에 빠지게 된다.

다양한 유닛들의 육해공 합동작전.

2. 2D 렌더링 맵과 3D유닛 그래픽 – 맵은 3D 그래픽툴로 렌더링된 하나의 비트맵 2D 그래픽이었다. 다른 타일방식의 맵을 가진 게임과 달리 자연스러우며 반복적이지 않은 풍경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높낮이를 부여하여 전술/전략적인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산과 바다의 높이와 깊이, 바람과 조류의 속도, 중력, 공기밀도, 화재, 운석과 잔해 충돌 등 환경적인 요소가 전부 적용되는 게임이었다.

유닛은 3D로 만들어져 작동되며,  2족, 다족 보행, 바퀴를 사용하는 유닛등 매우 다양했다. 자연스럽고 빠른 3D 그래픽과 폭발등의 효과는 압권이었다. 이 토탈 어나이얼레이션 게임의 그래픽 수준 때문에 스타크래프트의 그래픽 보강과 발매연기가 발표된것은 유명하다.

불이야~ 불을 지르면 바람방향으로 번저 나가며 주변에 피해를 준다.

3. 독특한 게임 설정 – 이 게임의 놀라운 점은 자원과 생산, 그리고 인터페이스.

자원은 메탈과 에너지 두가지가 있다. 메탈은 맵에 중간중간 노출된 금속 광산에 기기를 설치하여 채광해 사용한다. 광산의 크기에 따라 생산속도가 다르지만  광산이 소진되지는 않는다. 에너지는 발전소를 만들어 생산한다. 태양력발전소, 풍력, 조력, 원자력, 지열 등 다양한 발전 방법이 있다. 근처 식물이나 돌을 용융하여 에너지와 메탈을 만들어 낼수도 있다. 에너지를 대량 소모하여 소량의 메탈을 만들어 내는 방법도 있었고, 주변에 잔해가 된 유닛을 흡수해서 재활용하는등 대단한 응용의 자원 관리 방법이 있었다. 건물과 유닛의 생산과 활동에 지속적으로 메탈과 에너지가 들어가므로, 게임 시스템은 자원을 생산하여 저장해 사용하는 다른 게임과 달리, 생산속도와 소모속도의 밸런스를 맞추는데 중점을 두도록 되어 있다.

생산은 우선 최고의 전투머신이자 건설 유닛인 코맨더로 부터 시작한다. 이 코맨더가 설계도를 레이저로 공중에 뿌리고 거기에 입자를 들이부어 건설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추가적인 건설 유닛을 생산설비에서 만들어 낼수도 있다. 레이저로 설계도를 만들고 입자를 붓는 방식이라서 에너지와 메탈만 허락되면 커맨더나 생산유닛이 추가로 입자를 부어서 생산속도를 수십배로 늘릴수도 있다.

인터페이스는 무한의 Nav포인트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생산 유닛에 미리 여기서 A를 만들고 이만큼 이동해서 B를 철거하고, 여기에 C를 만들고…이런식의 기억을 무한대로 설정할 수 있다. 공격유닛에도 이러한 포인트를 무한히 설정하거나 여기에 맞춰 공격, 방어, 홀드(Hold), 순찰 등을 지정할 수 있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생산할 거리를 미리 무한히 지정해 놓는다.

커맨더 유닛은 지휘관 로봇으로, D건이라는 최강의 단거리 소멸무기를 가지고 있고, 강한 내구력과 최고의 생산력을 가지며, 스스로 자워을 생산하기도 하지만 한번 당하면 대폭발과 함께 게임 끝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_-;

이 게임의 단점은 종족간 개성이 몇개의 유닛의 디자인과 기능이 다른 정도외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과 화려한 전쟁외에 특별한 스토리가 그다지 없다는 점 정도였다.

무척 재미있는 게임이었는데, 당시엔 스타크래프트의 인기에 밀려 좀 매니아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후속작인 킹덤과 확장판이 실패하면서 케이브독도 회사 문을 닫고 말아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에는 슈프림 커맨더라는 토탈 어나이얼레이션을 회상하게 하는 게임을 개발중이라고 한다.

없어져서 아쉬운 회사의 귀여운 로고.
게임이 끝나면 나오는 그래픽 아트. 한창 유행하던 3D풍경 제작툴인 브라이스 3D로 만들었다.

인트로 동영상

Chuck Yeager’s Air Combat (1991)

와, 표지 멋지다. (복제해서 겜했기 때문에 몰랐다;;)

척예거의 공중전은 초창기 비행시뮬레이션 게임의 걸작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종이비행기 같은 몇개의 폴리건을 사용한 그래픽에, 단순한 액션성 조작감이긴 하지만, 비행모델, 계기판표현과 다양한 미션, 다양한 항공기 등은 당시로서는 훌륭했다.

역사적인 미션은 2차세계대전 17개, 한국전 16개, 베트남전 17개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조종할 수 있는 항공기는 P-51, Bf190, F-86, Mig-15, F4, MiG-21 등이었다. 미션은 무조건 아군기가 유리한 것이 아니라, 미그기가 역사적으로 우수한 비행성능이 있을 경우 그대로 표현했기 때문에 자신의 기체에서 장점과 약점을 잘 이해해야만 승리를 이끌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집단 편대전술을 시행하거나 무조건 도망을 쳐야 하거나(특히 베트남전 망명 미션), 미션 목표가 중간에 바뀌기도 하는 등 무조건 때려 부수는 게임이 아닌, 완성도 높은 미션들이 많았고, 역사적으로 유명한 공중 전투도 많이 재현되어 들어 있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을 안것은 92년도 잡지를 통해서였지만 96년말이 되어서야 할 수 있었다.(PC를 95년되서야 샀기 때문에..;;) 물론 너무 지난 게임이라 친구가 복사해줬지만, 참 즐겁게 한 게임중 하나이다. 요즘의 비행시뮬레이션 게임 할때도 가끔 척예거 장군의 잔소리가 그립다.

시작화면. 인상좋은 옆집 할아버지가 사실은 최초의 마하1 돌파를 기록한 척예거 미공군 장군이다;;

정겨운 종이비행기놀이 같은 그래픽;;

F-4 팬텀의 조종석. AIM-7 스페로우는 미사일인지 로켓탄인지 바로 앞에서 쏘지 않으면 다 빗나갔다.

TFX : Tactical Fighter Experiment (1993)


분위기 잡는 로고


최신 게임도 부럽지 않을 정도로 자유로웠던 시야조절


어려웠지만 자주 해야했던 공중급유

F-22 슈퍼스타 모습 (그때는 이름이 랩터가 아니라 슈퍼스타였다;;;)

한대 크게 맞으면 계기판들이 하나둘씩 정신없다

EF-2000의 모습

대학생때 한창 재미있게 하던 비행시뮬레이션 게임 TFX. 회색톤의 우울하고 현실감 있는 전장표현, 당시로는 놀라운 조종석과 시야처리, 통신, 전투상황의 변화 등, 후속작인 EF2000의 모습을 미리 볼수 있었으며, 리얼리티와 액션을 적절하게 섞어 난이도가 어렵지 않으면서도 비행을 즐길수 있었던 게임이다. 조종할 수 있었던 전투기는 개발중인 F-22와 EF-2000, 그리고 당시 비밀에 쌓여 있던 F-117 스텔스 폭격기이다.

이 게임의 분위기는 320×200의 요즘 생각하면 황당할 정도로 낮은 해상도임에도 너무나도 실제 전장 그 자체 같았다. 원색의 파란하늘과 초록색 땅은 없고, 무채색의 풍경. 무적의 전투기가 아니라 스텔스를 이용해 몰래 잠입을 하고, 저공비행을 하고, 공중급유를 하며 가는 동안, 고개를 돌려 어두운 하늘에 올라오는 대공포 불빛을 구경하는 그 스릴감. F-117로 레이저 유도폭탄을 떨어트린후 외부 카메라의 시야를 보여주는 계기판으로 교량의 파괴를 확인해야하고, 센서로 근처에 나는 적기의 위치를 파악하여 피해 도망가던 추억이 다시 생각난다.

테마 병원 (Theme Hospital)


오 맙소사…드디어 이 게임 이야기입니다.

이 게임은 세상에서 가장 코믹한 병원 운영 게임입니다.

머리가 부풀어 병원에 온 Bloaty Head 증후군 환자들은, 머리를 터트린후 다시 적당량의 가스를 주입해줘야 합니다. ㅡㅡ;
매일 TV를 봐서 요리쇼를 보고 머든 할수 있다고 믿는 TV Personalities증후군 환자들은 정신과 의사가 TV를 팔고 라디오를 사도록 설득시켜야 하구요.
눈에 보이지 않는 개미에게 물려 투명인간이 된(스파이더맨 패러디 ㅡㅡ;) 사람들은 색상이 있는 액체를 마셔 눈에 보이게 합니다.
앨비스 프레슬리 복장을 하고 다니는 King Complex증후군은 정신과 의사가 환자에게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깨우쳐줘야 합니다.
플루토늄을 껌으로 알고 씹어먹어 생긴 심각한 방사능 노출증은 방사능 제거 샤워기에서 치료받아야 하구요, 누군가 환자보다 더 부유하고, 젊고, 날씬해서 생긴 Broken Heart 증후군은 외과 의사가 가슴을 열고 심장을 마사지 해줘야 합니다.
달빛에 너무 노출을 해서 털복숭이가 된 환자는 전기 충격장치로 털을 태워줘야 하구요, 젤라틴이 많은 음식을 먹어 젤리같이 된 젤리 증후군 환자들은 젤리 제거기에서 젤리성분과 뼈를 분리한후 새 골격으로 넣어줍니다 ㅡㅡ;
외계인 유전자를 가진 환자들은 유전자 교정기로 교정해줘야 합니다. ㅡㅡ;;;;;;;;;

이 밖에도 수없이 많은 황당한 증세들이, 연구과제로 남아 있고, 치료를 못하면 환자들이 죽기도 합니다. (죽을 때는 천사가 되어 날라가거나 악마가 나타나 환자의 영혼을 지옥으로 빠트립니다 ㅡㅡ;)

가끔 높으신 양반들이 시찰하러 오고, 기부금도 줍니다. 시찰하러 왔을때 하필 상태 안좋은 환자가 앞에서 죽으면….명성 팍팍 떨어지죠.

어째튼, 환자들을 죽지 않을만큼 진찰 뺑뺑이 돌려서 한국식으로 돈 뜯어내고, 높으신 양반들에게 잘보여 돈 받고, 연구 많이 해서 약과 치료기술 높히고, 머리 좋은 의사들은 모르는 의사들 가르쳐서 수준 높히면 이기는 게임이죠.
난이도는 상당히 쉬운 게임이구요, 거의 플레이의 중간중간을 즐기라고 있는 게임인듯합니다.

황당한 장면 한가지…
어지럼증을 느낀 환자가 구토를 했을때, 청소부 고용을 충분히 안해서 토사물을 빨리 안치우면….그것을 본 다른 환자들도 구토를 느끼고…사태는 심각하게 번져나갑니다 ㅡㅡ;;;

이 게임을 몇시간 하고 나면….
자신의 방의 배치를 고민하게 되고, 문을 나갈때도 문을 똑바로 여닫게 되고, 항상 뇌리에는 안내양의 호출 메시지가 흐르죠 ㅡㅡ;

아, 이것도 던전키퍼와 같은 불프로그의 게임이군요.
1997년작입니다.

Dungeon Keeper 2


개인적으로는 던전키퍼 1을 안해봤고, 음침한(?) 게임을 싫어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상당히 거부감이 들었던 게임이다.

하지만, 막상해보니 이렇게 유쾌하고 재미있는 게임은 처음이었다.
이 게임은 우리가 가진 기존의 게임의 선입관을 완전히 깨어부순다.

우리는 지금까지 정의의 주인공이 되어, 던전에 들어가, 사악하고 못생긴 불쌍한(?) 괴물들을 처치하는데만 열을 올렸던 것이다.
사실, 보금자리에 있던 괴물들의 입장에서는, 정의의 주인공들이야 말로 참 나쁜 침입자일뿐.

게임은 그러한 관점에서 시작한다.

주인공은 악마이고, 목표는 괴물들에게 살기 좋은 보금자리를 만들어 숫자를 늘린후에, 영토를 확장하고 적들(정의의 인간들)을 잡아 고문해서 아군으로 만들거나, 죽여서 스켈레톤으로 만들어 부려먹는것이다. 결국 정의의 편인 영웅을 죽이거나, 적의 던전을 파괴하면 이긴다.

이러한 참신한 개념으로, 대인기를 얻은 이 게임은, 막상 우리나라의 아주아주 바르고 바른 게임 심의에 걸려(악마를 주인공으로 표현하는것은 있을수 없다는) 수입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그랬다.

싱글플레이 중간중간 나오는 코믹한 동영상이 압권이었고, 가장 엽기는 미스트레스라는 가죽옷 입은 여자 몬스터. 고문실을 보금자리로 여기며, 자기들끼리 고문을 해주는것을 즐긴다 ㅡㅡ; 물론 적들을 고문하면 더 행복해한다. 주종목은 물레방아 돌리기와 전기의자로 지지기.
고문을 심하게 하면 죽지 않냐고? 치료마법은 아군에만 쓰는게 아니다. 죽지 않도록 돌봐주며 계속 고문하는데도 쓰인다.;;;; 죽어도, 시체는 뱀파이어를 부활시키는데 재사용된다 ㅡㅡ;

Dune II

“듄, 더 빌딩 오브 다이너스티~”

혼을 빼놓을만큼 놀라게했던 여성 목소리의 나레이션. (목소리 나오는 게임 첨 봤다)

글쎄…
게임의 역사를 논한다면 이 게임을 빼놓을수 있을까.

친구네 컴퓨터에서 처음본 이 게임은, 놀라운 Intro애니매이션과 여성의 나레이션으
로 나를 붙잡았다. 그리고 그 이후의 게임은 정말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넓은 사막, 강한 바람에 손상되는 파르스름 빛나는 발전소들,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샌드웜, 빠른 바이크와 강인한 전차들, 픽셀 5칸으로 이루어진 보병들
, 돌아오기만 고대하는 스파이스 하베스터, 이 유닛들을 날라다주는 고마운 캐리올.

모든 명령에 다양하게 응답하는 목소리들과, 철퍽~ 소리와 함께 탱크에 밟혀죽는
보병들. 샌드웜의 괴성. 품위있는 아트레이디스, 사악한 하르코넨, 얍삽해보이는
오르도스, 권력유지를 위해 힘의 균형만을 노리는 황제…

픽셀이 꼬물꼬물 물결치며 다가오느 샌드웜을 봤을때의 공포.
(샌드웜이 하베스터를 노릴때 정말 피말린다;;;)
레이더를 처음 만들었을때 시원스럽게 확 펼쳐지는 레이더화면의 감동.
(처음부터 레이더를 쓰는 워크나 스타크만 해본 사람들이 이 느낌을 알까?)
레이더화면이 켜지자 마자 전력 부족으로 꺼져버릴때의 똥밟은 느낌;;;
돈이 없을때 하베스터 한발 한발의 움직임이 안타까운 그 느낌…
적 보병을 철퍽~ 밟아 캐찹을 만들때의 전율;;;
하르코넨 핵미사일이 날라올때의 난감함;;;

듄2에 빠진 나는, 내 첫 PC인 팬티엄 90이 마련되었을때, 바로 용산에 달려가 처음
보이는 듄2 패키지를 사버렸고(나온지 몇년된 게임을 2만 5천원이나 줬다;;;) 1년
내내 듄2만 했다. 덕분에 마우스 2개나 부셔버렸을 정도였다.
(유닛이 여러개 선택 안되고 하나하나 조절해야 하는 전략시뮬레이션이다….;;; 마우
스 고생은 뻔하다;;)

이 게임은 정말 잊을수 없는 웨스트우드의 최고의 게임이다.

나중에 듄2000이나 엠퍼러등의 시리즈가 나왔지만, 듄2의 완성도에는 이르지 못해
매니아들에게도 버림받고, 대중들에겐 적응안되는 양상을 가져왔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