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탕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실 분들은 읽지 마십시오.

엄마없이제주도의 목장에서 자란 시은(임수정)은 엄마가 가장 아꼈다는 말, 장군이와 함께 자란다. 그러나 천둥이 치던 어느날 장군이는새끼 천둥이를 낳다가 죽게 된다. 시은이는 천둥이를 잘 기르겠다고 각오하지만 아버지는 말에 빠진 딸을 돌려놓기 위해 천둥이를팔게 된다.

2년뒤 시은이는 경마기수학교를 졸업하고 우연히 학대받으며 광고마차를 끌고 다니는 천둥이와 재회를 하게 된다. 시은이는 윤조교사(유오성)과 노인 마주(백일섭)의 지원으로 천둥이를 경주마로 훈련시켜 성공하게 된다.

하지만, 천둥이는 큰병에 걸리고 만다. 시은은 천둥이를 은퇴시켜 수술하려 하지만, 천둥이는 달리기를 원한다. 시은과 천둥이는 마지막 경기에서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천둥이는 쓰러진다.

변함없이 맑고 여린 소녀의 이미지를 가진 임수정과 순수한 눈을 가진 말사이의 우정. 그리고 예정되어 있는 죽음과 이별. 이번에는말이 시한부냐고 비난받을 수 있을 정도로 전형적이고 교과서적인 흥행용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이해하기 쉽고 빠져들며마지막에 눈물을 흘리게 하는 영화였다.

말과 함께 80%장면에서 혼자 연기하는 임수정의 연기도 예전의 영화들보다 자연스러웠다. 영화 초반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제주도의풍광도 반지의 제왕의 뉴질랜드 저리가라 할정도로 맑고 아름다웠다. 중심과 주변의 등장인물들의 설정은 마치 달려라하니에 매치시켜도될만한 뻔하고 전형적이다.

인물의 심리묘사도 우수하지만 말의 심리묘사와 연기가 대단하다. 특히 시은이를 발견한 천둥이가 택시를 따라 질주하는 장면은 정말애절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시도되었을 법한 경마를 따라가며 촬영하는 장면도 스릴있다. 하지만 천둥이가 죽을병에 걸려서도 왜시은이와 경마에 나가는 것에 그리 집착하는지에 대한 설명과 치명적인 병에 걸린 말이 출전이 가능하냐는 현실성 문제 등은 좀아쉽다.

여자친구와 함께 보러간 영화인데, 장군이의 죽음, 천둥이의 택시 따라가기, 천둥이와의 재회, 천둥이의 죽음 등 여러 장면에서그녀와 함께 눈물이 맺힐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클라이막스 부분에서는 근처에 있는 어떤 여자분이 엉엉 대성통곡을 하는 바람에우리가 울 분위기를 놓쳐 버렸다;; 그런거 처음봤는데….그만큼 슬픈 영화라는 뜻도 될것이다.

정의롭지 못한 세상, 괴물

이 글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 읽기 전에 주의.

“괴물”은 재미있거나, 스릴넘치거나, 멋진 액션이 잇거나, 짜릿한 절정이 있거나, 통쾌한 결말이 있는 영화가 아니었다. 사람들은선악과 관계없이 죽어나가고, 순수한 아이들만이 제정신으로 세상을 바로보고 있고, 뭔가 보여줄거 같은 노장 변희봉은 총알 한발없어서 어이없게 죽고, 사투를 벌이던 중1짜리 고아성은 사실 이 영화의 목표점(모든 가족이 사투를 벌이는 이유)이면서도 마지막에살아남지 못한다.(가장 안습) 그래서 이 영화는 헐리우드 블럭버스터의 기준에서 보면 뭔가 꼬집기 힘들게 어설프거나 김빠지는영화이다.

하지만 단순히 어설픈 영화라기엔, 유명한 배우들이 혼신의 연기를 펼치고, 미리 인물들의 설정이나 심리표현, 영화적 장치까지세심하게 배려해 극을 전개시키는 것, 현실적인 특수효과, 등모든것이 최고 수준이다. 왜 이런 괴리가 오는 것일까. 어째서 이영화를 보면 통쾌하기 보다 마음이 찡할까.

이 영화는 결코 액션영화나 괴물/재난 영화가 아니다. 정의롭지 못한 세상, 착한 사람이 살아남지 못하는 사회, 약삭 빠른사람들만 살아남는 사회, 가족하나를 구해주긴 커녕 사회적 공포의 희생양으로 만들어버리는 사회, 정의를 커녕 악을 만들어내는미군, 공포의 실체를 밝히거나 없애기 보단 주민을 통제하고 잡아들이는데 더 능숙한 정부, 괴물이라는 현실앞에서는 산산히 흩어질어설픈 데모대 등등 모든것을 보여주는데 여념이 없는 그런 영화이다. 괴물은 그저 핵심소재나 타도할 악당이 아니라 저런 것을보여주기 위해 던진 작은 변수일뿐이다. 그래서 영화가 그런거다.

그리고 마지막 결론은, 그래도 소시민들은 밥먹고 살아야지 어쩌겠냐. 밥먹는데 집중하자로 끝이 난다.

재미있는 영화가 아니라, 가슴아프고 억울한 영화였다.

파이어폭스 Firefox (1982)


브라우저 파이어폭스 키워드를 찾아오신 분들께는 낚시질 같아서 죄송 -_-;

월남전 출신 비밀부대 파일럿인 미첼 갠트는 은퇴생활 중 들이닥친 특수부대에 의해 다시 임무를 부여 받게 된다. 그것은 영국 첩보국에서 알아낸 소련의 최첨단 전투기 미그31에 대한 것이었다. 이 전투기는 파이어폭스라고 불리며, 마하6의 최대속도와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 조종사의 생각과 음성으로 조작되는 화기관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 만약 실전배치되면 NATO에는 무시무시한 상황이 되는 것이었다. 이 기술을 빨리 따라잡기 위해 미첼 갠트가 소련에 잡입해 전투기를 탈취해야 하는 것이었다.

마약 밀매상으로 위장해 소련에 잠입한 미첼 갠트는 여러 정보원의 희생과 파이어폭스를 개발한 과학자의 도움을 받아 파이어폭스의 탈취를 성공한다. 돌아오는 도중 수많은 소련기를 격추하고, 동종의 파이어폭스를 힘겹게 물리친후 임무에 성공한다.

파이어폭스는 완성도 높고, 스릴과 캐릭터에 대한 묘사가 탁월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작품중 하나이다.(감독/주연/제작 클린트 이스트우드 혼자 다해먹은 영화 시리즈 중 하나;;) 친한 친구의 추천으로 고등학생때 보게 된 영화인데, 덕분에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이런 SF/첩보액션 장르도 했구나 하며 신기하게 보게 되었다.

특히 도중에 급유를 위해 영국 잠수함이 바다의 얼음을 뚫고 올라와 빙판에 착륙한 파이어폭스에 급유를 하는 것이나, 바다를 소닉붐으로 물줄기를 일으키며 날아가 그 충격으로 소련 헬기가 이륙도중 부서지는 장면, 뒤쫒는 소련의 파이어폭스를 격추하기 위해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힘겹게 러시아어로 미사일을 조작하는 장면 등이 기억에 남는다.

스텔스 기가 미국에서 완성되었고 냉전이 끝난 지금 보면 참 어이없는 내용이지만, 80년대 당시에는 미국이 항공이나 핵무기와 관련해서 소련에게 큰 공포를 가졌던 때이다. 미그29 등의 신무기가 나올때마다 미국이 성능을 과대하게 예측해서 공포에 떨었던 일화는 유명하다. 이 영화도 그러한 분위기의 산물이다.

전투기인 파이어폭스의 디자인을 보면, 블랙버드의 실루엣+미그29식 날개와 디테일+스텔스기의 특징인 엣지 디자인+킷트나 에어울프를 연상시키는 검은 유광 처리 = 파이어폭스 랄까? ^^ 최근의 가상 전투기 영화였던 “스텔스”에 비하면 참 어설프지만, 오히려 정겹기 까지 하다.

출연진 자료
Clint Eastwood ….  Mitchell Gant
Freddie Jones ….  Kenneth Aubrey
David Huffman ….  Buckholz
Warren Clarke ….  Pavel Upenskoy
Ronald Lacey ….  Semelovsky
Kenneth Colley ….  Col. Kontarsky
Klaus L?witsch ….  Gen. Vladimirov
Nigel Hawthorne ….  Pyotr Baranovich
Stefan Schnabel ….  First Secretary
Thomas Hill ….  Gen. Brown
Clive Merrison ….  Maj. Lanyev
Kai Wulff ….  Lt. Col.Voskov
Dimitra Arliss ….  Natalia

영화 Ghost Busters

애니매이션 이야기를 했으니 영화 이야기도 한번 하지요.

워낙 황당해서 대학에서 써주지도 않는 초심령학 박사 3명, 피터 벤크먼, 레이몬드 스탠츠, 이콘 스펜글러는 유령을 전자물리학적으로 탐지, 포획할수 있다는 이론을 가지고 고스트 버스터즈라는 유령 사냥회사를 창설합니다.

(첫 출동을 할때, 본인들이 “이거 진짜 작동하네”하던 모습이 정말 웃기죠;;)

그리고 한번 유령사냥에 성공하자, 고스트 버스터즈는 엄청난 인기를 얻어 활약을 하게 되죠.

그런데 다나 바렛이라는 여자는 아파트 냉장고에서 이상한 현상을 발견해 고스트 버스터즈를 불렀으나 출동한 피터는 여자에게만 호기심을 가지게 되고… 이 아파트에서는 결국 다른 차원의 거대한 악마급 유령이 나오게 되죠.

이 영화…상상력하나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찐빵인형 스타일의 거대한 유령, 낡디 낡은 캐딜락 앰뷸런스를 개조한 고스트 버스터즈의 차량, 양자총과 포획장치….각종 황당한 유령들..
그리고 빌 머레이의 코믹함과 릭 모나리스의 모자람…;;;
아줌마스럽거나 여전사의 이미지로만 통하는 시고니 위버의 젊었을때 나름대로(?) 아름다웠던 모습도 볼수가 있었죠. ^^;;

상당히 성적인 모습도 볼수가 있었는데, 각각 귀신에 홀린 시고니 위버와 릭 모나리스가 만나면서 자신들을 “문지기”와 “열쇠지기”라고 부르는데…ㅡㅡ; 둘이 몸을 합치면서 차원의 문이 열리고 악마가 강림하죠. ㅡㅡ;;;;

시리즈2도 있었는데, 역시 흥겨운 유령파티와 나름대로 개성있는 아이디어들을 보여줬습니다.(귀항한 타이타닉호에서 하선하는 유령 여행객들이라던가;;;) 여전사 시고니 위버는…여기서도 용감하게 악마에게 대드는 모습을 보여주죠;;

다만 2편은 시도 때도 없이 명절때면 TV에서 방송해줘서…ㅡㅡ;
지겨웠었습니다.

Ghost Busters (1984)
Directed by Ivan Reitman

Bill Murray …. Dr. Peter Venkman
Dan Aykroyd …. Dr. Raymond Stantz
Sigourney Weaver …. Dana Barrett
Harold Ramis …. Dr. Egon Spengler
Rick Moranis …. Louis Tully

Ladyhawke

여주인공(이사부:미셀 파이퍼)과 성의 경비대장인 남자주인공(에티엔:룻거 하우어)은 서로를 사랑하게 되지만, 여주인공을 짝사랑하던 주교에 의해 저주를 받아, 여자는 낮에는 매(호크)로, 남자는 밤에 늑대로 변하게 된다.
둘은 항상 함께하지만, 인간으로서 서로 만날수 없는, 극형에 처해진것.

어렸을때 봤던 이 영화는 나에겐 미셀 파이퍼가 상당한 매력의 눈을 가진 미인이라는 각인을 씌워준 영화다. (지금보면 확실히 내취향이 아니지만)

매를 날리며 검은 말을 타고 일당 백으로 싸우는 기사의 멋진 모습과, 달빛 아래서 검은 늑대와 함께 숲을 누비는 여인의 상반된 모습..
그게 못이루는 애절한 사랑이라니…
어린마음에 참 슬프고 아련하게 영화를 봤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착한쪽 성직자가, “낮과 밤이 만날때 두사람이 인간이 되고, 주교를 둘다 보면 저주가 풀린다”라고 계시를 받았을때…
낮과 밤이 만나는게 무슨 수수께끼인가 생각했다가, 일식이 일어나자 어린마음에 참 탄복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뻔한 스토리와 뻔한 구성의 헐리우드식 영화였지만, 애절한 사랑의 영화라면 왜 항상 이게 떠오르는지…
얼마나 재미있게 봤으면 그러겠는가.

ps. 미셀 파이퍼야 영화광들은 다 아실테고….
룻거 하우어는 모르는 분들이 간혹 계실것이다.
룻거 하우어는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마지막에 주인공 해리슨포드와 싸우다가, 수명이 다되자 해리슨포드를 끌어올려 살려주고, 비둘기를 안고 죽어가던 레플리컨트역으로 나왔었다. 그 영화의 역할이 가장 멋졌고.^^;

그러고 보니 블레이드 러너 이야기도 나중에 한번 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