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 흡수니 뭐니 하는건 미신이다

내가 워낙에 컴퓨터 가지고 일하고, 컴퓨터 가지고 놀고, 컴퓨터 가지고 공부하고, 컴퓨터 가지고 자고(?) 하다보니 좀 걱정스러운가 보다. 내 주변 분들이 이런 미신을 잘 믿는다.

전자파를 흡수한다는 선인장을 사주거나, 전자파를 흡수한다는 악세사리, 전자파 흡수한다는 순금 코팅 스티커, 전자파를 흡수한다는 뭐뭐뭐…

성의는 고마운데, 참 돈 아까워 죽겠다. 조금만 과학적으로 생각해보면 효과 제로라는 것을 알 수 있거늘. 차라리 그 돈으로 나에게 피자 한 조각과 맥주 한 캔을 하사 하시면 넙죽 절을 하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전자파라는 것은 일종의 빛이다. (아니 정확히는 빛이 일종의 전자파다) 전자파는 빛처럼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물론 반사나 굴절, 회절등 다양한 현상으로 직진이 안되기도 하지만, 일단 대체로 직진을 한다. 진행 속도는 무려 광속!!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 전자파의 진행 경로에, 선인장 같은 장애물이 생기면, 그 선인장을 지나가던 전자파만 약간 흡수되는 것이다. 선인장의 재질이나 수분등에 따라 흡수율은 다르겠지만.

“선인장이 전자파를 흡수한다”라고 해서 주변에 지나가던 멀쩡한 전자파까지 진공청소기마냥 빨아들이는 건 아니다! 그런 소리를 들려드리면 아인슈타인이 일반 상대성 이론 발표하다 기절하시겠다. “선인장의 질량이…으윽..” 빛을 빨아들일 수 있는 것은 엄청난 질량과 밀도를 가진 블랙홀 뿐이다.

생각해봐라. 선인장이 그런 효과가 있다면, 혹은 순금 코팅한 스티커가 그런 효과가 있다면, 애초에 스텔즈 전투기가 왜 비싼 전자파 흡수제를 전체에 바르고 다니겠나? 선인장을 날개에 한 두개 매달거나, 조종석에 스티커 몇 개 붙이고 다니면 되겠다.

과학이 너무 발전해서 골치인 이 시대에, 미신 좀 믿지 마시라.

ps.
전자파 흡수해준다는 핸드폰 악세사리를 만들어 파는 사람이나 그걸 사는 사람들은 대체 무슨 센스지. -_-
핸드폰은 전자파로 통신을 하는 장치이다…
그 악세사리가 전자파를 잘 흡수 할수록 핸드폰은 안 터질 것이다 ㅎㅎㅎㅎㅎㅎ

쌍둥이 에디슨 (The Edison Twins)

사용자 삽입 이미지과학 소년/소녀 쌍둥이 남매인 톰 에디슨, 애니 에디슨이 뭔가를 발명하거나 실험하면, 막내인 폴 에디슨이 사고를 치는…그런 식의 진행이 많았던걸로 기억하는 드라마입니다. 우리나라에 80년초에 방영했습니다. 저도 워낙 어렸을 때 봐서 기억이 얼마 안나는, 진짜 추억의 외화입니다.

로봇을 만들어놨더니 동생이 그걸 끌고 나가서 폐차장에서 사고를 치거나했던 기억이 나네요. 우주왕복선 비슷한걸로 무슨 우주탐사같은걸 하다가 사고가 났던 에피소드도 있었던거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매번 에피소드 뒤에는 간단한 애니매이션으로 과학이론을 설명해주는 부분이 있어서 제가 무척 좋아했습니다.. 야구연습 한다고 야구공 발사기를 만드는 에피소드에서는 공의 회전력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나온다 하는 식이었죠.

다른건 몰라도, 이 시작부분 동영상 보시면 아~ 이거 하는 분들 있을겁니다.

미미의 컴퓨터 여행 (ミームいろいろ夢の旅)

사용자 삽입 이미지 머리카락이 손이고 바지도 안입은 분홍색 컴퓨터 귀신!!…임이 분명한 미미입니다. ㅎㅎㅎ

미미의 컴퓨터 여행은 80년대의 인기 애니매이션이죠. 주로 일상에서 궁금한 것이 생긴 주인공 남매가, 컴퓨터를 켜고 거기에서 나온 미미에게 과학이나 역사에 대해 듣고 공부하는, 그런 내용의 교육 애니입니다.

꼭 교육적인 내용만 있지는 않고, 가끔 미미가 주인공들을 역사속이나 우주 같은데 데려갔다가 뭔가 사건에 휘말려서 모험을 하기도 합니다. 저는 테러리스트(?)들이 우주왕복선을 빼앗아서, 우주에 흩어진 인공위성 재료들로 궤도상에 무기를 만들던 에피소드가 생각나네요. 테러리스트들이 “이건 NASA에서 테스트를 거친 최고의 부품들이야”라고 말했던 기억이..-_-;

미미의 컴퓨터 여행은 120화가 넘는 꽤 대형 시리즈물이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NTT라는 일본 통신회사가 스폰서였기 때문에, 통신이나 전자에 대한 에피소드가 많았다고 하네요.


일본판 오프닝.

참고
http://ko.wikipedia.org/wiki/미미의_컴퓨터_여행

과학 논리만으로는 공포를 없애지 못한다.

요즘 여자친구는 닭을 무서워한다. 주요 데이트 장소였던 KFC도 무섭고, 닭고기 비슷한것을 파는 가게도 무섭고, 새장이 있는 동물원도 무섭다. 덕분에 데이트를 할 장소나 식사를 해결할 방법이 많이 줄어들었다. 어머니도 마찬가지다. 집에 달걀을 사오시는 것도 꺼리시고, 달걀로 된 음식도 잘 안드시고, 가끔 사드시던 치킨도 안드신다. 얼마전에는 나름 앞서나가는 분들인 IT관련 모임에서도 ‘닭은 조류독감 지나가고나서 먹자’라고 이야기가 되더라.

이 상황은 나와는 무척 다르다. 나는 나름대로 얻은 정보를 통해 “익힌 음식물 섭취나 동물원 관람으로는 조류 독감에 걸리지 않는다”라는 정도는 알고 있다. 그래서 조류독감에 대해서는 별로 공포가 없다. 그리고 남들도 그럴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공포라는 것은 생물의 생존본능에서 비롯된 것이다. 위험에 대해 공포를 느끼고 피하는 개체가 살아남아 대를 이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그렇게 진화된 것이다. 우리의 유전정보 수준에 기입된 행동이다. 그 힘은 엄청나서 신앙을 만들었고, 군중심리라는 것을 만들고, 역사를 움직여 왔다. 과학을 신 대신 신봉하기 시작한 현재도 신앙은 없어지지 않았듯이, 역시 정보나 논리만으로 공포를 없애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이다.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하여 정보와 논리로 국민을 설득하려 하고 있다. 그 정보와 논리의 상당부분은 옳다. 하지만 그 정보와 논리를 사용하는 의도가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자신들의 실수(불평등한 조약과 주권손상등)를 가려 국민들의 저항을 뿌리칠려는데 집중되어 있다. 정보와 논리라는 것은 도구일뿐, 의도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악용될 수가 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정보와 논리뿐 아니라 어설픈 무마라던지, 몽둥이를 들어 다른 공포를 주려는 제스쳐까지 비치고 있다. 이런 방법이 국민들이 쇠고기에 대한 공포를 해소시킬 수 있을까? 정부의 또다른 기대는 시간이 지나기를 바라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공포를 제대로 해소시켜 주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면 그것은 불신으로 바뀔것이다. 국민의 불신만큼 정권에 골치아픈 현상이 어디있을까.  

원래 한나라당은 국민의 공포를 이용하는 스킬이 최강이라고 생각했다. 예전엔 북한에 대한 공포를 이용했고, 최근에는 경제에 대한 공포를 이용해 집권을 했다. 그런데 이번엔 오히려 공포로 인해 공격을 받고 있다. 이것도 나름 아이러니중 하나라 하겠다.

아름다운 밤하늘을 감상하자 Stellarium

요즘에는 완전히 없어졌지만, 제가 국민학교에 다닐때만 해도 ‘등화관제훈련’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북한의 폭격기가 공격할것에 대비해서 도시의 불을 일제히 끄는 훈련이었죠. 어린 마음에도 “요즘 세상에 불끈다고 이렇게 큰 도시가 안보여서 폭격 못하냐”며 투덜거렸지만, 훈련이 있을때마다 어두워진 밤하늘에 쏟아지듯 빛나는 별들과 은하수는 도시에서는 흔치 않은 감동이었습니다. 옥상에 누워서 별에 빠져 있으면 멀리서 통장 아저씨가 외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XX번지! 빨리 불꺼요!”.

Stellarium은 사실 수많은 별의 데이터가 등록되어 있고, 별의 검색, 시뮬레이션이나 궤도계산까지 할수 있는 전문가급 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게임처럼 간단한 3차원 인터페이스와 지상에서 보는 듯한 풍경, 별의 깜빡임, 은하수까지 표현하는 사실적인 묘사, 별자리에 대한 그림과 설명등으로 인해 일반인을 위한 교육용/취미용으로 손색이 없는 프로그램이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 ‘진짜 밤하늘 보는 것처럼 예쁘게 보여주는 별 프로그램입니다’. 게다가 중요한건 프리웨어라는 겁니다.

Stellarium의 현재 버전은 0.9.0이며, 주요기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충 번역한거라 죄송)

Features in version 0.9.0

하늘

  • 기본 60만개의 별들에 대한 자료
  • 21억개 이상의 추가 별들에 대한 자료
  • 별자리 성좌들과 일러스트 표시
  • 메시어 목록 전체의 성운 이미지수록
  • 사실적인 은하수
  • 매우 현실적인 대기, 일출, 일몰
  • 행성과 그들의 위성 수록

인터페이스

  • 고성능 줌
  • 자유로운 시간 제어
  • 다중 언어 인터페이스
  • 자신만의 쇼들을 위한 녹화와 재생 스크립팅이 가능
  • 플래타리움 돔과 같은 어안 투영 기능
  • 자신만의 돔을 설정할수 있는 구형 거울 영사기능
  • 그래픽 인터페이스와 다양한 키보드 조종기능
  • 망원경 조절 기능

시각 효과

  • 적도의와 방위각 격자
  • 별의 빤짝임
  • 유성
  • 월식/일식 시뮬레이션
  • 구형 파노라마 스타일의 지형 스킨

커스텀 기능

  • 자신만의 오브젝트, 지형, 별자리 이미지, 스크립트 가능

프로그램은 윈도/맥/리눅스 버전이 있으며 다운로드는 http://www.stellarium.org 에서 할수 있습니다. 우분투를 쓰시는 분은 리눅스버전 소스를 받아 컴파일 하기보다는 그냥 시냅틱에서 Stellarium을 검색하셔서 설치하시거나 추가/제거 메뉴에서 교육 카테고리를 찾아보시면 됩니다.

제가 용자리(Draco)의 Thuban을 찾아본 화면.
클릭하면 큰 사진으로 볼수 있습니다.

우분투에서의 설치 팁

  1. 설치후 실행하면 한글이 네모네모로 깨져서 나옵니다. 이 글 밑에 kirrie님의 댓글대로 해주시면 한글이 제대로 나옵니다.
  • 별자리 그림(constellation images)이 안나오는 버그는 sky_culture 옵션을 korean이 아닌 western으로 바꿔주면 잘 나옵니다.

ps. 2012년 현재는 설치하면 아무런 문제 없이 사용이 가능하군요.